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이 북상하던 주말, 태풍을 슬쩍 피해서 대만으로 3박 4일간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타이베이도 아직 못가보았지만 어머니께서 타이베이를 갔다 오신 관계로 여행지는 가오슝으로 결정,
먹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한 여행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더 먹을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가오슝 가는 비행기에서 준 기내식,
맨날 저가항공만 타고 다니다가 오랜만에 FSC를 타니 밥도 주고 공간도 더 넓은 것 같고 좋았습니다.
가오슝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무려 새벽 1시..
숙소 근처에서 뭐라도 마시고 첫날 밤을 보내고 싶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발견한 칵테일 바,
사실 현지 느낌 나는 곳에서 먹고 마시고 하는 것을 좋아해서 첫날부터 칵테일이라니 아쉽다 싶었다가
주문한 칵테일이 꽃병만한 잔에 가득 담겨 나오는 것을 보고 다들 분위기가 급 반전
생각보다 좋고 특이하고 재밌는 곳이었습니다.
안주 시간이 마감되어서 가게에서 시킬 수는 없었지만
다들 가게 바로 옆에 있는 노점에서 치킨을 사와서 안주 삼아 먹길래
호다닥 가서 사온 치킨, 이것도 큰 기대 없이 먹었는데
피시 소스 베이스의 상큼한 양념에 고수가 어우러져있어서 안주로 집어먹기 무지 좋았습니다.
너무 기억에 남아서 마지막날 밤에도 굳이 포장해와서 숙소에서 먹었던 치킨입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오리고기를 파는 아침밥집으로 가 보았습니다.
우선 오리반마리 정도를 뼈째 썰어낸 고기 하나 시키고
반찬 삼을 채소 볶음도 하나 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밥으로 시킨 오리와 돼지 껍데기가 올라간 찰밥
마지막으로 오리 내장과 살이 들어간 맑은 탕까지 풀세트로 시켜서 먹어 보았습니다.
오리고기는 뼈째로 썰어내서 사실 먹기 조금 불편한 감이 있었습니다.
여기 뿐만 아니라 중식 치킨라이스 파는 곳들은 전부 뼈째 썰어 주는 것 같더군요
오리고기랑 돼지껍데기가 올라간 밥은 짭조름하면서 기름진게 입안에서 달라붙는 느낌이 살짝 드는 맛이었습니다.
밥 한입 먹고 채소볶음이랑 오리탕 국물로 입을 씻어주면 굿.
오리탕 국물은 생강이 들어가서 기분 좋게 산뜻했습니다.
오전 관광 마치고 어느 카페 들어가서 시켜 본 정체불명의 디저트
아마 우뭇가사리로 만든 젤리를 시원한 차 같은거랑 같이 먹는 것 같았는데
이 집 맛은 약간 뭐랄까.. 유자폰즈 소스를 희석한듯한 맛이 나서 미묘 했습니다.
점심으로는 가오슝에서 꽤 유명한 우육면집에 갔습니다.
확실히 국물 맛도 깊고 고기도 실하고 부드럽더군요
기본 국물 맛도 좋지만 테이블에 비치된 마늘과 고추 양념을 넣어 먹으면
맛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 톱급.
호다닥 찍고 먹느라 핀이 아쉬운 곳에 맞아버린 건우육면.
국물이 적은 대신 더 진한 맛이 느껴지는 우육면이었습니다.
요것도 역시 마늘이랑 고추 넣어 먹으니 엄청 맛있었습니다.
반찬으로 시켜 본 족발은 사실 그렇게 인상깊지는 않았습니다.
족발 맛.
밥 먹고 나서는 유명하다는 빙수집에 가서 망고빙수와 팥빙수를 시켜 먹었습니다.
쨍쩅 내리쬐는 햇빛에 지쳐있다가 빙수를 먹으니 확실히 기운이 솟더군요
대만이 왜이렇게 빙수나 디저트가 발달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날 저녁은 야시장에서 이것 저것 사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꽤 여러 군데서 팔던 닭꼬치, 닭다리 살이 두툼하고 매콤하게 달라고 하면
뿌려주는 가루가 꽤 매우면서도 맛있어서 맥주 안주로 먹기 좋았던 꼬치였습니다.
야시장 들어오자마자 강렬하게 존재감을 내뿜었던 취두부,
대만이나 중국이나 이런 먹거리 노점에 오면 꼭 제일 먼저 취두부 냄새가 반겨주는 것 같습니다.
일행들 모두 기겁하며 못먹었지만 저는 예전에 중국 여행 갔을 때 부터 맛나게 먹어와서 이번에도 하나 사 먹어 보았습니다.
의외로 입 안에 들어가면 강렬한 냄새는 사라지고 꽤 고소한 맛이 나는게 먹어볼 만 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음식 3총사..
