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VS RNG보고 환호했다가 담원 VS AHQ보고 기분 좋아지고 자기 전에 그리핀 VS G2보고 잠을 설쳤네요.
인게임적으로도 문제가 무지 많지만, 결코 밴픽에서도 이득을 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분석해봅니다.
분석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기때문에 그냥 주관적인 의견이구나~ 하고 넘겨주셔도 됩니다.
밴
일단 그리핀은 미키가 잘하고 이니쉬와 변수창출에 능한 라칸을 먼저 밴해버립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G2는 그냥 쌘 판테온을 밴하죠. 이건 당연하다고 봐요. G2는 판테온을 안해도 자신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초반설계가 가능한데
그리핀이 판테온을 하게 되면 G2의 이러한 플레이스타일을 쉽게 따라올 수 있거든요. 그만큼 판테온이 사기라서 대회에서 안 나올 가능성도 높아요.
이후 바로 퍽즈와 캡스의 신드라를 저격해서 밴을 하는 그리핀. 퍽즈 저격쪽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바이퍼가 AP원딜을 잘 한다는 생각도 안해봤고 쵸비랑은 전혀 맞지 않는 픽이라서 나쁘지 않다고는 봅니다.
G2 입장에서는 쵸비가 연습해왔을 가능성이 높은 키아나를 밴합니다. 여기서 G2의 밴들을 보면 다 변수픽들이에요. 한 번 삐끗하면 본인들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이후 그리핀은 퀸을 밴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기서 일단 한 번 망가졌다고 봅니다. 이 밴 자체도 별로였지만 픽이랑 연결되면 더 별로에요.
G2는 투라인 스왑으로 돌릴 수 있고 후반 기대값이 높은 케일을 밴합니다. 나쁘지 않은 밴입니다. 그리핀이랑 안맞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아무튼..
여기서 퀸 밴은 이후 픽으로도 연결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좋지 않은 수가 되어버립니다.
픽
그리핀은 먼저 레넥톤을 잡습니다. 여기서 퀸 밴의 이유가 드러나는데요. 퀸을 밴한건 해설자들도 의아해했습니다. "정보가 있었나요?" 라면서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레넥톤을 잡기 위해' 퀸을 밴한걸로 보입니다. 레넥톤이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퀸 만나면.
이게 문제인게, 지금 그리핀의 탑라이너들 폼이 좋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픽이기 때문이에요.
사실 레넥톤은 분명 초반에 강한 픽이긴 하지만 후반가면 당연하게도 힘이 떨어지는 픽입니다. 자연스럽게 1픽 레넥톤은 많이 거르게 되죠.
근데 그런 픽을 1픽으로 가져가야 했다는 것은 결국 '레넥톤을 무조건 탑에게 쥐어줘야 한다'는 전략으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런 소드가 선발인 것을 보면 도란은 소드보다 폼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구요.
다만 G2가 초반 스노우볼을 통해서 빠르게 승리를 가져가는 팀이고 후반에는 힘이 떨어진다는 점을 보았을 때 레넥톤을 뽑아 초반에만 굴리면
어떻게든 후반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것일수도 있어요. 막싸움 하면 본인들이 유리하다는 계산일수도 있죠.
물론 G2가 후반챔피언들도 잘 다룬다는 증거가 되어버린 경기긴 하지만..
이후 G2는 카이사 - 앨리스를 빠르게 잡습니다. 이게 매우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하면, 일단 카이사는 3코어 전에 게임을 못끝내요.
무조건 후반간다 라는 생각으로 잡은거에요. 2코어때도 쌔긴한데 그래도 못끝냅니다. 약해요 카이사가.
여기서 레넥톤 픽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는거에요. 'G2는 당연히 초반에 쌔게 나오겠지? 그럼 레넥톤 잡고 우리도 초반 쌔게가자'
라고 생각을 했는데 카이사 뽑아버리니 상대가 후반이 좋아져버리는 효과가 생겨버립니다.
게다가 앨리스를 얀코스가 사실상 뺏어온건데 앨리스와 레넥톤의 초반 압도적인 시너지를 순식간에 뽑아버립니다.
레넥톤은 강한 픽인건 맞지만 앨리스와 합쳐졌을때 그 무엇보다 강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잘 뺏어온거죠.
게다가 타잔이 사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초 육식형 정글러라는 점도 의미가 있구요.
