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새들의 몸엔 날개가 달린 걸까.
날 수 있는 육체인들, 그 시선이 하늘로 향하지 않는 이상.
바닥만을 쪼아대며 종종댈 뿐인데.
○
푸른 하늘 너머로 날아가는 새들을 보며 나기사는 홀로히 생각한다.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본 게 얼마 만인지를.
학생들 간의 질투와 시기, 혐오와 증오 등.
온갖 더러운 감정에 뒤덮인 이곳에서 더는 하늘을 보는 이는 없었기에.
수많은 회색빛 감정으로 짜여진 거대한 새장. 그곳이 바로 이곳 트리니티 학원이었기에.
우리는 언제까지고 바닥을 향해 시선을 돌려야 하나하며 자조하는 나기사였다.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드는 이는 존재하는 법이다.
지금 저 멀리서 달려오는, 나기사가 초대한 존재처럼.
“죄, 죄송합니다! 나기사 님! 신상 페로로사마 굿즈 줄서다 보니 그만...!”
그녀의 이름은 아지타니 히후미.
페로로라는 이름의 이상한 새 상품을 좋아하는,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평범한 2학년 학생이다.
“아뇨, 괜찮아요. 딱히 그리 오래 기다린 것도 아닌걸요.”
나기사는 그리 말하며,
누가 봐도 늦은 히후미를 애써 달래주며 티테이블에 앉도록 유도한다.
그 흐름에 의해 히후미는 나기사의 반대편에 앉았다.
-
몇 번이고 이어지는 사과와 괜찮다는 말 이후, 이어지는 끝없는 침묵.
어찌보면 당연하다.
트리니티 내에서도 굴지의 위치를 자랑하는 티파티.
그중 호스트를 자처하고 있는 키리후지 나기사의 위치는
한낱 평범한 2학년인 히후미가 감히 만나볼수도, 함께할수도 없는 존재이기에.
그러한 계급의 차이 때문일까, 차마 아무말도 못하는 히후미에게
나기사는 애써, 상급자로서의 예우를 보이며 말을 건넨다.
“그 인형이 아까 말하셨던 그 신상인가요?”
“...예? 아, 아뇨!
이건 저번에 ...마켓에서 정말 힘들게 얻은 mr.괴도 페로로사마에요!
이번에 팔던 신상 굿즈는 괴도 페로로사마를 상대하는 mrs.탐정 페로로사마고요!
토끼탐정과도 콜라보한적이 있는...”
나기사로서는 그게 그거같이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나기사는 아무 말없이 히후미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저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설명하는 히후미의 모습은,
정치와 음모로 가득한 트리니티를 관리하는 나기사에게 있어 치유되는 소동물과도 같았다.
마치 유리조노 세이아가 데리고 다니는 작은 새처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고 나서야 나기사는 떠올렸다.
자신이 단순한 정신의 치유를 위해 히후미를 부른게 아니란 것을.
그렇기에 나기사는 히후미에게 질문을 던지려한다.
밀레니엄의 모 엔지니어가 빙의라도 한 양, 계속되는 히후미의 설명을 끊으며.
“히후미 씨. 설명은 감사합니다만,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뭐좀 하나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아, 예! 뭐든지요!”
그제야 겨우 입을 다물어주며 질문을 기다리는 히후미.
나기사를 향한 너무도 순수해보이는 눈빛에 나기사는 일순 흔들린다.
정말로 그녀가 그런 소문의 주인공일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그러나 이제와서 물러설 수는 없었기에, 나기사는 조심히 입을 열어 묻는다.
“...어쩌다가 페로로?사마를 사모으시게 되신 건가요?”
“...에?”
아차, 이 질문이 아니었다.
계속된 페로로사마에 대한 설명에 질린 내심이 튀어나오기라도 한걸까.
아니면 차마 히후미를 의심하는 질문을 던지긴 힘들었던 걸까.
“...아차, 죄송해요! 이런 질문을 하려던게...”
아무튼 정작 던져야할 질문 대신 엉뚱한 질문을 던져버린 나기사는
황급히 죄송하단 인사와 함께, 화제를 돌리려 하였다.
그러나 히후미가 전례없는 차분하고 진지한 얼굴을 함에,
나기사 또한 그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그녀의 대답에 집중하였다.
“그렇네요. 돌이켜보면 정말 평범한 이유였어요. 아하하...”
그 말을 시작으로 들려준 히후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
막 트리니티에 입학했던 신입생 히후미는 선배들로부터 훈육을 받곤 했었다고 한다.
나기사는 안다.
그것은 그 시절, 날개를 보유한 자들이 날개가 없는 이들에게 행했던,
선민의식에서 비롯된 의미없는 괴롭힘이었다는 것을.
