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지 "뭐냐, 또 부부 싸움?"
신지, 아스카 "아니거든!"
아스카는 신지를 좋아하는 게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실히 그렇다. 그러나 또한, 서로에 대한 오해로 비극을 자초한 소년 소녀의 이야기는 작품이 가장 힘을 주어 묘사하는 갈등 관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신지와 아스카 사이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 갑갑한 느낌을 유지하는 편이, 오히려 연출 의도에는 가장 가까운 감상이 될 수 있다. 에반게리온의 일부 에피소드를 러브 코미디 장르로 만든 둘의 관계는, 사실 같은 반 친구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교실 안의 연애 기류에는 언제나 또래 아이들이 가장 민감한 법. 그러니 정답은 이미 17화에 나왔고, 최소한 이 시점에선 두 사람의 감정이 특별하단 걸 전제로 깔고 시작해도 무리가 없겠다.
카지 "그럼, 잘 알지. 신지 넌 이 세계에서 꽤 유명하다구! 훈련도 없이 에바를 기동한 서드 칠드런!"
신지 "아뇨, 그런…그냥 우연인 걸요."
물론 신지 역시, 처음엔 아스카의 단순 경쟁 상대에 불과했다. 두 사람이 만난 8화로 가자. 모두가 점심을 먹는 중에 깔리는 라디오의 내용을 들어 보면, 어떤 사람에게 애인이 있는데, 그 사람이 자기보다 강아지를 더 아끼게 됐다는 사연이다. 당시 아스카가 느낀 그대로가 아닌가 싶다. 독일에선 모든 사람이 나만 보고 칭찬해 줬는데 여기선 그 시선을 나눠 받게 됐다. 신지라는 녀석, 영 실속 없어 보였지만 카지도 그를 칭찬한다. 하여 아스카는 가기엘과의 전투에서 그를 굳이 옆에 태워 자신의 솜씨가 굉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참고로 여기서 아스카가 신지 때문에 사고 언어 회로를 바꾸고, 그를 바탕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사실은, 전혀 맞지 않는 두 사람도 노력하면 마음이 통하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아스카 "신지! Gutten Morgen!"
신지 "구…구뗀 모르겐…."
"이 몸이 말을 걸어 주셨으면 좀 더 기쁜 표정을 짓는 게 어때?"
9화로 가자. 신지와 같은 반이 된 아스카는 먼저 아침 인사를 하며 접근한다. 신발 보관함을 가득 메운 편지를 발로 무참히 짓밟는 그녀를 생각해 보면 확실히 신지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모양. 물론 아직은 단순 견제에 가깝다. 때문에 이스라펠 1차 공격 실패로 두 사람이 합숙 훈련을 하게 됐을 때, 아스카는 경악했다. 그런데 이게 카지의 계획이었다는 사실. 그는 아마 아스카가 자신이 아닌 또래인 신지에게 건강한 호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던 게 아닐까 싶다.
아스카 "나 말곤 할 사람 없잖아요?"
미사토 "레이!"
레이 "네."
"……!"
미사토 "이거 원, 작전을 바꿔서 레이에게 맡기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아스카 "몰라, 이제 싫어! 안 해!"
히카리 "신-지-너!"
히카리 "따라 가라구! 여자를 울린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냐!"
훈련의 일부로 싱크로 게임 중인 아스카와 신지. 두 사람이 너무 안 맞는 중에 미사토는 자극을 주려는 의도로 레이를 불러 신지와 붙였다. 그 둘의 완벽한 하모니에 당황한 아스카는 방을 나갔고, 히카리는 신지에게 화를 내며 다그쳤다. 이 상황에서 아스카를 울릴 사람이 있다면 미사토 아니면 레이일 텐데, 그럼에도 히카리가 신지를 지목한 것은 그녀가 아스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소녀의 감이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진실이다. 실제로 히카리는 극에서 아스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그래서 18화의 아스카는 자기도 모르게 신지에 대한 마음을 히카리에게 내비쳤다. 신지는 굉장히 둔한 바보일 뿐이라고. 의심할 것도 없이 자기 마음도 모르는 신지에 대한 불만이겠다.
신지 "저…."
아스카 "아무 말도 하지 마."
"하겠어, 나."
어쨌든 히카리 말을 듣고 신지는 아스카를 만나러 간다.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 아스카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 그게 중요하다. 그녀는 신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스카에게 신지가 오는 것은 기대 범위 안의 일이었고, 신지가 그 바람을 충족해 줬기 때문에 아스카는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아스카 "미사토는?"
