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 출시일 | 2019년 11월 15일 |
개발사 | 리스톤 엔터테인먼트 | 장르 | 3인칭 액션 |
기종 | PC, PS4, XONE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Eclaire |
‘스타워즈’ 시리즈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라스트 제다이’ 개봉 이후 팬덤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리면서 두 세기에 걸쳐 쌓아온 장대한 서사시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습니다. 시리즈의 전통은 타파해야 할 구습으로, 신화적인 인물들은 범인으로 격하시키는 과정에서 미국인의 건국신화가 그 신성함을 잃은 탓입니다. 호평하는 여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완성도에 아쉬움이 많았던 프리퀄 시절에도 굳건했던 팬층마저 등 돌리는 현실은 ‘라스트 제다이’의 문제가 단순한 호불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드러냅니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게임인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에서 불거진 소액결제, Pay to win 논란까지 겹치면서 ‘스타워즈’ 시리즈를 향한 팬들의 애정과 신뢰에 상당 부분 금이 가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가 흥행에 참패한 이유도, ‘스타워즈’ 시리즈의 판권이 디즈니로 넘어간 이후 발생한 일련의 사태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작 게임인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이하 오더의 몰락)’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반반이었습니다. 게임이든 영화든 양질의 작품이 다시금 나와 시리즈의 부흥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 팬들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2019 E3에서 공개된 실제 게임플레이 영상이 다소 밋밋하다는 이유로 불안감을 표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오더의 몰락’은 올해 말 북미 개봉을 앞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기대치를 높이기 위한 기획에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런 게임에 필요 이상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실은 ‘스타워즈’ 시리즈가 처한 민감한 상황을 잘 드러내는 방증이라 하겠습니다. 다행히도, 싱글플레이 게임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이번에도 게이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더의 몰락’은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 잘 만든 게임이라는 표면적인 가치를 넘어 각종 장르를 복합하는 도전적인 시도를 ‘스타워즈’라는 세계관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지금까지 나온 ‘스타워즈’ 관련 게임들, 특히 제다이의 행적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아마 비교적 최근작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은 ‘포스 언리쉬드’일 것이고, 작품성으로 따지자면 고전 명작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중에서 ‘포스 언리쉬드’는 엄밀히 말하면 ‘스타워즈’ 시리즈의 유명세를 이용한 범작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콤보 액션 게임의 방식을 차용했기에 기본적인 액션성은 나쁘지 않았지만, 마치 몽둥이로 후려 패는 듯한 타격감이 광선검 특유의 가벼운 느낌과 거리가 멀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면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의 경우 ‘제다이 아웃캐스트’에서 시작하여 ‘제다이 아카데미’에서 완성한, 깊이 전투 시스템으로 크게 호평받은 작품입니다. 지금까지도 가장 완벽한 형태의 광선검 듀얼을 구현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명성만큼이나 멀티플레이의 수명도 꽤 긴 편이었습니다.
굳이 한 문단을 할애하여 제다이 관련 게임을 언급한 이유는, 제다이의 무기인 광선검이 액션 게임의 도구로서는 적합하지 않음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영화 속 광선검은 상당히 가벼운 무기이면서도 웬만한 물건은 쉽게 두 동강 낼 정도로 강력한데, 이러한 극단적인 성능은 3인칭 액션 게임에서 중시되는 콤보 액션에 따른 다단 히트 및 과장된 타격감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광선검의 영화적인 특색을 비교적 잘 구현한 작품인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의 경우 특유의 가벼운 조작감과 방향제어로 기술을 구현하는 아날로그적인 컨트롤이 요즘의 트렌드와 거리가 있어서인지 후속작 발매가 요원한 상태이고요. 한마디로 개발자의 입장에서 광선검은 플레이하는 재미와 원작구현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드는, 다소 골치 아픈 물건이었을 거라는 뜻입니다.
‘오더의 몰락’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소울 라이크 장르에서 찾았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 발매된 최신 소울 라이크 게임인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는 본작에 직접적인 영감을 제공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공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빈틈을 만들어 강력한 한 방을 찔러 넣는 ‘세키로’의 전투는 실제로 ‘스타워즈’ 영화 속 제다이들의 대결과 유사점이 많습니다. ‘오더의 몰락’의 전투는 ‘세키로’의 방식을 다소 라이트하게 변형한 것으로, 대략 ‘세키로’와 ‘다크 소울’의 중간이라 보면 적절할 것입니다. 패리나 연속 공격, 특수 공격으로 적의 자세를 무너트리는 과정은 ‘세키로’와 흡사하지만, 일반 잡졸도 그렇고 보스도 스태미너의 양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비교적 빨리 유효 대미지를 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보스 이상 급의 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적을 몇 번의 공격만으로 손쉽게 정리할 수 있어서 광선검이라는 무기의 강력함 또한 제대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소울 라이크 장르의 공방으로 구현하고 광선검의 실질적인 위력은 원작과 근접한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전술한 딜레마를 해결한 것입니다.
