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의 수기
내가 '변옥의 서'에 대해 알게된 것은 15년 정도 전의 일이다.
당시 학장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던 나에게, 제자인 루시아가 한 여성을 데리고 왔다.
그녀는 나야말로 학장의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자 지식을 손에 넣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 지식의 하나로써 그녀가 던져준 것이 '변옥의 서'였다.
이 아틀라스담의 자랑거리인 특별 서고에는 학장만 열람할 수 있는 금서가 몇 권 정도 있었다.
지금은 멸망한 베른슈타인 왕국의 학자 살로몬, 전설의 시대에 이름을 남긴 현자가 썼다는 '변옥의 서'도 그 중 한 권이었다.
그것을 해석하기만 한다면 삶과 죽음을 초월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그 학장은 글렀어요. 지식은 물론이고 인격도 도움이 안 되겠는걸요. 그러니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어요."
그래, 그녀는 말했다.
'변옥의 서'를 해독하여, 그 지식을 선택받은 자들에게만 전파하고 싶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변옥의 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뛰어난 학자가 필요하다, 라고.
그것을 학장이 아닌 바로 나, 천재 학자인 이 이본만이 가능하다고……
그 뜨거운 마음에 설득당했다.
확실히 연구에밖에 흥미를 갖지 않는, 고지식함만이 장점인 학장과 나는 다르다.
지식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내가 학자로서 훨씬 우수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녀석들이야말로 혐오할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놈들이다!
그녀는 나에게 그 학장을 제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 수 있겠냐, 며 묻자 나라면 별 것 아니라고 답했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나는 그녀가 바라던 대로 전 학장을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암살하고 그 자리를 이었다.
내가 그 여자와 직접 만났던 것은, 그 후 한 번 뿐이었다.
전 학장을 죽였다는 보고를 "그렇구나" 라며 차가운 웃음을 한 번 짓는 것으로 대답하고서는
두 번 다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쩌면 그 여자의 진정한 목적은 전 학장을 없애는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변옥의 서'를 손에 넣었으며, 힘을 얻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전해져오던 대로 '변옥의 서'는 대단한 물건이었다!
나는 조수로서 루시아의 손을 빌렸고, 루시아를 통하여 그 여자에게서 손에 넣기 힘든 수많은 서적들을 빌려가며
연구를 순조롭게 진행해 나가고 있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힘을 손에 넣는 것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아아,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리고 만 것인가…….
루시아, 그 악독한 계집 같으니!!
루시아는 처음부터 나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내가 삶과 죽음, 그 힘을 효율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기초 이론을 완성시켰다.
그 시점에서 그 악독한 계집은 내 이용가치가 없어졌다고 생각했겠지.
그러니 나에게 불완전한 혈정석을 남겨놓고는,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나를 처리하기 위해 사이러스를 내 앞으로 이끈 것이다!
그 여자, 망할 여자, 빌어먹을 여자!
죽어서까지도 이 분노는 잦아들지 않는구나!
재난 있으라! 악독한 여자 루시아여!
재난 있으라! 마녀 리블랙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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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러스 스토리의 뒷배경이 나오는 이본 학장의 수기입니다.
다른 캐릭터도 그렇듯이 흑막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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