신지 "철야 작업, 아까 전화 왔어."
"그럼 오늘 밤은 우리 둘 뿐이네?"
"……." / "……?"
"이건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제리코의 벽! 이 벽을 조금이라도 넘어 오면 넌 사형이야! 어린 애는 일찍 자도록!"
합동 2차 공격을 하루 앞둔 밤, 미사토는 처음으로 두 사람을 두고 집을 비웠다. 이에 아스카는 목욕하고 수건만 두른 채 신지에게 말했다. 집에 우리 둘 뿐이라고. 물론 신지는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스카는 괜히 이불을 들고 미사토 방으로 가 문을 닫으며 말했다. 이건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제리코의 벽이야! 쓸 데 없이 문을 한 번 닫았다가 다시 열어 저 말을 하는 것도 재밌다. 아스카는 분명 신지의 ‘어떤 반응’을 기대했던 것이다. 사실 제리코의 벽은 무너지는 게 맞다. 성경에 따르면 굳건한 건 사실이지만, 사람들의 함성 소리로 무너뜨린 벽이었다. 필요한 것은 용기와 도전일 뿐. 그러나 신지가 그런 깊은 뜻을 이해할 턱이 있나. 아스카는 벽 뒤에 혼자 엎드린 채 그가 반항하며 문을 열기를 기다렸지만, 신지는 오지 않았다. 그녀는 분명히 실망했을 것이다. 그녀 입장에선, 이게 신지의 첫 번째 거부 행위였다.
그러나 아스카가 슬며시 잠이 들고, 자신을 억누르던 이성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되자, 그녀의 본심이 나오고 만다. 잠결에 신지 옆으로 온 것이다. 아스카는 꿈에서 엄마를 찾는 것 같았다. 언제나 혼자 설 수 있다고 외치던 그녀였지만 실은 아니었던 것이다. 사별한 엄마도 보고 싶고, 옆에는 사람을 끼고 함께 자고 싶은, 사랑이 필요한 외로운 소녀였다. 신지는 이 시점에서 괜히 아스카의 가슴을 봤다가 혼자 자극을 받아선 멋대로 키스를 시도하지만, 그녀의 눈에 맺히는 눈물을 보곤 포기한다. 서로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엇갈리고 마는, 남자와 여자의 타이밍이다.
"열 팽창? 완전 간단한 거 아냐?"
"내 경우엔, 가슴을 따뜻하게 하면 조금 더 커질 수 있는 걸까나?"
"여기 봐, 신지!"
"……?"
"Back Roll Entry!"
10화로 가자. 여행을 포기한 세 명의 파일럿은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담으로 신지만 입수하지 않고 숙제를 하고 있는데, 16화에서 그가 사실 수영을 할 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무튼 아스카는 왠지 자꾸만 신지의 시선을 끌려고 한다. 괜히 가슴을 신지 얼굴 가까이 대기도 하고, 열의 팽창을 자기 가슴에 비유하는 등. 물론 소심한 신지는 얼굴만 붉힐 뿐 그녀가 원하는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잠시 뒤 물에서 나오는 레이에게 신지의 눈이 가는데, 눈치를 챈 것일까, 아스카는 일부러 신지를 불러 그의 시선을 자기에게로 돌렸다.
"신지…?!"
"…바보, 무리하고 있잖아."
다행히 끝은 좋은 날이었다. 용암 속에서 위기에 처한 아스카를 구한 게 바로 신지였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아스카는 그 사실을 굉장히 기쁘게 여겼다. 그녀가 바라는 신지의 모습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아스카는 다시 한 번 마음을 열게 된다.
아스카 "있지, 신지, 키스해 볼래?"
신지 "응? 뭐라고?
아스카 "키스 말야. 너 한 적 없지?"
"…응."
"그럼, 하자!"
"뭐?! 왜?"
"심심하니까!"
15화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이 나온다. 데이트를 부탁 받았던 아스카는 남자가 별로란 이유로 자리를 뜨고 집에 온다. 신지 혼자 있다는 사실을 그녀도 알았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에 대한 또 하나의 작은 증거가 된다. 신지의 첼로 연주를 듣고 감탄하며 칭찬하는 아스카. 마침 미사토가 늦을 거라는 전화가 왔고, 또 한 번 집 안에 둘 뿐인 시간이 왔다. 아스카는 제법 강한 수를 놓았다. 갑자기 신지에게 키스를 요구하는 그녀. 분명 적극적인 자세이긴 한데, 아스카의 자존심이 허락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심심하니까!’라는 핑계가 최선이었다. 그러나 그 말을 그대로 믿은 신지는 정말로 시간 때우기 정도의 의미만 부여한 채 키스에 임했다.
