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77365?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5087654
2화.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77451?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5087654
--------------------------------------------------------------------------------------------------------------------------------------------------------------
부머 03 BS의 카메라가 다시 작동했을 때에는, AGS의 정크 파츠가 잔뜩 널려 있는 쓰레기장 한복판이었다.
“그래! 역시 내 감이 맞았다니까! 영감님 여기 와 보세요! 작동하는 AGS가 여기 있어요.”
한 젊은이가 본체가 절반만 남은 부머를 자석식 크레인으로 끌어 올렸다. 부머는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한 직후. 자신의 상황을 확인했다.
‘전투 지속은 불가능. 이대로 시간을 끌 경우 작동 정지 및 데이터 손상이 우려됨. 동력 공급이 시급함.’
“마침 투기장에 보낼 AGS가 없어서 고민했는데 말이지. 운이 좋구만.”
“이봐. 동력 공급장치를 가져와.”
잠시 후. 부머의 파손된 본체에 동력 공급장치가 연결되었다. 그러자 부머의 카메라에 불빛이 들어오고, 팔과 손가락 그리고 다리 관절 등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AGS라고?”
노인은 부머의 흉부 장갑판을 열어보고, 그 안에 들어있는 회로와 동력. 그리고 모듈 등을 일일이 점검했다.
“큰 충격을 받아서 동력과 외부가 많이 손상된 거군. 사고 회로나 그 밖에 전투 모듈 같은 건 별 이상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러다가 노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칩이 사고 모듈 쪽에 하나 박혀있는 걸 발견했다.
“이 칩은 뭐지? 다른 AGS 기종에는 못 보던 물건인데. 에잉 괜히 건드리다가는 고장 날지도 모르니 내버려 둬야지.”
한편 부머는 자신이 일어나 있는데도, 노인이 마구잡이로 자신의 몸을 헤집자. 결국 참다 못해 한마디 했다.
“여기는 대체 어디인가?”
노인은 화들짝 놀라며, 엉덩방아까지 찧은 채 부머 03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뭐지? 언어 모듈까지 제대로 작동한다고? 이거 참.”
“15분 전부터 재작동이 시작되었다.”
“미안. 여기 영감이 돈이 될만한 것에만 민감해서 말이야.”
어린 여자아이로 보이는 쪽이 노인의 머리를 투닥이면서 실실 웃었다. 그녀는 노란 꿀벌 같은 색의 단발에, 에메랄드 같은 눈동자. 시바견 같은 눈썹. 확실히 부머 03에게도 어느정도 안면이 있던 ‘기종’이었다.
“그런 돈벌레 밑에 있는 너도 별로 다르지 않은 녀석이잖아.”
노인이 부루퉁한 표정으로 한마디 하자, 어린 여자아이 옆의 청년까지 한마디 거들었다.
“이런 곳에서 살려면 돈벌레가 더 유리하잖아. 그렇지?”
부머 03 기종은 일단 자신을 재가동시킨 셋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아무튼 동력을 재공급한 것은 고맙다. 다만 내 본체를 열어보고 싶다면 복구 후에 하기를 바란다.”
“그래. 그래. 아무튼 멀쩡하게 움직이는 것도 알았으니까, 일단 따라오라고.”
노인 일행은 부머 03 BS를 크레인차의 짐칸에 싣고 어딘가로 향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또 다른 고철 처리장이었다. 남자 둘과 어려 보이는 여자 한 명은 처리장 곳곳을 돌며, 부머의 예비 부품만 싹 긁어모았다.
“블랙 리버 사에서 주는 새 부품만은 못하겠지만 여기선 이 정도가 최선이야.”
노인이 큰 소리로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대충 세어봐도 못 믿을 부품이 50개는 넘겠는데.”
이에 청년이 부머의 다리 부위를 조립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곳에서 그런 부품이라도 긁어모을 수 있는 게 어디야.”
어린애처럼 보이는 여성은 부머의 외부 장갑을 교체하며 혀를 찼다.
그렇게 노인과 젊은이. 그리고 어린 여자아이처럼 보이는 여성. 이 셋은 곧바로 잔해만 남은 거나 다름없는 부머03의 본체를 수리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 반 정도가 걸리고 나서야, 스파르탄 부머 03의 본체가 거의 다 고쳐지긴 했다. 다만 특유의 상자에서 펼쳐진 것 같은 외장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부머 03은 거울 앞에 서서 카메라로 자신의 본체 상태를 살펴봤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노인이 어쩔 수 없다는 투로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 수납에 들어가는 가변 기능은 생각보다 복잡하더군. 여기 있는 정크를 모아봤자 완벽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능해.”
