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 시작한 계기가 린웰이 너무 예쁘니까 호기심이 생긴 거였는데
정작 인게임에서 보니까 제작진이 얘 서사를 완전히 조져놨네요
지금 막 알펜 가면 다 벗겨진 직후까지 플레이했는데
린웰이 라나인들을 증오하고 있다는 내용을 계속해서 꾸준히 언급해온 것치곤
그 해소와 변화 과정이 너무 산만하고 조잡하다는 생각에 실망을 감출 수가 없네요
시스로디아에서 구조요청 하러 온 린웰의 부모님의 원수가 왜 4지역 스루드인지
굳이 왜 그래야 했으며 과거에 정확히 어떤 연유가 있었기에 그렇게 됐는지
설명도 복선도 안 주고 무작정 얼굴 보자마자 급발진 하는 거 너무 뜬금없었고
그야 표정이나 지나가는 대화 같은 걸로 뭔가 큰 게 오고 있다는 암시는 줬었지만
그 정도 묘사는 지금까지도 해왔었기 때문에 '그냥 이런 애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만큼
얄팍하고 게으른 복선이었어요
게다가 로우가 증오에 휩싸인 린웰을 막아서는 장면은
뭐 증오를 극복하라고 설교질 하는 게 JRPG 클리셰니까 그것 자체는 넘어가도
적 보스가 대놓고 눈앞에 서있는데 신파 찍는 거 진짜 ㄹㅇ...
로우 저새키 저게 뭐 하는 짓이냐며 명치에 지건 오지게 먹이고 싶었네요
차라리 한 번 대차게 싸우다가 린웰이 너무 앞서나가서 트롤링한 걸
로우가 부상을 무릅쓰고 똥 치워줘서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전개였다면 어땠을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스토리텔링을 그 따위로 하는 건지
아니 대량학살의 주범인 씝사이코년이 바로 눈앞에서 무기 들고 서있는데 뭐하는 거냐고 지금
무엇보다 얼탱이 없었던 건 린웰이 생각을 바꾸고 극단적인 인종차별을 그만두게 되는 결정적 포인트가
알펜이랑 대화 몇 마디 + 보스 잡으러 가는 길목에서 얼렁뚱땅으로 처리된 게 진짜...
얘가 크게 고민하면서 변화하는 중이구나, 하고 지켜보고 있으려니 어느 순간 보니까 지 알아서 어느새 성장해 있는 거 보니까
왜 유독 얘만 캐릭터 깊이가 이렇게 얇고 허술한지 참...
심지어 제작진이 대놓고 스토리 면에서 포기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같은 4지역에서 병렬로 진행 중인 스토리가 하필이면 메인 히로인인 시온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중요한 서사였고
니즈 사람들이 증오에 사로잡혀서 뇌절 타다가 액체 되어버리는 충격적인 서사였으며
스루드를 잡은 직후에는 알펜의 가면이 벗겨지고 과거가 밝혀지는 대형 떡밥 회수였으니
임팩트로나 중요도로나 흥미도로나 완전히 가려져 보여서
굳이 4지역에서 얘 스토리를 풀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하...
그야 서브 캐릭터니까 알펜이나 시온급의 스토리는 바라지도 않았고
키사라나 듀오할림 때처럼 나름의 반전이 없어도 됐고
하다 못해 로우 때처럼 아버지의 죽음 같은 치트키를 써서 서사를 대폭 단축시켜도 뭐라 안 했을 텐데
설마 조질 줄은...
이제 막 알펜 떡밥 풀리기 시작한 타이밍이니 게임을 그만 두지는 않겠지만
이럴 줄 알았더라면 스포를 감수하더라도 좀 더 알아보고 구입했을 걸 그랬네요
이 뭐랄까
닭강정인 줄 알고 입에 넣으니 사실 코다리 강정이었던 것 같은 느낌...
설마 이러고 끝은 아니겠죠?
(IP보기클릭)125.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