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는 보상 컴플리트 정도만 노리는 유저로서, 변소도 3지역 중간에 멈춰있는 사람입니다만,
이번 발할라 패치를 보니까 제가 예전부터 관심있게 봐왔던 패치 포인트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 같아 제 생각을 써볼까 합니다.
핸드폰으로 작성 중이고 평소 글재주가 없다보니 글이 다소 두서없을 수도 있지만 부디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간 부대 단위의 스쿼드 편성에 관해서 많은 패치가 있었고 부대 단위로 스킬 구성이 연계되도록 설계된 부대가 여럿 있었습니다.
호드에서 시작해 호라이즌 부대, 스카이나이츠, 코헤이, 얼마전 몽구스에 이어 이번에는 발할라가 부대단위 개편이 이뤄졌는데
어째서 이번에는 이전까지의 패치와 다르게 스킬 리메이크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패치에 대해 평가가 유독 갈리는 이유를 저는 '캐릭터의 역할을 너무 고정, 제한시켜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대는 하나의 소속에 불과했고 부대원과의 시너지가 캐릭터 스킬셋에서 크게 고려되지 않던 시절, 선발대들은 캐릭터 하나의 역할을 가지고 자신들의 공략에 사용할 멤버를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아/엘라 등은 침수요원으로 쓰인다거나, 마리아는 1턴 스킬 사용억제, 승급 그렘린은 사거리 감소 요원 같이 말이죠. 이런 캐릭터들은 시스템이나 장비의 개선을 통해서 메타상 뒤쳐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먼 옛날, 칸이 본격적으로 회피탱으로 구르기 전에 미스 세이프티를 공략에서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젠 찾아볼 수 없듯이... 캐릭터나 장비의 구상한계나 인플레가 진행되며 스토리 상이 아니더라도 메타 상 버려지는 캐릭터가 많이 있죠. 이렇게 개인의 성능이 좋아야 사용되는 상황 속에서 캐릭터가 '성능과 매력을 모두 살릴 수 있게, 버리지 않게' 컨셉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캐릭터 디자인 담당진들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그에 대해 내놓은 답이 부대 단위로의 리메이크였다고 생각됩니다. 칸 회피 전장이 나온 직후 저는 개인적으로 회피 전장은 예능용이러고 생각했지만 칸의 회피탱으로의 전환 성공을 시작으로 워울프, 퀵카멜 등과 시너지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개개인의 역할을 충분히 살리며 성능도 좋은 모습을 보면서 다른 캐릭터를 살리는 방법도 이와 같이 진행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후에 부대 단위로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개별 이야기를 진행할 때 소속 부대 개념이 확실한 캐릭터들은 자신의 부대원들과 엮이면서 개성을 드러내고, 그렇게 인기가 보편적으로 많지 않을 수 있어도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가 여럿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부대원들간의 시너지를 스킬로도 표현해, 부대 컨셉으로 스쿼드를 구성할 경우 지원공격이나 보호의 형태로 팀워크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내면 이런 캐릭터 설정을 더 충실히 느낄 수 있을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관계의 동물'이라고 부르는 표현이 있듯, 개인은 개인이 속한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자아와 자신의 개성,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부대 단위로 이루어지는 리메이크는 자칫 잘못하면 부대 이외의 다른 캐릭터와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없게 하는 패치 방향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스트 오리진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고,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제외하고 게임성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타입(경장, 중장, 기동)과 역할(공격, 보호, 지원)을 아군/적군이 모두 갖고 있으며 플레이어와 개발진(구체적으로는 레벨 디자이너)이 그 특징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를 마친 상태에서, 행동력과 AP로 행동을 설계해서 적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유저들이 공략의 어려움 및 번거로움 때문에 숙제하듯 오토 공략을 찾아 통발을 짜곤 하지만, 웨이브 공략에 재미를 두시는 분들(이하, 선발대라고 부르겠습니다)은 아마 적들의 행동력과 패턴까지 계산해서 택틱을 행동력 0.1 단위로 짜고, 링크 보너스나 서약 여부, 스탯을 건드리면서 뉴비 유저분들도 공략을 참고할 수 있도록 다이어트 중이시겠죠. 어떻게 보면 뉴비나 공략에 많은 시간을 쏟고 싶지 않은 유저분들을 위해, 즉 게임을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마 개발진의 리메이크 의도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패치가 진행되면 결국 특정 부대 컨셉의 스쿼드를 사용하자, 혹은 그에 따라 특정 부대원들만 사용하자(어차피 1스쿼드는 5명 편성이 최대니까)는 식으로 편성이 고착화될 것이 우려됩니다. 나아가 부대의 컨셉을 기술상으로 확실히 특징짓지 않으면 부대 스킬 리메이크 방향성이나 캐릭터 구상이 천편일률적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발할라 패치로 예를 들면 레오나는 팀의 리더, 알비스/샌드걸은 탱커, 베라/안드바리는 버퍼, 님프는 서브딜러, 발키리는 메인딜러라는 식으로 정말 드라이하게 캐릭터의 역할이 정해지고 다소 편성이 상상 가능한 부대가 만들어집니다. 그 외에도 부대라는 개념이 모호한 부대에 속한 캐릭터들에 대한 조명이 부족해진다거나(ex. 