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적으로 개막식이나 오프닝 연출덕후라
롤이든 스포츠든 올림픽이든 왠만한 큰 대회 개막식은 관심있게 챙겨보는 편이고
인벤에서 롤 결승전 오프닝칼럼으로 베스트도 가봤습니다.
오늘 결승전 오프닝 무대 (중간중간 경기운영은 말할것도 없고) 연출보고 진심으로 화나서
라이엇 제발 좀 고치라는 의미로 글 한번 싸질러 봅니다.
보통 오지엔의 결승전 오프닝 연출은 꽤 정형화 되있긴 합니다만 감정을 폭발시키는데 매우 최적화된, 긍정적인 면에서 교과서적인 연출을 보여줬었습니다.
1. 카운트다운 후 지금까지의 LCK 역사를 보여주는 준비영상을 틀어준다. (감정고조 1단계)
2-1. 준비영상 직후 뜬뜬 브금이 나온다 (감정고조 2단계). 브금만으로 굉장히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효과가 매우 뛰어납니다.
2-2. 용준좌가 등장하면서 용준쇼를 펼친다 (감정고조 3단계). 포인트는 이 단계에서 용준좌가 짧고 굵게 치고 들어가신다는 점입니다.
3. 간지철철 영상미 뿜뿜 오프닝 영상이 나온다 (감정고조 4단계)
4. 각 팀 선수들 등장하면서 한꺼번에, 혹은 포지션별로 소개한다
5. 트래쉬토크 시작
보통 2~4번은 매 시즌마다 조금씩 바뀌기도 했습니다.
오지엔의 결승전 무대연출의 특징이자 공통점을 꼽자면
진행을 하는데 별다른 진행자 없이 영상과 브금만으로 '지금 무엇을 하고있으며', '이제 무엇이 펼쳐질지'가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가령, 용준좌의 등장만 하더라도 몇몇 시즌을 제외하고는 어김없이 뜬뜬 브금과 함께 등장하셨는데,
이게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하나의 연출적 아이덴티티가 되면서 연출하기도 쉬워지고, 사람들도 더 기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 모든 순서가 물흐르듯이 흘러가니까 용준좌는 그 특유의 롤만 맡으시면 되며,
직관가신분들과 시청자들도 일종의 '공연'보듯이 편안하게 감상하면 됩니다.
그런데 오늘 결승연출에는 이 모든것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위의 순서와 하나씩 대응하면서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1. 카운트다운 후 지금까지의 LCK 역사를 보여주는 준비영상을 틀어준다.
- DJ소다의 축하공연과 함께하는 정신산만한 이번시즌의 추억
카운트다운이 2018 롤드컵 카운트다운과 매우 흡사해서 저는 축하공연으로 K/DA라도 나오는줄 알았습니다.
뭐, DJ소다와 DJ소나 이름이 비슷해서 이런 연출을 기획한 느낌이 나는데 말이죠....
일단 DJ소나 스킨이 출시한지도 몇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지금와서 축하공연을 하는것도 꽤 뜬금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공연의 질이 썩 좋은 편도 아니었습니다. DJ소다가 받는 평가를 보면 더더욱요.
선수들 옾더레 소리는 소리대로 하나도 안들리고 공연은 공연대로 진행되고 하니 매우 정신이 산만해지죠.
여기서부터 벌써 1차 에러가 납니다. 시작할때의 감정을 전혀 고조시키지 못하고 넘어가버렸어요.
게다가 보통 이런식의 축하공연은 롤드컵급으로 빵빵하게 준비하지 않는이상 공연으로 감정이 고조되는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 곡이 롤드컵 처럼 그 시즌 내내 주제곡처럼 틀어주는 곡도 아닌데다가 일렉EDM 장르자체가 감정고조를 잘 시켜야 관객들도 그에 맞춰서 흥을 느낄수 있는데
시작부터 저리 틀어버리면 그냥 멍하고 보게 될 뿐이죠.
차라리 뒤에 스크린도 크고 아름답게 깔아놨던데, 눈뽕이라도 제대로 선사하고 나서 이번 스플릿 추억영상이라도 틀어줬으면 좀 나았겠습니다.
근데 영상도 허접한 문구만 계속 반복되는 식의 연출인데다가
공연 중간에 양옆 날개스크린에 선수들이 하나씩 등장하더군요........그냥 위의 1,5를 조잡하게 섞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2-1. 준비영상 직후 뜬뜬 브금이 나온다.
- 정적상태에서 거의 브금없이 용준좌 등장
2-2. 용준좌가 등장하면서 용준쇼를 펼친다.
- 짧고 굵게 치고들어가는게 아닌, 선수입장과 기존에 보지못한(?) 긴 대본과 함께 연출.
일단 등장 뭐 좋습니다. 용준좌는 정말 스포트라이트 받으시기에 전혀 무리가없는 분이시죠.
근데 왜 연출을 굉장히 정적으로 연출했을까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용준좌가 차분하게 시작한적이 오지엔에도 있었습니다. 2016년 서머 결승과 2018 서머 결승입니다.
