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 반다이 1/35 "더 배트맨" 배트모빌

[_glasmoon _]

반다이 1/35 <더 배트맨> 배트모빌 만들었습니다.

만드는 걸로는 왕년 EX모델 시절의 <배트맨>, <배트맨 비긴즈>에 이어 세 번째가 되네요.

그 당시 패스했던 <배트맨 포에버> 버전도 재판되면 사볼까 했으나 재판 불발로 바이바이~

이것도 고수분들께서 회 치고 LED 박고 해주실 것이므로 저는 그때처럼 스트레이트로 갑니다.

영화가 개봉한지 얼마 안되어 이번 배트모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알수 있는건 미국식 머슬카를 표방했다는 것, 650마력짜리 V8 엔진을 실었다는 것 정도?

일단 웹을 뒤져서 영화 홍보차 여기저기 전시되었던 촬영 차량의 사진을 구해봅니다.

1/35 스케일임에도 스무 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되는 엔진의 디테일은 꽤나 그럴듯합니다.

배기관이 너무 얕게 막혀있어 일단 뚫어주는 걸로 시작하다가 하마터면 옆구리에 구멍 낼 뻔!

작례는 그냥 은색 덩어리로 되어있지만 그럴리 없으므로 사진을 참고하여 세필 노가다 합니다.

참 후방 노즐은 엔진과 무관한 가스 배관을 따로 가지고 있더군요. 그냥 똥꼬쇼인 걸로~

요상한 코코아색으로 사출된 인테리어는 우선 검은색으로 덮고 시작해야겠네요.

역시 사진을 참고하여 칠한 뒤 세필 노가다. 예전에는 이런게 재미있었는데 이젠 잘 안보여요.

모형용 확대경이야 이제 끼고 살지만 구석의 고배율 부분은 이번에 처음 써봤습니다. -,.-

엔진은 그럴듯하게 해놨으면서 반다이 아니랄까봐 하체는 장난감보다 쪼금 나은 수준입니다.

유일하게 가동되는 전륜 조향부는 무지막지한 타이 로드와 너클로 건프라처럼 해놨군요.

트러스 프레임과 롤 케이지 쪽도 조금 굵은가 싶지만 하체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겠죠.

차체는 통짜 사출이 아니라 실차처럼 패널이 분할되어 있으므로 하나하나 사포질을 합니다.

크게 어려운 점은 없지만 부품 뒷면에 핀이 있다보니 필연적으로 수축이 생길 수밖에 없군요.

천하의 반다이도 어쩔 도리 없는 물리 법칙입니다만 라보 시리즈의 별별 변태적 사출을 보자니

하자고 마음만 먹으면 수축률까지 계산해서 금형을 만들수도 있을것 같아 왠지 무섭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째 보닛 아래에는 제 2의 엔진이 숨겨져 있는 것 같죠?

역시 배기관을 뚫어주고 프레임의 연장처럼 보이는 좌우의 기다란 돌출부는 드라이 브러싱.

뭉툭한 와이퍼를 그냥 쓸 수 없어 에칭 옵션을 찾아다 길이가 비슷한 것로 한 조 접었습니다.

나중 얘기지만 와이퍼를 꽂는 구멍이 위치도 각도도 요상해서 차체에 붙이는데 진땀을 뺐네요.

앞의 얼굴(?)에서 헤드램프를 클리어로 해준건 좋은데 하우징까지 통짜로 사출해 놨군요.

클리어를 살려 테두리만 칠하고 프라판 조각에 은박 테이프를 붙여 반사경 삼아 끼워넣습니다.

범퍼와 함께 투박한 휠도 드라이 브러싱을 하고 지나치게 반질반질한 타이어도 전체 사포질.

보통 지면에 닿는 부분만 하는 편인데 차량 성격이 험하게 구르는 편이라 전체를 밀었네요.

웨더링도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날림 모델러의 본분을 되살리면서 그대로 완성했습니다.

영화 작품과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6~70년대 필름 누아르의 분위기를 차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배트맨의 탈것이자 또 하나의 조연 캐릭터인 배트모빌 또한 그 시절의 머슬카를 표방합니다.

물론 탑승자가 탑승자이다보니 까만색은 기본이요 더 커지고 더 강력해지고 더 무식해졌죠.

자동차 모형으로는 작은 1/35 스케일이지만 워낙 덩치 있다보니 1/24 소형차에 육박합니다.

기존의 요란한 배트모빌들과 달리 얼핏 일반 양산차처럼 보이는 외관이지만 그 속의 알맹이는

물론 마개조의 결정체로 트러스 프레임과 롤 바로 도배된 레이스용 랠리카에 가까워 보입니다.

극중에서 처음 등장할 때 가만히 선 채 움찔거리며 포효하는 짐승(...)처럼 묘사 연출되었는데

감독 맷 리브스는 귀신들린(?) 자동차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존 카펜터의 1983년 호러 걸작

<크리스틴>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부 해석이나 디테일에 아쉬운 점이 있지만 반다이답게 조립성과 편의성은 최고 수준이어서

앞서 제작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크게 손댄 부분 없이 스트레이트로 만들고 칠했습니다.

작업량을 보면 손이 빠른 분이라면 한 사나흘, 띄엄띄엄 해도 보름 정도면 충분할것 같은데

일에 치이고 어쩌고 하다보니 한 달 가까이 걸렸네요;;

기존 배트모빌들과 달리 후방의 엔진이 바깥으로 노출되어 있다보니 시선을 잡아끌게 되는데

반다이도 꽤 신경써서 재현하였으므로 그대로 만들기만 해도 꽤 그럴듯한 모양새가 나옵니다.