"……."
그게 문제였다. 아스카가 기대한 키스는 그런 게 아니었다. 아스카는 민망해 신지의 코를 잡았는데, 그 정도면 신지가 살짝 반항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쓸 데 없이 숨을 참고 두 손은 아예 놓고 있었다. 퍼렇게 질린 채로 침만 섞고 있었다. 결국 되도 않은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아스카는 화장실로 달려가서 가글하는 흉내만 냈다. 자존심이 꽤 상했을 것이다. 그나마 남은 체면 지키겠답시고 엉뚱한 말 몇 마디 지껄여 보지만 분명 그녀, 속으론 울고 있었을 거다. 이 사건은 그녀에게 있어, 자신에 대한 신지의 거부 행위 그 두 번째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지가 미사토를 데리고 집에 왔는데, 그의 몸에선 미사토의 향수 냄새가 잔뜩 풍긴다. 그 밤, 아스카는 두 남자에게 동시에 버림을 받은 기분이었을 게다.
"라벤더 향…."
16화의 탈의실 장면에서, 아스카는 주먹으로 사물함을 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표면적인 이유야 물론 싱크로 싸움에서 신지가 아스카를 이겼다는 것인데, 사건의 배치를 고려해 보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다. 레이가 나가는 걸 기다렸던 것도 어찌 보면 신지에 대한 그녀의 마음, 아스카 본인에겐 감추고 싶은 ‘굴욕’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말로 아스카가 이 시점에서, 신지를 ‘경쟁 상대’로만 생각하고 있었다면, 레리엘 속에 흡수되었다가 귀환한 신지를 걱정해 몰래 숨어 있던 장면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스카는 여전히 신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19화에서 더미에 씐 채 3호기를 공격한 후 신지가 기절했을 때에도 아스카는 레이와 함께 그의 회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가 16화에서 화를 냈던 대상은, 신지 이전에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한 그의 반응과, 이렇게 멍청하게 남의 반응 따위에 의지하기 시작한 자신의 약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옳겠다.
아스카 "이리 줘!"
"Hallo, Mutter. (안녕, 엄마!)
Wir haben uns lange nichts gehoert. (되게 오랜만에 얘기하네요.)
Ah ha! Niemals! (에이, 아녜요!)
Er ist ein einsamer Mensch (아 걘 주로 혼자 지내는 것 같아요.)
Ja. Ja. Wirklich? (네, 네, 정말?)
Das ist aber toll. Fantastisch! (그거 대단하네요, 굉장해!)
Ich werde jetzt ins Bett gehen. (이제 자러 가야 할 것 같아요.)
Gute Nacht. (안녕히 주무세요.)"
"진짜 엄마 아냐. 그치만 싫은 건 아냐. 조금 어색할 뿐."
"……?! 왜 내가 너한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건데?!"
22화로 가자. 최근 2호기를 타고 있으면 미친 쿄코의 모습이 자꾸 보인다. 함께 죽어 달라는 엄마의 싫은 그 모습. 저녁을 먹던 중 독일에서 전화가 온다. 아스카 엄마란다. 관심을 보이는 신지에게 지금의 엄마는 진짜 엄마가 아니라는 걸 설명하고 잠깐 진심 섞인 얘기를 하는 아스카. 그러다 문득 대화 상대가 신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곤 불쾌하다는 듯 화를 냈다. 본인도 몰랐고, 알았어도 인정할 수 없었겠지만, 그녀의 마음은 아직도 신지에게 열려 있었던 것이다.
"…기분 나빠…."
"미사토랑 바보 신지가 있던 물에 누가 들어갈 것 같냐.
미사토랑 바보 신지가 사용한 세탁기 따위 누가 쓸 것 같냐.
미사토랑 바보 신지가 사용한 화장실 따위 누가 쓸 것 같냐."
"미사토 싫어, 신지도 싫어, 퍼스트는 더 싫어! 아빠도 싫어, 엄마도 싫어! 그치만, 나 자신이 제일 싫어!"
"다 됐어, 너무 싫어! 어째서 내가, 내가!"
