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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옆자리 클로버 에이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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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에 히어로가 있다. "오! 옆자리 단짝인가! 반가워 아우!" 처음 만날 날부터 동급생일 터에 다짜고짜 아우라고 부르는가 싶더니, 자신을 클로버 에이스라는 뭔 근본없는 별명으로 소개하질 않나. 나중에 점잖게 한마디해줄려고 했는데, 이 녀석, 학교에서 드르렁드르렁 잠만 잔다. 도대체 학교 끝나고 뭘 하다 오는 건지, 학교에 오기만 하면 그냥 수면안대 끼고 등이 뒤로 넘어가서 콧방울 피우며 정신을 잃는 게 아닌가. 가슴도 지나칠 정도로 큰 애가. 덕분에 얘랑 제대로 대화해 본 지 몇 개월이 넘은 것 같다. 학기가 시작했을 떄 나보고 아우 운운할 때부터 몇 번 말을 붙여 본 건 사실인데, 얘가 뭐가 그리 피곤한지 자는 데 바빠서. 그래도 옆자리 친군데. 사실 크게 신경쓴 건 아니었다. 일상은 상식적이고, 예측가능한 것들 투성이다. 좋게 말하면 평온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에 옆자리에 그런 영양분이 뇌 대신 가슴으로 간 바보 하나 두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으니깐. 하지만 어느 날 교실 벽을 부수고 이상하게 생긴 로봇이 쳐들어와서, 에이스 그 녀석이랑 단둘이 - 절대 의도한 건 아니었다, 맹세한다 - 보충수업을 하고 있던 날 붙잡고 날뛰었을 떄, 나는 내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의외로 에이스 그 녀석은 놀라지 않았거든. 차라리 짜증이 있는 대로 난 듯한 비뚤린 미소를 지었으면 지었지. 그건, 지루한 '일상'이 예기치 못하게 삶을 침범했을 때의 내 표정과 비슷했다. "야, 상도덕은 지켜야지, 학교까지 찾아오는 건 선 넘었잖아" "SMJ-48. 강적과의 대결에서는 모든 수단이 허용됨. 예외, 필요없음" "진짜 로망도 인의도 모르는 녀석이네" "로봇에게 그런 걸 기대한 그쪽이 바보" 아, 그건 동의한다. "그리고" 그녀가 그 로봇에게 삿대질했다. "우리 일은 우리끼리 처리하자고. 무고한 학생을 잡고 협박하다니, 아무리 니들이 악당이라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 "SMJ-48. 동의하지 않음. 해당 학생은 무고하지 않음" "엥?" "SMJ-48. 그간 목표 클로버-에이스의 행동패턴 관찰. 해당 학생과 같이 있을 때 심장박동과 호흡 주파수에 이상패턴 감지. 해당 학생에게 무언가 있음. 에이스를 통제할 좋은 수단." "...." 흠, 에이스 저 녀석이 저런 표정 짓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맨날 잠만 쳐자던 녀석이라. 한참이나 말이 없던 그녀가 낮게 뇌까렸다. 그건, 평소에, 가아아아끔 나랑 대화가 붙을 때의 그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목소리와는 좀 다른, 낮고 중후한 것이었다. "....너 이 새끼" 에이스 자식 표정에 그늘이 진 것 같다. 혹은 나한테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살짝 숙인 것이거나. 그리고 그 때 난 깨달았다. 이 자식 화났구나. 그러고보니 난 얘가 제대로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다. 그게 내 일상이었다. 그게 내 매일매일이었다. 언제나 잠만 자는 옆자리 친우를 둔. 그런데... "제대로 내 우정을 위협하네" "나쁜 짓이 원래 악당이 하는 일" "평온한 걸 좋아하는 내 친구의 행복도 위협하고 있고." 어, 그건 나한테도 한번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평온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무료하기도 하거든. 하지만 상황을 보니 지금 그걸 따질 때는 아닌 것 같았다. 지금 그녀의 몸과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한 녹색 스파크를 보면 말이다. 아니, 저게 대체 뭐야? "내가 학교에서는 좀 편하게 지낼라고 했는데, 그걸 망쳐? 그리고 이젠 내 친굴 갖고 협박까지? 변신 사유로 충분하군"
22.08.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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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무슨 고전 변신 특촬 히어로물에 나올 거 같은 유치한 소리냐고 묻기도 전에 - 아, 그렇다. 로봇 팔에 잡혀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츳코미'를 참기가 어려웠다 - 그녀가 뒤이어 끝말을 마쳤다. 가장 냉소적이고 재미없는 범생이가 봐도 심장이 끓어올라 기립박수를 칠 것 같은 열혈한 포즈와 함께. "변! 신!" 이, 상식적이고 예측가능해야 할 일상이 처참히 뒤틀리면서, 나는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다. 녹색 빛무리에 휩싸이는 내 옆자리 학우를 보고서, 나는 오히려 납득했다. 아아 - 그래. 그건 별명이 아니었구나. 내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아무래도 진짜 히어로인 모양이다. < E N D. >
22.08.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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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클리셰 조아용
22.08.27 01:00

