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게시판을 보면서 입문자 분들의 초기 출신(직업) 질문에
"아무거나 해도 나중에 어차피 다 똑같아지니 신경 안써도 된다."
라는 답변이 종종 보였는데, 이게 좀 신경쓰여서 글을 작성합니다.
앞으로 새로 캐릭터를 육성하실 분들께 약간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네요.
글이 꽤 길기 때문에 읽을 시간이 없거나 읽기 싫으신 분은 아래쪽의 표 이미지와 직업 추천, 3줄 요약만 보시면 됩니다.
아시다시피 프롬류 게임에서는 출신(초기 직업)이 큰 의미가 있지는 않습니다.
나중가면 어차피 다 비슷해지는데다, 출신별로 제약이 있거나 하는 게 아니라 스탯만 올리면 어떤 무기나 마법도 자유롭게 쓸 수 있지요.
실제로 육성이 좀 꼬였을 때, 스탯 몇개 잘못 올렸다고 큰일이 나지도 않습니다. 모자란 스탯이야 룬 노가다 좀 해서 올리면 되고, 그것도 아니라면 스탯 초기화를 해버리면 그만이니까요.
심지어 스탯 초기화에 요구되는 아이템이 회차당 여러 개 나옵니다.
7갠가 10갠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꽤 나와요.
(글을 수정하는 지금, 1회차를 거의 마무리하고 있는 시점에서 제가 획득한 초기화템만해도 17개네요)
실제로 초고렙 플레이를 지향하시는 분들은 캐릭터를 무엇으로 선택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만렙 찍으면 올 스텟 99 올마스터가 될텐데요 뭐.
하지만 조선게이머 종특 중 하나인 효율화를 따지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특히 협력/침입 콘텐츠를 생각하신다면요.
엘든링 협력/침입 적정렙이 몇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작들의 경우에는 120렙 정도를 권장했었죠.
캐릭터가 특정 컨셉(근력캐, 근력신앙캐, 주술캐 등등)을 완성하는 시기가 약 120렙이었거든요.
왜 컨셉을 잡냐면, 동일한 레벨일 때 여러 스탯을 올린 캐릭터는 특정 컨셉을 잡은 캐릭터에 비해서 많이 밀리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칼질도 어중간하고 마법도 어중간하니까요.
올라운더가 극의에 오르면 '올마스터'가 되지만, 이도 저도 아니면 '잡캐'라고 부르는 것과 동일합니다.
이때, 똑같이 120레벨을 맞춘다고 가정했을 때, 캐릭터 출신/태생과 캐릭터 컨셉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합니다.
캐릭터 컨셉에 따라 필요한 스탯과 필요하지 않은 스탯이 있기 마련이고,
레벨 초기화를 해도 캐릭터 출신/태생별 최초 스탯 이하로는 스탯이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순수 물리딜 위주 근력기량캐를 보면, 이 캐릭터 컨셉은 지력, 신앙, 신비(출혈딜 위주라면 신비는 유효한 스탯) 스탯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지력, 신앙, 신비가 올라간만큼 손해를 보는 셈이지요.
가령, 방랑기사는 지력, 신앙, 신비 스탯의 합이 25 포인트이고 빈털터리는 합이 30포인트입니다.
빈털터리는 순수 물리딜 위주 빌드에서 쓸모 없는 스탯인 지력, 신앙, 신비가 방랑기사에 비해 5가 높습니다.
1스탯이 1레벨이므로 순수 물리딜 위주 근력기량캐 빌드를 짤 때 빈털터리 출신/태생은 방랑기사에 비해 5레벨을 손해보는 셈이 되지요.
이럴 경우 동일한 120렙으로 세팅을 했다 해도 빈털터리는 실제 115렙 방랑기사와 동일한 스펙이 되는 겁니다.
이는 120렙 세팅 완료가 되기 전인 육성 중에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항상 동렙 방랑기사에 비해 5레벨만큼 약한 거예요.
그런 면에서 보면
어떤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지 잘 모르는 분들에게 무턱대고 빈털터리를 추천하면 안됩니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 뉴비 분들일텐데, 빈털터리는 초기 장비도 가장 허접한데다가 위와 같이 스탯 최적화도 별로거든요.
아래 표는 각각 캐릭터 컨셉에 따라 버려도 되는 스탯의 합이 가장 적은 출신/태생이 무엇인지 나타낸 것입니다.
각 컨셉마다 녹색으로 표시된 것이 가장 손해가 없고 효율적으로 뛰어난 출신/태생입니다.
