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인정받는 명작게임들의 특징은 첫째 시리즈부터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물론 허접한 시리즈1탄을 싹 변신시켜 시리즈2탄 부터 명작으로 발돋움 하는 작품도 많지만
이 C&C의 첫시리즈인 '타이베리안 돈'만큼은 첫째 시리즈부터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게임이 아닌가 한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그래픽(차량 유닛이 부드럽게 선회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었다.), 미려한 BGM,
현용 무기를 기반으로 하여 고증과 적절한 상상력을 절묘히 결합시켜 만든 유닛들, 마치 직접 전장을
지휘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미션 구성, 편한 엔터페이스, 두 장의 CD를 동원한 풍부한 실사
동영상까지. 이미 C&C의 거의 모든 것이 바로 이 첫 시리즈에서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듄2, 워크1 이후로 RTS의 새로운 역사가 'C&C 타이베리안 돈'으로 부터 시작한다고 말할 정도이니 말이다.
또, 전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미션팩인 '코버트 오퍼레이션(국내명:비밀작전)'을 발매하는데,
오리지날 C&C를 모두 클리어하고 더 많은 미션에 목마른 플레이어를 위해 C&C 발매전, 탈락했던
미션들이나 새롭게 만든 미션들을 골라서 할 수 있게 만든 확장팩이었다.
신유닛의 추가는 없고 추가된 것이라고는 사운드트랙 몇가지 밖에 안되었지만 당시 플레이어들은
C&C의 미션을 더 맛본다는 것에 그저 반가워하고 고마워할 따름이었다.
상당한 난이도의 미션들이었지만 이미 C&C오리지날의 미션들을 여러번 올클리어한 매니아들에게는
문제될 것 없었다.
이윽고, 1996년 웨스트우드는 'C&C 타이베리안 돈'의 외전인 'C&C 레드얼럿(국내명: 적색경보)' 를 발매한다.
아인슈타인이 타임머신을 발명, 과거로 돌아가 히틀러를 제거하여 2차대전 참극을 막으려다가 되려 소련이 유럽정복에
나서게 된다는 참신한 스토리로 안그래도 잘나가던 C&C에 가속도를 붙였다.
GDI와 NOD의 대립구도에서 소련과 연합군의 대립구도로 바뀌었고, 더욱 다양한 유닛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나 해전의 추가가 눈여겨 볼만한 것이었다. 연합군의 강력한 구축함, 순양함. 그에 대항하는 소련의 잠수함.
그리고 수송선을 직접 생산하여 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게 함으로써 가용한 전략의 폭이 매우 넓어졌다.
그리고 이미 전작을 통해 충분히 입증된 웨스트우드의 미션구성능력은 이 레드얼럿에서 더욱 꽃피워지게된다.
다리파괴, 요인구출, 첩보, 사보타주, 실내침투 등 더욱 다양해진 목적과 아기자기한 지형, 기물배치는 지금 기준에서
보아도 멋지다는 탄성이 절로 나올정도.
비록 그래픽 해상도는 전작과 같았지만 위의 특징들로 그 것을 커버, 최고의 RTS게임으로 선정되기까지 이른다.
판매량에 관해서는 이미 기네스북에 올랐을정도로 절륜하게 팔렸었다.
당시 486컴퓨터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레드얼럿은 한번쯤은 꼭 해보아야할 머스트-플레이-게임이었고, 너도 나도
레드얼럿을 플레이하며 밤을 새고, 공략집을 뒤져보며 토론을 하기도 했었다.
역시나 레드얼럿의 대히트에 힘입어 미션팩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애프터 매쓰'를 발매하는데, 크게 별 볼일 없는 미션팩
이었지만 역시나 히트치며 레드얼럿 롱런을 이어나갔다.
상기한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매력이 있어, C&C팬이라면 반드시 두 개다 즐겨보길 추천한다.
다만, 레드얼럿보다 전작 타이베리안돈이 더 어려운 편이므로 레드얼럿을 먼저 플레이하고 타이베리안돈을 플레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간만에 위의 두 작품을 플레이 하며 느낀점은 다음과 같다.
타이베리안 돈(이하 타돈)에서는 궤도차량의 속도가 상당히 느린편이라 보병을 깔아뭉개는게 쉽지 않았다. 따라서 보병이 상당히
성가진 존재였다. 그러나 레드얼럿(이하 레얼)에서는 궤도차량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모두 빨라져 보병을 정말 쉽게 깔아뭉갤 수 있다.
즉, 보병의 활용도가 더 떨어졌다.(가장빠른 궤도 차량인 연합군 라이트탱크 3대만 있으면 빠른속도로 보병들을 학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소총병의 사정거리가 타돈에서는 거의 근접공격수준(소총병이 아니라 저글링?!)이었는데 레얼에서는 조금 더 늘어나
소총병자체는 강해졌다.
타돈에서는 맵상에 자원(타이베리움)이 부족한 편이었고, 정제소에서 자금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느려서(하베스터가 정제소에서 머무르는
동안 돈이 일정량씩 올라감), 대규모 부대를 만드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반면, 레얼에선 맵상에 자원(광물)이 상당히 풍부하며,
자원을 정제소에 넣어 자금으로 전환시키는 시간이 매우 빨라졌다.(하베스터가 한번만 들렸다 가면 돈이 한꺼번에 올라 감.)
따라서 단시간에 자금 축적이 가능하여 대규모 부대끼리의 전투가 용이하게 되었다.
전투양상을 비교하자면 타돈: 소, 중규모의 전투/ 레얼: 대규모의 전투.
위의 두가지 요인(궤도차량의 속도증가, 자원수확률 증가)으로 레얼의 전반적 게임진행은 상당히 빨라졌다. 성미급한 한국인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그밖에 느낀점
-건물디자인은 타돈이 훨씬 세련되었다. 배경음악도 타돈이 더 세련된 듯 하다.
-타돈에서 GDI미션은 유럽에서만, NOD미션은 아프리카에서만 진행되므로 유럽지형과 아프리카지형의 상반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레얼은 오직 유럽이 배경이라, 위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눈 덮힌 지형이 추가되었지만...)
-레얼에서 해전이 추가되어 다양한 전략이 구사가능하나, 미션수행이 귀찮아지고, 수행시간이 길어졌다.
-레얼에서 궤도차량 속도가 모두 빨라져,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장갑유닛의 묵직함은 더 떨어진 듯 하다.
-레얼에서 쌍권총을 연사하여 저격(??)하는 '타냐'보다, 빨간 베레모를 쓰고 스나이퍼라이플로 저격하는 '코만도'가 현실성있어 더 멋진듯.
(아쉬운 점이라면 레얼에서는 타냐가 건물을 폭파시켜도 생존 보병들이 나오지 않는데, 타돈에서는 코만도가 건물을 폭파시키면 생존 보병이 1~2명이 나와 코만에게 데미지를 준다;; 피하려면 폭탄설치하고 잽싸게 튀고, 튀는 방향으로 따라오지 않도록 비는 수 밖에...)
-연합군의 순양함, 소련군의 맘모스탱크는 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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