늦은 저녁, 화장실 안에 가만히 선 아스카. 눈에 보이는 것은 미사토와 신지가 차례로 몸을 담갔던 욕조의 물. 아스카는 화가 나는 것이다. 두 사람이 쓰던 화장실을, 세탁기를, 욕조를 왜 내가 함께 쓰고 있지? 앞선 리뷰에서 설명한 대로 물이란 사람의 마음을 상징하는 물질이다. 그러니까 이 장면에서 아스카가 마개를 뽑고 욕조 물을 흘려 버리는 것은 곧 두 사람의 마음을 자신과 더는 공유하지 않겠다는 거부의 표현과도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마음을 신지가 거절했으니까. 그 분함을 잊지 못해서, 더 정확히는, 그런 사소한 일에 얽매이는 자신이 한심해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의지할 데도 없는데, 자존심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이어 아라엘과 싸우게 된 아스카는 제루엘 전에서의 완패 등으로 컨디션이 바닥을 찍은 상태였다. 그래도 레이 뒤에는 설 수 없어, 명령을 어긴 채 어떻게든 앞에 나섰다. 그런 그녀에게 정신 공격을 강행하는 사도.
거부, 걱정, 분리, 집착, 의존, 결여, 죽음, 나는 인형이 아냐! 같이 죽어 줘! 난 네가 싫어!
비디오 버전에만 있는 텔롭
아라엘은 우선 아스카의 심층 의식 속에 박힌 여러 키워드를 꺼낸다.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죽음이란 단어가 높은 빈도로 나오고 있다. 그런데 TV 방영 당시 편집 처리 되었던 텔롭이 있어 짚고 간다. ㅅㅅ라는 단어인데, 워낙 이미지가 강한 단어인 탓에 비디오 버전에만 남아 있다. 정신 공격 장면 중 형태를 파악할 수 없는 글자는 모두 ㅅㅅ라는 단어를 하얀 칠로 덮은 것이고, 이는 아라엘의 정신 공격을 겁탈 행위로 해석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죽음과 ㅅㅅ, 그에 대한 혐오와 미묘한 동경 속에서 아스카는 살았던 셈이다.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입니다. 잘 부탁해요!" / "너, 바보야?"
"찬-스!" / "그러니까 날 봐요!"
다음 장면을 보자. 익숙한 아스카의 모습이, 목소리만 달리 하고 반복하여 나온다. 그녀가 자주 하는 행동과 유명 대사를 여러 성우가 대신 맡아 연기한다. 순서는 미사토, 레이, 히카리, 리츠코, 그리고 마야. 꽤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장면이다. 전혀 다른 사람이, 개인의 행동과 버릇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면, 그 개인의 자아를 별개의 것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아스카는 그렇다고 말한다. 나를 모방할 수는 있어도 그건 진짜 내가 아니야. 나를 만드는 건 따로 있어. 혹시 그녀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아스카가 되기 위해, 억지로 높은 곳에 서려고 했던 건 아닐까? 남과 다르게 되고 싶어 외로움을 견디며 혼자이길 선택한 건 아닐까?
"도와 줘, 도와 줘요! 카지 씨!"
과연 바로 다음 장면에서, 아스카는 혼자 선로 위를 걷고 있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순간, 길을 온통 막으며 역행하는 정체 모를 넋의 집단이 나타난다. 기괴한 모습을 한 그들을 자세히 보니 아스카 자신이었다. 여태 본 적 없는 자신의 다른 모습, 아스카는 두려웠다. 이어 저 멀리 보이는 그림자. 카지라고 생각해 크게 불렀는데, 아무 대답이 없다. 아스카에게 카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나?
카지 "아스카는 아직 어리잖니."
사도는 그 해답을 찾으려는 듯 아스카 안에 있는 카지를 꺼내 본다. 즉시 나온 장면은 바로 15화, 카지의 품에서 미사토의 향수 냄새를 맡았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그녀의 마음은 그 날의 풍경을 미묘하게 바꿔 놓았다. 향수 냄새 대신에, 카지의 품에는 쀼루퉁한 표정을 짓고 신지가 서 있는 것이었다. 그는 아스카 안에 존재하는 신지이다. 자신의 마음을 거절했는데, 카지는 신지만 감싸고 있다. 두 사람은 아스카를 집에 둔 채 문 밖으로 나선다. 두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좌절한 그 밤의 충격이, 아직도 그녀 마음에 고스란히 남아 있던 것이다.
"왜 네가 거기에 있는 건데!"