“혼나는 거야 제가 잘못했으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게 매일같이 계속되다보니
제가 들어오면 안될 곳에 들어온건가 싶은 생각도 자꾸 들었었어요.”
그렇게 부정적인 감정에 빠진채 매일을 학교를 다니던 어느날,
그녀 눈에 띄였던 것이 바로 페로로사마였다고 한다.
“잠깐 지나가는, 이상한 모습을 한 캐릭터다 싶었지만.
그 뒤뚱거리면서도 웃긴 모습에 제 모습을 겹쳐보며 위안을 받았었나봐요.”
하늘을 날수 없지만 하늘을 동경하는 한 마리의 멍청한 새인 페로로가,
여러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모험하며,
나중에 가선 결국 창공을 향해 날아오른다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하고 단순한 이야기.
그러나 히후미는 그것이 좋았다. 그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사람에겐 꿈을 좇는 자야말로 한없이 빛나보이니까요.”
“...그렇군요, 이해할 수 있겠네요. 그 감정은.”
그 뒤로는 간단했다.
페로로사마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나오는 매체를 찾아보고, 새로 나오는 굿즈를 사는.
어디서나 볼수 있는 평범한 수집가와 다를 바 없는 삶.
“신기하게도 그 뒤로는 괜히 혼나지도 않고, 선배들도 잘 대해주더라고요.”
그것은 단순히 세이아라는 존재가 티파티에 속하게 되었기 때문에,
날개없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게 된 것뿐이지만.
아무래도 히후미는 그것조차도
페로로사마로 인해 자신이 밝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저 운좋게 시기가 맞아 떨어졌을 뿐인데.
-
정말로 평범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여러 고생하다 마음둘 안식처를 얻음에 고난을 이겨내고서 활발해지는 그런 이야기는.
그러나 어째서인지 나기사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에 꽤나 감명받은 듯하다.
히후미의 이야기라 그럴까?
아니다. 그 이전, 좀더 본질적인 면에서 나기사는 히후미에게 호감을 지니고 있었다.
히후미는 말했다.
페로로사마를 보고서 자신을 투영했고,
그로 인해 그가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서 자신도 밝아지기 시작했다고.
나기사도 그랬었다.
막 티파티가 되어, 온갖 의무와 책임으로 인해 힘들 무렵, 히후미란 존재를 알게 되었었다.
서로가 서로를 끌어내리려는 협잡질과 암투로 이루어진 학생들 속에서,
오로지 순수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신하고 있는,
실로 평범하지만 그만큼 트리니티에선 보기 힘든 존재를.
자신이 누리지 못했을, 누리고 싶었을, 평범함을 구가하는 그 모습이
마치 새장을 벗어나 하늘을 나는 새와도 같아 보여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이었다. 키리후지 나기사로서는.
-
그렇기에 가급적이면 자신의 품 안에 두고서 사적으로 친해지고 싶은 것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그 꿈은 차마 이루어지지 못할, 그저 꿈에 불과한 것인가 보다.
적어도 정치가 판을 치는 이곳, 트리니티에선.
그녀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에, 그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고자 이번에 부른 것이었으나.
차마 소문에 대해 묻지 못하고 그냥 시덥잖은 대화만 한 채로
히후미를 떠나보낼 수밖엔 없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나기사에겐 충분했다. 히후미를 의심하는 것에는.
나기사는 알고 있었다.
히후미가 말했던 mr.괴도 페로로는 트리니티 내에선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블랙마켓 같은 비합법 구역에서도 비싼 돈을 들여야만 겨우 구할 수 있는 상품이란 것을.
평범한 학생이 어찌 그런 곳까지 가겠는가, 어찌 그런 큰 돈을 지닐 수 있겠는가.
은행을 털 정도로 거대한 범죄조직의 보스라도 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중요한 시험을 두 번씩이나 빼고 이벤트를 갈 정도로 열렬한 빠심을 지녔단 것을
이번의 이야기로 절실히 확인하였으니.
그렇기에 나기사는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하늘을 무너트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정말 자신의 목표와 친구를 지키기 위함인 건지,
아니면 그저 자신은 차마 꿈꾸지 못할 이상에 대한 질투인지,
그것은 나기사 스스로도 모를 일이지만.
그렇게 키리후지 나기사는 아지나티 히후미를 보충수업부에 집어넣었다.
그럼에도 모자라 그녀들을 감시할 선생을 불러오기까지 하며.
○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의회장을 가득 메웠던 거대한 폭발음과 불꽃,
그리고 그에 휘말리고만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
콘크리트의 잔해 속 커다란 부상을 입은 나기사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보이는 거라곤 다시 의식을 잃고 싶을 정도로 처참한 풍경.
