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루프에이트 | 출시일 | 2023년 6월 1일 |
개발사 | 마벨러스 | 장르 | 쥬브나일 RPG |
기종 | PC(7일), PS4, SWITCH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 본고는 리뷰를 위한 최소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겠지만 점차 사태를 파악하고 이윽고 반복되는 일상의 유용성을 깨닫게 될 터이다. 그 어떤 대담한 짓을 벌여도 어차피 원점으로 돌아가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 기억은 유지되니 틈틈이 배우고 익혀 석학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 혹은 반대로 더이상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데 절망할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주기 안에서는 전지전능에 가까워도 영원히 거기 갇힌다면 결국 수감자 신세나 마찬가지. 그래서인지 타임루프를 소재로 한 대다수 작품서 주인공은 주기는 벗어나려 애쓴다. 설령 반복되는 일상이 유용할지라도 우리는 그 시절을 넘어서 가야 한다는 메시지다.
예를 들어보자. 당장 지난해 TVA로 크게 사랑받은 <서머타임 렌더>, 일본 소설이 할리우드서 영화화된 <엣지 오브 투모로우>, 장장 8주간 뭇 시청자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엔들리스 에이트도 루프물이다. 그리고 소싯적 동인계에서 꽤 날리던 <고기동환상 건퍼레이드 마치>란 게임이 있다. PS1 시절 알파시스템이 내놓은 작품인데, 서브컬처 테이스트가 진하게 묻어나는 독특한 설정에 당시로선 나름 참신한 게임성이 더해져 개발자 시바무라 유리의 명성을 높여줬다.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면 잡설이 너무 길어질 테니 줄이고, 그런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루프물이 바로 오늘 소개할 <루프 에이트>다.
독특한 설정과 서사로 동인계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한 <건퍼레이드 마치>
그 개발자 시바무라 유리가 다시금 루프물로 돌아와 화제를 모은 <루프 에이트>
<건퍼레이드 마치>의 정신적 계승작
<루프 에이트>서 시바무라 유리는 게임 디자인과 시나리오라는 두 중책을 겸임했다. 어느정도 마벨러스가 <건퍼레이드 마치>의 정신적 계승작을 주문했다고 보여지고 실제로 엇비슷한 작품이 나오긴 했다. 차이가 있다면 그 좋아하던 밀리터리 요소를 배제하고 일본 신화와 전설에서 소재를 따왔다는 거. 담담하게 엄청난 소리를 늘어놓는 도입부의 세계관 설명이라든지, 정작 주인공이 아는 정보라곤 프리뷰 자료를 접한 나보다 적다든지, 여러 등장인물과 가까워질수록 감춰진 세계의 진실에 다가선다든지 등등 대체로 시바무라 유리스러운 내용. 존재 자체가 미묘한 전투 시스템 역시 딱히 발전이 없다. 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수천년 전부터 인류 역사에 간간히 언급되어온 신화적 재앙 케가이. 다시금 시작된 침략에 패퇴를 거듭하던 인류는 최후의 보루로 우주정거장 키보우(きぼう, 희망)을 건설하나 그조차 좌절된다. 파괴된 우주정거장서 살아남은 소년 니니는 조모가 산다는 일본의 작은 마을 아시하라노나카츠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친척 코노하와 단 둘이 동거를 시작한다. 여기에 학교 친구들, 선생, 동네 꼬마와 정체모를 무녀, 그리고 신들의 세계 타카마가하라서 내려온 여우 소녀까지 여러 등장인물이 얽히며 운명적인 8월이 시작된다. 견귀의 재능을 타고난 니니는 무녀 이치카와 여우신 베니에게 협력하여 케가이로부터 마을을 지키고자 싸운다.
인류는 신화적 재앙인 케가이에게 번번이 패퇴하여 안전지역이 거의 남지 않은 상황
그 와중에 미소녀가 잔뜩 있는 작은 마을에서 그야말로 후끈한 여름을 보내게 된 주인공
요약하자면 세계는 멸망하기 직전이고, 어찌어찌 혼자가 된 주인공은 작고 평화로운 마을로, 그런데 그곳에 동거녀를 비롯한 수많은 미소녀가, 하렘을 지키고 싶다면 힘껏 싸워라 소년! 평소 재패니메이션을 즐겨보는 독자라면 그리 낯선 상황은 아니리라. <루프 에이트>서 하루는 아침 6시에 시작하여 새벽 3시면 끝나고, 현실의 1초마다 1분이 흐른다. 아시하라노나카츠를 보호하는 결계를 돌파한 카게이는 닷새 후 완전히 개화하여 세계를 멸망시킨다. 그 전에 여러 등장인물과 대화하여 카게이의 숙주가 누군지 찾아내면 이승과 황천 사이 요모츠히로사카로 향하는 길이 열린다. 그곳에서 카게이를 쓰러트리면 일단 안심.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다.
