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 출시일 | 2020년 1월 29일 |
개발사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 장르 | RTS |
기종 | PC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완전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년 블리즈컨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게임을 꼽자면, 당연히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언급될 것입니다. 그래픽 측면에서의 변화도 놀라웠던데다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블리자드 프랜차이즈의 양대 축인 게임이니까요.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았던 발표임은 분명했습니다. 기대감을 반영하듯, 공개와 동시에 예약구매를 시작하고 2019년 연내 발매를 약속한 리포지드. 출시일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팬들은 믿고 기다렸습니다. 새로운 모델링과 변화한 캠페인, 현 세대에 맞는 변화는 기다림을 감내할 정도의 약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출시 첫날부터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원작 워크래프트3에서 보여줬던 장점은 사라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물이 떡하니 자리했습니다. 다시 벼려낸다는 의미의 리포지드가 아닌, 실패에 가까운 무언가가 우리 앞에 섰습니다.
클래식 워크래프트3와 이번 리포지드의 뼈대는 같습니다. 리마스터보다는 조금 더 많은 손이 들어가지만, 근본은 원작에 두기에 리메이크에는 미치지 못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것들을 감안해 다시 벼려냈다는 의미에서 ‘리포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개선된 엔진을 이용해서 개발을 진행했고 클래식 애니메이션에 새로운 모델링을 맞추는 노력도 기울였습니다. 여러모로 기존 작품의 테이스트를 살리는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었죠. 게다가 유즈맵까지 호환되게 할 것이라는 소식도 강조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워크3의 유즈맵을 플레이하고 다양한 유즈맵이 나오는 중임을 알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습니다.
클래식과의 호환.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모델링. 이 두 가지는 이미 리마스터로 출시된 바 있는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해서 차이가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리마스터를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호환같은 세밀한 부분까지는 신경쓰지 못했었거든요. 반면, 리포지드는 처음부터 호환과 개선을 해내겠단 약속을 걸었습니다.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죠.
발표와 동시에 확연히 달라진 시네마틱과 인게임 연출을 장시간 보여줌으로써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많은 것들을 약속했고 바뀔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리메이크같은 리마스터’라고 표현할 만한 게임처럼 보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실제로 게임을 해보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리고 약속했던 출시 시기도 한달이 지난 2020년 1월 말. 정식 출시된 리포지드는 기대와는 다른. 조금 많이 열화된 모습으로 자리하게 됐습니다.
공개 초기의 모습은 사라지고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구성을 게임에서 보여줬습니다. 클래식 발매부터 지금까지 18년이란 시간 만큼, 실망감이 커진 것은 물론입니다. 공개 당시 플레이 영상과 지금의 실제 플레이 화면. 인게임 컷신을 비교해보면 차이는 명확합니다. 세밀한 표현 부분을 보면 굳이 확대를 하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많은 부분들이 약속과 달라졌고 기대감을 배신했기에 그러합니다.
마치 아서스에게 직접 찔리는 것 같은 배신감.
어느 부분이 약속과 다른가를 묻는다면, ‘거의 대부분이 첫 공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공개 이후 1년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음에도 게임은 덜 완성되었으며, 곳곳에서 문제와 실망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원작 워크래프트3의 모습을 유지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블리즈컨을 생각해 봅시다. 당시 공개한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에서는 새로운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전면 개편된 지도와 캠페인. 업그레이드된 인터페이스와 월드 에디터. 2019년 연내 출시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약속 중에서 지켜진 것은 새로운 모델링과 4K 해상도 지원 뿐입니다. 나머지는 흔적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마법의 문장 - '개발 중인 화면' / '변경될 수 있음'
이는 곧, 리포지드에서 다시금 벼려낸다는 의미가 적용된 것이 모델링 정도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모델링은 원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퀄리티만을 보자면 리메이크에 가깝다는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모델링 자체는 원작의 카툰 스타일을 탈피하여 현 세대에 맞는 퀄리티의 모델링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게다가 세밀하게 잘 만들어진 편입니다. 리포지드의 목적 중 하나가, 기존 WOW 유저들을 대상으로 워크래프트3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이었기에, 모델링은 현재 시점에서 익숙할 법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원작에서 고유 모델링이 없던 캐릭터들은 리포지드에서 독자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며, 스랄 / 그롬 헬스크림 / 아서스 같은 주요 등장인물은 일반 유닛보다 손을 더 거친 상태로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원작 모델링과 비교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환골탈태 그 자체입니다. 이 부분은 인정해줄만 합니다. 단 하나, 개발진이 게임의 장르가 RTS라는 것을 잊었다는 점만 제외하면요.
