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416
1편 (그리폰의 마음):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417
2편 (안무 계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675
3편 (요가):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898
4편 (노래, 그리고 하르페이아의 마음):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1154
5편 (블랙 하운드의 마음):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1560
6편 (체력단련):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1561
7-1편 (흐레스벨그의 마음 上):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2085
7-2편 (흐레스벨그의 마음 中):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2893
7-3편 (흐레스벨그의 마음 下, 그리고 화보 촬영):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2895
8-1편 (린트블룸의 마음 (1)):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401
8-2편 (린트블룸의 마음 (2)):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837
8-3편 (린트블룸의 마음 (3) (이라고 쓰고 사실상 그리폰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838
8-4편 (린트블룸의 마음 (4)):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871
8-5편 (린트블룸의 마음 (5)):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3879
9편 (의상, 그리고 티켓팅):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4408
10편 (콘서트장 확보):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4409 / 곁가지: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4498
11-1편 (가창력, 그리고 데이트 (1)):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4748
11-2편 (가창력, 그리고 데이트 (2)):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5105
11-3편 (가창력, 그리고 데이트 (3)):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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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나오자 뒤늦은 오후의 햇살이 그들을 맞았다. 느지막한 오후의, 빛나는 황금 같은 햇살은 곧 황혼으로 나아갈 것이다. 사령관과 그리폰은 오후 작업이 한창인 공사장을 벗어나, 인공섬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극장과 소도시의 경계에 봉곳이 솟아오른 어느 아늑한 언덕에 다다랐다. 말없이 경치를 바라보는 그들의 머리 위로 햇살이 쏟아진다.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기분 좋은 바닷바람이 그 틈에서 나부낀다.
“어때? 오늘은 좀 휴식이 되었어?”
“그..글쎄...”
그리폰은 시선을 피하며 우물쭈물했다.
“기분전환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니면 데리고 나온 의미가 없으니”
“뭐..인간치고는 꽤 했다고 말해 둘게”
일부러 딴청을 부리는 그리폰을 보며 사령관은 웃었다. 그래도 조금은 밝아진 것 같아서다.
“왜..왜 웃어?”
사령관은 말없이 그리폰에게 다가갔다. 안 그런 척 하면서도 말없이 열심히 해보려는 그녀가 대견했다. 그런 이들이 으레 겪곤 하는 좌절조차도. 사령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어졌다.
멸망 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겪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했다. 밤새워 노트북 앞에서 골몰하는 소설가는 자신의 글이 충분히 아름답지 않음에, 그리고 자신에게 미려한 글을 써낼 자질이 없음에, 야근하는 학자들은 자신이 드높은 지성과 진리의 학술을 탐구할 능력이 없음에,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무능 앞에 절망하고 포기하곤 했다. 그건, 노래 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하는 그리폰만의 절망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끝까지 가 보기 전엔 알 수 없다. 어떤 의미로 삶, 혹은 밧줄 타기란, 위험을 무릅쓴 모험이다. 재능이 있든 없든, 그 밧줄을 타고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자조차 밧줄에서 미끄러져 떨어져 내리는 반면, 묵묵히 밧줄을 타고 올라 결국 정상에 오르는 자도 있다.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진 학자도 시운(時運)과 조건에 따라 학계에서 대성하지 못할 수 있다. 놀라운 글을 써내는 소설가도 문단의 바닥을 전전하다 생을 마칠 수도 있다. 반대로, 무재(無才)의 범부(凡夫)가 근면과 성실로 정상에 이를지도 모른다. 그건,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해 보기 전엔 모르는 거다. 삶이란 알 수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고, 우발적인 사건과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나쁘게 말하면 두렵고, 좋게 말하면 그래서 산다는 게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 앞에서 고민하는 한 소녀가, 스카이나이츠가 여기 있다. 어찌 찬란하고 또한 귀엽지 않은가.