등장인물과 소통 → 원인 파악 → 전투로 해결하고 넘어가는 구성은 일견 <페르소나> 등 몇몇 작품이 연상되나, 본작의 경우 비중으로 따지면 소통이 9고 전투는 1에 불과하다. 따라서 마벨러스가 내세운 쥬브나일 RPG라는 공식 장르와 달리 실제 게임 플레이는 비주얼 노벨에 가깝다(무엇이 RPG를 정의하는가, 같은 심오한 이야기는 제쳐두고). 줄곧 누군가 만나고 대화하고 반복하다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몇 번 싸우는 정도. 레벨 개념이 없는 대신 평소에 공부와 훈련으로 능력치를 높이고 다른 이들과 친해져 각종 가호를 받을 수 있다. 루프할 때 초기화되는 능력치, 친밀도와 달리 가호는 유지되므로 회차를 거듭할수록 진행하기 수월하다.
평소에는 문어발연애도 하고 우정도 다지며 그럭저럭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지만
주기적으로 마을 주민에게 빙의하는 카게이를 쓰러트리지 않으면 세계하고 멸망한다
카렐 시스템… 근데 이게 어디가 AI?
잠시 <건퍼레이드 마치>로 화제를 되돌리자. 당시 알파시스템과 시바무라 유리는 <건퍼레이드 마치>에 AI 시스템을 도입하여 등장인물이 실제 사람처럼 대화 및 상황에 반응한다고 홍보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무슨 AI냐 싶을 만큼 시시한 수준이었으나 2000년대 초만 해도 나름 먹히는 감성이었다. 어쨌든 기술적으로 완전히 허튼소리도 아니었고. 문제는 고릿적이나 용인될 어설픈 AI 시스템이 2023년작에 탑재됐다는 것. 여기선 카렐 시스템이라 부르는데,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기분과 욕구를 가지고 주인공 니니에게 그때그때 다르게 반응하도록 만드는 이모셔널 AI란다. 듣기엔 꽤 그럴싸하다. AI와 비주얼 노벨에 만남이라니 솔깃하지 않나.
<루프 에이트>서 인간관계는 애정, 우정, 혐오의 세 가지 감정으로 조정된다. 맵을 통해 누가 어디 있는지 확인한 다음 대화하고픈 인물에게 다가가 버튼을 누르자. 몇 가지 선택지 가운데 칭찬을 하면 애정과 우정이, 비난을 하면 혐오가 오르는 식. 어느정도 관계가 깊어지면 선택지가 추가되고 데이트나 트레이닝 와중에 특정 수치가 더 많이 상승한다. 이때 견귀의 재능으로 상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가령 ‘진지한 기분인 것 같다’거나 ‘훈련욕으로 움직이는 듯하다’고 확인 가능하지만 딱히 실용성은 없다. 어차피 칭찬이든 비난이든 대다수 선택지가 쉬이 받아들여진다. 약간의 차이는 발생할지 몰라도 굳이 기분이니 욕구니 따지고들 정도는 아니다.
카렐 시스템이 그때그때 등장인물의 행동, 기분, 욕구를 조정하고 분위기를 형성한다
참고로 주인공은 교사에게까지 마수를 뻗치는 굉장한 녀석케가이 빙의 태반이 얘 때문
이외에 서로 관계가 험악한(감정 수치는 다른 등장인물 사이에도 매겨진다) 소년소녀가 한 자리에 모일 경우 화면 상단에 ‘껄끄러운 분위기’라 뜨며 BGM이 바뀐다. 마벨러스가 카렐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니 살짝 애매한데, 아마도 이 정도가 AI 구실을 하는 부분인 듯하다. 솔직히 게임을 하다 보면 어디가 실제 사람 같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기분, 욕구 같은 변인과 감정 수치에 따라 반응을 조정하는 건 무슨 거창한 AI씩이나 필요한 작업이 아니다. 개발 편의상은 몰라도 게이머가 체감할 만한 놀라움은 없다. ChatGPT가 세계를 뒤흔드는 시대에 이모셔널 AI라 홍보한다면 고성능 딥러닝 챗봇을 장착한 NPC는 나와줘야 하지 않나.
