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타인 마신임무 대장정이 마무리 됐습니다. 아마 여행자 중심의 마신임무를 한 편 정도 더 진행할지 모르겠지만 폰타인에서 '예언'을 두고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폰타인은 그간 원신에서 보여준 것과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보여서 소회를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소감평을 작성해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일 뿐, 생각이 다른 분들을 반박할 의도는 없으니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이번 폰타인에서는 추리물 컨셉을 가져왔는데 1막, 2막은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게 잘 풀어냈습니다. 플롯과 연출에 큰 발전이 있었는데, 법정에서 재판이 긴박하게 흘러가다가 동시에 여행자가 증거를 찾아 범죄 현장을 찾는 장면으로 전환되는 연출은 감탄하면서 플레이 하던게 기억이 납니다. 모처럼 몰입하면서 스토리를 즐겼던 것 같네요.
2.
다음 3, 4막은 기승전결에서 '승'에 해당하는 파트이지만, 그 '이어감'에 있어서 메로피드 요새 스토리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로피드 요새에서 원시모태 바다가 범람하고 그걸 찾아내는 과정에 불필요한 요소는 없었지만, 3장의 수감 생활을 체험하는 콘텐츠가 지나치게 길었고 벽난로의 집 남매들에게 서사를 과하게 몰아주고 여행자가 지난 1, 2막에 매정하게 갈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과정 없이 남매들 편을 드는 등 태도가 급변하는 개연성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국가에서 발생하는 메인 스토리를 어느 정도는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전체 5막 구성의 짧은 볼륨을 생각한다면 완급 조절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
마지막 5막은 기승전결의 '전결'을 압축했고 우리의 푸리나가 주인공이었죠. 결국 마신 포칼로스가 자기 희생을 전제로 천리를 향해 500년간 공들인 사기극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신격이 의심되는 푸리나와 예언에 대한 떡밥 회수는 나쁘지 않았는데요, 500년 세월 동안 예언을 막는 방법이라 믿고 홀로 고군분투하며 비밀을 지켜온 짠한 서사도 잘 풀어냈습니다. 덕분에 유저들의 동정심과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으니까요. (더불어 매출 증대에 기여도 ㅎㅎㅎ)
하지만 폰타인에서 여행자의 역할이 크게 변했습니다. 그동안 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개입하던 해결사 역할 보다는 마치 연극을 지켜 보는 관객 입장에 가까웠고 (이것도 폰타인의 '연극'이라는 소재와 배경을 관통하는 풀이로 해석이 됩니다.) 이점을 아쉬워 하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일방향 해결사 역할만 보다가 이런 시도로 전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체적으로 폰타인 스토리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음 나타에서는 어떤 형태로 서사르 풀어낼지 기대를 해봅니다.
4.
여담으로, 제가 폰타인 스토리를 다 보고 수메르 스토리를 돌아보니 수메르의 나히다와 폰타인의 푸리나는 공통점에 비해 감상이나 와닿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사실 두 인물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자신의 전임자로 부터 태어났고(포칼로스는 자신의 신격을 제외한 푸리나라는 인격을 분리했고, 룩카데바타는 세계수의 가장 순수한 곁가지를 떼어내 나히다를 만들었죠), 500년간 고통받은 점, 결국 전임자의 자기 희생으로 백성을 구원하고 사건을 마무리 했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고 돌아봤을 때 룩카데바타의 자기 희생이 포칼로스보다 더 애잔하고 가슴 울리는 희생으로 다가왔습니다. 분명 포칼로스의 희생도 마지막 원무곡을 추는 장면과 푸리나의 춤이 오버랩되면서 비극과 슬픔을 더한 훌륭한 연출이었는데도 말이죠.
그 차이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더군요.
첫 번째는 포칼로스가 푸리나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마무리 지었다는 점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룩카데바타와 나히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면하는 장면은 정말 뭉클하죠.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결국 '음악'이 주는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폰타인에서는 그동안 원신 음악을 전담한 유평첸이 호요믹스에서 퇴사하고 여러 소속 작곡가들이 작업해줬는데요. 전투 테마는 개인적으로 더 좋다고 느껴질 정도로 잘 만들었지만 아직 캐릭터와 특정 주제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부분에서는 유평첸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1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들으면 눈시울이 붉어지는 수메르의 사운드트랙을 공유하면서 마무리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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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폰타인쪽이 더 좋았네요 나히다도 애잔하긴 했지만 나히다는 집정관으로서 의무를 다 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푸리나는 한낱 인간이 짊어지기 너무나 큰 의무를 받았음에도 마지막까지 의무를 다하려는 모습이 감명 깊었습니다
(IP보기클릭)211.185.***.***
저는 폰타인 스토리에 더 울림을 느꼈는데 먼저 인간 푸리나로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 안에 있었고(= 속박), 이것을 어떻게든 벗어나던가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은 했지만 푸리나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고(= 무능), 포칼로스가 준비하던 그 기간이 무려 500년에 가까웠고(= 기약없는 기다림) 아무리 마신에게서 나왔다한들 포칼로스가 '푸리나는 인간이 가져야 할 행복도 누릴 수 없다' 라고 말했을때(=누적되는 고통) 수메르 스토리 앞지른거 같았어요.