전투 시스템의 기본적인 골격은 소울 라이크 장르에서 차용했지만 자잘한 곁가지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전통에서 가져와 적절히 녹여냈습니다. 광선검의 가벼운 움직임에 맞춰 본작의 주인공 또한 액션의 템포가 상당히 빠른 편인데, 대신 공격과 방어, 회피 사이에 약간의 딜레이를 넣고 적들의 방어를 상당히 탄탄하게 설정함으로써 게임이 너무 쉽게 흘러가는 상황을 방지했습니다. 게임 초반부에는 ‘스타워즈’ 전통의 한손검으로 시작하여 나중에는 양날검, 쌍검 등 영화 내에 등장했던 각종 바리에이션이 총출동하여 광선검이라는 무기를 향한 팬들의 로망을 충족합니다. 한손검은 일 대 일에 강하고 양날검은 군중 제어에 특화되어 있는 식으로 무기 타입마다 장단점이 적절하게 혼재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요구되는 전략성 또한 부여되어 있습니다. 광선검의 기본적인 활용법에서도 ‘스타워즈’의 고증을 충실히 따르려 한 부분들이 돋보이는데, 영화에서는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게임에는 단골로 등장한 기술인 광선검 던지기나 패리로 블래스터 탄 튕겨내기 등이 그에 해당합니다.
‘스타워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포스에 대한 묘사 역시 충실합니다. 초반에는 사용할 수 있는 포스의 종류가 많이 제한되어 있지만, 게임의 진행도에 따라 주인공이 스스로 봉인했던 포스와의 연결점을 점차 되찾는다는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성장드라마의 성격과 육성이라는 게임플레이적인 가치를 동시에 충족하고 있습니다. ‘오더의 몰락’의 주역인 칼 케스티스는 아직 파다완이어서인지 사용할 수 있는 포스의 종류도 감속, 밀치기, 당기기 등 기본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이마저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없는 초반부에는 제다이치고는 그다지 강하지 않다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게임의 진행에 따라 포스 능력을 하나씩 개방하고 기술을 강화하다 보면 수십 명의 적과도 싸울 수 있는 무서운 제다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소울 라이크 장르 게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일 대 다수의 싸움이 비교적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오더의 몰락’은 포스 능력에 기대면 다수의 적도 비교적 쉽게 상대할 수 있어 여타 소울 라이크 장르와 차별화됩니다. 더욱이 막무가내식의 강함이 아니라, 포스와 광선검 스킬의 적재적소 운용이 동반되어야만 그러한 능력을 체감할 수 있기에 비디오 게임에 필연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긴장감과 컨트롤의 재미도 잘 구현된 편입니다. 이를 통해 세계관 내에서 최상위급 강자의 입지에 있는 제다이라는 존재와 주인공의 강력함을 어필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소울 라이크 장르의 한계 사이의 부조화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게임의 실질적인 재미와 장르적인 특징, 그리고 ‘스타워즈’라는 세계관이라는 키워드를 적절하게 조합하려는 개발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오더의 몰락’이 택한 소울 라이크라는 방향성은 전투 이외에도 게임플레이 전반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제한된 개수의 스팀 캔을 이용해야만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 휴식을 하면 스팀 캔을 다시 복구할 수 있다는 점, 죽으면 체크포인트가 아닌 명상 지점에서 부활하고 모았던 경험치를 잃는다는 점, 명상 이후엔 적들 또한 부활한다는 점 등, 대체로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만드는 장르의 특징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각각의 구역이 숏컷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한 선형 구조를 띠고 월드의 전체적인 스케일은 작은 대신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 자유로운 탐사와 수집을 통한 성장 및 콜렉션 요소를 통해 탐험에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 역시 장르적인 특색을 잘 드러내는 요소입니다. 다만 월드 전체가 연결된 경우가 많은 여타 소울 라이크 게임과 달리 ‘오더의 몰락’의 경우엔 행성 단위로 지역이 분절되어 있으며 각각의 행성으로 비행하는 과정이 빠른 이동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아쉽게도 이러한 구성 때문에 생겨나는 불편한 점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행성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세계관 이해에 도움이 되는 전승을 찾아내거나 스토리 진행에 필수는 아니지만 도전적인 요소로 존재하는 보스전 등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보스전 역시도 패턴 공략과 패리에서 이어지는 반격기의 활용 등 소울 라이크 장르의 기본 골자를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인간형 보스와의 대결은 공방이 중요시되는 ‘세키로’의 전투와 유사하고 몬스터형 보스는 패턴 공략으로 조금씩 체력을 깎아나가는 ‘다크 소울’ 시리즈의 방식을 연상케 합니다. 사실 이런 부류의 보스전을 평가할 때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패턴과 판정의 합리성인데, 여타 소울 라이크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패턴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빈틈을 파고들어 유효딜을 욱여넣는 기본적인 재미는 잘 살린 편입니다. 거대 괴수와 드로이드, 전투 병기, 나아가 다크 제다이에 이르기까지, ‘스타워즈’ 세계관의 특성을 잘 살린 다양한 보스의 구성 역시도 팬의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부분이고요.
