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글을 쓰는게 얼마만일까요. 최근 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나왔다고 해서 급히 찾아봤습니다.
제목은
감독은 제로의 사역마 시리즈를 담당했던 이와사키 요시아키. 등장하는 성우진도 제로의 사역마에서 주연을 맡았던 분들입니다.
주인공 역의 히노 사토시(=히라가 사이토). 히로인 역의 쿠기미야 리에(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블랑 드 라 발리에르).
한참 '쿠규'병에 걸려 덕질하던 일이 지난 밤처럼 느껴지는데... 덕분에 관심이 생긴 저는 부풀어오른 기대감을 느끼며 1화를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젠장! 퀄리티는 아직 나쁘지 않은데 중요한 내용이 집중과 흥미를 깨뜨립니다! 내가 성덕이 아니었음 진즉 그만 보고 별점 테러를 멕였을 겁니다!!
단적으로 말해 성우가 아까울 정도로 스토리의 퀄리티가 낮은데, 감독이나 각본가는 원작을 읽으면서 이건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한 건가? 싶습니다. 이 비통한 심정이 어떠한지 짤을 첨부해가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의 인성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인간종이 아인종을 차별하는 중세풍 판타지 세계의 주민'이며, 직업은 상인이고 이름은 버나저(후에 훌리오)라고 합니다.
(주인공이 현대문명의 고등학생이나 회사원이 아닌 점이 특이합니다)
(이 사람이 주인공 버나저. 딱 봐도 호구, 아니 선량한 사람처럼 생겼습니다)
버나저는 세계관상 노예나 다름없는 아인들을 친절히 대하며 따로 수고비를 낼 정도로 '상냥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불가사의한 빛에 휩싸이면서 또 다른 판타지 세계로 소환되었고, 원을 그린 사람들에게서 198번째 용사 후보라는 말을 듣습니다.
(198번째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이 소환한 거야...)
그리고 '이야기의 정석'대로 만지면 접촉자의 개인정보 등을 알수 있는 신기한 구슬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상태창 설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편리하지만 장르가 침범당하는 기분이 들고, 작위적인것 같습니다)
이세계 글자라 읽을 수 없지만 한 자리 수로 표시된 스테이터스만 봐도 버나저가 '남근'된 것을 알수 있습니다.
(성격이 좋은 건지 멍청한 건지. 주변반응을 보고도 위기감이 부족합니다)
어찌보면 대범하다 볼수 있겠지만 남들 눈치를 잘봐야하는 상인이라는 놈이 저따구로 반응하니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아니, 갑작스런 상황에 처한 탓에 머리회전이 둔해진 것일수도 있지요. 이 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갈수 있습니다.
(표정만 봐도 독자들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 태어난 녀석이다)
그때 버나저의 옆에서 환호성과 함께 또 다른 용사 후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보는 바와 같이 세 자리수의 스펙과 남을 깔보는 인성을 지녔습니다. 이 파트는 흔하디 흔한 '추방물'의 클리셰와 똑같으며 '초반에 나와 모자라 보이는(사실은 그렇지 않은) 주인공을 무시하는 악역'의 등장입니다.
(오른쪽의 남자는 용사 후보를 소환한 나라의 왕입니다. 코가 고블린 같지만 고블린이 아닙니다.)
(별의미없는)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긴 버나저의 신세는 초라합니다. 누구는 왕이 직접 어깨동무도 해주는데 누구는 베란다에서 혼자 궁상이나 떨고 있다니.
혼잣말하고 한숨을 내쉬며 '소시민'임을 어필한 그는 국왕에게 원래 세계로 보내달라고 부탁합니다만, 돌아온 것은 NO!라는 대답과 정치적인 이유와 변명을 덧붙여서 만든 추방입니다.
(소환하는 건 가능하고 역소환은 불가능하다)
(번역: 우리나라의 실수를 떠벌려서 위신을 떨어뜨리면 널 죽이겠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저 멀리 북방에 위치한 숲에 버려집니다. 이쯤만 봐도 왕국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짐작할수 있지요.
그런데 미안하다고 생색을 내려는 건지 게임 속 인벤토리 같은 마법의 가방을 지급해줍니다. 놀랍게도 저 마법의 가방은 버나저의 원래 세상에도 있었던 물건이라고 하네요(그렇다면 공중에 뜬 표시창도 일반적인 개념이라는 말인가...).
주인공이 '폼 안나게' 짐을 짊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작가의 생각이 보입니다.
가방 속에 든 물건을 확인하던 버나저는 슬라임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원래 세계의 슬라임은 얌전한 모양인지) 방심하고 있던 버나저였지만, 'JRPG'의 법칙대로 최약의 몬스터였던 슬라임은 3대1이라는 수적우위와 기습이라는 어드밴티지를 넣고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고작 '스테이터스 한 자리수인' 버나저에게 영혼까지 털려버렸죠.
큰 활약이 없던 주인공을 다시 본 순간 버나저가 사용했던 검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방어력이나 물체를 녹이는 산성 등 검의 내구성에 영향을 끼칠만한 언급이 전혀 없던 슬라임을 고작 3마리 베어놓고!
-그렇습니다.