버뮤다 팀, 애니웨어 시리즈 등) 부대원이 다섯이 넘을 경우 5명을 제외한 나머지의 사용처가 붕 뜬다거나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겠네요.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개발진이 이 이상의 캐릭터 메이킹은 서서히 줄이고(솔직히 지금도 스토리나 성능상 조명되지 않는 캐릭터가 참 많죠), 당분간 캐릭터 분류(타입, 역할)을 정확히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부대의 개성(나아가 AGS-바이오로이드 간의 차별점)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부여할 것이며 그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 하나하나에 어떤 포지션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호드 부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호드 부대는 설정상 '대장 칸이 앞장서 전장을 휩쓸고 부대원들이 함께 날뛰며 기동전을 펼치는 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상으로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칸의 패시브(전열 배치시 추가 버프)나 워울프의 사거리(2스가 강력하나 사거리가 1임), 퀵카멜의 지원범위 등... 으로 부대의 컨셉을 나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캐릭터의 분류에 대한 이해와 부대의 개성에 대해 생각이 정리하면, 이후 부대 단위로 스킬을 리메이크하게 될 때 '스쿼드를 짤 때 특정 캐릭터를 편성해, 그 능력을 살리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보니, 부대 컨셉으로 편성되도록' 하면 캐릭터의 기존 사용처는 유지하면서(즉, 기존의 답을 오답처리하지 않으면서) 더 나은 모범답안으로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예로 퀵카멜의 스킬을 들어보면, 퀵카멜의 기본적인 역할인 '중앙에 위치해 인접 아군의 지원공격을 한다'의 스킬 적용대상은 경장/중장형으로, 호드의 멤버가 아니여도 퀵카멜의 지원공격을 터트릴 수 있지만, 호드 멤버와 같이 편성하게 되면 1. 경장/중장 조건은 자연스럽게 충족하면서, 2. 평소 자주 위치하는 6번에 두고 운영함에 부담이 없고, 3. 실제로 자신도 호드와 편성시 지원공격이 지원범위 밖에서 가능하다거나 지원공격이 강화된다거나 공격력 버프를 추가로 받는 등 편성에 자유는 부여하되 부대단위 편성을 하도록 은근히 유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쿼드는 혼자서 구성되는 일이 드물고 여러 전투원 스킬과의 시너지가 맞물려 제 능력을 발휘하듯, 스킬 적용 대상을 하나하나 넉넉히 잡되 이들이 모여 범위를 점점 조여 부대 단위 편성이 제일 좋다고 간접적으로 유도시키면 부대 컨셉으로 돌리고 싶은 유저랑 전투원 개인의 특정 역할을 살려 완벽한 택틱을 짜고 싶은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게임 내 스쿼드 편성이 5인까지라고 위에서 말했듯, 5명이 넘어가는 부대에서 특정 전투원을 편성하는 이유라던가(5명 외엔 벤치행이니), 버뮤다 팀이나 애니웨어 시리즈 같이 부대의 개성이 약한 곳은 메이저한 부대와 비교해 어떻게 분량을 조절하고 특징을 잡아줄 것인지. 도감/창고의 부대별 정렬기능 추가나 도감 완성 보상 수정, 그에 연결되는 숙소 컨텐츠, 부대를 벗어나 맺어지는 새로운 관계와 시너지(ex. 토모다치) 확장 등 부대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잡고 이어서 생각할 것들이 많아질 것 같네요. 일할 거 많으니 일해라 피그!
(새벽 3시가 넘어서 머리가 안 돌아가네요. 논지가 이상하거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알려주시면 댓글이나 수정으로 보충하겠습니다)
(IP보기클릭)58.227.***.***
(IP보기클릭)119.194.***.***
아 저는 반응을 보아하니 패치 내용이 발할라 위주로만 돌아가도록 개편된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 내용은 충실히 지키며 패치한게 맞고, 단지 부대단위로 구성하면 리턴이 더 세게 돌아오는 만큼 기본 수치를 조정해서 불만이 나오는 중이었군요. 이 부분은 제가 확인을 제대로 못하고 자기 이론만 펼치고 말았네요. 단지 본문에서 언급한 '부대 단위 스킬 개편이 일어날 경우 발할라 부대만의 고유한 장점은 무엇인가', '부대원이 아닌 다른 캐릭터와의 시너지를 확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이런트 반격 스쿼드의 파츠로서 님프와 발할라 시너지 속의 님프와 같이 여러 역할 사이의 수치조정은 디자이너들이 생각할 문제지만요. (이번에는 그 부분에 말이 나오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처럼 지원공격 혹은 보호 조건이나 효과 개선 정도가 제일 개편에 말 안 나올 방법일 것 같긴 함) | 23.05.05 09:59 | |
(IP보기클릭)58.227.***.***
안드바리의 회피버프가 삭제되면서 바뀔 덱이라든지, 님프가 중장형에게 부족한 ap제공해주던게 막힌다든지, 베라가 행동력과 지원공격 안해주면서 터지게될 덱이라든지 생각하면 머리아프긴해요. 숫자를 넘어 유틸 등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는 중이라 터지는 덱이 한둘이 아니니. | 23.05.05 10:11 | |
(IP보기클릭)106.102.***.***
찍을 수 있는 스탯 수는 정해져있고, 편성 가능한 요원도 한정적이니까요. 공략을 짜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최소 인원의, 최소 스펙을 지향하며 공략을 만들게 될텐데 스킬 수치를 넘어 구성 자체가 좀 바뀌게 되면 피곤하겠네요 | 23.05.05 10:53 | |
(IP보기클릭)222.237.***.***
(IP보기클릭)119.194.***.***
용병 타입의 부대도 좋기는 한데.. 포지션이 애매한 부대가 한 둘이 아니라서... 애니웨어를 아예 용병이라는 컨셉의 부대로 만드는 건 좋은 생각인가 같네요 | 23.05.07 01:03 | |
(IP보기클릭)119.194.***.***
가 -> 거 | 23.05.07 01: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