모델링만 놓고 보자면, 확실히 잘 만들긴 했다.
클래식보다 화면을 더 확대할 수 있게 해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줌을 당겨서 감상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하지만 기껏 준수한 모델링을 만드는 고생을 했음에도 곰곰히 생각하면 의미가 흐려집니다. 이것은 워크래프트3의 게임 플레이가 빠른 조작과 정확도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장르가 같더라도 유닛의 세부 모델링을 구현한 게임들과 의미가 다른 것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치열한 전투를 치루는 이 게임에서 세부 유닛을 일일이 살펴볼 여유는 없습니다. 적을 공격하는 행위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더러 전황을 바라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워크래프트는 항상 행동과 조작이 필요한 게임이며, 이를 이용해 승리하는 게임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웅의 아이템과 스킬, 유닛의 컨트롤, 유닛마다 다른 단축키까지. 세밀한 조작이 요구됩니다. 그렇기에 모델링의 섬세함은 기본 게임 플레이 앞에서 의미가 사라집니다.
당장 전투 중에 모델링 보자고 확대를 하는 사람이 있을리가?
더군다나, 기존 클래식 모델링을 생각해보면 가시성이 늘었는지도 의문이 남습니다. 클래식 모델링의 백미는 가시성을 위한 퀄리티 배분에 있습니다. 시점을 멀리서 바라볼 때, 유닛이 구분될 수 있도록 신경쓴 것이 대표적입니다. 진영의 색을 나타내는 부분과 유닛의 특징을 모두 담기위해 고민했던 결과물입니다.
클래식은 시점을 멀리해 조작하는 것을 전제로 게임을 디자인했고, 그렇기에 유닛을 구분하는데 중점이 되는 머리, 무기, 방패의 디테일을 올렸습니다. 이외 부분의 텍스처는 상대적으로 낮은 퀄리티로 넣는 등 필요한 곳을 강조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모델링에서는 클래식과 같은 개발 의도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섬세해진 모델링이 독이 됐다고 할까요? 세밀해진 것은 좋지만 위에서 봤을 때. 그리고 다수의 유닛이 참여한 난전 상황에서는 오히려 정신이 없어지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정 용병 유닛은 선택을 의미하는 초록색 원이 모델링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사례도 있고요. 전반적으로 시인성이 클래식보다 떨어집니다.
놀랍게도, 유닛 중 하나는 선택된 상태.
장르를 생각하면, 전부 다 퀄리티를 올릴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결국, 잘 만들어진 모델링은 WOW 이전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컷신에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외형의 캐릭터들이 어떤 일들을 겪고 WOW처럼 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는 의미입니다. 18년전의 투박한 모델링보다는 현재의 것으로 다시 만들어진 모델링이 이제 더 익숙할 테니까요.
스토리에 비중을 두는 캠페인 모드에서의 작은 변경점들도 이를 증명합니다. 초반부터 플레이할 수 있는 휴먼 캠페인부터, WOW NPC들의 과거사까지. 이제 정리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세계관을 반영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휴먼 캠페인 세 번째 미션에서 등장하는 풋맨 대장의 이름이 ‘팔릭’으로 되어있으며, 일곱 번째 미션에서는 대장에게 ‘마윈’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네. 리치왕의 분노에서 인스턴트 던전 ‘투영의 전당’ 보스를 맡은 ‘팔릭’과 ‘마윈’입니다.
원작에서는 정예 풋맨으로만 등장했지만, 소설 ‘리치왕의 탄생’에서부터 팔릭의 설정이 정립되었고 WOW에서는 던전의 보스로 캐릭터성을 갖추기에 이르렀습니다. 워크래프트3의 출시일이 2002년, 소설에서의 등장이 2009년 초. 그리고 게임에서의 등장이 2009년 12월이니, MMORPG로서 세계관이 수정 및 가필되는 과정에서 태어난 인물인 셈입니다.