저 멀리서 다가오는 테러리스트로 보이는 존재들과 미메시스들의 모습에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파악할 수 없는 작금의 실태에
나기사는 그야말로 비명을 지르듯 웃었다. 두눈 가득찬 눈물을 흘리며.
결국 이것이 우리들의 본모습이라고.
모든 것이 칙칙한 회색 감정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새장.
우리가 만들어내고만 거대한 우리 속에 스스로를 가둔채,
그 안에서 어떻게 발버둥치려다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고 마는,
어리석은 새들이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먹구름 낀 하늘을 올려다보며 계속된 웃음을 토해내던 나기사는
이내 정신을 잃고서 쓰러지려 한다.
변할 수 없었고, 변할리 없었고, 변하지 않았던.
이상을 의심한 자신에게 걸맞는 최악의 결과를 마주했다 여기며.
-
그러나 그 찰나, 한 명의 목소리가 나기사의 귀를 때렸다.
“...다르지 않아요!”
“...히...후미 씨...?”
그렇다, 이 엉망진창이 된 세상 속, 있을리 없는 존재였던 히후미가 서있다.
너무 멀어 자세히 보이지도, 무슨 말하는지 들리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그녀가 누군가를 곁에 둔채, 테러리스트와 미메시스들에 맞서고 있는 것만큼은,
나기사의 눈으로도 똑똑히 볼수 있었다.
얼핏 보더라도 평범한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살풍경한 모습.
자신이 의심했던 이상이 또다시 무너지는 것을 볼수 없었기에
나기사는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든 손을 뻗어 그녀를 막고자 일어섰다.
그리고 그 순간, 히후미는 외쳤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학원과 청춘의 이야기를!”
그 외침에 나기사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하늘을 향함에, 먹구름이 걷히고 드러난 푸르고 높은 하늘.
청명을 되찾은 하늘 아래, 결집한 여러 학원의 학생들과,
서서히 사라져가는 미메시스들의 모습들까지.
“...기...적...?”
-
너무도 뻔한 말이지만 이것으로밖에 설명할 길은 없어보인다.
그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생각하는 나기사에게 한 존재가 말을 걸어온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
해피엔딩을 바라던 소녀가 그것을 마주하는 것은 당연한 결말인거겠죠.
안그런가요? 나기사 씨.”
자신의 옆에 나타난 존재에, 나기사는 더욱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조노... 세이아 씨?”
“당신이 부른 선생이 저를 불렀답니다. 절망으로 감긴 눈을 한번 떠보라면서요.”
그제야 나기사의 눈에도 보인다. 히후미의 옆에 있는 선생의 모습이.
카드의 빛을 흩뿌리며 모두와 함께하는 존재의 모습이.
모든 이가 둘을 따라 하나로 통합되어 맑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이.
그 자태에 나기사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차마 이루지 못한 에덴조약이 이런식으로 이루어졌기에.
그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세이아는 나직히 말했다.
“우리는 너무 트리니티에 물들어 있었던 겁니다.
의심과 가식, 절망으로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서 그것이 옳다 여기며
우리들의 새장을 지키고자 이상을 희생시키려 하였죠.
하지만 저들은 그러지 않았어요.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자신의 손에 든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았죠.
그저 자신을 믿고, 자신이 믿는 이들을 믿고, 하늘(이상)을 향해 한없이 손을 뻗었죠.
그 점이 달랐답니다. 나기사 씨와 히후미 양은.”
비슷한 동경을 지켜보았음에도 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날개를 단 이가 바닥을 구르고, 날개가 없는 이가 하늘을 되찾은 이유.
알고 있었지만 애써 부정하며 외면했었던 사실.
그 사실을 이리 직접적으로 들으니 오히려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저 좀더 일찍 의심을 내려놓지 못했던 것을,
그저 좀더 일찍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절망할 뿐.
또다시 자신을 내버려두고 하늘로 향하는,
자유로운 새들의 무리를 다시금 지독한 바닥에서 올려다 볼 수밖에 없는,
날개가 꺾이고만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거대하고 억울한 후회.
이미 늦어버린 걸까. 저들을 좇아가기엔. 날개를 퍼덕이기엔.
그저 또다시 새장에 갇힌 새처럼,
회색의 감정에 얽매여 나는 척 버둥거리는 수밖에 없는 걸까 하는 절망.
그 두 죄책감이 또다시 그녀의 날개를 물들여, 스스로의 날갯짓을 그만두려 할 때,
세이아는 그 부정을 부정한다.
-
“그건 아닙니다. 나기사 씨.”
그 말과 함께 나기사의 몸은 떠오르기 시작했다.
스스로도 자신이 날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한 건지, 고개를 돌리며 놀란듯한 표정을 짓는 나기사.
