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버스 가 당주의 수기
어릴 적부터 아버지께서 우리 집안의 유래에 대해 자주 말씀해 주셨다.
레이버스 가의 당주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지켜야만 하는가에 대한 것도.
그 사실을 말씀해 주신 아버지는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고,
그 할아버지는 고조부께서 말씀해 주셨다고 한다.
레이버스 가는 재산이 풍족했다.
부러워 하는 자들도 많았겠지.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레이버스 가에 태어났다는 것은, 가보를 지키는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 그 4개의 용석을 지킨다는 책임을……
용석은 레이버스 가의 초대 당주가 호른부르크의 건국자인 베오울프 왕에게 받은 것이며,
그 이후 대대로 우리 집안에 계승되었다.
동방에서 전래된 이 돌은 확실히 금전적인 가치도 뛰어났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숨겨져 있는 거대한 힘에 의미가 있다.
지금부터 200년 전. 베오울프 왕과 함께 원정을 나간
대마술사 오진 크로스포드가 '피니스의 문'을 봉인하기 위해
이 용석의 힘을 이용했다고 한다.
선대 당주인 내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힘에는 선도 악도 없다. 검을 든 자가 선행을 할 것인지, 악행을 저지를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오울프 왕은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기사이자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레이버스 가의 초대 당주에게 용석을 맡긴 것이라고.
거대한 힘은 위대한 선행을 이룰 수 있으나, 막대한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
용석을 보관하여,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레이버스 가의 사명이다.
하지만, 거대한 힘은 때로는 강력한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레이버스 가의 재산과 용석을 노리는 자들은 끊임없이 생겨났다.
친척 관계인 이들마저도 신용할 수 없었다.
최근들어 수상한 자들이 친척 집에 드나든다는 소문도 내 귀에 들어왔다.
나와 아내가 탄 마차의 바퀴에 조작을 가한 것 역시,
용석을 노리는 자들이 사주하여 친척의 부하가 저지른 것일지도 모른다.
아아, 그렇기에 더더욱 코델리아가 걱정이다.
그 아이는 착한 아이다. 사람을 의심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겠지.
분명 수많은 사람들이 친절을 가장하여 다가와서는 그 아이를 속이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코델리아, 나는 더 이상 곁에 있어줄 수는 없다.
네게 나의 목소리가 닿는 일도 없겠지.
어쩌면 크게 배신당하는 일을 겪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너라면 할 수 있을 게다.
끝까지 누군가를 믿는 것을.
나는 믿는다는 것 덕분에
히스코트라는 든든한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
분명 네 곁에도 신뢰할 수 있는 벗이 나타날 거란다.
그러니 코델리아.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다오.
그것이 분명 네 자신을 구원하는 일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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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스의 문 던전에서 볼 수 있는 수기 번역입니다.
내일까지 나머지 내용들 전부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스토리 엔딩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던 부분들이 이렇게 해결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