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달라는 말을 다크시드한태 서 들렸다는 게 정말이야?"
"응. 내가 들은 바로는 그랬어. 그리고 그 사람은 몸 안에 빨려 들어가 듯 사라졌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말에 몇 번이고 재차 되물어봤지만 세아의 말은 한결 같았다.
놀란 건 루시펠 뿐만 아니다.
함께 듣고 있던 유진 또한 같은 심정이다.
자신을 처참한 모습으로 만든 다크시드에게서는 어떠한 사람의 모습도 그런 말도 들은 기억이 없었다.
"아무래도 고유 능력의 힘인가."
"고유 능력?"
"예전 어떤 이에게 들은 말로는 강제 계약을 한 마법소녀는 그 계약자 만의 고유 능력이 생긴다고 하던데. 아마, 그 힘인 것 같아."
"네? 강제 계약이라니 그런 얘긴 처음 들어봐요."
"세아는 나와 강제 계약을 이행한 상태야. 너와 담당자가 이행한 일반 계약과는 차원이 다른 방식이지."
유진의 물음에 루시펠은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저기. 뭔가 앞 뒤 다 잘라 먹고 얘기하면 못 알아듣잖아."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담당자도 없고, 이런 몸으로는 더 이상 다크시드와 싸울 수 없어."
정곡을 아주 정확하게 찌른 루시펠의 말에 유진은 힘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만다.
그 행동을 본 세아는 심술이 난 얼굴로 그의 귀를 세게 잡아 당겨 한 소리 했다.
"잠깐! 지금 뭐 하는 거...아파! 아프니까 이거 놔."
"못 됐어. 그러는 거 아냐."
"내가 뭘 했다는 거야."
금세 새빨개진 귀를 부여잡고 씩씩 거리자 세아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시선을 돌렸다.
"괜찮아요. 그의 말이 사실인 걸 요. 그리고... 저, 더는 무서워서 마법소녀 그만둘까 해요."
"네? 갑자기 왜..."
"이번에 느꼈어요. 저도 그렇고 제 담당자 분도 그렇고. 제가 힘이 더 강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모두 제 잘 못이에요. 제가 나약해서..."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세아는 그 말을 듣고는 유진의 어깨를 잡고 큰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기죽은채 약한 소리만 하면 정말 한도 끝도 없이 자신 스스로가 약해져요. 강해진다. 나는 강하다.
이렇게 힘이 나는 말을 해야 주눅 들지 않고 마음도 강해 질 수 있어요."
"세아 씨..."
"전 마법소녀 한지 바로 어제 라구요! 유진 씨가 저보다 선배이신데 후배 한태 좋은 모습을 보여야지
그렇게 약한 소리 하면 제가 무얼 보고 배우겠어요!
자, 힘 빠지는 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앞으로 저랑 함께해요."
두 손을 꼬옥 잡고 열정 가득 찬 눈을 보이자 유진은 글썽 거리던 눈물을 훔치고는 세아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나 아픈 몸을 세아가 갑작스럽게 힘을 세게 준 나머지 저릿해진 반응에 깜짝 놀라 몸이 추욱 쳐졌다.
세아도 그 반응에 놀라 침대에 눕혀 주었다.
"우선은 몸을 쉬게 해요. 마침 주말이라 학교는 쉬는 날 이고, 부모님은 주말에도 출근을 하셔서 집에는 저 밖에 없어요."
"네. 정말로 감사해요."
옆에서 유진의 상태를 지켜보던 루시펠이 그녀에게 다가가 골절 상을 당한 왼 팔에 손을 얹고 무어라 중얼거렸다.
"이제 팔을 움직여봐."
"네? ...거짓말. 팔을 움직일 수가 있다니."
무슨 영문인지 유진의 골절 된 왼 팔이 멀쩡하게 움직여졌다.
그것을 확인한 루시펠은 이번에는 다리에 손을 얹고 아까와 같이 중얼거렸다.
"어, 어떻게 하신 거에요? 이제 다리도 다시 움직일 수 있어요."
