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부수고 찢고 학살하는 재미를 원해서 구매한 게임인데 가면 갈수록 다크소울이나 블러드본을 구매한건가 하는 착각이 들어요.
처음엔 둠의 변화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변화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봤는데, 그 변화의 '정도'가 좀 지나친 느낌입니다. 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변화가 너무 심하다는 거죠.
퍼즐, 패턴, 무기상성 등의 기믹플레이도 좋지만 이게 너무 강조되서 원래 둠의 쾌감... 다 박살내고 날뛰는 느낌이 크게 희석된 것 같아요. 반대급부로 이질감은 커졌고 그에 따라 지루함이 동반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둠 이터널에 대한 인상은 DLC 1, 2를 거치면서 계속 하락세를 찍고 있었는데 이번 암흑군주전에서 정점에 도달했네요.
최종보스전이 재미는 없고 피로와 스트레스만 줘요. 모든 무기를 화끈하게 난사하며 힘찬 느낌으로 대화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이제까지 선보였던 기믹플레이를 더욱 치사하고 짜증나는 패턴으로 엮어서 나왔습니다.
예전 둠은 잊고 그냥 소울류 게임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려 해도 완전무적 + 피 회복 등의 패턴이 너무 졸렬해서 짜증이 나네요. 강대한 적을 컨트롤로 격파하는 쾌감보다는 불합리한 플레이를 강요당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버둥대는 느낌이 훨씬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오리지널까지는 신선하기도 하고 적응하면서 재미있게 했는데 DLC에서 정도를 모르고 점철되기만 하는 기믹 플레이에 지쳐버린 느낌이에요.
보스 페이즈도 지나치게 길다고 생각해요. 페이즈4까지는 잘 깼는데 페이즈5에서 팔에 힘이 빠져서(...) 포기하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트라이해서 클리어했습니다. 컨트롤이 아니라 체력을 시험당한 기분입니다. 그나마 체크포인트 저장이 되서 다행인데 진짜 체력 테스트도 아니고 왜 5페이즈나 필요한지 잘 모르겠어요.
차라리 페이즈를 1~2로 압축해서 페이즈1은 거대갑옷을 벗기는 식으로, 페이즈2는 암흑군주가 직접 튀어나와 둠가이와 화력전을 펼치는 느낌으로 갔으면 짧고 강렬하게 끝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방패와 피회복은 계속 가져가면서 부하들만 주섬주섬 늘리고 있으니 이거 너무 졸렬하다 싶어요.
엔딩을 보긴 했지만... 사실 DLC2부터는 쉬엄쉬엄 했지요. 그 사이 바하 빌리지나 용과같이 등 다른 게임을 시작부터 엔딩까지 달려버렸고요. 그만큼 후반부가 많이 지루하고 아쉬웠습니다.
끝까지 재미있게 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론 조금 그렇네요. 그래도 해볼만 하고 흥미로운 게임인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후속작에선 학살과 기믹의 균형을 잘 맞추거나, 아니면 피회복 무적 같은거 말고 보다 납득이 가는 방식들로 전투를 만들어 더 재미있게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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