물론 연출의 질은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먼저 2016년 여름 잠깐 볼까요? 비슷하게 뜬뜬브금 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차분한 (하지만 긴장감 있는) 브금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브금이 점점 고조되더니 역대급으로 용준좌의 멘트와 싱크로율이 맞으면서 감정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냅니다.
2018년은 의미가 조금 달랐습니다. 오지엔 시대의 마지막 결승이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특수성때문에 시작을 차분하게 진행했어도, 실제 용준좌 포텐은 굉장히 고조되있는 상태셨으며, 2018년 서머 역시 마지막에는 고조되는 브금과 함께 끝납니다.
근데 이번 서머 결승 보세요. 그리핀 소개하시고 그리핀!!을 외칩니다. 잠깐 조명이 밝아져요.
문제는 그러고 다시 정적이 됩니다. 여기서 고조되는 감정이 끊어져요.
다시 티원 막 소개하시고 SKT T1!!!을 외치십니다. 잠깐 조명이 밝아져요.
그러고 또 다시 정적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한번도 용준좌가 외치신적이 없었던 '선수입장!!'이 등장합니다.
선수 입장해요. 이제서야 브금이 막 고조되면서 불꽃 나오는 연출 등장합니다.
다 등장해서 돌아선 후에 용준좌가 이제서야 '보통 결승전에서의 마지막 멘트'를 하시면서 경기 시작을 외치십니다.
이 연출의 문제는 호흡이 너무 길었다는 겁니다.
원래 용준좌 포텐은 정말 짧고 굵게 각 팀을 연호하신 뒤 그 에너지를 그대로 끌고가면서 시자아아아아아악!! 하겠습니다!! 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용준좌도 힘들지 않으시면서 보는사람들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용준좌의 대단함은 이 감정고조와 특유의 해방감에 있다고 봅니다)
근데 오늘 라이엇의 실수는 용준좌에게 '시작 하겠습니다' 타이밍에 '선수 입장'을 외치게 했다는 겁니다. 정말 타이밍 낭비 에너지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게 왜 라이엇 탓이냐면, 디테일한 대본은 용준좌가 쓰신다 하더라도 전체 연출은 라이엇이 도맡아서 해야되기 때문에 용준좌는 그 그림에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선수입장도 별다른 연출없이 각 팀별 특징없이 그냥 밋밋하게 나란히 들어와서는 우승컵 주변에 몰려 섭니다.
즉, 2,4번이 짬뽕된 형태이다보니 현장의 팬분들이 용준좌의 포텐에 함께하기에도 어렵고, 선수들에게 좀더 관심을 쏟기도 어렵습니다.
심지어 2,4번이 진행된 직후 오프닝영상이 나오고 그 뒤에 트래쉬토크가 바로 이어집니다.
이러다보니 결승전 직전 선수들에게 감정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어지게 되면서 '이게 뭐지?'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거죠.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타이밍 낭비, 에너지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3. 간지철철 영상미 뿜뿜 오프닝 영상이 나온다
이 부분은 크게 모난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타잔에게 왕좌 퍼포먼스를 너무 쉽게 줬다는것 빼고는요.
그래도 좀 아쉬웠던 부분을 짚어보자면 연출의 스케일이 작다는 점입니다.
오지엔때도 선수 소개의 본질을 따져보면 그냥 '멋있는 장소'에서 선수들이 '걸어가거나', '서로 노려보거나'. '특정 행위를 하거나' 입니다.
그래도 연출 전체의 스토리가 어느정도 있는 편이며, 매번 비슷한 구도라고는 해도, 결승전 특유의 스케일감은 항상 강조해오던 오지엔입니다.
그런데 라이엇 연출은 스케일이 매우 작아요. 딱봐도 스튜디오에서 조명 좀 깔아놓고 찍은게 뻔히 보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선수들 얼굴에 아이디 프로젝터 쏜 연출이 너무 반복적으로 등장해요. 선수마다 각기 다른 등장을 보고싶은 팬들도 분명 있었을텐데 말이죠.
아이디어의 부재인지, 귀찮은건지, 돈이없는건지 여튼 아쉽습니다.
총정리 및 기타
그 외에도 정말 별로였던 부분을 짚고 넘어가자면
1) 밴픽창이 시즌때 밴픽창이랑 똑같습니다. 스프링때도 그렇고 결승전을 강조하는 느낌이 거의 없는게 항상 아쉬웠습니다.
2) 밴픽이 끝난 후 포지션별로 선수들 챔프 비교해주는 화면 없이 바로 경기 시작하는것도 아쉽습니다.
이것도 매우 허접한게, 큰 화면에 선수들 픽밴을 띄워준것도 아니고 선수자리 밑 조그만 화면에 카메라로 그냥 갖다 댄걸로만 보여주고 끝이에요.
3) 좌석배치도 아쉽습니다. 분명 2015년과 같은 장소인데도 2015년때가 사람이 훨씬 많아보였고, 가운데 무대가 없어서 그런지 꽉찬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의도적으로 좌석을 적게 배치한건지 중간 장시간 퍼즈타임때 관객들 하나하나 비춰주는데 어찌나 사람이 없는게 보이던지 카메라가 돌아갈때마다 봤던사람 또보고 또보고....