하지만 안다. 누구나 밧줄을 타고 오르다 지칠 수 있다. 힘센 자든 약골이든 쉬지 않고 밧줄을 잡고 올라가다 보면 지치게 마련이다. 뼈가 빠질 듯이 힘들고, 숨이 차리라. 밧줄을 타고 오르기가 정말 너무 고되고 느려질 터다. 하지만, 그걸로 재능이 없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는, 혹은 그녀는, 그저 지쳤을 뿐이니까. 그저, 한숨 푹 쉬고, 피로가 회복되면 다시 힘을 내어 올라가면 될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령관은 손을 뻗어, 아직도 자신 앞에서 어색하게 우물쭈물하게 서 있는 그리폰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올렸다. 마주친 그리폰의 눈이, 사령관의 그 예상치 못한 행동에 당혹으로 물드는 것이 보인다.
“이, 인간?”
“오늘 하루 어울려줘서 고마워”
오늘 하루 반복되던 감질나는 밀당과 스킨십이 드디어 그 결실에 다다른 것 같다. 턱을 올려 사령관과 똑바로 마주보게 된 그리폰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사령관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선, 사령관의 왼손이 그녀의 달아오른 뺨을 감싸 온다. 따뜻하다. 그녀의 얼굴에 쏟아지는 늦은 오후의 햇살보다 더. 그리폰은 깨달았다.
‘이, 이거....!’
마침내 때가 왔다. 그 때가. 바로 그 ‘각’이 온 것이다. 그녀 스스로도 언젠가는 이런 때가 오기를 충심으로 기대했지만, 그리고 사실 오늘도 설마하고 기대하고서 작정하고 차려입고 온 거긴 하지만, 정작 바로 그 때가 코앞에 닥치니 그녀는 그만 와락 두려워지고 말았다. 어떡하지? 여기서 어떡해야 하는 거지? 잠깐만, 나 준비할 시간 좀 줘! 그리폰의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찼다. 아, 이, 일단 입술은 내밀어야겠지? 하, 하지만 부끄럽다고!
머릿속이 아우성으로 터져나갈 것 같았다. 도저히 인간 얼굴을 맨정신으로 볼 자신이 없었던 그리폰은, 그만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입술을 비죽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의 가슴 두근거리는 몸이 자신도 모르게 달달달 떨렸다. 스스로 눈을 감은 거지만, 앞이 안 보이니 더 긴장된다. 오늘, 그녀는 드디어 거대한 선을 넘는 것이다.
‘으...오...오라고...이, 인간....나...난...가, 각오가 되어 있....’
“야! 너네들...이 아니라 사령관과 그리폰!”
그녀의 나름 비장한 각오는 어디선가 찬서리치듯 날아오는 날선 원한(?)의 목소리에 시작도 못해보고 중단되었다.
“그새 거길 나왔구나! 찾아다니느라 힘들었다아!”
저만치서 슬레이프니르가 씩씩대며 걸어오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걷곤 있었지만, 양손에 가득 쥔, 두툼하게 들어찬 쇼핑백 덕에 느려지는 모양이었다. 그 뒤를 따르는 나머지 스카이나이츠 대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자 만족스런 표정으로, 혹은 ‘아 전대장 이제 와서 또 ㅈㄹ이야’하는 표정으로, 각자 손에손에 쇼핑백을 수북이 들고서.
따지고 보면 제비가 투덜거릴 이유도 없었다. 그새 섬에서 신나게 놀고 가장 즐길 거 다 즐긴 건 바로 그녀였으니까. 그건 그녀가 양손에 한가득 들고 있는, 화장품 더미로 가득한 쇼핑백으로도 증명이 되었다. 뭐, 다른 멤버들도 그 소도시에서 제각기 정신팔려 노느라 달리 할 말은 없긴 했지만. 하지만 제비는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이거! 풍기문란이야! 군기강 해이야! 하극상이야!”
“전대장...억지도 정도껏...하아...모르겠다. 맘대로 해 이젠”
뒤따르는 하르페이아는 이젠 그냥 포기해버린 얼굴로 - 책을 바리바리 담은 쇼핑백이 무거워서 좀 지치기도 했고 - , 그냥 이 다음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집중하기로 했다. 쉽지는 않아 보였다. 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황당하단 표정으로 그녀들을 바라보는 사령관과 그리폰을 보면 말이다.