(IP보기클릭)218.233.***.***

멋졍 ㅋㅋㅋ 저 방울 터트리고 싶네요 ㅋㅋㅋ
22.08.27 01:05

(IP보기클릭)210.183.***.***

22.08.27 01:18

(IP보기클릭)121.130.***.***

갭모에 돋네 ㅋㅋㅋ
22.08.27 06:51

(IP보기클릭)58.227.***.***

이제 마지막화쯤에서 남자가 각성해 클로버에이스를 구한다든가...?
22.08.27 08:01

(IP보기클릭)121.184.***.***


22.08.27 08:15

(IP보기클릭)1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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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에 히어로가 있다. "오! 옆자리 단짝인가! 반가워 아우!" 처음 만날 날부터 동급생일 터에 다짜고짜 아우라고 부르는가 싶더니, 자신을 클로버 에이스라는 뭔 근본없는 별명으로 소개하질 않나. 나중에 점잖게 한마디해줄려고 했는데, 이 녀석, 학교에서 드르렁드르렁 잠만 잔다. 도대체 학교 끝나고 뭘 하다 오는 건지, 학교에 오기만 하면 그냥 수면안대 끼고 등이 뒤로 넘어가서 콧방울 피우며 정신을 잃는 게 아닌가. 가슴도 지나칠 정도로 큰 애가. 덕분에 얘랑 제대로 대화해 본 지 몇 개월이 넘은 것 같다. 학기가 시작했을 떄 나보고 아우 운운할 때부터 몇 번 말을 붙여 본 건 사실인데, 얘가 뭐가 그리 피곤한지 자는 데 바빠서. 그래도 옆자리 친군데. 사실 크게 신경쓴 건 아니었다. 일상은 상식적이고, 예측가능한 것들 투성이다. 좋게 말하면 평온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에 옆자리에 그런 영양분이 뇌 대신 가슴으로 간 바보 하나 두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으니깐. 하지만 어느 날 교실 벽을 부수고 이상하게 생긴 로봇이 쳐들어와서, 에이스 그 녀석이랑 단둘이 - 절대 의도한 건 아니었다, 맹세한다 - 보충수업을 하고 있던 날 붙잡고 날뛰었을 떄, 나는 내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의외로 에이스 그 녀석은 놀라지 않았거든. 차라리 짜증이 있는 대로 난 듯한 비뚤린 미소를 지었으면 지었지. 그건, 지루한 '일상'이 예기치 못하게 삶을 침범했을 때의 내 표정과 비슷했다. "야, 상도덕은 지켜야지, 학교까지 찾아오는 건 선 넘었잖아" "SMJ-48. 강적과의 대결에서는 모든 수단이 허용됨. 예외, 필요없음" "진짜 로망도 인의도 모르는 녀석이네" "로봇에게 그런 걸 기대한 그쪽이 바보" 아, 그건 동의한다. "그리고" 그녀가 그 로봇에게 삿대질했다. "우리 일은 우리끼리 처리하자고. 무고한 학생을 잡고 협박하다니, 아무리 니들이 악당이라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 "SMJ-48. 동의하지 않음. 해당 학생은 무고하지 않음" "엥?" "SMJ-48. 그간 목표 클로버-에이스의 행동패턴 관찰. 해당 학생과 같이 있을 때 심장박동과 호흡 주파수에 이상패턴 감지. 해당 학생에게 무언가 있음. 에이스를 통제할 좋은 수단." "...." 흠, 에이스 저 녀석이 저런 표정 짓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맨날 잠만 쳐자던 녀석이라. 한참이나 말이 없던 그녀가 낮게 뇌까렸다. 그건, 평소에, 가아아아끔 나랑 대화가 붙을 때의 그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목소리와는 좀 다른, 낮고 중후한 것이었다. "....너 이 새끼" 에이스 자식 표정에 그늘이 진 것 같다. 혹은 나한테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살짝 숙인 것이거나. 그리고 그 때 난 깨달았다. 이 자식 화났구나. 그러고보니 난 얘가 제대로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다. 그게 내 일상이었다. 그게 내 매일매일이었다. 언제나 잠만 자는 옆자리 친우를 둔. 그런데... "제대로 내 우정을 위협하네" "나쁜 짓이 원래 악당이 하는 일" "평온한 걸 좋아하는 내 친구의 행복도 위협하고 있고." 어, 그건 나한테도 한번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평온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무료하기도 하거든. 하지만 상황을 보니 지금 그걸 따질 때는 아닌 것 같았다. 지금 그녀의 몸과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한 녹색 스파크를 보면 말이다. 아니, 저게 대체 뭐야? "내가 학교에서는 좀 편하게 지낼라고 했는데, 그걸 망쳐? 그리고 이젠 내 친굴 갖고 협박까지? 변신 사유로 충분하군"
22.08.27 08:38