제원상 650마력의 V8 트윈터보 엔진이며 여섯 개의 배기관 중 아래쪽의 넷은 매니폴드로부터,

위쪽으로 따로 뽑힌 둘은 터보차저로부터 나옵니다. 차량 구조상 아무런 격벽 없이 등 뒤에서

저 거대한 엔진이 돌아가는데다 귓가에서 터보차저가 미친듯 휘파람을 불어재낀다는 얘긴데

그 정도의 발열, 진동, 소음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은 나가떨어지라는 보안장치일까요?

게다가 이 녀석,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정황상 앞에도 엔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전륜과 후륜을 따로 구동한다, 한 쪽은 고출력이 필요할 때 구동한다, 영화 촬영용 프롭이다,

비상용 내지 숨겨진 기믹이다 등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진실은 아마도 영화의 다음 편에서?

통짜로 찍힌 것 치고는 디테일이 좋지만 와이퍼가 아쉬워 그것만 에칭으로 바꿔주었습니다.

구시대 감성답게 원형 계기류와 토글 스위치, 레버들로 가득한 조종석을 떨리는 손 부여잡아

나름 열심히 칠해주었으나 역시 제대로 보일 리 없네요. 하긴 옆 유리창이 없어서 이 정도나마.

제대로된 색지정 설명도, 으레 따라오는 데칼 류도 없어서 작은 디테일을 제대로 살려주려면

자료 조사와 세필 노가다가 필요하다는 것만 빼면 별다른 어려운 점 없이 쉽게 만들었습니다.

세상에 까만 밑칠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자동차가 배트모빌 말고 또 어디 있겠어요.

아무튼 능력 없는 날림 모델러는 고대로 만들었으니 디테일 업이다 LED 점등이다 웨더링이다

하는 것들은 이제부터 만들어주실, 어쩌면 한창 제작중이실 고수분들께서 보여주시는 걸로~

참 끝에 고민하던 웨더링을 패스한 이유는 기존 배트모빌들이 이의를 제기해서였다나 뭐라나.

크기, 특히 길이로는 전무후무할 <배트맨> 버전에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자랑하는군요.

<비긴즈>의 텀블러는 휠베이스는 길어도 앞뒤로 뭐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앙증맞아보이구요.

아무튼 무려 십 사년 만에 배트케이브(?)에 새 식구가 들어왔습니다. (쏘리 배트맨 포에버)

...그러고보니 1/25 스케일의 배트모빌들도 십 수년째 방구석에서 잠자고 있단 얘긴데,

필시 <더 배트맨> 버전도 나올텐데, 나오면 또 분명 사들이기는 할텐데, 만들 날이 올라나;;;;

[로롤롤로]

와 예술입니다! 엄청 비싸보이게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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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프라모델 치고는 비싼 편인게 맞지요 크크~

[정에몽]

어서 가서 제가 올린건 지워야 겠네여.... 급이 달라보입니다 ㄷㄷ

[_glasmoon _]

찾아보니 LED 장인이시네요! 저는 그런 쪽에 약해서 부럽습니다 ㅠㅠ

[사이더리퍼]

요즘 본 작례 중에 가장 인상깊을 정도로 멋집니다. 추천 박고 갑니다.

[_glasmoon _]

감사합니다. 전문 고수분들 작례 나오기 전에 후딱 만든 덕분이지 싶습니다. ^^;

[必立賢狼]

배트카 처음 나올때 그 뽕맛을 잊지못해 영화관에서 두번봤어요 ㅋㅋ

[_glasmoon _]

와 이거 긴 영화라 쉽지 않았을텐데요~ 전 블루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ㅁ*

[必立賢狼]

저두요~! 이번달 말인가 그런거같던데 기다려집니다^^

[용사니케]

와이퍼 에칭교체 너무 좋네요 사제로 동스케일의 와이퍼가 따로 나오나보군요?

[_glasmoon _]

1/24 와이퍼 세트였...지만!
배트모빌이 워낙 큰데다 구식 와이퍼는 구형 차량에 맞춰 사이즈가 작다보니 얼추 맞는게 있더라구요.

[BlackJohnny]

디테일 죽인다
하드한 밤일세 제군들 베트게이!!!

[_glasmoon _]

하드한 밤을 달리는 베트게이의 배트모빌을 잠시 상상해보았...
...상상을 멈추었습니다;;

[Frostbite]

혹시 BVS 배트모빌은 안만드셨나요? 사진엔 안보이네요

[지다]

영화에서 이 배트모빌나올때 부릉! 부르응!!! 부르으으으으응!!!!! 할때 와 와!! 와1!!!!!!! 날 체포해줘!!!!!!
근데 이걸 또 여기서!!!!!

[자칼의날]

진짜 아닌 게 아니라 영화에 처음 나올 때 우아아앙ㅇ아앙아앙아아!!! 하는 소리가 진짜 괴물이 울부짖는 거 같은 느낌 ㄷㄷㄷ
잘 봤습니다

[초음속고슴도치]

영화에 쓰인 모형을 그냥 가져오신 것 같네요. ㅎㄷㄷ.

[말로스]

예고편만 봤을 때: 와 역대급 최악의 디자인이다 ㅋㅋㅋㅋ
영화 봤을 때: 와 저게 배트모빌이지 ㅋㅋㅋㅋㅋ

[무적 보노]

뒤쪽에 터보 라이터처럼 불이 켜지는 기능을 넣어도 좋을 것 같네요.ㅎㅎ

[🎗🎗WATCHMAN🎗🎗]

반다이가 카우보이 비밥 모델은 한국 oem으로 생산했다고 하던데, 이건 어디서 oem했을지 직접 생산한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