"굉장해! 그런 것도 할 수 있어?"
"내 힘을 조금 불어넣어서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해두었어. 영구 적인 건 아니야."
"그래도 움직일 수 있게 해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해요."
"이참에 미리 병원 가서 진료를 받으셔서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네. 그렇게 해야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유진은 감사의 인사를 건 낸 후 곧 장 스마트폰을 이용해 택시를 불렀다.
택시가 오기 전 까지 세 사람은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세아에게 선배로써 많은 조언도 해주었다.
이윽고 택시가 도착하자 부축을 받아 택시에 올라타게 됐다.
"몸조리 잘하세요."
"신경 많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택시를 탄 유진이 떠나자 루시펠이 입을 열었다.
"저 아이는 이제 더 이상 마법소녀로 될 수 없어."
"그게 무슨 말이야?"
그 말에 깜짝 놀라 루시펠을 바라보자 그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얘기했다.
"마법소녀의 힘은 담당자와 계약자 서로 간에 연결이 된 힘의 고리가 존재해.
하지만 그 담당자가 소멸이 돼 버렸으니 마법소녀의 힘도, 반전 세계로 가는 능력도 모두 잃게 되었지."
"그렇다면... 유진씨는 이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거야?"
"그래. 하지만 그 방향성이 좋은 쪽도 아니게 돼."
"이걸로 마지막입니다. 네. 이 주변의 다크시드는 전부 처분 되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만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시길."
"네."
방금 전 반전 세계에서 또 다른 마법소녀와 다크시드의 전투가 종전이 되었다.
마법소녀는 그 어떠한 생채기도 남지 않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품위를 유지한 채 자신의 담당자와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거기 숨어있는 거 알고 있습니다."
연락을 마치고는 어딘가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목소리의 응답으로 어느 한 엄폐물 뒤에서 또 다른 다크시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설마, 그 많은 상대를 단 홀 몸으로 싸워서 이길 줄이야..."
"그들이 싸우는 동안 거기 숨어서 계속 지켜본 건가요? 비열하군요."
"...비열? 글쎄. 내가 왜 전투에 참전하지 않고 지켜봐 왔는지 그 비밀을 지금부터 알려주도록 하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크시드는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자신의 몸을 팔로 감싼 채 거친 숨을 내쉬며 몸을 떨자 주변의 대기가 흔들렸다.
모든 힘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는 참인지 계속해서 엄청난 기세를 내뿜자
이내 곧 그의 전신에서 보라 빛의 무언가가 발산되고는 행동과 떨림이 멈췄다.
"오래 기다리게 했군. 자, 2차 전을 시작해볼까?"
힘을 끌어올린 다크시드의 모습은 아까 전 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신에서 발산되는 무언의 기운이 주변의 공기가 매우 무겁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매섭게 노려보는 그의 보라 빛의 안 광은 쳐다 보는 것 만으로도 소름이 끼쳤고,
눈과 눈을 마주친 순간 이미 몇 번의 공격을 당했을 법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무시 무시하리 만치 강해진 다크시드.
그에 반면 마법소녀는 아무런 동요조차 하지 않았고, 천천히 그를 마주 보았다.
그 순간...!
"...끝입니다."
"뭣?!"
분명히 눈앞에서 대적하고 있던 마법소녀가 어느 순간 다크시드의 등 뒤로 서 있었다.
대체 언제였을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나타났다.
아니. 정확하게 는 사라지는 것 조 차 포착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행동은 너무 나도 빨랐기에.
이미 눈으로 쫓을 수 없을 만큼 단 한 순간에 벌어진 일로 인해 깨닫는 것 조 차 한 박자 느렸다.
"그 비밀을 알지 못해 아쉽네요. 어차피 관심도 없었지 만 요."
"바보 같은...?!"
뒤늦게 벌어진 참상에 다크시드는 자신의 상황을 깨 닫으려는 순간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것에 눈길조차 주지 않은 마법소녀는 자신이 사용한 예리한 무기를 휙 하고 허공에 내리 그어 형태의 조각을 털어냈다.