팔릭과 마윈 이외에도 퀘스트에서 등장했던 ‘루크 발론포스’까지 캠페인에서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면, 블리자드가 그동안 정립했던 세계관을 리포지드에 적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버문 함락같은 일부 캠페인은 맵이 완전히 바뀌기도 했고요. WOW 이전까지 세밀하게 표현하지 않았던 부분을 리포지드에 반영하고 흥미를 가질 연결점들을 만들어 뒀습니다.
이와 같은 갱신과 반영을 보자면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구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밖의 것들을 생각하면 리포지드의 구성은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멋들어진 모델링과 비교해서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전체 게임 플레이를 지배합니다. 모델링이 개선된 것과는 별개로 애니메이션이 18년전의 그것에 머물러 있기에 그렇습니다.
밴쉬 실바나스같이 WOW 유저에겐 의미있을 외형도 등장.
비유를 하자면 최신 패션을 입은 90대 노인을 보는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조화롭지 않습니다. 모델링의 세밀함과는 반대로 유닛의 행동은 단순하고 어색합니다. 리포지드의 기획 방향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3 원작과의 호환’을 달성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결과이기도 합니다. 시작부터 한계가 명확했기에 발생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진 또한 모델링과 애니메이션의 어울림을 걱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 첫 공개 이후 Q&A 세션에서 공격 애니메이션이 과거의 것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을 한계점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엔진을 개선하고 원작과 호환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어쩔 수 없이 그어진 상한선입니다. 그리고 이 상한선은 게임 내 표현에 큰 제약이 되었습니다.
엔진이 개선되었음에도 직접적인 공격 애니메이션에 부조화를 느끼는 것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표현의 가능성은 늘었지만 한계치가 18년 전과 같으니 어색함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표현을 추가한다고는 말한 것 치고는, 장르 특성상 변화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난전 상황에서 잘 안보이는 편
애니메이션이 어색하다면 효과를 추가하는 방향도 선택했을 법 합니다만, 그마저도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원작과의 호환이라는 방향성에는 ‘기존 플레이어들이 같은 느낌으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서가 붙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것들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효과를 넣으면 적응을 못할 테니까요.
그 와중에 몇몇 효과들은 오히려 퇴보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출시 첫날부터 충격을 안겼던 블레이드 마스터의 궁극기, 사이클론의 이펙트가 대표적입니다. 잘 보이지 않거나 너무도 투박합니다. 이외 마법 효과는 확대해서 보면 파티클 등이 발전하기는 했습니다. 위에서 보는 시점으로는 확실히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무엇보다 바닥 타일들과 모델링의 이질감이 심한 편입니다. 타일 그래픽이 클래식보다 발전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어색함이 유독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비주얼 구성 방향성이 모델링과 다르기에 발생합니다. 실사에 가까운 유닛 모델링과 다르게, 바닥과 오브젝트 텍스처는 클래식과 같은 방향성을 유지합니다. 실사보다는 데포르메가 적용된 카툰풍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인게임 플레이에서 이질감이 더욱 심해집니다. 분명 그래픽이 발전하기는 했는데, 영 어색하고 유닛이 붕 떠있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건물의 그림자 표현 또한 원작보다 줄어들어 구분감이 상실되기도 했습니다. 커다란 건물임에도 그림자가 눈에 잘 띄지 않으니 마치 합성으로 붙여넣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타일과 건물들의 그림자만 잘 표현했더라면, 공간감은 달라졌을 겁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소한 곳에 과도한 디테일이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유닛 공격력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아이콘이 조금씩 변화하는데, 이를 전부 다 세밀하게 그려 뒀습니다. 리포지드에서 추가된 죽음의 기사 여성, 악마 사냥꾼 여성 스킨은 클래식의 투박한 모델링까지 만들어 두기도 했고요.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쓴 부분과 신경쓰지 못한 것들이 뒤섞인 모습입니다.
좌 리포지드 / 우 클래식. 나란히 두면 차이는 난다. 그림자와 모델링이 따로 놀아 어색하단 점이 문제.
이런 추가 요소는 또 신경을 써뒀다.