테이블에 앉아 먹을 수 있게 한 곳에 들어가서 제대로 하나씩 시켜 먹고 가자고 정해서
눈에 띄는 한 곳에 들어가서 먹어 보았는데 웬걸,, 국수들은 맛이 하나같이 미묘하게 밍밍하고
그나마 저 굴 얹어진 밀가루 부침이 먹을 만 해서 다들 저 부침만 한접시 먹고 나왔습니다.
차라리 다른 곳에 가 볼걸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이 이날은 이대로 몇몇 간식만 더 사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만두로 유명한 아침밥집에서 먹었습니다.
최근에 티비에도 나왔던 것 같은데
우선은 큼지막한 고기가 들어간 빵부터 하나 시키고
유명하다는 만두도 인당 하나씩 시켜 먹어 보았습니다.
안에 육즙이 잔뜩 들어 있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뭐 특이하거나 색다른 맛은 아니고 딱 중국식 만두 맛.
요런 대만식 샌드위치 같은 것도 사 먹어 보았습니다.
특이하게 유타오가 들어가 있어서 바삭한 식감을 더 살려 줍니다.
요건 그냥 구운 만두였습니다.
점심에는 타이난으로 가서 담자면을 먹어 보았습니다.
면이랑 밥이랑 전부 무지 저렴해서 놀라웠는데
알고보니 한그릇이 우리나라 밥그릇 정도 되는 곳에 나왔습니다.
그래도 마늘이 꽤 많이 들어간 듯한 국물은 모두가 호평
밥도 같이 시켜 먹어 보았는데 밥은 첫날 먹었던 그 오리밥 맛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채소 무침은 상큼한 맛이 났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둘째날 카페에서 먹어 보았던 디저트를 다시 시켜 보았는데
여기는 그래도 유자폰즈 같은 맛이 아니라 꽤 레몬티 같은 맛이 나서 좋았습니다.
물론 굳이 먹어 보아야 하나? 하는 디저트긴 합니다.
타이난에서 관광하다가 저녁 먹기 전에 먹어 본 디저트 도우화 입니다.
연두부를 달콤한 차에 담궈서 토핑을 뿌려 먹는 디저트였는데
저는 이 레몬진주도우화가 참 맛있었습니다. 상큼하고 달달한 맛에 후루룩 먹게 되었던 디저트.
한가지만 시키긴 아쉬우니까 검정콩연두부에 팥 토핑을 올린 도우화도 하나 시켰습니다.
오히려 달콤한 팥 맛에 이 도우화가 더 맛있다고 하는 일행도 있었습니다..
저녁은 타이난에서 유명하다는 우육탕 집으로 왔습니다.
바깥에서 고기 손질하는 것을 보니 고기들이 전부 시뻘건게 싱싱한 고기를 쓰는구나 싶었습니다.
역시나, 우육탕도 소고기 볶음도 잡내 없이 고기들이 참 맛있었습니다.
이건 반찬으로 시킨 대파랑 볶은 소고기
요건 배추와 볶은 소고기였습니다.
공심채 볶음도 빠뜨리지 않고 시켜서 한상 잘 먹었습니다.
타이난에서 다시 가오슝으로 돌아와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숙소 근처 술집을 찾았습니다.
싼 값에 이런 저런 안주들을 잔뜩 파는 컨셉의 술집이었습니다.
우선은 바지락 수세미 볶음부터 하나 시켜서 먹고
두번째로 궁보계정을 하나 시켜서 먹었습니다.
가게에 한글 메뉴판도 구비가 되어 있었는데 한글 메뉴판에는 없는 메뉴들이 엄청 많더군요
궁보계정도 한글 메뉴판에는 없어서 구글신의 힘을 빌어 중국어 메뉴판을 번역해서 찾아 주문했습니다.
아마 메뉴가 많아 모든 메뉴를 번역하기엔 힘들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지막날 아침에는 숙소 근처 해변을 찾았습니다.
아침 일찍 해변으로 가다 보니 거리에서 주먹밥 같은걸 파는 노점이 있길래 하나 사 먹어 보았습니다.
여기에도 특이하게 유타오가 들어 가더군요, 뭔가 유타오가 아침으로 먹는 메뉴들의 바삭한 식감을 책임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 겸 점심으로는 돼지갈비탕을 먹어 보았습니다.
그릇은 작지만 돼지갈비가 꽤 실하게 들어간 갈비탕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물이 어마무시하게 뜨거워서 일행들이 전부 입을 데어버리는 사태가...ㅎ
그리고 돼지갈비를 자를 때 칼로 두드려서 자르는지 자잘한 뼛조각이 씹히는 것이 식감을 좀 떨어트렸습니다.
그래도 국물이 뜨끈뜨끈 진한게 해장하기에는 좋은 메뉴였습니다.