물론 필자가 진심으로 마벨러스에게 NPC가 창발적으로 사고하고 모든 대화를 절차적 생성하는 ‘갓겜’을 만들어오라는 게 아니다. 그런 건 아직 그 누구도 못한다. 그저 이모셔녈 AI라 명명한 카렐 시스템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말이다. 마치 또다른 고릿적 명작 <쉔무>의 F.R.E.E 시스템 같은 거다. 당시에는 놀라웠으나 지금은 넘쳐나는 오픈월드 게임들 하위 호환에 불과한 빛바랜 기획이고 기술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개발 총괄인 미야지 요이치가 AI를 활용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 시바무라 유리와 접선했다는 모양. 이게 그가 바라던 AI를 활용한 게임이 맞나. 차라리 <건퍼레이드 마치> 팬덤을 향한 러브레터로 AI 운운했다면 이해는 간다.
이따금씩 애인 1호와 대화 중에 애인 2호가 훼방을 놓아 서로서로 호감도가 깎이기도
그 외에는 다들 뜬금없는 곳을 배회하는 등 카렐 시스템이 뭐하는 건지 통 모르겠다
애정과 우정의 대가는 방아쇠 수지염
유명무실한 AI는 그만 포기하고, 그래서 <루프 에이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로울까. 결론부터 적자면 재미든 감동이든 기대치에 한참 밑돈다. 일단 세계관은 시바무라 유리의 장기인 SF 밀리터리였다면 개성적이기라도 했을 텐데 싶다(또 학도병이 어쩌고 남발하다 정식발매 자체가 안됐을지도). <건퍼레이드 마치>서 호평 받은 이른바 세카이계 설정과 범성애적 묘사, 등장인물의 파격적인 비밀 등은 건재하다. 파격으로만 따지자면 본작이 한층 더 과감하다. 신규 IP인만큼 무리를 해서라도 승부수를 띄웠음이 느껴진다. 그러나 거기까지. 트렌드는 확실히 아니고 그렇다고 필자처럼 구세대 오타쿠에게 울림을 주지도 못하는 그저 그런 이야기다.
가장 큰 문제는 처참히 실패한 완급 조절. 카렐 시스템 탓인지, 일상과 전투가 뒤엉킨 애매한 장르 탓인지 모르겠으나 스토리텔링에 있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상술했듯 <루프 에이트>서 인간관계는 애정, 우정, 혐오의 감정으로 조정되며 이는 대화를 통해 상승 혹은 하락한다. 대화는 소량의 체력, 기력을 소모하고 1초 즉 게임 내 1분마다 한 번 가능하다. 하루는 아침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총 21시간이나 되고 훈련과 가호 덕분에 체력, 기력은 갈수록 넘쳐난다. 한 자리서 너무 대화를 거듭할 경우 성공률이 떨어지긴 하나 여느 비주얼 노벨에 비하면 엄청난 관계 발전 속도다. 엔딩 한참 전에 모든 등장인물과 애정, 우정 최대치를 찍고도 남는다.
아웃사이더조차 혀를 내두를 속사포랩으로 연속 대화한 결과, 애정도 우정도 수직 상승
효율 좋은 합동 트레이닝을 통해 전투에 필요한 능력치도 손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본작의 인물들은 저마다 마음 속 상처를 품고 있다. 케가이는 그 빈틈을 파고들어 이윽고 흉악한 괴물로 개화한다. 따라서 마지막 사투가 절절한 울림을 주려면 앞선 일상에서 그, 그녀와 차츰 가까워지며 숨겨진 사정에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좋은 예로 <페르소나>만 봐도 후안무치한 체육교사와 그에게 유린당한 소녀의 사정을 전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여 게이머가 이입하도록 돕지 않나. 반면 <루프 에이트>는 연속 대화로 애정과 우정이 급속 충전된 그, 그녀가 일정 수치마다 이벤트신과 함께 급발진하듯 감정을 쏟아낸다. 받아줄 상대는 별 감흥이 없음에도. 마음 속 상처가 아니라 버튼 연타 탓에 도져버린 방아쇠 수지염의 고통만이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서두에서 루프물이라 운을 띄워놓고 여태 언급을 안 했다. 어쩔 수 없는 게 <루프 에이트>는 루프물치고 루프할 일이 무척 드문 편이다. 튜토리얼의 일환으로 무조건 한 번은 루프해야 하고, 필자는 아직 시스템 파악이 덜 끝났을 때 한 번 더 게임오버 당했다. 그렇게 2회 루프한 다음 모두와 애정, 우정 최대치 찍고 8월 중순쯤 진엔딩으로 끝맺었다. 요령만 안다면 1회 루프로도 충분히 가능하지 싶다. 사실 공격 스킬에 따라 감정 수치가 변화하는 등 나름 특이한 요소가 있음에도 전투에 대해 깊이 다루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남는 시간에 착실히 훈련했다면 질풍이단영식만 계속 눌러도 진엔딩까지 무난히 도달할 만큼 게임 자체가 쉽다.
