이게 참 제 인생에 큰 전환점 같은게 된 운명 같은 음식인데요
지금 아이엄마랑 연애를 할때 아는사람이 딱 애엄마 친구 한명뿐이었거든요
저는 이런저런 애길 주위나 특히 집에다 주절주절 하는 성격도 아니었고
애엄마는 또 너무 급작스럽게 서로 맘에 박혀 버려서 아무런 준비 같은거 없이 그냥 좋아했던 터였고
그래서 애엄마랑 둘이 그냥 결혼해버리자 하고 무작정 장인어른 장모님 찾아가서
둘이 손붙잡고 무릎꿇고 빌었는데 의외로 장인 어른께서 혼쾌히 허락을 해주셨어요
제 직업도 수입도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고 그냥 양친 건강히 잘계시냐고만 물으시곤
네들 좋을대로 해야지 내가 말린다고 안할것도 아니고
내가 허락한다고 특별히 해줄수있는것도 없고 하니 네들 뜻대로 하라고 하셔서
애엄마는 오히려 서운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처가에서 허락받고 어머니한테만 넌지시 운만 띄웠죠
이러 저러한 여자친구가 있는데 처가에서 허락하셔서 결혼했으면 한다고
그냥 통보 하듯이 말했고 어머니 께서 뭐하는 친구냐 부모님은 뭐하시고 어디사시냐 고 묻길래
장인어른 장모님 두분다 약사시고 안국동쪽에 작은 약국을 하나 하고 계시고
여자친구도 약대나와서 부모님 돕고 있다고 그냥 있는대로 말씀드렸더니
나중에 아버지랑 상의한번 해보자고 하시곤 더 말씀이 없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아버지 계신날 여자친구랑 같이 집에 그냥 인사나 드리고 말씀드리자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렀는데
당연히 반대하리라곤 상상도 못했고 그냥 우리 결혼 할께요 라고 통보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어머니가 의외로 강하게 반대 하셨어요 오히려 아버지가 어머니를 설득하고
생전 저희 아버지나 저와 형님한테 자기주장 한번 안하고 따라만 주시던 어머니가
느닷없이 반대를 하시니 진짜 생각치도 못한 난관에 부딪혀서
저나 애엄마나 둘다 그냥 얼이 빠진 기분으로 암소리 못하고 나와서 둘이 술만 마셨네요
애엄마는 대체 자기가 얼마나 맘에 안드셨으면 처음 보자마자 그러셨는지 모르겠다고 속상해 하고
저는 저대로 우리엄마가 그럴분이 아닌데 평생 남한테 싫은소리 한번 못하는 분인데
그렇게 사람 앞에 두고 모진말하시는걸 처음 봐서 저도 참 난감 하더라구요
그렇게 애엄마 달래서 집에 들여 보내고 어머니가 괜히 한번 저러시는거다 내가 알아서 잘할테니 나만 믿고 따라와라 하고
저혼자 술을 한잔 더하고 들어가서 도대체 왜그러시냐고 따져 물으니
그냥 오늘은 자고 내일 맑은정신에 얘기하자시길래 더하면 목소리 커질거 같아서 그냥 암말없이 자려는데
어머니가 제방에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나는 딸은 좀 높은대로 보내도 아들은 낮게 보고 보내는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우리집에 약사며느리 약사 사돈어른들이 가당키나 하고 네가 거기 맞춰살수 있겠냐고
그렇게 장가들어서 평생 처가눈치보고 처가살이 하는 반푼이들 하도 질리게 봐서 내아들은 그렇게는 못만들겠다고 하시는데
진짜 너무 부끄럽더라구요 제가 전공을 두번 바꾸고 졸업후에도 전공하곤 아무 연관도 없고
당시로선 진짜 비전도 장래도 안보이고 그냥 내가 좋아서 나만 재미있으면 돼 라는 마인드로 살아서
어머니 말씀 듣고 보니까 애엄마한테 진짜 미안하고 막말로 쪽팔리더라구요
그런데 또 장인어른 약국이 그렇게 큰약국은 아니에요 지금도 애엄마가 운영하고 있고
두분이 도와주시고 장모님은 결혼후에 장인어른 본가 도움으로 약학공부를 새로 시작하셔서
약사면허따셔서 두분이 같이 하신거거든요
그래서 당시 어머니께서 생각하시던 그렇게 막 우리집과 엄청난 차이가 나는 그런집은 아니었어요
뭐 아무튼 한두달 정도 그문제로 좀 정신이 없고 어머니랑 옥신각신 하던중에
제가 맘고생을 너무 시켜드려서 그런지 어머니가 좀 많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신적이 있는데
그때 장모님이 애엄마 손에 들려보낸게 저 김치콩나물죽입니다
장모님은 갱시기 라고 하셨는데 그때까지 저나 저희집에서 듣도보도 못한 음식이었어요
어머니가 속이 메슥거려서 통 뭘드시질 못해서 기운이 없어하신다고 했더니
장모님께서 우리 나이때는 그럴때가 있다 이거 칼칼하게 좀 드시면 드실만 할거다 라면서
옛날 마호병에 저걸 담아서 보자기에 묶어 애엄마손에 들려보냈더라구요