지금까지는 소울 라이크라는 장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오더의 몰락’은 순도 100% 소울 라이크 게임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여러 게임의 장점을 뒤섞은 복합장르 게임에 더 가깝죠. 우선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부터 다시금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각각의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형 구조를 띠고 있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점프 액션이나 매달리기 등의 플랫포밍적인 요소가 많이 활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한 포스 능력 또는 드로이드 BD-1의 기능을 해제하기 전엔 진입 불가능한 곳도 있어서 자유도에도 일정 부분 제약이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매트로바니아 장르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실제로 던전 방식으로 구성된 행성의 유적을 탐사하면서 각종 퍼즐을 풀어나가다 보면 그러한 심증은 더욱 강해집니다. 3개의 에센스를 모아 최대 체력과 포스량을 늘리는 요소 역시 하트 조각 모으기를 떠올리게 하고요. 게임에 등장하는 고대 유적은 공략 방식에 퍼즐이 결부되어 있어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던전을 연상케 하는데, 게임의 특성상 퍼즐의 비중이 압도적이진 않으나 구성이 직관적이고 참신하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합니다.
‘오더의 몰락’은 이처럼 여러 장르를 복합적으로 엮은 게임이면서도 역설적이게도 각각의 장르가 지닌 개성을 조금씩 희석시킴으로써 서로 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일단 소울 라이크 장르에 비하면 전투의 하드코어함이 덜한 편이고, 성장 요소나 아이템의 존재 등 RPG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비교하면 던전의 개수나 퍼즐이 많이 간소화된데다가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는 게임플레이와 서양 개발사 특유의 분위기는 차라리 ‘언차티드’나 ‘툼 레이더’ 등의 대중적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과 더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요소들을 복잡하게 뒤섞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엮어내는 능수능란함이 돋보이고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작품답게 대중성을 추구하면서도 적절한 완급 조절을 통해 각 장르가 지닌 코어한 요소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균형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편의성입니다. ‘오더의 몰락’ 역시도 각종 편의적인 요소의 도입을 통해 소울 라이크 장르가 지닌 마니아적인 게임성의 한계를 상당 부분 걷어냈습니다. 일단 ‘다크 소울’ 시리즈의 화톳불에 해당하는 명상 지점이 게임 내에 상당히 많은 편이라 죽음에 대한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사망 이후에도 스킬 포인트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잃는 경험치에도 상한선이 존재하며, 낙하하더라도 바로 죽는 것이 아니라 체력이 약간 깎이는 선에서 그치는 점도 초보자를 위한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다크 소울’ 시리즈에 비해 점프의 비중이 높은 게임의 특성에 따른 조치이기도 합니다. 행성의 전체 구성은 직관적인 3D 맵으로 구현되어 있기에 길을 헤맬 일이 없고, 특히 현재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을 다른 색깔로 표시하는 기능은 쓸데없는 탐색의 여지를 완벽히 차단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다른 메트로바니아 장르 게임들도 적극 도입해야 할 혁명적인 요소라 평가합니다.
사실 본작은 퍼즐이 딱히 어려운 편이 아니고 전술한 편의성 덕분에 길 찾기가 힘든 것도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전투 하나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도 편의적인 요소가 도입되어 처음으로 대면한 적을 처치할 경우 시체를 스캔하여 생태적인 특징이나 전투 시에 도움이 될 만한 약점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는 광선검의 기술이나 포스 능력 등과 자연스레 결부되어 게임에 재미를 더하는 공략적인 요소로 이어집니다. 난이도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일반 소울 라이크 장르와 다른 부분으로, 재미있게도 난이도를 올리면 단순히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적에게 입히는 대미지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패리 타이밍까지 타이트하게 변합니다. 적의 방어를 뚫기 전에는 대미지를 입힐 수 없는 게임의 특성상 하위 난이도에 비해 훨씬 정교한 게임플레이를 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공략에 대한 이해나 경험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하드코어한 도전의 존재는 ‘오더의 몰락’이 대중 게이머와 마니아 게이머의 지향을 모두 포용하는 넓은 스펙트럼을 지녔다는 근거가 됩니다.
