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이더리얼 엘더는 어떻게 쓰러뜨리는지는 대략 알고 있었습니다.
시아를 확보한 뒤, 이더리얼 엘더가 보이는 순간- 더블텝 저격수로 날려버리라는 거였죠.
....하지만 저 모습을 보고 온몸에서 힘이 쭈욱 빠졌습니다.
아무리 접근해도 나오지 않던 이더리얼 엘더는- 바로 외계인의 턴에 나타난 뒤 동족 2명을 더 소환했고
사령관은 완전히 이더리얼에게 포위당해 버렸죠. 다음차례엔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나 다름 없었습니다.
설령 여기서 균열을 쓴다고 해도- 의지수치가 엄청나게 높은 이더리얼이 한턴안에 죽을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특히 엘더는 다른 동족들과는 달리 섹토포드와 동일한 25의 체력을 가진 그야말로 궁극생물.
그리고, 여기서 이더리얼의 진짜 목적 또한 알게 되었지만.....그건 충격이였습니다.
네. 이녀석들은- 자신들의 연약한 육체를 대신할만한 종족을 찾은 뒤, 새옷처럼 갈아입을 생각이였던 겁니다!
발렌박사의 말대로 이녀석들은 극히 허약한 몸을 사이오닉을 통해서 근근히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그릇'을 필요로 했고- 그것을 위해 보이는 모든 종족의 사이오닉 가능성을 체크하려 했던 거죠.
그리고 하필 이 행성에 사는 인류가 선택된 거고- 지금 막 그들의 모든 테스트를 통과해 버린겁니다!
단지 그것때문이였어요. 애시당초 이녀석들은 지구라는 행성엔 티끌만한 관심도 없던 겁니다.
오로지 이 지구에 거주하는 60억이 인간들이 보유한 잠재적 사이오닉 인자를 각성시키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납치와 인체실험에만 목을 매고 가끔씩 시선을 끌기 위해서 테러행위를 펼치는 정도였던 겁니다. XCOM이 외계인을 고문하거나 기술을 역추적하는건 말 그대로 눈밖이였고, 오히려 인류의 사이오닉을 각성을 촉진시킬 생각으로 방치하고 있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 모든게 지금 막 끝났습니다. 인류는 사이오닉 재능과 나름 튼튼한 육체를 동시에 가진 '이상적인 새옷'임을 증명했고
절망적이지만 이 시간을 기점으로 이더리얼들은 지구에 대한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갈 수도 있겠죠.
그땐 위윈회든 XCOM이든 모조리 끝장일 겁니다.- 이젠 '시련'이 아니라 '수확'이니깐요.
최악의 사태였습니다- 물러서거나 도망칠 만한 형편이 아니였던 거였어요.
어떻게든 견뎌내서, 아니 그것을 넘어서 이 이더리얼의 수장을 박살내고- 템플 우주선을 무력화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죠?
이더리얼 3명의 일제공격을 이겨낼 수 있는 생물이라면 오직......
.....잠깐만. 설마----
그 순간, 머리속에 뭔가 번쩍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령관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시도한 적 없는 무리수를 펼처야만 했습니다.
ㅡ 네. 사령관은 무리수라고만 생각한 이러디얼의 정신을 조종하기로 마음 먹은 겁니다!
솔찍히 말할께요. 사실 본인은 이제까지 이더리얼을 대상으로 사이오닉을 써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야 실패확률이 50%를 항상 넘어서고 있었고, 단 한번 사이오닉 공포를 시전해 보았지만 보기좋게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이오닉 공포로 한놈을 바보로 만들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선 나머지 2마리에게 죽임당할 뿐이였죠.
....하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더리얼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오직 이더리얼 뿐이였습니다.
저는 심호홉을 딱 한 다음, 버튼을 눌렀는데.......!
.....!!!!
네. 성공했습니다!
눈앞의 상황에 당황한 이더리얼들은 정신없이 사이오닉 창을 꽂아 넣지만- 같은 이더리얼이라선 하염없는 수준.
그리고-----
그리고 다음 차례에 정신이 조종당한 이더리얼들이 동족사이로 균열을 일으키고-----
두번쨰로 사령관이 마지막까지 아껴둔 사이오닉 균열이 이들 사이에 정확하게 열린 뒤-----
"따라서, 내가 심판한다"
-by 중2병이 완성된 토모에 마미.
"이건 네 길이 아니다!"
"네 목표도 아냐! "
"내가 이 힘을 연마하려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해!"