게임 플레이와 편의성 측면의 개선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니. 오히려 클래식에서 존재했던 것들이 빠지고 버그를 포함해 기능적으로 불편한 점들이 늘어났습니다. 이전에 리메이크 됐던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하면, 들어갔을 법한 기능들이 없기까지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단축키 변경 기능입니다. 추후에 패치로 적용된 것이기는 하지만, 스타 리마스터는 해당 기능을 통해 유저 편의성을 크게 늘린 바 있습니다. 다른 작품 리마스터를 통해서 긍정적 효과를 입증했음에도 리포지드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조금 의아한 모습입니다. UI 구성이 비슷하니 쓸모가 있었을 것은 분명한데도요.
컴퓨터와 대전할 수 있는 스커미쉬 모드, 유저 캠페인도 리포지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재의 배틀넷 환경으로 통합을 시킨 것까지는 좋았는데, AI와의 대전이 삭제되고 사용자 지정 게임(유즈맵)에 통합됐습니다. 즉, AI와 대전하기 위해서는 멀티 플레이 환경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입니다. 비공개로 방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고 맵을 선택해 플레이합니다.
싱글에서 멀티 플레이로 기반이 바뀌며 의외의 불편함도 추가됐습니다. 멀티 플레이기에, 저장도 일시정지도 제한이 걸린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일시 정지는 멀티 플레이처럼 3회의 제한을 둬 중간에 쉬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개발에 많은 코스트가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굳이 있던 기능마저 삭제시켰습니다.
강제로 멀티 플레이라 AI와 대전해도 일시 정지에 제한이 걸린다.
편의성 측면 외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불편함과 버그들이 원활한 플레이를 방해합니다. 직접 겪은 버그들만 언급해도 꽤 많은 수준입니다. 플레이 과정에서 자주 겪었던 것은 텍스트 겹침으로 인한 출력 오류 현상입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4K 해상도 기준으로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게임 내 텍스트가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창모드로 플레이를 하면 정상 출력되니, 해상도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 중입니다.
해당 버그는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글자가 조금씩 겹쳐지기 시작하고 화면 전체로 번집니다. 자막이라면 더빙이 되어있으니 알아들을 수라도 있겠지만, 퀘스트 설명이나 설명 메시지까지 겹쳐서 나오니 불편함은 배가됩니다. 여기에 ‘금이 갈증합니다’와 같은 기본적인 번역 오류도 있습니다. 막상 더빙은 ‘금이 부족합니다’로 되어있는 것을 보면,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보입니다.
이것이 아제로스의 언어체계. 이세계에 온 기분.
게다가 2020년에 출시된 게임임에도 지원되지 않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클라우드 세이브를 지원하지 않아, 캠페인 진행도가 다른 PC에서 공유되지 않는다거나. 창모드 설정 시에는 해상도 설정을 지원하지 않고 창 끄트머리를 늘려 수동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심지어 창모드에서는 일부 이펙트가 안나오는 버그도 있어서 전체화면 시와 느낌이 다릅니다. 전반적으로 '기본적으로 지원해주겠지?' 싶은 것들이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호환을 천명했던 만큼, 유즈맵은 준수하게 구동됩니다. 국내에서 자주 플레이 됐던 랜덤 디펜스류 유즈맵도 이용할 수 있고 십여년 전에 이용했던 포켓몬 디펜스, 풋맨 VS 그런트, 마피아 같은 유즈맵은 리스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전에 약속했던 맵 에디터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 않았습니다만, 의외의 곳에서 자연스레 호환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제작자들이 다시금 뛰어든다면 생각보다 괜찮은 유즈맵들이 나오기는 하겠구나 싶습니다.
다만, 30일자로 최종 수정된 유즈맵 정책 때문에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제3자의 저작권이 들어간 유즈맵에 제한이 걸릴지는 조금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핑이 낮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유즈맵은 생각보다 잘 되는 편.
어디까지나 리메이크가 아니라 리마스터이기에. 그리고 완벽한 게임은 없을 것이기에. 앞서 지적한 열화는 팬들에게는 참을 수 있는 결점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캠페인 부분에 있어서 한국어 더빙과 다듬어진 스크립트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허술한 마감도. 잘 보이지 않는 이펙트도 아닙니다. 사전에 약속한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과도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킬만한 것들을 정정 없이 마케팅 측면에서 활용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장 홈페이지에 명시되었던 리스트 중에서 어떤 것들이 지켜졌는가를 생각하면 명확해집니다. 과대 포장을 보여준 것과 같습니다.