“저...전대장?”
“슬레이프니르? 여기서 뭐 해?”
“어....”
삿대질을 하려던 프니르는 사령관의 그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아무튼‘응! 지금까지 미행하고 있었어!’고 말하는 게 떳떳한 건 아니니까. 그러나 다행히도, 혹은 불행히도 그리폰이 먼저 사태를 파악한 듯 싶었다. 아무렴. 같이 먹은 짬밥이 얼만데. 이윽고, 대충 상황을 따라잡은 그녀의 얼굴이, 오늘 중 최고로, 거의 터질 듯이 새빨개졌다. 아니, 붉다 못해 불그락 푸그락...
“요...여태까지 우릴 미행한거야?”
“물논. 중간에 한 번 샜지만.”
“서, 설마 다 본거야!?”
“다 봤는진 모르지. 대충 어깨 잡힌 거, 팔짱 낀 거, 머리 기댄 거, 뒤에서 안긴 거 정도? 야 너 설마 거기서 뭐 더 있었어?”
“전대자앙.......”
조금 전과는 약간 다른 의미로 그리폰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니까 다 봤단 말이렷다? 인간과 그녀가 단둘이서, 아니 객관적으로 보면 사실 별 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녀로서는 대단한 수줍음을 감내해야 했던, 그 모든 설레고 부끄러웠던 것들을 말이다. 그녀의 얼굴이 한껏 달아올라 마치 폭발할 것 같았다.
“으아아-! 전대장! 죽일거야아아!”
“꺄아악! 잠깐믄! 블 즙으뜽그즈 므! 이그! 븐측이으야으!” (볼 잡아땡기지 마! 이거! 반칙이야!)
그리폰은 제비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볼을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제비는 아파서 발버둥쳤지만 너무 일방적인 싸움이었다. 전대장의 양손에는 쇼핑백이 들려있었으니까.
“즘끈즘끈즘끈! 이긋 좀 늫그 쓰으즈! 야!” (잠깐잠깐잠깐! 이것 좀 놓고 싸우자! 야!)
“어? 아야야야야! 이 브브 즌드증으!” (이 바보 전대장이!)
결국 바닥에 쇼핑백을 팽개칠 수밖에 없었던 제비는 이제야 겨우 자유로워진 손으로 그리폰의 양볼을 똑같이 잡아당겼다. 두 하늘기사가 서로의 뺨을 꼬집은 채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에, 나머지 기사들은 고개를 저었다. 사령관 앞에서 이 무슨 추태란 말인가. 부대의 체면이 땅으로 떨어지겠다.
“얘, 얘들아 진정해”
오히려 사령관이 당황해서 두 소녀의 캣파이트, 아니, 그리폰과 제비의 싸움이니까 버드파이트인가? 를 말렸다. 그러나 둘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자(“요 도둑고양이!” “이 스토커!”), 사령관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그는 한창 서로의 뺨 탄력성을 시험하는 둘의 귀에도 잘 들리게 언성을 조금 높였다.
“인간으로서 명령이야. 둘 다 진정 좀 해.”
멈칫, 아웅다웅하던 둘은 서로의 볼따구를 꼬집으며 뒤엉킨 채 멈춰섰다. 바이오로이드들은 정당한 인간 명령권자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제비와 그리폰은 서로의 뺨을 잡은 자세 그대로 사령관을 돌아보았다. 사령관은 마치 싸우는 두 딸내미 떼어놓는 아버지같은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며 - 그래서 오늘 내내 졸지에 전대장의 ‘어머니’ 역할을 해야 했던 하르페이아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 가만히 말을 이었다.
“슬레이프니르, 왜 그렇게 삐졌어.”
“안 삐졌는데!”