"우리가 없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
-이더리얼 수장. (이 내용만은 왜곡없는, XCOM 본편에 나온 대사입니다)
자신이 그토록 신뢰하던 동족에게 공격받은 뒤 , 토모에 마미의 플라즈마 볼트가 이더리얼의 지도자의 미간을 꽤뚫는 순간
엘더의 경악과 공포와 절망이 뒤범벅된 사이오닉 비병이 브릿지에 울려퍼졌습니다.
그리고, 그가 소환하거나- 유지하고 있던 그들의 수하들은 언제 있었냐는 듯이 증발당했죠.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자신의 위치를 과신하고, 우리들을 단지 새옷취급하던 외계인의 최후였습니다.
이렇게 되어서 이제 템플 우주선 마저 저희 것이 되었습니다.
브릿지는 점거당했고, 지구침공을 주도했을 이더리얼은 저희가 처분했죠.
하지만 지금 사령관의 마음에 걸리는게 딱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엘더 사망이후 갑자기 주변에서 사이오닉 에너지가 날뛰고 있다는건데....
잠깐만- 설마......!
갑자기 템플 우주선이 은박지처럼 우그러 들더니--- 대서양 바닷물을 모조리 다 빨아올릴 기세로 중력을 뒤집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이녀석들- 이번엔 순순히 기술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나 봅니다! 전함을 페기하려는게 분명해요!
그럼 빨리 탈출해야죠.
전력질주를 한다면 아주 아슬아슬하게 대기중인 스카이레인저로 터치다운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운이 좋다는 가정하에서 나온 결론이긴 하지마-------------
그런데- 뒤도 보지 않고 달려가려는 사령관의 머리로------
잠깐만- 이게 대체 뭐야.....!?
그리고 이런 시점에서, 사령관을 제외한 주요 HQ맴버들이 남아 있는 유럽의 XCOM 본부
템플 우주선의 충격은 바다 한참 건너의 XCOM 본부에 전해질 정도로 격렬했습니다!
잠깐. 템플 우주선의 동력이 뭐였지-----
설마... 설마....!?
.....뭐!?!?!?
이런 맙소사. 이런 지저스 크라이시스.
놈들의 진의가 들어나고 말았습니다.-인류를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였던 겁니다!
이더리얼의 마지막 선물은 화끈하기 짝이 없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깐 템플 우주선이 자폭하면, 이제 지구는 외계인과 인류채로 몰살당할게 분명해요.
...그리고 아주 다행히도, 이 폭탄이 된 함선의 브릿지엔- 이더리얼만큼의 사이오닉 재능을 가진 인간이 있죠.
갑자기 멈춰버린 사령관을 보고, 토모에 마미가 당황했는지 뒤를 처다봅니다.
물론 이쪽이 앞으로 할 일을 알고 있다면 기겁을 하고 막으려 들지도 모르지만- 역시 선택지가 없죠.
최악의 경우 이 배의 자폭은 막을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염력장으로 밀어버린 다음- 바로 문을 봉쇄했습니다.
폭팔물이 없는 토모에 마미로선 이 격벽을 열 방법이 없을 거에요.
-이걸로 희생자는 최소화 했습니다. 물론 이쪽이 성공한다면 문제가 없긴 해도....
...뭐. 최악의 경우 바로 옆이라면 이 전투로 죽는 사람은 딱 한명밖에 남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매우 다행스럽게도 이 템플 우주선의 조종 역시 '이더리얼의 사이오닉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죠.
....일단 폭탄이 된 전함에 있긴 하지만 이대로 순순히 죽어줄 생각도 없습니다.
템플 우주선은 일단 '전함'입니다. 자폭스위치가 있다면- 만일 실수로 작동되었을 시 그것을 취소할 방법도 있겠죠.
이 사이오닉 장비를 통해서 이 전함의 조종체계를 빠르게 알아낸 뒤- 그 다음 자폭을 취소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령관이 탈취한 템플 우주선을 이끌고 XCOM 본부로 돌아간다면, 전원 무사생환이 가능하겠죠.
순순히 죽어줄 생각은 없습니다!
자. 그러면 이 이더리얼 장비에 접속해서 녀석들의 데이터를.......
!?!?!?!!!!!!!!!!!!!!!!
...머, 멈출 방법이 없어!
놈들은 역시 그렇게까지 바보가 아니였어요! 자폭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귀환 이전에 지구채로 멸망할 겁니다. 다름 방법이라곤.......
..
...
......
.....
....
...
.
....아니, 아예 없는건 아니죠.
아직 플랜 B가 남아 있긴 하니깐요.
사령관이 타고 있는 템플 우주선이 갑자기 움직이고 있다는 말에 놀람에 못이겨 격분중인 브레포드.