제 역할을 다한 무기가 그녀의 손에서 사라지자 곧 장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반전 세계를 벗어났다.
"실로 굉장한 성장이야. 오히려 내가 탐이 나는 걸?"
"제 계약자를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저와 한번 해보겠다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크헙! ...정정할게."
마법소녀가 사라지고 난 자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레피엘과 라구일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전의 마법소녀의 담당자는 레피엘.
어쩐지 분위기와 강함이 서로 매우 비슷하다고 봐도 이상치 않는다.
"그보다. 알아보고 있다는 정보는 알아냈어?"
"정보는 이미 진 작 에 알아냈지만 어디에 숨어있는지 까지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성가신 놈이야. 빨리 찾아내서 손을 쓰지 않으면 이제 막 계약 된 마법소녀들이 녀석의 먹잇감이 되겠어.
가뜩이나 인원 부족해 죽겠는데 그런 놈이 마구잡이로 휘젓고 다니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오겠지?"
"방금 우리라고 하셨나요? 죄송합니다 만 그 '우리' 라는 거에 저는 넣지 말아줄래요?
라구일과 다르게 제 계약자 들은 아주 유능한 마법소녀들 이니까요."
"아...그러셔? 칫."
레피엘의 비꼬는 말에 빈 정이 상한 라구일은 툴 툴 거리며 저만치 떨어지더니
한 손에 번개의 힘이 깃든 창을 만들어 내어 분 풀이 삼아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손에서 벗어난 창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 정확히 날아간 방향의 주변에 있던 다크시드의 머리를 강타했다.
"명중이네요. 그 거리가 보이나요?"
"당연하지. 이 세계의 모든 하늘은 내 눈으로 직접 감시하는 거나 다름없어."
"그렇게 잘나신 분이 왜 인원 핑계를 대시는지 알고 싶어 지네요"
"그야 물론 내가 직접 움직였다가는 마법소녀들이 할 일이 없어지게 되니까."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번개의 활을 만들어 하늘을 향해 쏘아 보냈다.
쏘아진 화살은 방금 전에 던졌던 창의 위치로 날아갔고 이윽고 하늘로 수직 상승했다.
상승한 화살은 강렬한 빛을 내뿜어 반짝이더니 곧 수 십 갈래로 나뉘어 낙하한다.
"뇌격의 소나기."
마치 소나기와 같이 번개의 비가 사정 없이 내리 꽂았다.
"대 낮부터 번개 쇼라니. 그대 답네요."
"아직 내 힘의 일부도 안 꺼냈어. 이 정도 쯤은...!?"
"그렇게 말한 것 치곤 결과가 너무 뻔한 거 아닌가요?"
힘을 사용하고 난 직후 라구일의 몸이 휘청이자 레피엘이 손가락을 튕겨 그의 몸을 바로 세웠다.
"휴. 저희들의 힘은 아직 봉인된 상태입니다. 그러기에 무리하지 말아 달라고 몇 번을 신신당부 했거늘.
뭐, 그렇게 말해도 당신은 그 성격 때문에 제가 하는 말은 일절 듣지도 않겠지 만요."
"......"
"자, 이만 돌아갈까요. 저희가 너무 관여하면 미하엘 한 태 호출 받게 될지도 모르니. 그 자의 얼굴을 보는 건 저도 사양입니다."
레피엘이 마법으로 구속(?) 한 라구일을 데리고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이상한 힘이 감지 되었다.
그것을 알아챈 레피엘은 재빨리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방어의 자세를 취하자 감지 되었던 힘이 레피엘의 머리 위로 강타했다.
"이건...!"
그녀에게 기습한 힘은 조금 전 라구일이 발휘했던 뇌격의 소나기.
하지만 그 위력은 라구일이 사용했던 힘보다 몇 배는 강력했다.
"그걸 막아내다니 역시."
"당신은?!"
"하지만 두 번째는 어떡할 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