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에서도 썼던 글에 살을 덧붙여 여기에도 올려 봅니다)
공식에 대한 팬덤의 저항, 생산자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의 일환으로서의 오프라인에서의 물리적 폭력, 물리적 테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스타워즈나 닥터후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이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2019년에 일본에서 있었던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테러 사건 같은 일이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인수해서 제작하고 있는 디즈니나 닥터후를 제작하는 BBC 같은 쪽에서 대신 벌어졌다면 과연 스타워즈 팬덤이나 닥터후 팬덤의 반응이 어떠했을까. 그런 생각을 항상 지울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이 연장선상에서, 에반게리온 다카포의 결말에 대해 분노한 에바 팬덤이 안노나 그 가족에게 온라인을 넘어서서 오프라인에서 직접 물리적 테러를 가했다면 과연 세간의 반응은 어떠했을 거고 안노 본인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거기서 안노가 뒈졌다면 본인이 반응을 남길 수가 없었겠지만.
아무튼 에바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에바 팬덤의 안노와 그 부인에 대한 인신공격 덕에 신 울트라맨 후속작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어서 울트라맨 팬덤을 위시한 특촬 팬덤 쪽에선 에바 팬덤에 대해 불만이 엄청 많단 얘기도 있고 하거든요(우리나라 디시만 봐도 이 건 덕에 울트라맨 갤러리 쪽에선 에반게리온 갤러리에 잔뜩 서식하는 안노까들에 대해 인식이 무지 안 좋아졌었기도 했었죠). 오프라인에서의 물리적 폭력도 아니고 온라인에서의 언어폭력만으로도 그 정도 사태가 벌어져서 안노 개인에게도 실제로 정신적 상처를 줬고(애초에 에바 팬덤의 의도가 그거였기도 하지만) 또 츠부라야 프로덕션의 비즈니스에도 어느 정도 피해를 줬던 거죠. 근데 이게 특촬 팬덤의 입장에서는 에바 팬덤이 참 아니꼽게 보일 수밖에 없지만, 또 에바 팬덤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명분을 갖춘 정당한 저항활동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또 건담 얘기가 나올 때에도 그런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긴 합니다. 여기 애이게는 몇 년 전 건덕후들하고 초전자포와 아쿠에리온 에볼에 데였던 사람들이 나가이 타츠유키와 오카다 마리를 너무 까댔던 거 때문에 역풍을 맞고 잠잠해졌지만, 그런 일이 없었던 유게 같은 경우는 또 이야기가 다르거든요. 한동안 애이게와 비슷하게 나가이 오카다 좀 그만 까란 얘기가 좀 나왔다가 요샌 도로 롤백된 거 같기도 하고 그럽니다.
당장 저도 나가이와 오카다 보고 제발 좀 모로사와처럼 뒈지라 저주하다 너무 나갔단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는 입장에서, 여러모로 감상에 젖게 되더라고요. 철혈에 분노해서 건덕후들이 나가이와 오카다에게 오프라인에서 물리적 테러를 가했다면? 시드 시뎅에 분노해서 건덕후들이 후쿠닭과 모로사와에게 오프라인에서 물리적 테러를 가했다면? 후쿠세기에 분노해서 건덕후들이 후쿠이와 카토키에게 오프라인에서 물리적 테러를 가했다면? 그건 과연 건담 팬덤의 정당한 저항활동인가? 여러모로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이라면 몰라도 일본 현지에선 건덕후들이 모인 건담 팬덤 자체가 안 그래도 사회적 평가가 나쁜 오타쿠 집단 중에서도 특히나 영 안 좋은 평을 받는 집단이란 사실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결과야 뻔하다는 것도 있고 해서...
그런 생각을 항상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쿄애니 방화범의 테러 동기는 참 한심하기 짝이 없었지만, 자신이 증오하는 대상을 향해 온라인을 넘어서서 오프라인에서 직접 물리적 폭력을 실행한다는 용기 하나는 참 가상하다는 양가감정도 느껴졌었거든요.
온라인에서만 불평을 늘어놓고 오프라인에서 행동에 나서지 않는 입만 살아 있는 저 같은 자들보다는, 그렇게 오프라인에서 행동에 나서는 것이 공식의 만행에 대해서 팬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고, 생산자에 대해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지 않을까 싶단 생각도 들어서 말이죠.
