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쯤 연어 낚시를 하러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사실 전날에도 다녀왔는데, 그 손맛을 잊을 수 없어 또 이끌리듯 차를 몰게 되네요.
아침 일찍 온지라 아무도 없었습니다. 황제 낚시가 따로 없죠.
당시에는 곱사연어철이었는데, 이 강에서 곱사연어를 잡을 수 있도록 허용된 기간이 3주 후면 끝나는 것이었기에 부지런히 잡아야 했죠.
원래는 아들이 바다낚시에 취미를 들려서 몇 번 따라 갔다가 저 또한 취미로 삼게 되었고, 작년부터 지인께 플라이 낚시를 조금씩 배워
이렇게 강을 올라오는 연어까지 직접 잡을 수 있게 되었네요.
암컷 곱사연어입니다. 크기는 딱 평균크기로 1.5kg 정도였습니다.
잡은 연어 몇 마리는 이웃에게 나눠주고 나머지 몇 마리는 얼려놨다가 아들이 집에 온 김에 함께 먹기로 했습니다. 손질은 아들 몫이네요.
연어비늘은 굽거나 튀기면 바삭해져 먹을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 비늘을 다 쳐내게 했습니다.
싱싱할 때 얼려 상태가 좋네요.
특이하게도 저희 아들은 잡아온 생선을 손질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깨끗하게 손질을 하긴 합니다.
포도 아들이 뜹니다. 생선이야 맛있게 먹으려니까 귀찮아도 어쩔 수 없이 손질을 하는 건데 저걸 즐긴다니 꽤 독특한 취향이죠.
곱사연어는 다른 종의 연어들에 비해 살도 연하고 기름기도 적어 이렇게 얼렸다 포를 뜨면 살이 갈라지지만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습니다.
세장뜨기
서더리와 뼈는 따로 보관했다가 매운탕 같은 것을 끓여먹을 때 사용하면 됩니다.
깔끔하게 손질됐습니다.
아내가 담가둔 꿀생강청과 설탕을 적당히 넣습니다.
여기에 간장을 조금 넣어주고
말린 양파껍질도 넣어줍니다.
데리야끼 소스를 좀 더 끓이는 동안 채소를 준비합니다. 여전히 코로나로 어수선하니 장을 보러 나가는 대신 그냥 집에 있는 재료를
이것저것 조금씩 모아 사용하기로 했네요.
정원 텃밭에서 딴 방울토마토도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워낙 기름기가 적은 자연산 연어라지만, 그래도 자체적으로 기름이 있으니 따로 팬에 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곱사연어인데도 암컷이라 그런지 색이 꽤 진하네요. 수컷 곱사연어의 살색은 상당히 연해서 심한 경우 새하얀 개체도 있거든요.
미리 준비해둔 소스에 고추장을 풀어줍니다.
연어가 반쯤 익으면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고,
소스를 골고루 뿌려준 뒤에
덮어서 천천히 졸여줍니다.
소스가 적당히 졸여지면 추가로 뿌려주기를 한 번 더 반복하고
마늘과 양파를 넣어준 뒤 또 소스를 끼얹습니다.
곱사연어는 살이 잘 부서지기 때문에 이렇게 한 번만 조심히 뒤집어 줘야 합니다.
호박, 방울토마토, 팽이버섯을 넣고 추가로 살짝 더 익혀주면 완성네요.
완성된 연어 고추장 데리야끼의 비쥬얼입니다.
곱사연어 한 마리면 이렇게 가족 셋이 먹을 양이 나옵니다.
곱사연어는 이곳에서 Pink Salmon이라고 불리기에 색을 맞춰 로제 와인을 곁들여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거기다 로제 와인은 매콤한 음식과
궁합이 잘 맞으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제한된 재료만 가지고 만든 것 치고는 결과물이 꽤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셋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곱사연어의 경우 특유의 향이 조금 있는데, 데리야끼 소스와 만나니 살짝 장어구이 느낌도 나네요.
연어 낚시 자체는 작년부터 열심히 도전해봤지만 꽝만 쳤었는데 올해는 드디어 제대로 된 방법을 터득해 요리해 먹으니 즐겁습니다.