약사답게 이것저것 약 몇가지 하고 어떤증상이 있으시면 이걸 어떻게 드시라고 꼼꼼히 손글씨로 적으셔서
암튼 어머니는 딱히 생각은 없으셨는데 긴장해서 보따리들고 쭈뼛쭈뼛 서있던 애엄마가 딱하셨는지
뭘 가져왔나 좀 꺼내보고 좀 앉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곤 열어보시더니 이걸 어머니가 끓이셨냐고 하시길래 그렇다고 하니까
바쁘신분 내가 굳은일 하시게 해서 미안해서 어쩌냐고 하시면서 한그릇 다드셨어요
그리곤 삼사일뒤 건강하게 퇴원하셨고
애엄마가 자주 드나들면서 잘한덕에 바로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
재료는 간단 합니다
물 1,500cc 대파 다진김치한컵 콩나물한봉지 어묵5장 밥두공기 정도가 필요하구요
육수는 멸치 다시마 연하게 우린 육수에
맛이 너무 약하다 싶으면 혼다시 치킨파우더 미원을 조금만 넣고
먼저 식용유를 두르고 잘게 썬 파를 볶아줍니다
파기름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살짝 파향이 올라온다 싶을때
잘게 다진 김치를 넣고 볶습니다
이때 설탕을 반스푼내지 한스푼 정도 넣으면 더 맛있어집니다
김치가 반투명질정도로 좀 오래 볶아서 신냄새를 한번 날려준후
준비한 육수를 넣고 팔팔 끓입니다
국물이 팔팔 끓기시작하면 콩나물을 넣고
장모님식에는 원래 어묵이 안들어가는데
저는 어묵을 잘게 썰어 넣습니다
의외로 국물맛에 감칠맛과 시원한 맛을 내줍니다
또 제가 부드럽게 익은 어묵을 워낙에 좋아하기도 합니다
콩나물이 익어가는게 보이고 냄비에 공간이 좀 생기면 밥을 넣고 잘풀어준후
아주약불에서 자주 저어가며 죽과 국밥의 중간쯤 단계까지 밥을 불리듯이 끓여 주면
쌀쌀한날에 칼칼하게 떠먹기도 좋고
특히 애엄마와 처제의 해장음식으론 최곱니다
자기들이 먹으면서도 진짜 여자들이 좋아할 맛이라는데
여자가 아니므로 그맛이 어떤건지는 짐작도 안갑니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뿌려 섞어주면 더 맛있어집니다
아울러 우리집 여자들이 일주일에 세네번은 해달라고 하는 국물 떡볶이
간이 세지않게 걸쭉하게 끓여주면 저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먹어 가면서
" 으허 으허 " 비슷한 알수없는 자기들 말을 합니다
PS: 선생님들 야드 상향됐어요
이제 그만 에메랄드의 꿈에서 깨어 돌아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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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기, 갱시기 대구사람이라 어머니가 종종 끓여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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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시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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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저에게는 힐링 푸드입니다. 저도 아팠을 때 엄니가 끓여주셔서 속 시원하게 잘 먹고 훌쩍 털고 일어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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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그렇게 깊은 사연이 있을 줄이야... 저도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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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허 으허 " 비슷한 알수없는 자기들 말을 합니다 동물 다큐멘터리에서 나올 법한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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