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부터 시작 된 차세대 게임기 전쟁, 32비트 이상의 고성능 CPU와 실사 수준의 그래픽 출력 기능 등으로 무장한 차세대 게임기에서 돌아가는 타이틀이 게임 시장을 혁신적으로바꿔 놓고 있을 무렵. 닌텐도는 업계와는 다소 동떨어진 생각에 휩싸인다. 그 동떨어진 생각의 가운데 서 있던 사람은 액정 게임기의 아버지 요코이 군페이였다.
이런 시장은 안 된다 사실, 요코이는 슈퍼패미컴이 시장에 등장한 시기부터 TV를 통해서 즐기는 게임 시장이 곧 유저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까, 하는생각을 하고 있었다. 1993년부터 32비트 급의 차세대게임기가 등장, 시장은 빠르게 CD를 매체로 하는 게임 시대로진화해 갔지만 “게임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이 전부”라고생각하는 요코이에게 있어선 이런 현상들이 단지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 가는 바람처럼 보일 뿐이었다.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그에게 있어선 실사에 버금가는 화려한 영상미와 풀보이스 지원 등의 첨단 기능으로 승부하는차세대 게임들이 게임 같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개발자들은아이디어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니까 기술로만 승부하려 하고, 유저들은 타성에 젖어서 반복적으로 게임을즐기는 것뿐”이라고 강하게 비판을 가할 정도였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한 번 더, 게임의 본질로돌아가도록 시장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요코이 군페이, 그의 최후의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버추얼 유토피아 게임을 아이디어 중심으로 기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요코이는 당시 각광받고 있던 버추얼 리얼리티기술에 주목하게 된다. (주1)HMD를 사용해 눈앞에 무한의공간을 표현할 수 있는 이 기술에 심취한 요코이는 “리얼리티 기술을 응용하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완전히새로운 게임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주2)夢幻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이라고까지극찬하고 서둘러,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된다. 프로젝트명은 “버추얼 유토피아” 당시의 버추얼 리얼리티 기술이라는 것은 HMD를 사용해서 눈앞에 가상의 공간을 표현하고 우측 눈과 좌측 눈에 할당된 디스플레이 영상에 시차를 주어, 인간의 뇌가그것을 입체 영상이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시스템이었다. 처음에 요코이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액정화면을 이용해이것을 표현하려 했으나, 시차를 이용한 입체감이 살아나지 않아 실패.대체용의 화면 표시 장치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소문 끝에 결국 미국의 리플렉션테크놀러지에서제안한 “프라이베드아이”(LED를 사용한 디스플레이)라는 화면 표시 장치가 채택되게 된다. “프라이베드아이”를 이용하면 색깔은 붉은색 하나 밖에 낼 수 없었지만 영상이 굉장히 깨끗하고 다이나믹하게 표현 되기 때문에 입체영상을 표현하는 데는 그만이었다. 더구나 배속LED를 사용하게 되면 배경의 암흑이 무한정 뻗어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어 더욱 리얼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을 이용해 조그마한 HMD안에 자신만의 우주를 표현해 보이겠다고 작정한 요코이는 야심 차게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나간다. 당초 액정게임기 제작에 손댈 때부터 가볍게 휴대하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요코이였기 때문에 선글라스정도의 크기로 얼굴에 착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으나 당시의 기술로는 역시 무리. 가벼운 고글 형태의 크기까지확장하여 재설계가 시작되었으나 이번에는 CPU의 전파간섭이 문제가 되었다. 게다가 고글 형태로 써보니 무겁기까지 해서, 요코이 자신이 직접쓰고 시연해 봤지만 도저히 목이 아파서 30분 이상 게임을 즐기지 못할 정도였던 것. 결국, 디스플레이와 본체 기능을 합체시켜 테이블 톱 형태로 재차설계가 시작되고 원래 360도 전방향 디스플레이로 예정되었던 視界도 축소되어 고정형 視界로 바뀌고 말았다. 당초 하드웨어적으로 지원되고 있던 붉은색이 눈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있어하버드 대학의 안과의에 측정을 의뢰, 눈에 악영향은 전혀 없고, 오히려눈의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소견서를 받아 내어 상용화 준비도 만사 OK.
버추얼 보이 1995년 7월 21일 버추얼보이 발매. 홍보 카피는 “완전입체공간 3D DISPLAY GAME SYSTEM” 동시발매 소프트로 마리오 테니스, 테레로 복서, 갤럭티크 핀볼, 레드알람, “날아라! 파니폰” 등의 5종이딸려 전국 각지의 게임 소프트 하우스에 비치되었다. 닌텐도의 당초,예상판매량은 연간 300만대.
그러나, 전혀 팔리지 않았다.일본에서 15만대, 미국에서는 약간 선전하는가싶더니 결국 70만대로 끝난 이 수치는 게임 시장의 선두주자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던 닌텐도로서는굴욕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당초 버추얼 보이의 게임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미야모토 시게루는 닌텐도64용 소프트 제작에 바빠 참여하지 못했고, 코나미, 남코 같은 유력한 서드파티들도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초 강조 될 예정이었던 입체영상의 컨셉이 살아난 타이틀은만들어지지 않았다. 버추얼 보이에 기대했던 유저들은 닌텐도를 떠나 화려한 영상과 기술로 승부하는 다른 차세대 게임기로 눈을돌리게 되고, 버추얼 보이 프로젝트를 입안하고 제작했던 요코이 군페이는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책임을지고 닌텐도를 퇴사한다. 액정 게임의 재미를 유토피아로 연결시키고자 했던 그의 야심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닌텐도의 스피릿 결국 닌텐도는 액정게임기로 세계게임시장의 勝機를 잡았고 그 액정게임기의 모토인 아이디어 정신에 집착한 나머지, 앞서가는게임 시장의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한동안 소니에 선두 자리를 내어 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의 닌텐도의 위상은 1989년 발매한 게임보이의대히트가 게임보이 어드밴스, 닌텐도DS 등으로 이어지면서 2006년, 지금까지도 건재하다.