***** 녹색 표시 중에서 오류가 있어서 정정합니다. 순수지력캐는 점성술사가36포인트로 가장 낭비되는 스탯이 적습니다! 참고해주세요! *****
표 수정 완료했습니다.
이를 통해
직업별로 추천을 해보자면,
1. 방랑기사 : 물리근기캐, 근기신앙캐에 적절함
2. 검사 : 효율성 별로인 녀석. 물리기량캐, 기량지력캐를 하고싶지만 죄수로 극초반을 뚫을 자신 없으면 추천
3. 용사 : 물리근기캐와 출혈기반 물리캐에 어울리고, 의외로 근력지력캐(!)와 근력신앙캐에 어울림
4. 도적 : 출혈기반기량캐가 좋음
5. 점성술사 : 지력캐가 좋음
6. 예언자 : 신앙캐 계열에서 전반적으로 좋음
7. 무사 : 방랑기사와 비슷
8. 죄수 : 물리지력캐가 좋음
9. 밀사 : 초반장비 옷이 멋있음. 효율성 별로인 녀석. 예언자로 극초반을 뚫을 자신 없으면 추천
10. 빈털터리 : 초기화를 자주 시켜가면서 이 컨셉 저 컨셉 전부 해보고 싶은 분, 또는 만능 잡캐를 추구하는 분에게는 최고의 출신/태생
고로 특화캐릭터 빌드를 짤 때 효율성으로 따지면 별로인 녀석.
물론 팬티맨은 예외...썩은물은 효율 따위 신경 쓸 필요 없으니까요...치토스 하나로 다 바르고 다니는데 효율 따위 개나 주죠 뭐.
단, 똑같은 컨셉의 캐릭터라도 활용할 무기에 따라 버려도 되는 스탯이 달라집니다.
이를테면 똑같은 지력 컨셉 캐릭터라도
암월대검(근D16 기D11 지C38)을 쓰려는 캐릭터와
명도은월(근E12 기D18 지C23)을 쓰려는 캐릭터는
최소화 시켜야하는 스탯이 각각 암월은 기량11, 은월은 근력12로 다르지요.
두 개 다 쓰고 싶다면? 근16 기18 지38 찍으면 됩니다.
물론 쓸모 없는 스탯인 신앙과 신비도 최소화 시켜야하구요.
또한, 밤불검 같은 경우에도 표에는 근력12 기량12로 되어있지만 직검인 밤불검을 양잡하고 쓰실 분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기에... 가장 무난한 방패인 놋쇠방패의 요구치 근력 16을 포함해야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 힘이 16을 초과하는 출신/태생은 없으므로 여전히 점성술사와 밀사가 밤불검을 쓰기에는 가장 효율적인 출신/태생이 됩니다.
이런 지점을 고려해서 표를 보시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빌드를 짜고싶으시다면 참고하세요.
마지막으로, 너무 과도하게 무기 하나하나에 맞춰서 빌드를 짜고 일일이 새 캐릭을 키우고 하면 금방 지치니까 적당한 선에서 즐기는 게 가장 좋을 겁니다.
어차피 이 게임은 RPG(액션이 ㅇ아아아아아ㅏㅏ아주 많이 들어갔지만) 게임이고,
재미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른 법이며,
원래 RPG 게임은 효율보다는 컨셉이 훨씬 중요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로망이 멋있는 이유는 비효율적이고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겠죠.
과도한 효율성 추구(파워 빌딩)은 게임의 재미를 해칠 수 있습니다.
세줄 요약
1. 스탯(레벨) 효율화를 위해서는 캐릭터 컨셉에 맞는 출신/태생이 중요하다.
2. 자신이 활용할 장비의 착용 요구 스탯과 보정 스탯에 맞춰서 빌드를 하면 손해를 줄일 수 있다.
3. 몇 렙 손해보는 것 쯤이야 컨트롤과 경험으로 가뿐히! 극복 가능하므로 효율성 추구가 무조건 정답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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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로망이 멋있는 이유는 비효율적이고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겠죠.' 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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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그정도 실력 될때쯤이면 캐릭새로 하나파서 120만들고 놀아도됨 | 22.03.04 14: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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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치
120이야 룬노가다도 있고 pvp용으로 놀거명 첨부터 노리고 키우는 사람은 없었음... 애초에 첫캐릭 막키워보면서 pvp용캐릭 따로 만듬... | 22.03.04 14: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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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로망이 멋있는 이유는 비효율적이고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겠죠.' 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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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찝찝함 때문에 저러는 겁니다. ㅋㅋㅋㅋ 사실 별 것도 아닌 건 맞지요. | 22.03.04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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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표 보니까 그러네요 수정해야겠어요 | 22.03.22 1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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