마치 과대 포장된 과자 봉지를 보는 느낌.
종합했을 때, 이번 리포지드의 미흡함은 과도하고 혼란한 방향성이 망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명검을 다시 벼려내겠다는 생각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오히려 많은 것들을 버리는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여러 방향성이 하나로 합쳐지지 못하고 태어난 결과물은 오히려 이곳저곳 기워 넣은 형태로 마감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구성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클래식 유저들이 현재 환경에 맞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더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클래식을 이미 보유한 사람들은 리포지드를 구매하지 않고도 한국어 더빙과 변화한 해상도, 통합된 멀티 플레이 환경을 리포지드 베이스로 즐길 수 있거든요. 리포지드의 모델링을 제외한 모든 것을 고스란히 클래식 버전에 가져다 줍니다.
멀티도 되고. 캠페인도 더빙이고. 사실상 무료 업그레이드.
어쩌면 이번 리포지드의 실패와 헛걸음은 의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과거의 것을 현대 환경에 옮길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교보재로 서의 역할로 말입니다. 그래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작 개발 당시에 담았던 의도를 현재에 구현하는 것. 그리고 부득이하게 포기했던 것을 시간이 지나 살려낸다는 선택지가 낫지 않았을까요.
2016년 오버워치 이후 신작이 전무한 상황에서 블리자드가 내놓은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이상은 높았지만 욕심이 과했습니다. 후속 패치와 업데이트로 게임을 개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후에도 게임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강화에 실패하고 깨져버린 명검과 같은 사례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뛰어난 모델링 만큼, 다른 곳에도 신경썼더라면...
작성 및 편집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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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프 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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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1000원 적당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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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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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건 기대를 많이 할수밖에없도록 홍보를 한거아닌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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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심각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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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E
깐프 궁수! | 20.02.01 11: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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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프꿍수 | 20.02.01 20: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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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프 궁수!! | 20.02.01 2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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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장 스를 따람라! | 20.02.01 23: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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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응이예요~ | 20.02.02 09: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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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드를 까는 이 사악한 끼라이언스들 같으니!!! | 20.02.03 15: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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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깐프 | 20.02.11 17: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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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심각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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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도 리포지드묻으면서 그래픽이 희미해지고 안보이는 상황임. 리쥬나 이런건 클래식으로해도 이제 잘 안보임 | 20.02.01 1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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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ㅅㅂ 라고하기에는 멀티 안하고 싱글만 할거라... | 20.02.01 14: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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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로는 이제 안됨. 시디키만 배넷 등록하고 베넷서 다운 받아야 실행됨. | 20.02.01 1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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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1000원 적당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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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도 했는데 매칭 30분 걸려서 되면 전판 만났던 애였고 이런거 생각하면 거지같음. 근데 것보다 일반적으로 매칭이 아예 안걸려서 스스로 취소됨. 16:9 해상도 지원이라도 된 거에 만족하나.. 없던 렉이 생겨서 멀티 내내 계속 끊기고, 체력바는 팀 색깔로 다 바뀌어서 빨피가 안보이고, 클랜 기능은 교묘히 다음패치에서 업데이트 ㅇㅈㄹ wow2채널도 첫날 사람 2-3명 있다가 둘째날부터 없음 | 20.02.02 1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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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컷씬이랑 시네마틱 다시만든다고 ㅈㄴ약팔아서 예구하게만들고 기본도 안되있는 리포지드 출시.. 진짜 기대했는데 진짜 쌍욕나올뻔 | 20.02.01 1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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角行