지금 생각해보면 이들은 본부에 남겨두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만일 같이 출동했다면, XCOM의 모든 HQ인원이 템플 우주선안에서 공멸했을 거니깐요.
....그리고 그 플랜 B라는건-----
엄청난 속도로 대기권을 돌파하는 템플 우주선.
일단 조종체계는 사령관이 어떻게는 얻었기에, 마지막 수단을 쓰기로 마음 먹은 겁니다.
사이오닉으로 지속적으로 주 동력원을 억제한다면-마지막 순간까지 이 템플 우주선이 블랙홀로 변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자체적인 폭팔은 어쩔 수 없겠지만......
뭐 괜찮지 않습니까?
이제 모든게 끝났어요.
이정도면 초기의 성과를 훌륭하게 거두기도 했구요.
후방에서 서류뭉치랑 씨름하다 누구대신 콩밥 먹는게 아니라, 확실히 할일을 다 했죠.
거기다가 덤으로 '지구를 구했다'라는 그럴싸한 변명거리도 남길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 이상의 해피엔딩이 어디있겠습니까? XCOM은 이제- 최고사령관이 전방에서 날뛰어도 잘 굴러가는 조직이 된지 오래구요.
비록 이 사령관의 이야기는 여기서 막을 내리지만---
정말로 수고했다.
솔찍히 기뻤다.
홀대해서 미안했다.
마지막에 마지막에도 함께 못해서 미안하구나.
...그리고, 최소한 너 때문에 그래도 조금은 덜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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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항상 그렇듯이 모든 이야기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겠죠.
크리스마스까지 11일남은 2015년 12월 14일.
이렇게 대서양 한복판에- 인류 사상 최고로 거대한 폭죽이 터졌습니다.
아마. 일단 남반구에 사시는 사람이라면 모두 볼 수 있었겠죠.
그리고, 이 작전에서 마지막에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스카이레인저 뒤로---
인류와 이러디얼과의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는 폭죽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XCOM:EU] 생초보의 온기가 느껴지는 철인모드 연재-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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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XCOM 프로젝트(2015/3/1~ 2015/12/14)
추모자 명단: 총원- 7명 (MIA 1명 포함)
이병 카스미 사사키
국 적: 일본
병 과: 미지정
활 동 기 간 : 초기맴버
총 살 해 수 : -
담당한 임무: 최초 외계인 조우
이병 세르게이 소콜로프
국 적: 러시아
병 과: 미지정
활 동 기 간 : 초기맴버
총 살 해 수 : -
담당한 임무: 최초 외계인 조우
이병 벤 번즈
국 적: 미국
병 과: 미지정
활 동 기 간 : 초기맴버
총 살 해 수 : -
담당한 임무: 최초 외계인 조우
이병 양 선희
국 적: 대한민국
병 과: 지원병
활 동 기 간 : 7일
총 살 해 수 : -
담당한 임무: 1
이병 오귀스킨 메르시에
국 적: 프랑스
병 과: 돌격병
활 동 기 간 : 11일
총 살 해 수 : -
담당한 임무: 1
소위 헤수스 페레스
국 적: 아르헨티나
병 과: 중화기병
활 동 기 간 : 2개월 9일
총 살 해 수 : 14마리
담당한 임무: 9
1nd 사령관 알터드 (오토산 야누코비치)
국 적: 우크라이나
병 과: 지원병 + 사이오닉 3단계(골롭실 지원자)
활 동 기 간 : 10개월 14일
총 살 해 수 : 60 마리
담당한 임무: 45
그리고....
그리고 이렇게 1차 XCOM 프로젝트는 이렇게 종결되었습니다.
외계인-이더리얼의 위협에서 인류를 지켜냈고, 그들의 기술력을 역추적했으며, 종국엔 그들의 계획도 물거품으로 만들었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류가 모든 위협을 이겨냈다는건 아닙니다. 사실 이 XCOM이 90년대에 나온 [X-COM:UFO 디펜스]의 리메이크작인 것과, 이 뒤에 심해의 괴의와 대향하는 엑스컴 2편이 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현제 XCOM 에너미 언노운이 본전 이상을 뽑아낸 것을 유추한다면- 이 이후의 시리즈도 나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3부작은 영화나 게임산업에선 일종의 전통이잖아요. ^^;;;
그렇게 되어서, 언젠간 나올 엑스컴2편 리메이크를 기대하며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그때는 과거에 활약했던 이 대원들의 이름을 그대로 지어서, 새로운 연재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라고, 저는 대략적으로 10개월 전 쯤에 말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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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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