“너 얼굴은 그렇게 안 보이는데”
제비는 빨개진 볼을 갖고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자기와는 상관없는 남 일처럼 굴곤 있지만 사령관도 여기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이해당사자란 말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더욱 사령관에게 말할 수는 없다. 그녀는 리더다. 그녀는 전대장이다. 그녀는 가장 빠른 제비다. 항상 누구보다도 앞서나가 있어야 한다. 전투도, 아이돌도, 그리고 그걸로 이루고자 한 사랑도. 그녀가 시작한 일이니까. 따지고 보면 제비도 그리폰과 비슷한 초조함을 가진 셈이었다. 동료들에게 뒤쳐질까봐 초조해하는 그리폰, 그리폰에게 뒤쳐질까봐 초조해하는 제비. 사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그러나 그걸 그 당사자인 사령관 앞에서 어떻게 말하는가. 그래서 그녀는 대신 다른 식으로 말하기로 했다.
“우리만 뺴놓고 노냐! 스카이나이츠의 리더로서 용납못한다!”
“근데 전대장, 솔직히 우리도 오늘 즐길 건 즐겼잖....”
뒤에서 슬쩍 참견하려는 하르페이아를 무시한 채 프니르는 짐짓 흥하고 팔짱을 끼고 고개를 홱 돌렸다.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했지만, 그도 그렇다. 그녀만 빼놓고 혼자서 재미를 보려 하다니. 물론 그리폰은 이게 대체 무슨 개...아니 새소리지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사령관은 머리를 긁적였다. 결국, 제비는 그저 같이 놀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지도 모른다.
슬레이프니르는 늘 밝고 활달한 아이다. 소위 말하는 ‘인싸’라는 단어는(조금 덜렁대고 바보같긴 해도) 아마 그녀에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스카이나이츠의 누군가가 자기만 쏙 빼놓고 재밌게 놀고 있다면 그녀 성격에는 소외감이나 질투를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령관이 맞게 이해한 건진 모르겠지만(당연히, 그라고 바이오로이드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녀 성격을 생각하면 다같이 놀고 싶어서 난입했을 만하다.
‘이거 완전 어린애들을 다루는 기분인데.’
...그가 담당하는 아이돌들 신체나이가 십대 소녀들이긴 하다. 심각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진 않았지만, 어쨌든 본의 아니게 해프닝을 만든 모양이다. 뭐, 딱히 대단한 문제도 아니고, 들어가서 달콤한 거 먹이면서 얘기 좀 하면 오해도 풀리고 다 해결될 일 같았다. 이 웃지도 울지도 못할 듯한 코미디 같은 상황에 네 기사들은 서로 어색하게 시선을 교환했다.
“그래도 이 꼴 보는 게 우리들뿐이라 정말 다행이야. 그렇지?”
사령관도 그 말에는 맞장구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어차피 오늘 일 아는 건 나랑 너네들밖에 없을 테니까 그냥 넘어갈 수...”
찰칵!
어디선가 제 3의 소리가 들렸다. 가장 감각이 예민한 흐레스벨그가 움찔했다. 하도 이질적인 소리라 서로 뺨 붙잡고 너가 잘났니 내가 못났니 싸우던 두 기사도 멈칫했다. 아무도 없는, 아니 그래야 하는 외딴 인공섬의 외로운 언덕길 위에서, 한 명의 인간과 여섯 명의 바이오로이드는 예기치 못한 불길함에 몸서리치며 고개를 돌렸다. 소리가 들려온, 멸망 전의 부서져 버려진 차량 뒤로.
“아, 하하, 이게 왜 소리가 나지? 분명히 음소거 처리 했는데...하하하하”
미처 카메라 셔터 소리를 숨기지 못한 스프리건의 멋적은 듯한 얼굴이 그 뒤편으로 슬쩍 올라왔다. 그럼에도 숨기지 못하는 흥분으로 찢어져라 양 귀에 걸린 입꼬리를 숨기지 못한 채.
“특종이다! 특종이야! 아직 데뷔도 안 했는데 벌써 스캔들이라니! 벌써 열애설이라니! 벌써 내분에 불화설! 이건 대서특필이 될거야!! 아 혹시 모르니 사진 좀 더.”
찰칵! 찰칵! 찰칵!