버튼 연타로 감정 수치를 조정하고 이벤트신을 보는데 진짜 관계랄만한 게 존재할까
그러다 갑자기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며 케가이에 빙의해봤자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고
PS1 시절을 루프하는 시바무라 유리
끝으로 자문한다. 나는 <루프 에이트>를 120% 파악하고 본고를 작성 중일까. 글쎄… 진엔딩을 봤더니 이 세이브 파일로 재시작하면 뭔가 바뀐다더라. 혹시 몰라서 좀 더 진행했지만 변화가 확 체감되진 않았다. 다시금 10시간 넘게 대화 버튼을 연타하다간 이번에야말로 손가락이 결딴날 게 분명했다. 구글링도 해보았으나 그 뒤는 어느 불우한 마벨러스 QA 담당자와 시바무라 유리 본인 외에는 전인미답의 경지인 듯하다. 그런 거다. <루프 에이트>가 총 몇 회차로 기획되었는지 몰라도 더는 옛날처럼 이런 게임을 물고 빨고 씹고 뜯어가며 오래도록 붙잡을 게이머가 없다. 어쩌면 시바무라 유리가 자신의 전성기이던 PS1 시절을 무한히 루프하고 있진 않은가.
<루프 에이트>는 2000년에, 당시에도 매니악한 취급 받던 물건을 거진 그대로 2023년으로 가져오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준다. 아니, 야심과 열정면에서는 <건퍼레이드 마치>만도 못하다. 소싯적 시바무라 유리가 진성 오타쿠이자 게이머로서 자신의 비대한 에고를 <건퍼레이드 마치>에 쏟아부었다면 <루프 에이트>는 그냥 게으른 자가복제일 뿐이다. 필자가 그 시절 몇몇 매니악한 일본 게임을 좋아했던 건 평소 재패니메이션에 빠져 살기도 했거니와, 기술적 한계를 기획으로 극복하고 또 신기술이 흥미로운 기획으로 이어지는 문화를 흠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이상 신기술을 섭렵하지 못하고 기획조차 정체되면 이처럼 유감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공식에서 권장하는 게 몇 회차 플레이인지 몰라도 더는 무리다. 이건 한 번이면 족하다
마침내 루프가 끊기고 아시하라노나카츠는 9월이 됐다. 시바무라 유리도 그럴 수 있길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106.101.***.***
9월이 되도 무플일까봐 한자 적고 갑니다
175.113.***.***
서두에 건퍼레이드 마치 얘기가 나와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지극히 마니아틱한 게임이지만 말씀하신 대로 야심찬 작품이었어요.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 느껴지는, 시대를 앞서 간 기획이었습니다. (비록 문제투성이 게임이긴 했지만요.) 그 기획자가 아직 업계에 남아있고, 신작을 냈다는 소식에 흥미가 동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물은 PS1 건퍼레이드 마치를 2023년에 하느니만 못한 듯 합니다. 설정을 보면서 무쥬라의 가면을 떠올렸는데, 루프 두 세 번에 클리어할 수 있다면 이게 무슨 루프물인가 싶네요. 오래된 개발자들이 하나둘씩 고꾸라지는 걸 보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발란 원더월드도 그렇고, 이 게임도 그렇고 어째 근본적인 핀트가 어긋난 느낌입니다. 비주얼 노벨 타입의 루프물을 만들 생각이었다면 텍스트 복붙은 최대한 피해야 했습니다. 카와라자키 가의 일족이 좋은 비교 대상일 것 같네요. 루프물은 아니지만 반복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고, 작중 인물들의 행동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몇 번을 시도하더라도 해피 엔드를 볼 수 없게 설계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비주얼 노벨은 선택지가 잘못되었을 때,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 다른 선택지를 고르면 십중팔구 해결입니다. 그러나 카와라자키 가의 일족은 달랐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세이브 파일을 되돌려 플레이해봤자 허탕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결국 최초 플레이로 돌아가 하나 하나 검증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찾아야 합니다. (어설픈 루프물을 시도한 루프 에이트보다도 이 게임이 더 루프물처럼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리뷰에선 시바무라 유리가 플1 시절을 루프한다고 하셨는데요. 실제로는 PS1 시절만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건퍼레이드 마치가 발매된 2000년 즈음엔 이보다 훌륭한 루프 게임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타쿠의 집요한 파고들기를 기대했건만 결과물은 오타쿠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 것 같네요.