동시에 이 장면은, 본래 아스카가 마음을 쏟은 유일한 남자가 카지였는데, 어느 순간 신지라는 녀석이 그 자리에 함께 있게 됐다는 비유이기도 하다. 아스카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네가 뭔데 그 자리에 서 있는 건데? 어째서 네가 감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내 마음을 이리도 아프게 만드는 건데? 그렇다. 이게 바로 그녀의 마음에 대한 해답이다. 그녀 스스로도 인정하기 싫은 진심이다. 아스카는 신지를 좋아하고 있었다. 신지는 아스카를 잡아 주지도, 구해 주지도 않았는데, 그녀도 모르는 사이 신지는 마음 한 가운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아라엘에게 공격을 당하는 중에도, 그녀는 은밀히 신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허나 그는 오지 않았다. 사도의 겁탈로 철저히 망가진 후, 그녀는 카지에게, 그녀가 되고 싶었던 어른에게 묻는다. 어떡하면 좋으냐고. 카지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를 구한 건 레이였다. 그 한심한 꼴을 보면서 신지는 참 다행이라고 했다. 아스카는 살기 싫었을 것이다. 그런데 알미사엘 전에서는, 위험에 빠진 레이를 구하기 위해, 신지가 등장하는 것이다. 내게는 오지도 않았으면서! 신지는 레이를 구하려고 했고, 아스카를 버리려고 했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스카는, 이미 마음으로는 죽은 사람이었다.
쿄코 "…죽게 하지 않겠어."
아스카 "…엄마!"
아스카가 눈을 뜬 곳은 2호기의 플러그 내부. 바깥은 상황이 나쁘다. 폭격 때문에 2호기도 흔들리고 있다. 다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같이 죽어 달라는 목소리. 그런데 또 한 사람의 목소리가 있다. 역시 엄마였는데, 뭔가 달랐다. 여태 잊고 있던, 진짜 우리 엄마! 너는 죽으면 안 돼. 내가 지킬 거야. 아, 아스카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자식을 지키려는 어머니의 마음. 그게 바로 에반게리온의 AT 필드였다. 그러나 부활은 오래 가지 않았다. 모든 마음을 무력하게 만드는 롱기누스의 창 앞에 2호기는 무릎을 꿇고 만다. 다시 한 번 겁탈을 당하는 아스카. 그녀는 바보 신지 따위 기대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녀의 말하기 방식을 감안해 보면, 전투 중에 그런 말을 꺼냈다는 건 역시, 혹시나 하는 기다림을 마음에 깔고 있었던 것 같다. 아스카의 신지에 대한 마지막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신지는 그녀의 부름에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바보 신지 따위, 기대할 수 없는데!"
끝으로 신지가 아스카의 목을 처음 조르는 장면으로 간다. 이 부분은 사실 다양한 측면에서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는 중대한 장면이라 다음에 또 자세히 다룰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아스카 입장에서만 봐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 싶다. 아스카는 항상 기다리고 있었다. 신지가 자신을 구할 날을. 그러나 신지는 결국 오지 않았다. 두 번이나 겁탈을 당하는 와중에도 신지는 오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을 거절한 신지가, 보완에 앞서 두려움에 떨며 그녀에게 구해 달라고 소리를 치든 식탁을 엎든, 그녀가 흔쾌히 그의 손을 잡아 주고 싶었겠는가. 신지가 싫기 때문이 아니라, 좋아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녀의 자존심을 뭉갠 소년에게, 진심과는 별개로, 잠깐이라도 좋으니 자기가 느꼈던 아픔을 전하고 싶었을 게 분명하다. 아스카는 신지를 보며 가엾다고 차갑게 얘기했다. 자신과 꼭 같은 상황이란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신지 "날 좀 구해 줘, 응? 아스카가 아니면 안 된단 말야."
아스카 "-싫어."
에반게리온의 많은 캐릭터가 그렇지만, 아스카도 다른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는 방법을 모른다. 사실 그녀의 마음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간단하다. 신지가 누구라도 좋으니 자신의 마음을 배신하지 않고 함께 있어 줄 사람을 갈망했다면, 아스카는 다만, 자신과 진심을 나눌 단 한 사람을 찾고 싶었을 뿐이다. 여태 그녀가 바라던, 또 받았던 건 군중의 주목과 관심이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려는 중에 그녀도 알게 됐을 것이다. 정말 필요한 건 사람의 진심이다. 마음의 빈 곳을 채울 수 있는 건 진짜 사랑이다. 그래서 카지에게 기댔는데, 그는 어리다는 이유로 그녀를 거절했고, 그래서 신지에게 마음을 열었는데, 두 사람의 마음은 어긋나고 말았다.
"…가엾구나."