여기서 그리핀은 자야를 무조건 가져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카이사 앨리스를 가져간 상황에서
상대는 무조건 앨리스 정글 카이사 원딜이 갖춰진거에요. 아무리 G2라고 한들 앨리스 서폿, 카이사 정글 뭐 이런식으로는 꼬기 어려워요.
그래서 상대가 깔끔하게 원딜 - 정글을 갖췄을 때 따라서 원딜 - 정글을 갖췄어야해요. 후반 캐리형 챔프들로.
근데 여기서 그리핀은 탈리야 - 노틸러스를 가져갑니다. 의아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리헨즈는 챔프 폭도 넓은데 굳이 노틸러스를 고집해야했나? -> 초반에 싸움을 하기 위해서.
탈리아 -> 초중반 타이밍에 강한 챔프 + AP 캐리. 레넥톤과 어떻게든 시너지가 나야하니까.
말 그대로 'G2는 후반 가는데 우리는 초반 운영으로 이겨보자' 이렇게 되는거에요.
근데 상식적으로 초반 운영을 전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팀이 G2인데 그거 대처법을 모를거라고 생각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그라가스를 가져가는게 어땠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러자 G2는 아예 우리 한타간다~ 라면서 레오나까지 가져갑니다.
레오나는 비교적 발이 빠른 챔프는 아니라서 미키랑 잘 안맞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그냥 가져가요.
본인들이 뭘 가져가도 자신이 있다는거죠. 여기서부터 기량차이가 느껴지는겁니다.
그리핀 : 본인이 준비해온대로만 함
G2 : 본인 스타일과 정반대되는 픽도 구사할 수 있음.
그리핀은 레넥톤을 무조건 가져와야 하고, G2는 초반 싸움에 쌔니까 우리도 초반 싸움으로 이겨보자~ 이 스탠슨데
G2는 어 우리 후반도 쌔~ 우리 그냥 강팀이야~ 하는 스탠스에요.
뭐가 더 유동적이고 좋은 스탠스인지는 말 안해도 다들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밴
이 다음에 G2는 당연합니다. '뭐야 너네 원딜 왜 안했어?' 바로 자야, 이즈 잘라버립니다.
카이사보다 후반 캐리력이 높고 궁을 통한 생존이 가능해서 원탑 원딜로 불리는 자야를 자름과 동시에
바이퍼가 잘 다루고 LCK팀들이 잘하는 이즈리얼도 잘라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G2는 비원딜 혹은 루시안을 강요한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냥 카이사 - 앨리스 - 레오나만 봐도 절대로 뚜벅이 원딜은 못하거든요. 그럼 남은건 루시안 밖에 없어요.
그리핀은 운영이 좋고 초반에 힘이 강한 트페와 갱플을 잘라버립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두 챔프는 초반에 쌘게 아니라, 그리핀이 해야하는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는 챔프들이에요.
그래서 밴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것도 사실 거의 자기 플레이 강요에요.
'우린 무조건 이렇게 할건데 이거 두개는 방해되니까 밴할게' 이런느낌. 굉장히 굳어있는 느낌이에요.
다시 픽
여기서 G2는 오리아나를 갖추므로써 사실상 한타 파괴력이 거의 원탑급 조합으로 올라가요.
제가 여기서 든 생각은 'G2가 진짜 준비를 많이 해왔다'는 거에요. 본인들이 지금까지 추구했던 스타일과 정반대의 스타일을 들고왔어요.
그리핀을 우습게 봤거나, 이길수 있다고 생각했거나 둘 중 하나인데 경기 결과 보면 뭐... 후자였죠.
아무튼 그리핀은 이제 원딜을 픽할 차례입니다. 뭘 해야하지? 남은게 루시안밖에 없네? 루시안.
G2가 강요한대로 그리핀은 당연하게도 루시안을 뽑습니다.
루시안 나쁘지는 않은데 일단 여기서 조합 구성만 놓고 보자면
레넥톤 - 탈리야 - ? - 루시안 - 노틸러스
? - 앨리스 - 오리아나 - 카이사 - 레오나
그냥 후반가면 G2가 무조건 이기는 조합 구성이 되어버려요. 그리핀 입장에서 조합 난이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버린거죠.
'무조건 초반에 이겨야 한다' 가 되어버립니다. 무조건이요.
루시안 픽이 '당연하게도'가 되면 안되는데 G2가 원하는대로 그냥 픽을 다 해줘요 그리핀이. 이걸 왜 아무 준비도 안해왔나 생각도 들고.
이럴거면 왜 자야는 안뽑았나 생각도 드는데..
