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 반전은 너무 불호였어요.
사실 앞에 깔아 놓은 복선은 복선같지도 않았고 복선으로 보기도 힘들죠. 선택지에 따라서 안나올 수도 있는게 왕창이니까요.
토드의 집에서 탈출한 후 경찰서 가서 아동학대로 신고 안했다? 안드로이드가 신고한다고 해도 그걸 믿어 줄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고, 게임 내용으로는 안드로이드에게 그러한 권리 및 의무가 있는지도 안나오고요. 카라가 신고하는 것 자체가 '불량품'의 행동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요. 게임 속 내용으로 따지면, 인간 주인이 뭘하는데 그걸 신경쓰고 신고하는 "제품"이 있다? 알게 되면 폐기처분감이죠. 그리고 설사 카라가 신고했다고해도 결국 앨리스랑은 떨어져야 하는 신세죠. 실제 미국에서는 아이는 아동보호기관으로 먼저 보내지고 그 다음 임시 부모 집으로 가니까요.
"인간들은 우리를 싫어한다"는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서로 애정을 가지는 것을 방해한다, 로 받아들였고요. 물론 리스닝에서 "Human"이라고 말하니까 좀 대사가 이상하네? 하는데 그냥 앨리스가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표현을 쓰는구나 하고 넘어갔고요. 또 그냥 순수하게 대사만 때서 보면 자신과 카라에게 닥친 역경 및 고난에 대한 한탄으로 볼 수도 있고요.
음식을 안먹었다? 음식 안먹는거로 의심할거면 그 긴 기간동안 물을 마시는 모습도 없는데 그거야말로 따지고 들어야 하는 부분이죠. 그냥 게임이니까 생존에 대한 건 약간 억지라도 시나리오상 플롯 아머구나, 게임의 한계구나, 루즈해지게 만들지 않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죠.
1회차에 앨리스 구하려고 토드 쏴서 죽였는데... 결국 1회차는 앨리스랑 해피엔딩 루트로 가기는 했습니다만, 이건 제가 카라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라기보다 그냥 카라가 행복해지길 바래서 카라라면 할 법한 것, 카라를 위한 선택지를 계속 누른거지 앨리스에게는 완전 정딱떨이었습니다. 2회차에서는 그냥 앨리스한테 현생의 힘듬을 알려주마 하며 호감도 마구 깎으면서 플레이하고 있네요...
안드로이드와 인간 사이의 우정? 같은 테마라고 생각은 안했고, 그냥 "선한 안드로이드"와 "악한 인간"이 있으면 누가 더 "인간다운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을 하고 플레이했어요. 그래서 더 별로인 것 같네요. 그나마 충격이 덜했던건 몇년전에 봤던 스포가 가물가물하게 떠올라서, 뭔가 반전요소가 있었었는데? 라고 무의식중에 떠올려서 그랬네요.
차라리 신고를 했는데 -> (앨리스의 정체는 안밝혀진 상태로 그냥 분리만 된 채)앨리스랑 떨어지게 되고 -> 불량품 취급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헉 폐기처분각? -> 앨리스 찾아 경찰서 탈출
이런 루트라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