BGM Thanatos - If I Can't Be Yours (Loren & Mash)
Now it's time, I fear to tell
이제 시간이 됐어요, 말하기 두렵지만
I've been holding it back so long
오래 전부터 이 말을 담아 두고 있었어요
But something strange deep inside of me is happening
내 마음 안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I feel unlike I've ever felt and it’s making me scared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기분, 그래서 두려워요
That I may not be what I think I am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이 아닌 것만 같아서
"니가 전부 내 것이 되지 않는다면, 나, 아무 것도 필요 없어!"
보완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그러니까 나와 너의 경계가 허물기 시작하는 공간에서, 아스카는 신지에게 말했다. 네가 완전히 내 것이 되지 않으면 나,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사실 별로 어려운 말도 아니다.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뿐, 아스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내가 네 것이 될 수 없다면 나, 견딜 수 없을 거라고.
What of us? What do I say?
우린 대체 뭘까요? 뭐라고 하면 좋나요?
Are we both from a different world?
우리 두 사람은 다른 세계에서 온 걸까요?
'Cos every breath that I take, I breathe it for you
숨을 쉰다는 게, 전부 그댈 위한 한 숨, 한 숨이라서
I couldn't face my life without you
당신 없는 삶을 마주할 수가 없어요
And I'm so afraid there's nothing to comfort us
우리를 위로할 그 어떤 것도 없다는 게 너무 무서워요
What am I
난 대체 뭐죠
If I can't be yours….
내가 만약 그대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인류의 보완이 시작된다.
[에반게리온] 31. 신지,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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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오늘도 장난이 아니긴 한데... 설 연휴를 겸하여 1주 뒤에 뵙는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 괜...찮죠? ^.^ㅋ 미리 메리 설! 31편은 그러니까 다음 주 화요일 늦은 밤에 들고 오겠습니다. 벌써 30편이네요, 징그럽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은 것 같네요. 신지의 개인 리뷰는 한 편으로 구성하는 걸로 결정했슴다. 워낙 다른 캐릭터와 붙여 이미 설명한 내용도 많은 편이고 또 남은 부분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얘기 때 포함될 것이라 말이죠. 아무튼,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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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에반게리온작품내에서 변동폭이 가장 크며 보는사람에 있어서 간접적인 느낌을 크게 와닿게 하는 존재.. 사람을 기피하기만 하는 신지나... 철저히 자신을 모르는 레이나... 그외의 모든 어두움만을 내비치는 캐릭터들속에서... 가장 밝은 가면을 쓰고 나타나고.. 가장 밝고 쾌활한 이야기로 이끌어가지만... 결국 무너질수밖에 없는... 어찌보면 현대인들과의 접점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미사토가 철저히 밝은 외향의 가면을 쓴 현대인이라면 아스카는 자존심(자기위치의 권위의식이랄까)을 가진 현대인쯤 볼수있을까요.. 아무쪼록 이 두명의 캐릭터가 어떻냐에 의해 작품의 내용자체가 달라지니까요.. 어찌보면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아닐까 합니다. 아, 물론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아스카의 캐릭터 자체로보면.. 어둡다못해 헬게이트 수준의 딥다크한 에반게리온에서 청량제와같은 존재이기도 하니까... 그 캐릭터의 변동폭에 의해 작품이 좌지우지하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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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서 아스카가 사랑스러운 소녀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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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에반게리온작품내에서 변동폭이 가장 크며 보는사람에 있어서 간접적인 느낌을 크게 와닿게 하는 존재.. 사람을 기피하기만 하는 신지나... 철저히 자신을 모르는 레이나... 그외의 모든 어두움만을 내비치는 캐릭터들속에서... 가장 밝은 가면을 쓰고 나타나고.. 가장 밝고 쾌활한 이야기로 이끌어가지만... 결국 무너질수밖에 없는... 어찌보면 현대인들과의 접점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미사토가 철저히 밝은 외향의 가면을 쓴 현대인이라면 아스카는 자존심(자기위치의 권위의식이랄까)을 가진 현대인쯤 볼수있을까요.. 아무쪼록 이 두명의 캐릭터가 어떻냐에 의해 작품의 내용자체가 달라지니까요.. 어찌보면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아닐까 합니다. 아, 물론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아스카의 캐릭터 자체로보면.. 어둡다못해 헬게이트 수준의 딥다크한 에반게리온에서 청량제와같은 존재이기도 하니까... 그 캐릭터의 변동폭에 의해 작품이 좌지우지하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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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아스카 다이스키 ♥ 아스카 다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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