하지만 그 뒤에 나비효과로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또 생각이 달라지게 될 수밖에 없고요. 당장 에바 팬덤이 안노를 상대로 일으킨 불상사가 있었으니. 건담 쪽을 생각해봐도, 모로사와야 이미 뒈진 사람이니 상관 없다 쳐도 살아 있는 사람이 테러를 당하게 되면 당장 반남부터가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게 뻔하겠죠.
스타워즈나 닥터후, 에바라던가 건담 같은 사례들을 생각할 때마다 참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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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쿄애니 방화범 같은 놈은 그냥 쓰레기 과대망상증 환자고요. 그런 놈한텐 단 한 줌의 동질감이라도 느끼시면 안 됩니다. 소비자가 맘에 안 드는 작품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건 불매와 안티 감상문 작성 정도가 아닐까요? 그 이상은 선 넘는 거죠. 그리고 그 안티 감상을 표명할 때도 앞뒤가 맞고 근거가 명확해야 일정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거지 걍 아스카랑 커플 안 되서 열 받는다!! 크아아! 정도 수준이면 딱 똑같은 분들끼리만 통하는 소수의 언어가 될 뿐이죠. 참고로 전 신에바엔 대략적으론 찬성 쪽이지만 읽어보고 상당 부분 납득했던 안티 소감도 있었습니다. 대략 연출적인 면이 기존 에바나 실사 포함한 감독의 타 작품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감상이었는데 원전인 울트라맨이나 고지라까지 비교 대상으로 가져와서 항목별로 설명을 하시니 의견은 반대라도 납득은 가더군요. 그리고 에반게리온 안티는 25년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정말 찻잔 속의 태풍입니다. 그게 정말 다수의 의견이라면 흥행 수익 100억엔을 채울 리가 없을 테니까요. 안노 감독도 불특정 다수의 의견에 빡쳤다기보다는 오카다 토시오 전 가이낙스 사장 같은 특정 인플루엔서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한 거고요. 암튼 에바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이더라도, 확실한 이론적 기반이 있어야 제대로 된 안티 노릇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시드나 칩펀즈 같은 작품들의 안티 분들은 과거의 조폭 영화를 가져오던가 극우적인 소재를 지적하던가 일단 근거는 명확했어요. 그리고 불매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죠. 예를 들어 스타워즈 같은 건 매상 떨어지니까 아 뜨거라 하면서 라제 방향으로 가던 영화 계획이 중지되고 드라마 위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니까요. 다만 에바는 커플링 신경쓰는 층보단 걍 보거나 완결만을 바라거나 평범하게 납득한 층이 더 많아서 평범하게 히트를 친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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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쿄애니 테러범은 피해망상 환자의 테러질이므로 이런데 꺼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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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로 실행한 시점에서 어떻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콩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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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하긴 그래도 익명으로 안노를 욕한 일반적인 에바 팬이라면 몰라도 자기 실명으로 안노를 욕한 오카다 토시오 그 양반은 진짜 무슨 생각인지 모를 인간이더군요. 정말 소송 걸리는 게 두렵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뭐, 안노 보고 치를 떤 사람들에게 밑바닥에는 더 밑바닥이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게 오카다 토시오와 사다모토 요시유키를 비롯한 다른 가이낙스 창립 멤버들의 실상이긴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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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토시오는 안노 감독을 욕한 건 아니고요. 마리=모요코 여사 썰을 거의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는 유튜브 생방을 가졌던 것이 문제가 된 겁니다. 안노 감독은 가족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는군요. 근데 아무 생각 없이 평범하게 보면 거의 그렇게 보이는데… 참고로 오카다 토시오 유튭 채널은 해당 사건 이후로 오히려 더 유명해져서 구독자가 따따불이 됨. 전 아직도 둘이 작품과 채널 선전을 위해 인터넷상에서 짜고 차는 고스톱을 쳤다는 의혹을 버릴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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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로 실행한 시점에서 어떻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콩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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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류
