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우지 고등학교 3학년인 튜바의 "카토 하즈키." 오늘은 그녀의 고교 마지막 아가타 마츠리입니다.
불현듯 자신이 1학년 때의 마츠리가 생각납니다.
쿠미코를 좋아하고 있던 슈이치를 미리 찜해서 첫 데이트를 한 날.
하즈키는 예쁜 치마에다 승부 속옷까지 입고 슈이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습니다.
"츠카모토, 사실은 나 너 좋아해."
사랑은 타이밍. 아직 쿠미코와 슈이치 사이는 영글지 않았습니다. 뺏을 수 있습니다.
'나 네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몸매도 좋고 성격도 좋아. 나랑 사귀면 목석인 쿠미코보다 10배는 더 만족스러울거야.'
하지만 생각보다 슈이치는 쿠미코를 더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성급했습니다. 처음부터 이길수 있는 시합이 아니었습니다.
고백이 실패하면 하즈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둘입니다. 취주악부를 퇴부하거나 쿠미코에게 납작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것. 하즈키는 취주악부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즈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둘을 연결시켜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튜바는 뒤에서 받쳐 주는 역할이라고 웃어보이는 하즈키. 진심일까요?
진심인데 왜 눈물이 나오는걸까요?
다음 해 마츠리. 곁에는 슈이치도 쿠미코도 미도리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즈키에겐 소중한 선배들이 있습니다. 팀 모나카 선배.
트럼펫의 카베쨩 선배, 색소폰의 모리타 선배. 1년전 콩쿠르 멤버가 아닌 B팀의 선배들이었지만 동고동락하며 하즈키에게 취주악의 즐거움을 가르쳐 준 사람들입니다.
선배와의 즐거웠던 마츠리도 끝났습니다. 선배들도 떠났습니다.
이제 하즈키는 3학년입니다. 하즈키의 고등학교 생활의 마츠리는 끝입니다.
지나가던 남자 부원을 소리높여 부르는 하즈키. 어색해하는 남자 부원들을 왜 부른걸까요?
마지막 마츠리 기념사진입니다. 하즈키의 첫사랑 슈이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슈이치는 쿠미코와 같이 있지 않습니다. 어딘가를 바라보는 슈이치.
날렵한 턱선, 큰 키. 하즈키의 안목은 확실했습니다. 슈이치는 잘생겼습니다.
"쿠미코는 오지 않았어."
하즈키는 약속대로 전력으로 슈이치를 도와줬고 슈이치는 작년 마츠리 때 쿠미코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혼자입니다.
쿠미코를 잊지 못하는 슈이치와 슈이치를 잊지 못하는 하즈키.
'츠카모토. 그 때 나랑 사귀어줬으면 매년 마츠리도 같이 오고 키스도 거부하지 않았을거야. 지금 후회하지 않니?'
슈이치는 떠났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는 여전히 맹우 미도리가 남아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하즈키의 마츠리도 끝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하즈키의 아가타 마츠리를 영상으로 볼일은 없을 것입니다.
사요나라. 하즈키의 고교 마츠리여.
사요나라. 다시 오지 못할 젊은 날의 추억이여.
(IP보기클릭)14.50.***.***
축제 장면은 마치 쿠미코 없이 콩쿨에 출전한 경우를 보여준 키타우지 취주악부의 메타포어 처럼 느껴졌어요. 여전히 부원들을 챙겨주며 사이좋게 모두와 함께 축제(콩쿨)에 참가 하지만 쿠미코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사람, 쿠미코와 연주가 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있어요. 취주악부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지만 아직은 사진을 찍어주는 쪽, 함께 찍히는 쪽이 아닌 것은 (물론 영상에 안나왔을 뿐 함께 찍었을 수 있지만) 미세하게 존재 할 수 밖에 없는 심리적 거리감?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외부인이라는 자각? 쿠미코가 지금까지 모두와 찍어온 사진(경험, 추억, 노력, 쌓아온 인연•연대)의 수와 지금부터 공통의 경험을 시작하는 마유와의 차이를 표현했다고 할까요? 전국대회 금을 위해서는 실력으로 쿠미코가 오디션을 합격하는 것이 베스트지만 마유의 존재로 인해 그렇지 않게 될 가능성이 생겼고 이것은 치명적이지는 않겠지만 전국 대회 수준의 경쟁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설령 마유가 테크닉적인 면에서 쿠미코 보다 뛰어나다고 해도 키타우지의 합주에 녹아든 쿠미코의 음악과 존재 할 수 있는 쿠미코 부재에 대한 부원들의 동요) 마유는 그래서 부를 위해서 오디션 사퇴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쿠미코의 실력주의와 모두 함께하는 키타우지라는 전제가 강력해서... 쿠미코와의 친분을 강화해서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내고 싶지만 쿠미코 자신의 낮은 연주자로서의 자기평가와 이미 생겨버린 포지션 경쟁자로서의 마유에 대한 의식이 축제 동행 권유의 완곡한 거절의 형태로... 주위를 잘 챙겨보는 마유라서 더 잘 혹은 민감하게 깨닫게 되고 그래서 배려하는 마마 특유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IP보기클릭)223.39.***.***