돼지갈비 튀김도 있길래 반찬삼아 시켜 보았습니다.
메뉴에는 키로 단위로 파는데 점원이랑 얘기 하니 500그람 정도도 시킬 수 있었습니다.
튀김이라고 해서 바삭바삭한 식감은 아니고 좀 쫄깃하게 구워진 돼지갈비 맛이 났습니다.
탕이랑 밥만 먹기는 아쉬워서 면도 하나 시켜 보았습니다.
국물 베이스는 동일한 것 같은데 국수가 들어가며 전분 맛이 섞여서 그런지
조금 더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났습니다.
반찬으로 채소는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또 한상 차려서 잘 먹었습니다.
공항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보얼예술특구 안에 써니힐이라는 카페에서 무료로 차와 월병, 펑리수를 시식해 보았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자리로 안내하더니 곧바로 시식용 월병이랑 차를 내오는데 너무나 쿨해서 놀랐습니다.
저 펑리수랑 월병도 꽤 비싸던데 그냥 무료로 주는 것도 놀라웠네요, 맛도 정말 괜찮아서 다들 월병 한박스씩 사 왔습니다.
이런 걸 보면 마케팅이 참 괜찮다 싶기도 하고,,
주말에 반짝 갔다 온 여행이었는데 더운 날씨에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대만 음식들은 동남아 음식처럼 훅!훅! 들어오는 그런 맛은 없었지만
또 한국 음식과 미묘하게 다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무난한듯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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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 갑니다~ 돼지갈비 튀김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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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육탕, 만두, 각종 중화요리 다 좋아하는데 저도 한 번 가봐야겠네요. 특히 월병 진짜 좋아하는데 토핑이 너무 과하지도 않고 겉에 빵 부분도 딱 좋아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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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진주도우화 팥도우화 둘다 맛보고싶네요 ! 문제의 음식 3총사도 호기심 자극하는 음식인듯해요~! 잘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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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국수 두개는 정말이지.. 니맛도 내맛도 아니어서 실망이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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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날개 볶음밥 맛있죠 ㅋㅋ 저는 예전에 다른 곳에서 먹어 본 적이 있어서 야시장에서 팔긴 했는데 배의 용량을 고려해서 안 사먹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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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 갑니다~ 돼지갈비 튀김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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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돼지갈비는 짭조름하니 맛은 우리나라 돼지갈비랑 비슷했어요~! | 19.09.17 18: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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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진주도우화 팥도우화 둘다 맛보고싶네요 ! 문제의 음식 3총사도 호기심 자극하는 음식인듯해요~! 잘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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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국수 두개는 정말이지.. 니맛도 내맛도 아니어서 실망이었습니다 ㅠㅠ | 19.09.17 18: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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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육탕, 만두, 각종 중화요리 다 좋아하는데 저도 한 번 가봐야겠네요. 특히 월병 진짜 좋아하는데 토핑이 너무 과하지도 않고 겉에 빵 부분도 딱 좋아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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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리수로 유명한 집이라 그런지 월병 속도 파인애플로 채워져 있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겉에 빵 부분도 부드럽게 맛있었고 속도 과육도 씹히고 상큼하게 맛있었습니다. | 19.09.17 20: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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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9.09.17 22: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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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저도 올해는 두번 다녀왔지만 평년에는 아무래도 한번 나갔다 오기도 쉽지가 않죠,, 항상 여행만 다니며 지낼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ㅠ | 19.09.17 2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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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9.09.17 22: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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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날개 볶음밥 맛있죠 ㅋㅋ 저는 예전에 다른 곳에서 먹어 본 적이 있어서 야시장에서 팔긴 했는데 배의 용량을 고려해서 안 사먹었네요 ㅠㅠ | 19.09.24 18: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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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은근 먹을게 무궁무진한거 같더라구요, 나중에 다시 가게 되다면 또 새로운 것들 먹고 오고 싶네요!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19.09.24 18: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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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잼이랑 과자일 뿐인데 참 맛있죠 ㅋㅋ | 19.09.24 2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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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 같습니다. 맛보고 무척 맛있으니 이왕 기념품 사갈거 하나 사 가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 19.09.24 2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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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제외하고 질문 주신 순서대로 노리배골소탕, 항원우육면 입니다. 치킨집은 노점이다보니 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고 아이허 근처에 hush drinker 라는 칵테일 바 바로 옆에 있는 곳입니다. | 19.09.24 23: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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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음식들 괜찮더라구요! 다음엔 타이베이쪽으로 가서 또 맛있는것들 먹고 오고 싶습니다 | 19.09.25 21: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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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19.09.25 2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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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맞습니다 문장우육탕! 무척이나 맛있었는데 잘 간 거라고 해 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 19.09.25 21:4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