확실히 부머의 카메라에 들어왔던 광경도, 복잡하고 정밀한 부품을 새로 사들일 만한 곳이 없을 만한 곳이긴 했다. 그리고 저 셋이 자신을 수리한 공방 역시, 전부 다 정크를 모아서 만든 티가 확 났다.
“어차피 군대에서 구르거나 수송기에 실려 나갈 건 아니잖아.”
부머는 그런 것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본체의 상태를 점검하자마자 바로 사출식 펀치를 몇 번 시험적으로 사용했다.
모두 사출식 펀치의 폭음에 놀라자, 부머 03은 어깨 위의 로켓런처를 수납했다 전개하며 아직 부분적으로 남은 수납 기능을 사용하기도 했다.
기껏해야 다리와 하반신 일부만 접힐 수 있어, 수송기나 캐터펄트에 실을 순 없지만. 급한 상황에서 몸을 낮추는 기능이 있는 것만으로도 쓸 구석은 있을 것처럼 보였다.
“어때? 몸은 움직이기 편해?”
어려 보이는 여성의 질문에 부머는 바로 세 사람에게 인사했다.
“고맙다. 덕분에 새로 태어난 것 같다.”
세 사람은 부머가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젊은이가 신기하다는 듯 스파르탄을 찬찬히 훑어봤다.
“의외군. AGS중에서 가장 딱딱하고 무감각한 스파르탄 시리즈가 저런 모습을 보이다니.”
“스파르탄 하면 그냥 살인 기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작고 어려 보이는 여성 역시 의외라는 투로 한마디 했다. 이에 스파르탄은 그 사실을 너무 순순히 인정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내가 죽여온 인간과 바이오로이드의 수는 아주 많다.”
방금 전까지 스파르탄 치고 대화나 감정이 풍부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셋은, 역시 이럴 땐 스파르탄답다고 느꼈다.
동시에 공기가 심하게 무거워지고, 셋 다 잠시 동안 침묵을 지켰다.
당연히 스파르탄 역시 말을 많이 늘어놓거나 자기 이야기를 떠들 필요가 없어, 세 사람과 함께 입을 다물고 있었다.
결국 작은 키에 가느다란 체형의 여성이, 먼저 침묵을 깨고 스파르탄에게 질문을 던졌다.
-----------------------------------------------------------------------------------------------------------------------
이걸로 이번 주의 스파르탄 시리즈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스파르탄 시리즈는 이게 1기로 앞으로 4시즌짜리 긴 이야기를 써낼 생각입니다. 그러니 길더라도 느긋하게 천천히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IP보기클릭)211.36.***.***
(IP보기클릭)106.101.***.***
전쟁기계의 숙명이라고 하면서도 쓴맛이 배어나는 건 어쩔 수 없죠 | 20.10.30 08:15 | |
삭제된 댓글입니다.
(IP보기클릭)106.101.***.***
닭계꿩치
팬픽이니만큼 설정을 온전히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AGS와 바이오로이드의 피튀는 싸움은 자주 벌어지긴 할 겁니다. | 20.10.30 08:30 | |
(IP보기클릭)58.227.***.***
DR.WEST
멸망 이전은 ags도 행복할수가 없군요ㄷㄷ | 20.10.30 08:33 | |
(IP보기클릭)106.101.***.***
닭계꿩치
극소수를 제외하면 모두에게 불행인 시대죠 마치 지금처럼 말입니다. | 20.10.30 12:22 | |
(IP보기클릭)58.227.***.***
(IP보기클릭)106.101.***.***
브라우니라도 개체차가 존재할 것이고 여기의 AGS는 대부분 기준미달이나 정크 조립체. 또는 불량품이 많을 테니 아마 이 소설 안에선 AGS 대 바이오로이드의 대결도 흔할 것 같습니다. | 20.10.30 08:33 | |
(IP보기클릭)211.201.***.***
(IP보기클릭)106.101.***.***
좋아하던 기종인데 당연히 승급시킬 생각입니다. 기왕 승급도 하는 김에 외전도 나왔으면 싶네요 | 20.10.30 12: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