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만나길 바라며 ...
8/11일 쯤에 췌장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꽁치 게시물을 올린적이 있었는데요.
(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04/read/30575426 )
안타깝게도 우리 꽁치가 16살의 일기를 끝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췌장염 판정을 받은지 약 2달만이네요...
(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할 때 찍은 꽁치의 마지막 사진 )
추석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길래 1차로 집 근처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서
하루 입원 후에 다음날 원래 다니던 서울 병원으로 옮겼지만 하루 만에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떠나버렸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오랫동안 꽁치를 봐주신 분인데... 너무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너무나도 착한 고양이라 어느 병원에서든 이런 고양이가 어디있냐고 놀라곤 하셨거든요...
주사를 맞아도 꾸욱 참고, 엑스레이를 찍던, 초음파를 하던 가만~히 있던 녀석...
입원한 저녁에 잘 보살피고 있다고 전화를 주셨는데, 다음날 새벽에 뭐가 그리 급한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16년동안 동거동락했던 반려묘 였고, 바로 전날 병원에 입원 시켰는데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떠나니까 충격이 크더라고요...
심지어 입원시킨 날 이제 우리 취미 생활을 다 했다;; 분명 병원비 엄청 나올테니까 소비를 줄이자고까지 이야기 했는데...
너무 착한 꽁치가 집사 지갑 걱정해준건지... 서둘러 떠나버리네요...
자기한테 이제 돈 그만 쓰라는 건지...
병원에 도착해보니 꽁치는 그렇게 좋아하던 골판지 상자 안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평소 따듯하던 꽁치의 배, 머리, 발을 만져봐도 그 차가움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눈물이 왈칵 하고 쏟아지더라고요...
사실 고양이 나이 16살이면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나인데...갑상선 항진증 약도 먹고, 간 보호제, 항산화제, 전해질 약... 신장약... 심지어 오메가 3도 먹던 아이였거든요...
오래도록 꾸역 꾸역 함께 살아주길 바랬는데...
병원에서 정말 펑펑 울고 좀 진정된 다음 집으로 왔습니다.
다시 볼 수 없는 먼길 떠나기 전에 꽁치가 좋아하던 볕이 잘 드는 장소에 잠시 놓아 주었습니다.
햇빛 잘 드는 창가는 꽁치가 가장 좋아하던 장소였죠...
언제나 벌러덩 드러누워있던 꽁치... 올해들어 아프기 시작하면서 살이 빠지고... 등뼈가 도드라지기 시작하면서 벌러덩 드러눕진 못하게 됐죠...
자취를 시작한 첫 해부터 함께 했던 꽁치...
집에 갔을 때 그 아무도 없는 허전함은 아시는 분들을 아실겁니다...
꽁치는 항상 그 허전함을 채워주는 존재였습니다.
욕심도 부리지 않고... 고집도 안 피우고... 그저 집사 좋다고 달라붙기나 하고...
사료나 모래도 가리지 않고 주는대로 잘 먹고, 아무대나 잘 싸고... 까탈스럽지도 않은 녀석이었죠...
키우던 고양이들 중 제일 맏이였으면서도 서열 싸움 하려 하지 않고... 양보해주던 아이였죠...
원래는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일단 화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팔지 않을 우리 땅이 생기면 거기에 꼭 묻어주려고요...
꽁치는 따듯한 빛이 들어오는 장소를 너무 좋아했으니까요...
일단 주변에 오늘 화장을 해줄 수 있는 업체를 몇군데 찾아봤지만 결국 병원에서 추천해주신 곳이 조건이 좋아 그리로 결정했습니다.
저도 반려동물을 이런 식으로 떠나보낸건 처음이었는데, 업체 관계자 분들이 처음 부터 끝까지 절차와 방법에 대해 아주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습니다.
장례식이라는건 사실 떠난 존재를 위한다기 보단 남은 사람들을 위한 세레모니지만...
꽁치를 떠나보내는데 있어 마지막으로 함께 할 장소와,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몇년 전 친구를 떠나 보낼 때도 느낀거지만... 사랑하는 존재랑 영원한 작별을 하는 시간은 가슴이 아픕니다.
바로 얼마전까지 시덥잖은 일상을 보내다가 갑자기 존재가 사라지는 느낌?
기억의 한 구석이 구멍이 뚫려 버리는 느낌이죠...
마지막 인사를 하고... 화장터에 들어가는 마지막 모습을 보고 또 눈물을 한바가지 흘렸습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더 잘해줄걸... 더 빨리 병원에 데려갈껄...
한.. 50분 정도 지나자 제가 알던 꽁치의 육체는 사라지고... 몇점 안되는 뼈조각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뼈를 보고 참 바삭바삭해졌구나~ 하고 웃고 또 울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뼈조각은 분쇄되어 작은 유골함에 담깁니다.
꽁치는 저에게 처음 왔을 때 조랭이 떡 같던 사이즈보다 더 작은 사이즈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가끔씩 유게나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주 보던 만화가 있었죠...
저는 이 이야기가 꼭 사실이길 바래봅니다.
언젠가 꼭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다시 만나는 꽁치는 분명 양지 바른 곳에서 따듯한 태양 빛 아래서 벌러덩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겠죠...
그 하얀 뱃살을 다시 한번 만져보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꽁치의 귀여웠던 모습들을 보여드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See you Again~!!
우리 꽁치의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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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명복을 빌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 21.09.30 18: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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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 명복을 빕니다 우리집 누렁이도 지난 12일 떠나서 남일 같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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