‘스타워즈’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스토리의 완성도 역시 ‘오더의 몰락’이 일궈낸 성과입니다. 에피소드 3과 4 사이를 다루는 본작의 스토리는 여러모로 전통적인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어서 서문에 언급한 ‘라스트 제다이’와 비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스토리의 큰 줄기 중 하나인 마스터와 파다완의 관계는 시리즈 내에서 끝없이 변주되어 온 대표적인 소재로, 여기에 다소 파격적인 설정과 비극을 접목시킴으로써 전통적인 가치 내에 신선한 이야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조력자인 드로이드의 맹활약, 까메오의 등장, 세계관 내에 설정은 있었지만 실제로 등장한 적은 드문 상징적인 지역으로의 방문 등,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로 가득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팬서비스 차원이 아닌 단일 스타워즈 작품의 하나로 당당히 편입될만한 수준의 매끄러운 기승전결과 퀄리티 있는 내러티브를 갖추었다는 점이야 말로, ‘오더의 몰락’이 진정 가치 있는 이유라 하겠습니다.
다만 스토리에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첫째로 일부 구간에 한해 스토리가 약간 급진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고, 둘째로는 사건의 기반이 되는 배경에 대한 부연 설명이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스타워즈’는 잘 모르지만 단순히 재미있는 액션 게임을 하고 싶어서 이 게임을 택한 유저의 만족까지 얻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조연 캐릭터들의 개성에 비해 주인공의 매력이 다소 뒤떨어지는 것도 문제인데, 이는 스토리의 주체가 아닌 플레이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비디오 게임의 주인공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본작의 주인공은 아직 제다이 기사가 되지도 못한 햇병아리 파다완입니다. 그런데 별의별 사건을 겪는 와중에도 시종일관 대쪽 같은 올곧음과 건전한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으니 너무 평면적인 인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딛고 성숙하는 과정만큼은 설득력 있게 그려져 있지만, 과거의 사건이 빛과 어둠으로 갈림길로 대변되는 제다이의 숙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긴장감도 부족합니다. 그 역할을 대신할 조연이 존재하긴 하나 비교 상대가 있어서인지 더더욱 주인공이 무색으로 느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 밖에 게임 전반에 걸친 결점에 대해 몇 가지 더 꼽자면, 일단 부실한 마감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자잘한 버그와 어색한 모션, 대충 때운 듯한 일부 그래픽적인 결함 등은 게임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소들입니다. 소울 라이크 장르에서 모티브를 따왔으면서도 다회차 요소나 성장요소가 많이 빈약한 편이라 엔딩을 본 이후 깊게 파고들 만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이템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게임이라 콜렉션 요소가 죄다 복장이나 스킨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굳이 달성률 100%를 찍을 이유가 없는 것도 이에 한몫합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잘 만들어진 3D 맵과 편의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지역 탐색이 매우 번거롭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면이 아닌 선의 형태로 이어진 레벨 디자인, 수직적인 복층 구조, 빠른 이동 기능의 부재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한 번의 탐험으로 행성을 전부 뒤져볼 수 있었다면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스토리 구성상 행성과 행성 사이의 이동을 요하는 일이 많아 유저의 성향에 따라선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리뷰를 읽어본 분들은 다들 느끼셨겠지만, 필자가 내내 강조한 내용은 다름 아닌 ‘스타워즈’다운 게임에 대한 주문이었습니다. 물론 특정 매체를 게임화 할 때 원작 구현이 꼭 우선순위여야 할 필요는 없으나 팬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욱이 ‘스타워즈’ 시리즈는 여러모로 게임화하기 적합한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 작품들은 주로 전쟁물에 한정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작 ‘스타워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제다이를 다룬 양질의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것이죠. 이런 시기에 발매된 ‘오더의 몰락’은 광선검을 휘두르고 포스를 사용하는 제다이의 모습을 가장 원작에 근접한 형태로 재현하면서도 ‘다크 소울’, ‘세키로’, ‘젤다의 전설’, ‘언차티드’ 등 명작으로 인정받아온 여러 게임들의 장점을 한데 버무려 ‘스타워즈’라는 대중적 프랜차이즈에 어울리는 형태로 담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비록 완벽하다고 부를 만한 게임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기획과 올바른 소비층 공략, 나아가 각종 장르를 뒤섞어 대중성을 가미하는 나름 도전적인 방법론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일으킨 선례라 하겠습니다.