두 번 연속 오른쪽 베스트라니 감사합니다. 연어철이 끝나기 전에 더 부지런히 낚시를 다녀야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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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저렇게 연어알 꺼낼때가 가장 부러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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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사연어 특유의 향 때문에 살짝 장어구이 느낌이 났습니다. 맛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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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요리는 회나 초밥으로만 먹어봤는데 저렇게 소스에 조리면 무슨맛일지 궁금하네요 맛있어 보이기도하고 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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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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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저번에 연어 올리신다길래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 이상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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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요리는 회나 초밥으로만 먹어봤는데 저렇게 소스에 조리면 무슨맛일지 궁금하네요 맛있어 보이기도하고 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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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사연어 특유의 향 때문에 살짝 장어구이 느낌이 났습니다. 맛있더군요. ^^ | 20.09.25 00: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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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저렇게 연어알 꺼낼때가 가장 부러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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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 싱싱하니 맛있죠. ^^ | 20.09.25 00: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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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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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시고 좋게 봐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09.25 09: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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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전문
소금구이도 깔끔하고 맛있겠네요. 즐감 감사합니다.^^ | 20.09.27 01: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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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저번에 연어 올리신다길래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 이상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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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녀석도 다음에 연어 글을 올린다고 지난 미국요리 글에 써놨더군요. ^^ | 20.10.01 12: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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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연어도 참 맛있죠. 저도 연어만 넉넉하게 잡으면 훈제도 해먹어봐야겠어요. 송어만 주로 잡다가 연어를 잡으니 말씀하신대로 실한게 참 마음에 들어요. ^^ | 20.10.01 13: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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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쪽에 살고 있습니다. 추천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10.01 14: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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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자가 스타일이 비슷해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어요.ㅎㅎ 저도 처음 시도해봤는데 예상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즐감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10.01 14: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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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맛있더군요. 즐감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10.01 15: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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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흥미로운 분야에서 일을 하시는군요. 저희 동네는 벌써 핑크 끝났고 왕연어는 무르익었고 은연어와 첨 시작합니다. 저도 촬영을 위해서 부지런히 다녀볼 참이고요. 21년 전에 가봤던 칠리왁의 브라이덜 폴스가 갑자기 보고 싶네요.ㅎ 연어낚시는 즐기시나요? 즐기신다면 좋은 성과 올리시길 바랍니다.^^ | 20.10.01 15: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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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낚시는 한번도 해본적 없습니다. BCIT에 다닐때 제 친구들은 낚시 좋아하는 애들 많았었는데 한번도 안따라가봤네요. 저처럼 서부 해안에 거주하시는것 같은데 밴쿠버 아일랜드에 살고계시나요..? 프레이저 밸리나 Lower Mainlands에서 연어 귀환이 시작되기엔 아직 이른것 같은데, 이민 온지는 4년 됐고 섬에는 살아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ㅎ | 20.10.02 03: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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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습니다. 메인랜드는 이곳과 연어가 회귀하는 순서나 시기가 조금씩 다르군요. 아들이 온타리오에서 거주하는데, 방문했을 때 낚시를 해보면 역시 BC만큼 낚시하기 좋은 곳도 없다 싶더라고요. ^^ | 20.10.02 07: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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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아마 연어과 쪽이라면 Atlantic Salmon들이나, 그 외라면 거대한 Northern Pike 혹은 Longnosed Gar 들이 좀 있지 않을까 싶네요. Lower Mainlands를 한번도 벗어나본적이 없는지라 잘은 모르겠지만요. 작년 말~올해 초에 고기들 나이 계산을 하려고 코퀴틀람의 한 Side Channel에서 연어들 잔해들을 수거해 Otoliths(석회질로 된 나이테가 있는 고기의 청각 기관)들을 추출하는 연구과제가 있었습니다만 이 부근의 연어 귀환은 대부분 Chum과 Coho인것 같습니다. | 20.10.04 05: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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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이 곳 밴쿠버섬은 핑크, 쉬눅, 코호, 사까이, 첨이 올라 옵니다.^^ | 20.10.04 16: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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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일식집에 가시면 간혹 김말이 콘(일본말로 마끼라고 하죠) 최상단에 얹혀져 나오기도 합니다. 톡톡 터지는 식감도 좋고 맛있으니까 한번 드셔 보세요. 즐감과 엄지척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10.01 15: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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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이십니다. 그저 아내 어께너머로 조금씩 따라할 뿐이죠.^^ | 20.10.02 0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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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최초인가요.ㅎㅎ 감사합니다.^^ | 20.10.02 0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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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 인 것 같은데요 | 20.10.01 2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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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 가위입니다.ㅎㅎ | 20.10.02 0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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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사랑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ㅎㅎ | 20.10.02 07: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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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장어구이 느낌도 나는 게 참 맛있게 먹었어요.^^ | 20.10.02 07: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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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0.02 07: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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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제가 먼저 올리게 됐어요.ㅎㅎ | 20.10.02 07: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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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끔 곰 나옵니다.ㅎㅎ | 20.10.02 07: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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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전세계가 몸살를 앓고 있어서 갑갑하긴 하죠. 이곳은 그나마 인구밀도도 낮아서 이렇게 야외활동이 가능하지만 한국분들은 정말 스트레스 쌓일 것 같아요. | 20.10.02 08: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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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연산의 경우 산란철이 되기 이전에 먼바다에서 잡아도 양식산 만큼 마블링이 있지는 않죠. 거기다 지금은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시기라 그나마 있던 지방도 다 태우면서 올라오기 때문에 살이 더 붉어요. | 20.10.02 08: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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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BC주의 캠벨리버라는 곳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낚시원정을 많이 오는 유명한 곳이에요. | 20.10.02 0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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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킴벌리가 아니라 Campbell River입니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있어요.^^ | 20.10.02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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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0846378741
그렇습니다, 킴벌리 산골마을에서 헤매실 뻔 했어요ㅎㅎㅎ 즐거운 연휴보내세요.^^ | 20.10.03 0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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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맛은 양식이 더 기름지긴 합니다.^^ | 20.10.02 09: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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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미터급 연어가 잡히긴 하지만 저는 올해 연어낚시에 처음 성공해본지라 아직 그 실물은 보지 못했습니다.^^ 낚시도 재미난 취미이고 마침 제주에 사시니 한 번 취미 삼아보시면 어떨까요.ㅎㅎ | 20.10.02 14: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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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하는 것만 보다가 뛰어들게 됐어요.ㅎㅎ 반갑고요, 자주 뵐게요.^^ | 20.10.03 00: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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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렇게 되는군요. 즐감 감사합니다.^^ | 20.10.03 00: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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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낚시는 올해 처음 성공해봤는데 확실히 묵직한 손맛이 좋네요. 음식도 맛있게 먹었어요. 즐감 감사합니다.^^ | 20.10.03 0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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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지도 모르겠군요.^^ | 20.10.03 13: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