근데 저건 기대를 많이 할수밖에없도록 홍보를 한거아닌가여.. | 20.02.01 12: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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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기대하게 해놧는데 기대를 하지 말라는거임? 글고 겜 퀄리티가 지금 기대를 안해도 개실망할 퀄리티인데 뭔 | 20.02.01 1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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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과대광고지 뭐 | 20.02.01 19: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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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안해도 B급 수준의 게임조차 안 내놓은게 문제인 것. 1년 전부터 예약구매 받아놓고 이 정도 수준이면 지나가던 애가 봐도 무시할 듯 | 20.02.01 20: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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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기대가 아니라 기본도 안 지킨거잖아. 그 기본이 바로 번역을 저따구로 한거고... 우리나라가 블리자드게임을 얼마나 많이 하는데 이따구로 번역해!? 쳐 죽일 일이라고 | 20.02.01 21:14 | |
(IP보기클릭)116.36.***.***
내가 말한게 그 말인데 | 20.02.01 22:11 | |
(IP보기클릭)211.229.***.***
과대광고도 아니고 그냥 허위광고를 때렸음.. | 20.02.03 00:40 | |
(IP보기클릭)1.176.***.***
뭔소리야. 기대를 많이 한게 아니고 광고한거랑 완전히 다른데. 기대랑 상관없이 이건 사기지. | 20.02.03 02:28 | |
(IP보기클릭)1.227.***.***
저 분 말의 의도는 '지금 블리자드 상태를 보면 그런 설탕 발린 홍보에 솔깃해서 기대하는 것 자체도 이젠 흑우짓 아니냐'는 의도일 듯 | 20.02.03 15:03 | |
(IP보기클릭)110.47.***.***
기대안한 제가 봐도 얼탱이가 없는데; | 20.02.06 14: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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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의 문제가 아니란다 얘야. 한다고 약속해서 돈주고 정정당당히 구매했는데 그약속한게 안되있는것을 우리는 "사기"라고 한다. 날강두 사건 모르냐? 나온다고 했다가 안나와서 팬들이 고소해가지고 구단측 벌금맞은거? 그런게 사기야. | 20.02.08 02: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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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념몬드 임 | 20.02.01 23: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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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옳옳? | 20.02.01 18: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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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옳옳옳~~ | 20.02.02 07: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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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말넘심... | 20.02.02 22: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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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할인이 적용되는 일은 없었다..마치 거짓말같이 2년이 넘도록 세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22.12.04 16: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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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이사람이! | 22.12.04 16: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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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그 캠페인도 말아먹은게 문제... | 20.02.02 16: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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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들에게 주는 돈이라면 그정도는 이해할수 있다...라지만 걍 클래식도 더빙나옴 ㅋ | 20.02.01 2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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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지드 아니었으면 애초에 더빙이 안되었을 텐데 그런식으로 미는 건 좀 아닌듯.. | 20.02.02 04: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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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 의견도 맞는것 같은데. 차라리 스타1 아나운서 팩 처럼 더빙 음성팩을 따로 발매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 20.02.02 15:51 | |
(IP보기클릭)125.252.***.***
만원 정도의 가치는 하겠지....근데 만원이 아니라 삼만육천원에 파는게 문제지... | 20.02.02 22: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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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지금 저 상태의 블리자드에게 디아 2 리마스터 시켜 봤자 나올 결과물이 어떨 지는 예상이 되지 않을까요. | 20.02.01 18:45 | |
(IP보기클릭)211.209.***.***
차라리 그냥 고해상도 모드 하는게 더 낫습니다. 요즘 유저 모드 적용한 디아블로2가 있던데 상당히 쾌적 하더군요. | 20.02.02 10:39 | |
(IP보기클릭)211.229.***.***
리메이크 아닌이상 솔직히 이젠 기대도 안되네요 | 20.02.03 00:43 | |
(IP보기클릭)125.183.***.***
디4 = 디2 리마스터 | 20.02.03 20:15 | |
(IP보기클릭)49.173.***.***
이젠 리마스터보다 1편처럼 gog개선판 형태로 내는게 더 나을 지경.. | 20.02.04 1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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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GOG 개선판이 솔직히 뭐가 개선된건지 알수가 없던데요 해상도가 올라갓나 아니면 그래픽이 깔끔해졋나..그것도 아니고 원본이나 GOG판이나 둘다 똑같던데 | 21.04.28 07: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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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상대로 나왔습니까? 아니자나요 | 22.12.04 16:30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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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어흥
따람라 | 20.02.01 2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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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어흥
게임 자체는 원작이 워낙 명작이었으니 할만할것같아요. 문제는 리포지드한다고 추가한 요소들이 영 수준미달이라... | 20.02.01 20: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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