아 그리고, 쿄애니 테러범은 피해망상 환자의 테러질이므로 이런데 꺼내지 마세요. | 22.10.24 2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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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명백한 피해망상증 환자인 쿄애니 방화범은 둘째치고라도, 에바 팬덤이 안노 상대로 일으킨 불상사만 해도 누구를 소송대상으로 삼아야 할 지 특정할 수 없었다는 거 때문에 실제 소송으론 안 갔지만 소송대상을 명확히 특정할 수 있었다면 당장 안노 개인이나 츠부라야가 소송을 걸 만한 사안이긴 했으니 세상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미 충분히 범죄 레벨이긴 했네요. 에바 팬덤에 편승해 안노 일가에 대한 인신공격에 자기 이름을 대놓고 걸고서 가담했던 그 오카다 토시오(아이러니하게도 이 양반도 가이낙스 창립 멤버)는 소송 안 당한 게 참 용한 상황이었고 말이죠. | 22.10.24 2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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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쿄애니 방화범 같은 놈은 그냥 쓰레기 과대망상증 환자고요. 그런 놈한텐 단 한 줌의 동질감이라도 느끼시면 안 됩니다. 소비자가 맘에 안 드는 작품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건 불매와 안티 감상문 작성 정도가 아닐까요? 그 이상은 선 넘는 거죠. 그리고 그 안티 감상을 표명할 때도 앞뒤가 맞고 근거가 명확해야 일정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거지 걍 아스카랑 커플 안 되서 열 받는다!! 크아아! 정도 수준이면 딱 똑같은 분들끼리만 통하는 소수의 언어가 될 뿐이죠. 참고로 전 신에바엔 대략적으론 찬성 쪽이지만 읽어보고 상당 부분 납득했던 안티 소감도 있었습니다. 대략 연출적인 면이 기존 에바나 실사 포함한 감독의 타 작품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감상이었는데 원전인 울트라맨이나 고지라까지 비교 대상으로 가져와서 항목별로 설명을 하시니 의견은 반대라도 납득은 가더군요. 그리고 에반게리온 안티는 25년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정말 찻잔 속의 태풍입니다. 그게 정말 다수의 의견이라면 흥행 수익 100억엔을 채울 리가 없을 테니까요. 안노 감독도 불특정 다수의 의견에 빡쳤다기보다는 오카다 토시오 전 가이낙스 사장 같은 특정 인플루엔서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한 거고요. 암튼 에바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이더라도, 확실한 이론적 기반이 있어야 제대로 된 안티 노릇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시드나 칩펀즈 같은 작품들의 안티 분들은 과거의 조폭 영화를 가져오던가 극우적인 소재를 지적하던가 일단 근거는 명확했어요. 그리고 불매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죠. 예를 들어 스타워즈 같은 건 매상 떨어지니까 아 뜨거라 하면서 라제 방향으로 가던 영화 계획이 중지되고 드라마 위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니까요. 다만 에바는 커플링 신경쓰는 층보단 걍 보거나 완결만을 바라거나 평범하게 납득한 층이 더 많아서 평범하게 히트를 친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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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하긴 그래도 익명으로 안노를 욕한 일반적인 에바 팬이라면 몰라도 자기 실명으로 안노를 욕한 오카다 토시오 그 양반은 진짜 무슨 생각인지 모를 인간이더군요. 정말 소송 걸리는 게 두렵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뭐, 안노 보고 치를 떤 사람들에게 밑바닥에는 더 밑바닥이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게 오카다 토시오와 사다모토 요시유키를 비롯한 다른 가이낙스 창립 멤버들의 실상이긴 했습니다만... | 22.10.24 2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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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번호-00000000
오카다 토시오는 안노 감독을 욕한 건 아니고요. 마리=모요코 여사 썰을 거의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는 유튜브 생방을 가졌던 것이 문제가 된 겁니다. 안노 감독은 가족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는군요. 근데 아무 생각 없이 평범하게 보면 거의 그렇게 보이는데… 참고로 오카다 토시오 유튭 채널은 해당 사건 이후로 오히려 더 유명해져서 구독자가 따따불이 됨. 전 아직도 둘이 작품과 채널 선전을 위해 인터넷상에서 짜고 차는 고스톱을 쳤다는 의혹을 버릴 수가 없음… | 22.10.24 20: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