그러나, 아이디어와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에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기술의 발전을 간과해 버린 결과는 가혹해서 버추얼 보이의 실패 이후, 카트리지를 고집하며 1996년에 발매한 닌텐도64도 시장에서 그리 좋은 반향을 얻지 못했고 2001년에 발매한 게임큐브도 어느 정도 시장 쉐어를 차지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소니의 PS2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에도 불구하고 2004년 발매한 닌텐도DS는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인기를 계승하고, 이미 게임큐브의 판매량까지 앞지를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닌텐도DS의 멀티 스크린 디자인은 게임앤워치의 최고 히트작 돈키콩을 계승하였으며, 닌텐도가돈키콩을 통해 세계 최초로 십자 커서키를 선보였던 것처럼 닌텐도DS에서는 휴대용 게임기로서 최초의 터치패널 인터페이스를 선보인 것 등, 닌텐도의 아이디어 제일주의와, 게임의본질적인 재미로 승부한다는 스피릿은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2006년 말 발매 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게임기 Wii의 경우도 다르지않다. 가정용 게임기 사상 최초로 이색적인 무선 인식 컨트롤러를 채택한 것 자체가 1995년 버추얼 보이를 선보일 때의 제작 마인드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세계 게임 시장의 추세가 다시 한번 닌텐도가 선도하는 대로 돌아갈 것인지,그렇다면 그 추세라는 것은 어떤 형태로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인지, 전세계의 게임 유저들이이전의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 휴대폰 게임 등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한국 게임 업계는 여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 인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추세, 추세를만드는 것은 기획의 힘 한국 게임 시장도 추세라는 것이 존재한다. 1980년대 초반한국 게임 시장을 지배한 것은 액정게임기였으나 그 후, MSX로 가는가 싶더니, 다시 가정용 게임기로 옮겨 갔으며 그 이후에는 PC패키지가 한동안자리를 차지하다가 “리니지”의 출현으로 온라인 게임 추세가시작된 이후, 2006년에 이르기까지 PC 온라인 게임이라는범주 안에서 장르별, 기술적 요소별로의 추세 전환이 지속 되고 있다.
물론, 2001년~2004년과도한 버블 시기를 거친 휴대폰 게임 시장도 거론의 소지는 있지만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PC 온라인게임 시장과 상대가 되지 않으므로 예외로 다뤄야 할 것이다. 아케이드 시장의 경우는 규모의 경제가 활성화된 좋은 시장이었으나 지금까지 명맥이 유지되어 오지 못했으므로 예외로 한다. 닌텐도는 남을 벤치마킹 하기보다. 남이 하지 않는 것을 골라서하는 도전 정신, 도전 정신을 뒷받침하는 아이디어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인드가 제작 부서 전체를 지배하고있는 기업이다. 물론, 버추얼 보이의 예에서 보듯이 과도한 아이디어 중심 사고가회사에 치명적인 손해를 안겨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제작 마인드를 버리지 않고 기술의 발전 상황도고려하여 제작 마인드를 다듬고 다듬은 결과, 닌텐도DS를통해 세계 휴대용 게임기 시장 17년 연속 석권이라는 결과를 얻었고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와는 확실히차별화된 가정용 게임기 Wii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 얼마간의 시장 변동에 대해서는 풍부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된 한국게임시장의 메이저 업체들은 약간의 재정적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나, 게임시장을 이끄는 매출 상위 기업의 타이틀을 벤치마킹하기 이전에 게임으로서의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한 타이틀을 구상해 볼 여력은 갖고 있지 못한 것인가. 한국게임시장에서 닌텐도나 코나미, 스퀘어에닉스와 같은 회사들이내는 것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선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의메이저 업체들이 경제학적인 이론으로 예산 책정 및 개발 정책을 입안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나오기 힘든 개발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새로운 도전이나 게임으로서의 순수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모두 기획의 힘이지만 이런 기획의 중요성은항상 개발사 내에서 경제학적인 이론과 논리라는 장벽에 부딪혀 왔다. 그러나, 게임의 창의적인 기획,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의 도전이 경제학적인이론에 입각해서 중요한 전제 사항이라고 한다면? 기획의 힘을 경제학적인 이론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 할 수있다면 무엇이 문제였고, 대처 방안은 있는지, 잠시 포커스를 2006년으로 맞추고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의 기획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주1: headmounted display의 약자. 보안경이나 헬멧형 기기로 눈앞에 있는 스크린을 보는 영상 장치. 주로 가상 현실감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양쪽 눈에 근접한 위치에 액정 등의 소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시차를 이용한 입체 영상을 투영한다. 이용자의 머리를 향하고 있는 방향을 자이로 센서 등으로 검출, 움직임에 대응한 영상을 강조함으로써 3차원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체험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의 인공 지능(AI) 연구자 민스키(MarvinMinskey)가 1963년에 개발한 것이 최초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우주 개발, 원자로, 군사 기관 및 의료 기관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과 업무용이나 게임용 등 각종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주2: 꿈속에서나 볼수 있는 환상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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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ETC] 한국 게임 시장의 흥망사(9)–닌텐도의 신화, To Be Continue…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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