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3년 사이에 녹음된 음반인데, 한국 대중음악이 LP로 발매된 거의 마지막 음반입니다.
93년 발매이니 이때를 기점으로 더욱 진보된 미디어인 CD로 넘어가게 됩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CD가 두배 가량 비쌌고 음질도 깨끗해 자연스러운 변화로 느껴졌지만, 이후 손쉬운 복제, 그리고 음반사들이 덤핑으로 찍어낸 박스음반들이 기승을 부리며 음반에 대한 아우라가 사라져 버렸고, 이후 LP로의 회귀라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최대 3000장 까지 음반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음원화작업을 하면서 지금은 10%까지 줄였고 그만큼 LP로 바꿔가는 중입니다.
메인음감은 음원으로 하되, 그래도 수집하던 습성이 있으니 손에 만져지는 다른 걸 찾는 거지요.
그 와중에 미개봉으로 어디선가 보관되던 이 음반을 아주 비싸게 구입했습니다.
모서리 하나 찍히지 않고, 빛바램, 곰팡이 하나 없는 30년 전 음반을 구하는 건 불가능한데 말이죠.
그때는 대형 자켓에 디자인이나 속지를 빡빡하게 채워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느낌이라, 시각적으로도 충만함이 있어요.
당시 라이브 녹음치고는 너무 안정적이고 보컬에 흔들림이 없어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뒤 라이브 느낌을 입힌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었는데 실제 이승환은 라이브에서 음반처럼 부르며 흔들림이 없더군요.
딱 한번 재생해봤고 일단은 그냥 보관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