이럴거면 퍼즈라도 만들지 말게 준비를 하던지 그랬어야죠.
4) 이건 진짜 쓴소리 들어도 할말없던, 제일 빡쳤던 부분중 하나가 마지막 트로피 세레모니 였습니다.
이긴 다음 바로 나가서 트로피 들어올리는게 결승전의 하이라이트인데
이름 새겨준다고 트로피 들어올리러 갔더니 아무것도 없는게 말이 됩니까???
진짜 동선 수준, 선수들 무안해지고, 분위기 갑분싸.....
B급대회도 이러진 않겠습니다.....S급 캐스터와 S급 선수들 데리고 대회진행이 이따위면 내년 롤챔스 뭘 믿고 시청하나요.
롤 파크 이쁘게 잘 지어주면 뭐합니까, 방송연출의 알맹이가 쓰래기인데요.
결승전 무대 화려하게 꾸미면 뭐합니까, 제대로 써먹을 줄을 모르는데요.
제발 라이엇은 오지엔한테 자존심 내려두고 배우고 오던지 오지엔 인사들을 써먹던지
아님 하다못해 방송연출을 외주를 맡기던지 해결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롤드컵 연출도 썩 맘에들진 않았는데 결승전 보다가 화난건 정말 처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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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쪽 비판한번했다가 블루홀이 아예 싹다 아프리카쪽으로 배그옮기고 사실상 2부리그중계하는거 보면 참...안쓰럽더라고요. PSSU 연출하는거보면 진짜 '아직 OGN 안죽었다'는거 보여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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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임자들 다 그랜절처박고 OGN한테 외주맡기는게 좋을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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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을 차세대, 세대교체의 대표로 띄워주려는의도가 너무보였고 의도적으로 OGN을 부정하려는의미의 의자오프닝이 아니었나싶어요 우리는 OGN과 달라야한다는 거에 너무 집착한나머지 ogn보다 못하게 되버린거같습니다. 그리고 조나같은 송출인원들은 여전히 롤파크에있었다는거도 문제였던거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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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이신게, 트로피에 이름 새겨주는건 대회 진행상 모든 대회일정이 끝나고 나서 해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트로피에 이름 새겨주는건 에필로그 성격의 행사라 생각하는데, 그걸 깔끔하게 치고 가도 정신이 없는 대회 세레모니 중간에 굳이굳이 새겨넣어주겠다고 들고가버리는 진행에 한숨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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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만 얘기하고 넘어가면 내년에도 라이엇이 똑같을것 같아서 너무 불안합니다 ㅠ | 19.08.31 23: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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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린
그리핀을 차세대, 세대교체의 대표로 띄워주려는의도가 너무보였고 의도적으로 OGN을 부정하려는의미의 의자오프닝이 아니었나싶어요 우리는 OGN과 달라야한다는 거에 너무 집착한나머지 ogn보다 못하게 되버린거같습니다. 그리고 조나같은 송출인원들은 여전히 롤파크에있었다는거도 문제였던거같고요 | 19.08.31 23: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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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냥 팬들의 니즈를 확실하게 캐치하면 오지엔과 다르지 않아도 괜찮다는걸 충분히 알텐데 말이죠. | 19.08.31 23:1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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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임자들 다 그랜절처박고 OGN한테 외주맡기는게 좋을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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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n은 다뺏겨서 슈퍼리그 이것저것하다가 다시 옵치코인타는거같던데 이번 컨텐더스 플옵을 성남의 게임페스티벌서 하는데 여기에 ogn이 참가해서 연출쪽에 ogn맛이 나고있고 컨텐더스 챔스리그인 건틀릿을 상암에서 여는 등 활로를 찾으려 혈안이된.. | 19.08.31 23:0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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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린
배그쪽 비판한번했다가 블루홀이 아예 싹다 아프리카쪽으로 배그옮기고 사실상 2부리그중계하는거 보면 참...안쓰럽더라고요. PSSU 연출하는거보면 진짜 '아직 OGN 안죽었다'는거 보여주던데... | 19.08.31 23:0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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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e스포츠라는 장르를 확립한 ogn이지만 방송사중심에서 제작사중심으로가는 패러다임변화를 견디기 힘들어보이네요 | 19.08.31 23:0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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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번에 OGN슈퍼리그인가? 게임사에 종속되지않는걸로 활로찾는거같은데 힘들어보임... | 19.08.31 23:0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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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이신게, 트로피에 이름 새겨주는건 대회 진행상 모든 대회일정이 끝나고 나서 해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트로피에 이름 새겨주는건 에필로그 성격의 행사라 생각하는데, 그걸 깔끔하게 치고 가도 정신이 없는 대회 세레모니 중간에 굳이굳이 새겨넣어주겠다고 들고가버리는 진행에 한숨만 나옵니다. | 19.08.31 23:1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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