더욱이 지난 영화가 남긴 망령과 신작 영화에 대한 우려 사이에서 많은 팬들이 방황하고 있는 지금, ‘오더의 몰락’은 단순히 잘 만든 게임을 넘어 시의적절한 게임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옛것을 송두리째 뒤엎는 혁명을 꿈꾸었던 영화는 팬들에게 외면당했지만, 정작 전통적인 스토리와 비디오 게임계의 선구자들이 남긴 긍정적인 요소를 따와 만들어낸 이 게임은 지나간 가치의 재해석과 재발견을 통해 올드팬과 신규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었습니다. 반역을 위한 반역이 아닌, ‘스타워즈’를 위한 ‘스타워즈’라는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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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놓고보면 세키로나 언챠티드에 비비기 어려운 2%부족한 평작 스타워즈 세계관을 활용한 게임으로 보면 정말 재미있는 게임. 길찾기랑 뺑뺑이는 솔직히 쉴드 못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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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중 "지도가 복잡해 보여도 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같은 겜 제가 하고 있는거 맞나 싶은데... 공감이 어렵네 ㅋㅋ 나머지는 평가에 동의합니다.. 특히 기본은 소울라이크인데 포스써서 일대다 싸움이 진짜 재미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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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맵에 통과 할수 있는 문 같은게 잘 표시되서 길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네요. 단지 명상지점간 빠른 이동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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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적으로 정말 잼있게 즐겼지만 언챠티드식 길찾기 좀 줄이고 액션의 비중을 좀 늘렸으면 훨씬 더 잼있었을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게임 내내 제작진이 스타워즈에 대해 정말 잘 이해하고 애정하고 만들었단걸 군데군데 느낄수 있었습니다. 약간 어설펐던 몇몇부분을 개선해서 후속작이 꼭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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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이 서양겜치고 진짜 독특하고 재밌음 퍼즐 난이도도 언챠처럼 너무 쉽지도 않고 젤다보다 약간 쉬운정도라 딱 좋음 패링 타이밍이 너무 앞에 있는 점이랑 빠른이동 부재만 빼면 개인적으로 깔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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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1423342640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 멀티플레이 까지 즐겨본 사람으로서 난해한 길찾기만 좀 감수하면 진정한 정신적 후속작이라 불릴만 하다고 봅니다. | 19.12.12 22: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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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중 "지도가 복잡해 보여도 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같은 겜 제가 하고 있는거 맞나 싶은데... 공감이 어렵네 ㅋㅋ 나머지는 평가에 동의합니다.. 특히 기본은 소울라이크인데 포스써서 일대다 싸움이 진짜 재미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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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명확한거지 길이 명확한건 아닌데 글쓴이가 워드선택 틀렸네요. 틈새길 같은건 알수가없음. 너무 어둡거나 글픽이 구릴때도 간간히 있고 이런거보면 지도도없는데 길이 외워지는 다크소울이 얼마나 잘만들어졌는지 알수가있죠. | 19.12.13 13: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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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적으로 정말 잼있게 즐겼지만 언챠티드식 길찾기 좀 줄이고 액션의 비중을 좀 늘렸으면 훨씬 더 잼있었을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게임 내내 제작진이 스타워즈에 대해 정말 잘 이해하고 애정하고 만들었단걸 군데군데 느낄수 있었습니다. 약간 어설펐던 몇몇부분을 개선해서 후속작이 꼭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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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놓고보면 세키로나 언챠티드에 비비기 어려운 2%부족한 평작 스타워즈 세계관을 활용한 게임으로 보면 정말 재미있는 게임. 길찾기랑 뺑뺑이는 솔직히 쉴드 못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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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맵에 통과 할수 있는 문 같은게 잘 표시되서 길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네요. 단지 명상지점간 빠른 이동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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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작 전 길찾기가 별로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꽤 진행했는데 막힌 적은 없네요. 맵이 복잡해 보여도 놓친 길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숨겨진 비밀 지역 빼고는 어려움은 없을 듯 합니다. 숨겨진 길도 비슷한 류의 게임을 좀 해봤다면 알 수 있는 수준이고요... 전 전투가 조금 아쉽더군요.. 뭔가 2% 부족한 느낌... | 19.12.23 11: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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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이 서양겜치고 진짜 독특하고 재밌음 퍼즐 난이도도 언챠처럼 너무 쉽지도 않고 젤다보다 약간 쉬운정도라 딱 좋음 패링 타이밍이 너무 앞에 있는 점이랑 빠른이동 부재만 빼면 개인적으로 깔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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