116.37.***.***
전투가 의미 없을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시나리오 분량과 상호작용마저 그렇게 좋지는 않나보네요. 루프물이면 루프마다의 눈에 띄는 변화와, 이미 읽은 글에 대한 표시나 스킵으로 편의성이라도 챙겼으면 좋으련만, 그냥 구시대적인 작품이네요.
175.196.***.***
그런가요? 그래픽 상으로는 플래시게임 처럼 보이지는 않던데
112.216.***.***
저렇게 화려한 플래시 게임이 있구나...
106.101.***.***
9월이 되도 무플일까봐 한자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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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52.***.***
1.211.***.***
116.37.***.***
전투가 의미 없을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시나리오 분량과 상호작용마저 그렇게 좋지는 않나보네요. 루프물이면 루프마다의 눈에 띄는 변화와, 이미 읽은 글에 대한 표시나 스킵으로 편의성이라도 챙겼으면 좋으련만, 그냥 구시대적인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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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196.***.***
예수예수디
그런가요? 그래픽 상으로는 플래시게임 처럼 보이지는 않던데 | 23.06.09 08:04 | |
112.216.***.***
예수예수디
저렇게 화려한 플래시 게임이 있구나... | 23.06.09 10:02 | |
210.101.***.***
221.147.***.***
175.113.***.***
서두에 건퍼레이드 마치 얘기가 나와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지극히 마니아틱한 게임이지만 말씀하신 대로 야심찬 작품이었어요.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 느껴지는, 시대를 앞서 간 기획이었습니다. (비록 문제투성이 게임이긴 했지만요.) 그 기획자가 아직 업계에 남아있고, 신작을 냈다는 소식에 흥미가 동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물은 PS1 건퍼레이드 마치를 2023년에 하느니만 못한 듯 합니다. 설정을 보면서 무쥬라의 가면을 떠올렸는데, 루프 두 세 번에 클리어할 수 있다면 이게 무슨 루프물인가 싶네요. 오래된 개발자들이 하나둘씩 고꾸라지는 걸 보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발란 원더월드도 그렇고, 이 게임도 그렇고 어째 근본적인 핀트가 어긋난 느낌입니다. 비주얼 노벨 타입의 루프물을 만들 생각이었다면 텍스트 복붙은 최대한 피해야 했습니다. 카와라자키 가의 일족이 좋은 비교 대상일 것 같네요. 루프물은 아니지만 반복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고, 작중 인물들의 행동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몇 번을 시도하더라도 해피 엔드를 볼 수 없게 설계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비주얼 노벨은 선택지가 잘못되었을 때,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 다른 선택지를 고르면 십중팔구 해결입니다. 그러나 카와라자키 가의 일족은 달랐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세이브 파일을 되돌려 플레이해봤자 허탕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결국 최초 플레이로 돌아가 하나 하나 검증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찾아야 합니다. (어설픈 루프물을 시도한 루프 에이트보다도 이 게임이 더 루프물처럼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리뷰에선 시바무라 유리가 플1 시절을 루프한다고 하셨는데요. 실제로는 PS1 시절만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건퍼레이드 마치가 발매된 2000년 즈음엔 이보다 훌륭한 루프 게임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타쿠의 집요한 파고들기를 기대했건만 결과물은 오타쿠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 것 같네요.
125.133.***.***
참고가 되고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라 정독하고, 추천을 박고 갑니다~ | 23.07.03 20: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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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보고 오레시카 신작나왔나 했더니...
121.165.***.***
저도... | 23.07.05 14:34 | |
72.140.***.***
말년에 저를 배신한 개발자..그래도 오레시카랑 린다큐브 PSP 이식판 까지 해서 세개정도는 히트 쳤네요. | 23.07.16 05:51 | |
223.33.***.***
218.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