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책 가운데 동네 문방구를 들러보았습니다.
하도 들락거려서 이제는 거의 먼지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물건들 사이에 파묻힌 보물들은 존재감을 빛내는 법이죠.
오늘 발견한 품목은 1997년 발매되었던 플스 게임 '몬스터팜'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몬스터팜 스티커 박스 되겠습니다.
예에에전에 몇개 팔린 적이 있는지 78개 세트가 다 들어있지는 않았고
뜯겨진 스티커팩도 하나 있더군요. 밀봉도 아니기에 소장가치는 크게 없을 거 같지만
그래도 저 어릴 적에 이 스티커 박스를 잠깐 보고,
그 뒤로 수십년 지나 처음 보는 품목이라 구매해보았습니다.
몬스터팜이라는 게임이 존재했고
그 게임 기반으로 방영했던 애니메이션을 몇편 본 기억은 남아있어서
제 기억이 맞나 싶어서 찾아보니 일본에서는 1999년, 한국에는 2001년에 방영했었다고 하는군요.
아마 이 스티커도 그 즈음에 발매한 것이겠지요.
2001년 발매되었다는 또 다른 증거는 이 상자 옆면에 기록되어있는 이벤트 공지입니다.
사진 찍는 걸 깜빡하긴 했지만 2001년 9월부터 전종 스티커를 다 모은 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 공지가 있더군요.
TV 애니메이션 방영에도, 그리고 이벤트에도 스티커는 그렇게 인기가 있진 않았는지 가게 사장님이 200원에서 100원으로 할인하신 흔적도 보이네요.
우리는 몬스터팜~ 우리는 몬스터파워~
뭐 이런 가사를 지닌 밝은 분위기의 오프닝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마지막화 내용이 되게 맥빠지는 엔딩이라 아이들의 인기를 얻긴 힘들었던 걸까요?
엔딩 자체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데, 맥빠지는 분위기였다는 것만은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참 신기합니다.
안에 들어있는 팩을 하나 구경해볼까요?
'또'라는 스티커가 나오면 한번더 뽑을 수 있고,
또 이벤트 공지에 따르면 '당첨'이라는 스티커가 나오면 스티커 앨범을 현장에서 준다고 합니다.
지금 와선 받을 기회가 없겠군요.
내부에는 다섯장의 스티커가 들어있습니다.
박스 설명에 따르면 일반몬스터 66종과 홀로그램 10종의 스티커가 있다고 하는군요.
이번 팩에는 홀로그램 1장, 일반 4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여주인공 이름이 도저히 생각안나 나무위키 찬스를 쓰니 '홀리'였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 이름도 홀리였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홀리 확대샷
그런데 사실 이 박스 사진을 올려드리는 이유는 이 몬스터팜 스티커가 희귀해서가 아니라,
이벤트 공지 항목에서 아주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 한번씩 웃으시라고 올려드리는 겁니다.
스티커콜렉션 대상 상품이 여러분...
디아블로2 파괴의 군주 확장팩입니다.
아니... 어린이 대상 물품의 이벤트 상품이
디아2라고요?
이 시대 어린이들은 (저같은 사람) 얼마나 야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던 건지
참 놀랍기 그지없군요. 그 시대에서 살아남은 저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인하였는지 새삼 깨달으며
생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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