상황파악을 못해 멍청한 표정으로 나란히 선 사령관과 스카이나이츠들이 다시 한 번 속절없이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들려오는 셔터 소리 속에서, 스프리건을 바라보는 제비와 그리폰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머릿속에서 멸망 전의 뜬금없는 카페 로고와 음악이 재생되는 것 같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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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1) 삽입된 곡은 "a-hisa"의 "Mint Parfait" (2018)입니다. 저는 원칙적으로 가사가 있는 음악을 넣는 것 우선합니다만, 이 곡은 가볍고 달달한 곡을 요청하자 친구가 추천해 주어 채용하였습니다.
2) 아실 분은 다 아시겠지만, 마지막에 삽입된 로고는 한국의 커피 체인점 '카페베네' 로고입니다. 인터넷 밈으로 흔히 드라마의 막장적 엔딩을 표현할 때 많이 쓰이지요. 다만, 어찌되었든 영리기업의 로고를 가져온거라 혹시라도 문제가 된다면 이 로고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3) 중간에 좀 많이 오래된 옛날 미드 '로스트(Lost)'(2004)의 꽈찌쭈 패러디를 살짝 넣었습니다. "요태까지 날 미행한고야?"
1. 설정에 대한 이야기
1) 사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걸 기자인 스프리건으로 할지 도촬범 탈론페더로 할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기레기 파파라치에는 스프리건이 어울리겠죠(탈론페더는 19금 전문). 아니 뭐, 제가 생각했던 이번 편 시나리오 후보에는 19금 버전도 있었긴 한데, 그걸 여러분이 원하시진 않았을 거 같아서요.
2) 바이오로이드가 정당한 인간 명령권자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설정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된 건 7지역에서 사령관이 닥터랑 얘기하는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사실 기초적인 설정이라 딱히 문제가 되진 않을 거 같습니다.
2. 본편에 대한 이야기
1) 이번 에피소드는 이것으로 끝이지만, 곧바로 다음 편(스캔들 편)으로 이어집니다.
2) 이번 편은 가창력 및 데이트 편의 에필로그 격 이야기입니다. 개그를 중심으로 달달함 좀 섞어서 써보려고 했는데, 의도대로 잘 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3) 즉 지난 편에서 흐레스벨그가 느꼈던 타인의 시선, 그리고 스카이나이츠 뒤에서 반짝였던 렌즈는 스프리건이었습니다.
4) 중간에 일이 잘 안 풀려 절망하던 멸망 전 인간의 사례로 소설가와 학자를 들고 온 이유는 별 거 없습니다. 소설 쓰는 것도 제 이야기고, 학자는...제가 대학원생이거든요(...). 동정해주셔도 좋습니다 흑흑
3. 잡담
1) 혹시 필요하시다면(설마 그럴 일이 있겠느냐마는), 제 소설은 얼마든지 가져다가 뭔가 만드시는 데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밝혀주시고 제게 알려만 주세요.
2) 퍼가셔도 상관없습니다. 출처만 밝혀주시면 됩니다.
3) 설정에 맞지 않거나, 캐릭터성이 어긋난 부분, 혹은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이 창작자들에게는 언제나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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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11.44.***.***
아 정말 저널리즘 내다버린 썩어빠진 기레기 밈 너무 좋아여 | 21.01.25 00:42 | |
(IP보기클릭)58.227.***.***
(IP보기클릭)211.44.***.***
감사합니다. 적어둘게요 | 21.01.25 00:44 | |
(IP보기클릭)175.215.***.***
(IP보기클릭)211.44.***.***
혹시...괜찮은 패러디 짤이 있으신가요..흑흑.... | 21.01.25 00:56 | |
(IP보기클릭)211.201.***.***
(IP보기클릭)222.112.***.***
스캔들 편에서 계속되겠습니다 ㅎㅎㅎ | 21.01.25 13:30 | |
(IP보기클릭)39.112.***.***
(IP보기클릭)211.210.***.***
과연 스프리건은 어떤 찌라시를 쓸것인가...! | 21.01.25 16:42 | |
삭제된 댓글입니다.
(IP보기클릭)211.210.***.***
용자추종자
그리폰 편은 일단 여기서 쉬게 되고, 다음 스캔들 편은 이번 데이트편을 마무리짓는 완전한 개그성 에피소드일 것입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1.01.26 13: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