그런 그녀에게 세이아는 말을 건넨다.
“말하지 않았었나요. 저들은 그저 바랐기에 행할수 있는 거라고.
그렇다면 저희라고 어찌 다를까요. 저희도 또한 그저 학생인 것임을.
그저 조금 더 평범하고 편안한, 푸른 하늘을 바라는 것쯤은 해봐도 되지 않겠어요.”
“...하지만!”
미처 남은 죄책감과 자리에 대한 책임감에 소리를 질러보지만,
세이아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아래로 손가락을 향한다. 마치 저길 봐보라는 양.
그 손 끝에는 건물의 잔해가 있었다. 폭파에 의해 부숴진 의회장의 모습이.
동그란 모습의 지붕이 무너진 것이, 마치 깨진 알껍질처럼 보이는 건물이었던 것이.
“우리의 새장은 무너지고, 권력은 사라졌네.
이젠, 다함께 날아오를 때야.”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세이아와 나기사의 몸은 완전히 하늘로 떠올랐다.
떠올라 빛의 무리에 함께 들어갔다. 그곳에서 나기사는 마주했다.
자신의 소꿉친구인, 정말 지키고 싶었던 존재인 미소노 미카를.
자신의 동경의 대상인, 한땐 자신또한 저렇게 되고 싶었던 존재인 아지타니 히후미를.
뒤따라오는 유리조노 세이아와 함께, 키리후지 나기사는 빛나는 새의 일부가 되었다.
선생의 인도를 따라 마치 음표가 된양,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하늘을 날아오르며,
나기사는 감격에 차 손을 뻗으며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나 멀게만 느껴왔던 푸른 하늘(청춘)이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
“...깨어나셨습니다!”
그렇다. 나기사는 깨어났다. 폭발에 의해 거대한 상처를 입고 의식불명이 되었던 상황에서.
너무도 아름다운 길몽에서 깨어난 탓일까, 나기사는 순간 무슨 일이었나 싶은 심정이었지만.
창문 너머의 하늘이 아직도 어두침침함과,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구호기사단들의 모습에,
그제야 이곳이 현실임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좀전의 것이 정말 단순한 꿈만은 아니었던 듯이,
저 하늘은 마치 걷히기 전의 그것과 같아보였고,
저 멀리서 중환자처럼 보이는 선생의 모습도 분명 꿈에서 본 그것과 같아보였다.
어찌봐도 커다란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어디론가 가려는 그의 모습.
모두가 말리려 붙잡는 그를 애써 풀어주며 나기사는 요원한다.
부디 꿈에서와 같은 푸른 하늘을 모두와 함께 볼수 있기를.
제발 선생을 보내달라며 그 자리의 모두에게 고개를 숙이며.
○
어째서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가.
그들이 바라는 양식은 지상에 있을 뿐인데.
그렇다. 그저 그렇게 되도록 존재할 뿐이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청춘)이 언제라도 학생들에게 열려있는 것처럼.
그렇기에 바람을 타고 나는 새들이 걱정없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듯
학생들이 청춘을 구가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자아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 후기 -
푸른하늘 대회 참가용으로 한번 적어본 푸른하늘 주제의 팬픽입니다.
역시 블루아카와 푸른하늘 하면
에덴조약 3장에서 히후미가 보인 푸른 하늘이 가장 인상깊었는데요.
만일 그 모습을 나기사가 지켜봤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 의해 한번 적어봤습니다.
학생시절, 하늘 한번 못보고서 땅만을 내려다보며 걸었던 자신을 회고하며,
키보토스의 학생들만큼은 부디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하늘을 구가하기를 바라는 심정을 담아.
나기사에게 있어서도, 다른 학생들에게 있어서도 해피엔드를 쥐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적다보니 괜한 기교가 좀 많이 들어간 감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날개가 없는 학생이 펼쳐낸 푸른 하늘이란 소재를
나기사가 히후미를 아끼는 이유, 히후미가 페로로를 파게 된 이유,
그리고 평범한 청춘을 구가하려는 바람, 어느 학생에건 열려있다는 이상을 향한 가능성,
등등의 것들을 너무 한데 집어넣고 억지로 버무리려 한 탓에
하나의 이야기라기 보단 그저 중2병스러운 심리묘사와 나기사의 자기고백이 합쳐졌을 뿐인
가독성 힘든 회고록에 비슷한 글로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자란 글이라도 한번 쓰여지도록 용기를 복돋아주신 주최자님께 감사드리며,
단순히 학생뿐만이 아닌 루리웹의 많은 유저들에게도 젊음의 하늘은 언제든 열려있다는
그런 교훈 섞인 멘트로 후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여기까지 긴 글 봐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