그리고 마지막 이렐리아. 전 여기서 오른 보기도 전에 이렐 나오자마자 그리핀이 졌다고 확신했어요.
이렐리아는 지금 메타에서 절대 좋은픽이 아니에요. 솔직히 구려요.
옛날에 개사기시절때도 궁 제대로 못쓰면 그냥 한타에서 의미가 없는 픽이였어요.
근데 거기다가 레오나, 앨리스, 오리아나라는 하드CC기 다수 보유한 챔프들 상대로? 카이사까지있는데? 이렐이 뭘 할수있지?
여기서 쵸비선수의 한계가 느껴졌어요. 진짜 "요즘 챔프 '만' 잘 다루는구나" 라고 생각했죠.
오리아나 상대로 이렐이 라인전이 편한건 사실이에요. 근데 상대가 대놓고 한타조합인데 라인전만 편하다? 지겠다는거죠.
G2는 마지막으로 오른을 꺼내버립니다. 여기서 양 팀의 조합구성이 완료된 것을 보면,
G2 : 오른 - 앨리스 - 오리아나 - 카이사 - 레오나
그리핀 : 레넥톤 - 탈리아 - 이렐리아 - 루시안 - 노틸러스
G2의 조합은 저것보다 한타파괴력이 강한 조합을 찾기 어려울정도의 한타파괴력을 갖춘 조합이구요.
그리핀은 말 그대로 저 조합을 이기려면 초반에 플레이적으로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상대를 찍어눌러야 하는 조합이에요.
한 번 삐끗하면 상대가 회복해버리고 후반 가버리니 당연한거죠.
G2는 그냥 오른궁 레오나궁 던지고 앞으로 밀고들어가면 이기는 조합인 반면
그리핀은 아주 잘해야 이기는 조합이 되어버린거죠.
이러한 조합의 차이는 DFM과 스플라이스의 경기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스플라이스의 전력이 DFM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데 DFM이 이런 조합빨로 스플라이스를 찢어버렸거든요.
설사 G2가 그리핀보다 한 체급 아래라도 G2가 유리한 밴픽을 짰는데
G2는 그리핀보다 체급이 높으면 높았지 아래인건 더욱 아니었죠.
첫 롤드컵 무대인만큼 인게임 실수가 나오기 쉬운 선수들인데 이런 픽을 쥐어주었으니.. 이기기 어렵죠.
당장 인게임내에서도 실수 두세번에 게임이 끝나버립니다. G2는 퍽즈가 잘리는 실수가 있어도 게임 끌고나갈 수있습니다. 조합이 워낙 좋거든요.
마치며
물론 플레이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경기는 맞습니다.
타잔이 초반에 칼날부리에서 시간이 안 끌렸다면, 돌거북을 오른에게 안 뺏겼다면, 초반에 탑 설계가 좋았다면..
소드가 좀만 더 잘했더라면.. 뭐 여러가지 부분이 있겠지만...
문제는 이런 실수가 있을 것을 염두하고 밴픽을 짜야하는데 그리핀은 그런게 전혀 없었다는거..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G2라는 현재 롤드컵에서 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아무런 깜짝픽도 준비해오지 않았다는 점이네요.
LCK에서 가장 강한 SKT마저도 프나틱을 상대로 원딜 케일 미드트타, RNG를 상대로 트페라는 깜짝픽을 준비해왔습니다.
담원의 경우 지긴 했지만 가렌유미와 바텀 베이가를 준비해왔구요.
그리핀과 같은 조에 속한 C9은 원딜 하이머딩거를, HKA는 가렌유미를 준비해왔죠.
여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DFM의 직스도 생각이 나고 UOL의 딩거도 생각이 나네요.
이런 준비가 그리핀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LCK내에서 있던 스노우볼 조합. 그거 그냥 그대로 가져온거에요.
이런 약한 팀들도 상대방을 이길 준비를 해오는데 그리핀은 G2를 상대하는데 준비성이 너무 부족한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씨맥 감독이 없어서 그런걸수도 있고...
그리핀 응원은 하지만 절대로 오늘 밴픽처럼 아무준비 없이 게임에 임하면 조별따리도 가능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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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제 분석이 틀릴수도있지만 어제 결과로만보면 그렇게볼수도있다고 봅니다.. 퀸밴이후 선레넥톤 칼픽. 탈리야 노틸러스로 이어지는 픽에 한물간 이렐리아까지 보면 더욱요. | 19.10.14 13:5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