(IP보기클릭)147.47.***.***

BEST
연구실밑지박령
내가 그 무슨 고전 변신 특촬 히어로물에 나올 거 같은 유치한 소리냐고 묻기도 전에 - 아, 그렇다. 로봇 팔에 잡혀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츳코미'를 참기가 어려웠다 - 그녀가 뒤이어 끝말을 마쳤다. 가장 냉소적이고 재미없는 범생이가 봐도 심장이 끓어올라 기립박수를 칠 것 같은 열혈한 포즈와 함께. "변! 신!" 이, 상식적이고 예측가능해야 할 일상이 처참히 뒤틀리면서, 나는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다. 녹색 빛무리에 휩싸이는 내 옆자리 학우를 보고서, 나는 오히려 납득했다. 아아 - 그래. 그건 별명이 아니었구나. 내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아무래도 진짜 히어로인 모양이다. < E N D. > | 22.08.27 08:38 | |

(IP보기클릭)147.47.***.***

연구실밑지박령
2000년대 초중반 양산되어 나오던 흔한 라이트노벨처럼 써보았읍니다. | 22.08.27 08:39 | |

(IP보기클릭)116.35.***.***

연구실밑지박령
좋네요! 예전에 오라전대 읽던 때가 생각나서 추억에 잠기고있습니다. | 22.08.27 11:51 | |

(IP보기클릭)223.62.***.***

눙귀
오라전대 피스메이커...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입니다 | 22.08.27 12:22 | |

(IP보기클릭)121.143.***.***

이제 히토미냐 히어로물이냐 럽코물이냐로 전개가 갈리는 중요한 장면이예요
22.08.27 11:07

(IP보기클릭)223.38.***.***


흐미 멋있네
22.08.27 15:13

(IP보기클릭)211.201.***.***

서포트해주며 더 가까워지는 두 사람 후후후
22.08.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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