왕국은 하자가 많은 물건을 무기라고 버나저에게 건네준 겁니다.
용사 후보로 소환한 그를 차도살인할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나름 머리를 굴린 거겠지만 평범해 보이는 버나저가 너무 잘 싸운게 예상 밖이었겠죠.
그리고 슬라임을 잡은 탓인지 레벨 업을 알리는 표시창이 버나저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레벨업을 하자마자 스테이터스가 대폭 상승, 아니 변경되었습니다. 한자리수가 무한이 되었습니다.
이 짤을 잘 기억해두십시오.
'눈'이 달려있다면 '모든 스테이터스가 무한'임을 아주 쉽게 알수 있을 겁니다. 어느 정도 수학에 대해 알고 있다면 무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주 자~알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버나저의 직업은 상인입니다.
스테이터스 무한에 더해 음성안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젠 중세 판타지인지 게임 판타지인지 헷갈리기 시작됩니다.
거기에 더해 무수한 마법들을 쓸수 있다고 합니다. 즉 뭐냐. 넌 이제 슈퍼 얼티메이트 궁극의 스페셜리스트 울트라 먼치킨이니 니 남근 가는대로 해도 된다,는 작가의 뜻입니다. 작품에 붙어 있는 태그이기도 합니다.
레벨업 보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음성기능에 의한 '자동위험감지 기능'까지 생겼습니다. 이게 얼마나 성능이 좋은 지 왕국에서 준 마법의 가방에 묘한 기능이 붙어 있다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목표의 위치를 파악하는 마법, 차도살인을 위해 몬스터를 불러내는 마법, 용무가 끝난 뒤 지급한 물품을 회수하기 위한 마법.
구성이 참 알뜰하네요.
버나저는 음성안내에 따라 마법의 가방에 붙은 해로운 마법들을 삭제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주인공이 무엇을 하는게 아니라 음성안내가 모든 걸 다 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응애! 버나저는 아무것도 못하는 응애에요!).
참고로 가관인 것은 지금까지의 일을 겪고 버나저가 보인 반응입니다.
독자의 입장이 아니어도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수 있는 상황에서 저딴 대사를 치니 황당해서 얼이 나갔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법의 해제가 쉬운 부분이 아니라 저런 마법이 걸려있었다는 사실인데 말그대로 얼빠지는 소리나 해대니 가관이네요.
시청을 그만 두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아직 히로인이 나오지 않았기에. 하지만 더 큰 난관이 닥쳐왔습니다.
자리를 벗어나려는 버나저 앞에 경고 메세지가 뜹니다. 음성안내의 경고는 위험도가 높을수록 색깔이 붉어지는 것 같습니다.
대충 설명하면 주인공이 있는 북쪽 숲 일대엔 인간에게 해로운 독가스(마소)가 있어서 가면 위험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슈퍼만능 베이비시터 음성안내 기능은 버나저에게 이렇게 묻죠.
(너무 편리하다. 주인공의 먼치킨성을 보여주려는 장치겠지만 마치 게임의 선택지 같아서 소설이나 애니를 보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되도록이고 뭐고 무조건 해야지. 왜 음성안내 기능에게도 예의를 차리려는 걸까?)
주인공의 어쩡정한 대답과 함께 눈부신 빛이 숲 일대를 집어삼킵니다. '시청자 입장'에선 이게 얼마나 대단한 마법인지 쉽게 알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나저의 마법을 멀리서 감지한 왕국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위에 나온 갈색머리 공주님 성우는 카와스미 아야코. 제로의 사역마에서 앙리에타를 맡았습니다)
최상위 신성 마법.
여타 추방물답게 추방한 쪽은 주인공의 가치를 못알아보고 후회하는 일만 남았네요. 1화 리뷰를 전부 쓰고 싶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남은 파트는 내일 올리겠습니다. 그럼 下에서 계속.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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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인공 콤비 성우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는 ㅋㅋ 라디오도 의외로 흥하는 모양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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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가 아니라 2분기입니다(...) 4월이라고 적으실 걸 잘못 적으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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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스포를 살짝 하자면, 나중에 타무라 유카리, 호리에 유이, 이토 시즈카 등도 출연합니다. 그 세대 유명성우들은 다 불러 모으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캐스팅 같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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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분기 작품중 유일하게 OP스킵을 안하는 작품입니다... 오글거리는데 멈출 수 없어요... 노래 부른 쿠기밍도 부끄러워서 참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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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인공 콤비 성우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는 ㅋㅋ 라디오도 의외로 흥하는 모양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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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돋네요 | 24.05.09 05: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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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가 아니라 2분기입니다(...) 4월이라고 적으실 걸 잘못 적으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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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수정할게요 지적 감사! | 24.05.09 08: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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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스포를 살짝 하자면, 나중에 타무라 유카리, 호리에 유이, 이토 시즈카 등도 출연합니다. 그 세대 유명성우들은 다 불러 모으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캐스팅 같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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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 라고 표현하네요. | 24.05.09 08: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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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분기 작품중 유일하게 OP스킵을 안하는 작품입니다... 오글거리는데 멈출 수 없어요... 노래 부른 쿠기밍도 부끄러워서 참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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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네요 | 24.05.09 21: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