전체를 보는 통찰력이 대단하시군요. 혹시 갤러리에 리뷰를 쓰실 생각은 없으신지. 글을 써주시면 유포니엄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조연과 사이드 스토리를 찾는 눈은 있어도 메인 스토리의 숨겨진 진의를 찾는 재주는 없거든요.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4.05.10 10:27 | |
(IP보기클릭)121.132.***.***
근데 작년을 생각하면 솔로는 몰라도 쿠미코가 오디션 떨어질리는 없단말이죠. 나츠키도 합격해 셋이 전부 나갔는데 올해라고 다를지. | 24.05.10 12:53 | |
(IP보기클릭)61.80.***.***
(IP보기클릭)61.105.***.***
하즈키 입장은 이해됩니다. 선빵치면 쿠미코 성격상 뒤로 물러섰을거니까요. 왜 슈이치가 쿠미코에게 지칠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냐. 고백이 성급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츠리 때 고백하지 않았다면 어영부영 슈이치와 쿠미코는 사귀어버렸을 겁니다. 그럼 하즈키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다가 마음조차 전하지 못했겠죠. 고백 실패 타이밍에서 완전히 슈이치를 포기하지 않으면 쿠미코와의 관계도 끝이나기 때문에 하즈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슈이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지금은 잠정 결별 상태지만 쿠미코는 슈이치에게 희망고문을 준 상태입니다. 취주악 콩쿨이 끝나고 손을 내밀어 다시 예전처럼 데이트도 하고 키스?도 시도해 볼 수 있다면 슈이치는 끓어오르는 젊음을 조금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열쇠는 쿠미코가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쿠미코가 슈이치에 대한 마음을 확실히 결정짓지 않으면 고등학교 때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면서 알파메일이 될 수 있었던 슈이치는 제대로 연예도 못하고 졸업할거고, 기껏 슈이치를 포기하면서까지 취주악부에 남아있던 하즈키조차 바보가 되어버리니까요. | 24.05.10 23:34 | |
(IP보기클릭)61.80.***.***
쿄애니에서 나온 작품들중에 연애가 성공한 경우도 적잖지만 실패하거나 애매한 관계로 끝난경우도 많아서...원작에선 레이나는 확실히 타키선생에 대한 애정을 이어나가고 쿠미코도 슈이치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지만 애니판은 그런 전개가 안보이는지라...이대로라면 졸업할때까지 두리뭉실하게 이어지다 끝날판이네요... | 24.05.10 23:55 | |
(IP보기클릭)61.105.***.***
유포니엄3기는 원작을 충실하게 영상화하고 있기 때문에 비록 쿠미코와 슈이치의 로맨스는 그려지지않더라도 관계는 확실하게 끝맺음해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24.05.11 00:03 | |
(IP보기클릭)121.167.***.***
이장면..... 슈이치가 nt... 아... 아닙니다........ 레이나랑 쿠미코랑 딴데서 꽁냥 거리는 거 생각 하면....... 힘내 슈이치 하즈키는 이날 머리 봉인구를 풀어야 했어
(IP보기클릭)61.105.***.***
슈이치가 설마 nt... 뉴타입?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솔직히 하즈키 헤어스타일이 원안인 트윈테일로만 갔어도 슈이치는 쿠미코 진작에 버렸습니다. ^^;; | 24.05.11 00:12 | |
(IP보기클릭)121.132.***.***
쿠미코는 레이나에게만 진심이고 슈이치는 진심 아오안이란 말이죠. 2학년때 사귀었던 것도 분명 슈이치가 끈질기니 어쩔수없이 사귀었을겁니다. | 24.05.11 23:55 | |
(IP보기클릭)121.167.***.***
그래서 보내 버렸습니다 ㅎㅎㅎㅎㅎ | 24.05.12 00:26 | |
(IP보기클릭)121.141.***.***
아무리 노멀커플이 싫다 해도 그건 좀 아니죠. 쿠미코가 슈이치 이성으로 의식하고 있는 장면이 극장판에서 나오는데. 연애물이 아니다보니 비중이 적은 것뿐이죠. | 24.05.12 02:43 | |
(IP보기클릭)1.213.***.***
끝이 있는 이야기라서 그럴까, 아니면 끝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까... 애들이랑 그림은 너무 이쁜데 왠지 모르게 보고나니 쓸쓸해 지는 에피소드였습니다;
(IP보기클릭)61.105.***.***
새로운 학년의 신입생 환영회, 선라이즈 페스티발, 아가타 마츠리는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겠죠. 그렇게 콩쿨도 끝나고 합숙도 끝나면 이제 졸업밖에 남지 않습니다. 곧 끝난다는게 이제는 실감이 납니다. | 24.05.13 00:4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