(IP보기클릭)118.37.***.***
원신이 좋은 게임인 이유가 각 버전별로 스토리 장르가 다르더라고요.
(IP보기클릭)1.228.***.***
수메르 : 유년의 신인 나히다가 한 사람 몫의 신이 되는 동화 같은 성장 스토리 폰타인 : 예언이라는 큰 흐름속에서 다양한 세력과 사람들의 군상극 어느쪽이 더 재밌다 할 수 없지만 저는 인간 찬가 스토리를 참 좋아해서 푸리나의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도 포기할 수 없고 모두에게 의존 받지만 기댈 수 없이 그저 버티고 버텨 마지막에 보답 받는 캐릭터 서사가 너무 좋았습니다. 여행자가 푸리나한테 너무 매몰찬 거 아니냐 다들 그러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푸리나가 500년을 버틴 강한 영혼인데 그런 위로가 필요했을까 생각해요. 그냥 푸아송 마을에서처럼 속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할 친구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할 것 같습니다.
(IP보기클릭)121.185.***.***
둘다 고통스러웠던게 뭐,누가 더 불쌍하다라고 잴수는 없다만 어찌됐든 푸리나는 신으로 떠받들기라도 했지 나히다는 룩카데바타하고 계속 비교당했고 본인도 아예 내가 못났으니 사람들이 나 무시하는건 당연하지...정도로 극도록 자존감이란거 조차 바닥났던 상태였긴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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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고통스러웠던게 뭐,누가 더 불쌍하다라고 잴수는 없다만 어찌됐든 푸리나는 신으로 떠받들기라도 했지 나히다는 룩카데바타하고 계속 비교당했고 본인도 아예 내가 못났으니 사람들이 나 무시하는건 당연하지...정도로 극도록 자존감이란거 조차 바닥났던 상태였긴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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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폰타인 스토리에 더 울림을 느꼈는데 먼저 인간 푸리나로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 안에 있었고(= 속박), 이것을 어떻게든 벗어나던가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은 했지만 푸리나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고(= 무능), 포칼로스가 준비하던 그 기간이 무려 500년에 가까웠고(= 기약없는 기다림) 아무리 마신에게서 나왔다한들 포칼로스가 '푸리나는 인간이 가져야 할 행복도 누릴 수 없다' 라고 말했을때(=누적되는 고통) 수메르 스토리 앞지른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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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폰타인쪽이 더 좋았네요 나히다도 애잔하긴 했지만 나히다는 집정관으로서 의무를 다 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푸리나는 한낱 인간이 짊어지기 너무나 큰 의무를 받았음에도 마지막까지 의무를 다하려는 모습이 감명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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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이 좋은 게임인 이유가 각 버전별로 스토리 장르가 다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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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 유년의 신인 나히다가 한 사람 몫의 신이 되는 동화 같은 성장 스토리 폰타인 : 예언이라는 큰 흐름속에서 다양한 세력과 사람들의 군상극 어느쪽이 더 재밌다 할 수 없지만 저는 인간 찬가 스토리를 참 좋아해서 푸리나의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도 포기할 수 없고 모두에게 의존 받지만 기댈 수 없이 그저 버티고 버텨 마지막에 보답 받는 캐릭터 서사가 너무 좋았습니다. 여행자가 푸리나한테 너무 매몰찬 거 아니냐 다들 그러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푸리나가 500년을 버틴 강한 영혼인데 그런 위로가 필요했을까 생각해요. 그냥 푸아송 마을에서처럼 속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할 친구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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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래서 그냥 나타에선 전쟁 빌미로 진짜 난타전처럼 모든 세력이 개싸움했으면 좋겠음 우인단 심연 각 나라 대표 같은 기사들도 나와서 싸우고 이번 폰타인은 연출은 화려한데 내용은 뭔가뭔가임 특히 예언은 가짜였어 하는데 푸리나 고생한거나 느비예트 무죄 선고도 그렇고 갑분싸되버림 | 23.11.14 20:3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