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주 수요일부터 주말을 지나 오늘까지 너무 재밌게 플레이했네요.
한 회차 더 플레이한 후에도 여운이 계속 남아 처음으로 루리웹 가입해서 글 써 봅니다. (긴 휴가를 허락해주신 아내에게 가장 고맙습니다.)
갓 오브 워로 PS4 처음 입문하였고 개인적으로 지중해, 북유럽 신화에 관심이 많아 수도 없이 플레이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이번 작에서는 아쉽게도 개발 과정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다 풀리지 않은 떡밥이 많아 간결하고 명확했던 전작에 비해 아리송한 부분들이 많네요.
아직 플레이중이신 많은 분들께서 엔딩을 보신 후 긴가민가 하실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 예언은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에 의해 미래는 바뀌었는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가 고대 신화에서는 종종 등장합니다.
예언의 일부분만 대상에게 알려주고 그 대상은 예언을 오해하여 발버둥 침으로써 예언이 실현되는 이야기죠.
좀 더 이해하시기 쉽도록 각각 인물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크레토스의 시점
(갓 오브 워 엔딩에서 드러난 벽화)
전작에서 산 꼭대기, 로키의 성소에 도착했을때 크레토스가 발견한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언입니다.
이것을 발견한 계기로 크레토스는 자기가 죽어도 아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강하게 아들을 훈련시키죠.
하지만 이때문에 아트레우스는 사춘기가 더 강해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결과적으로 티르를 찾고, 앙그르보다를 만나고, 오딘과 접촉하는 계기가 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벽화의 뒷부분을 크레토스의 아내 페이가 지워버렸다는 점입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엔딩에서 드러난 벽화)
이번작 엔딩에서 밝혀지듯 그녀는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가 라그나로크 이후에도 살아있을 것을 미리 알고 그림으로 남겨놓았습니다.
그들이 죽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데도 크레토스가 죽은 듯한 그림이 있고 그 뒤의 일들만 지워져 있다는 것에는 아내 페이의 분명한 목적을 의미합니다.
바로 크레토스에게 아래의 동기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대비하여 아들을 강하게 훈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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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우스의 시점
기사 – THE FACT" style="width: 594.833px; height: 330.876px;">
아트레우스는 전작에서 결국 자신이 예언의 열쇠인 로키라는 사실을 알게되지만 크레토스가 쓰러져 있는 벽화는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트레우스는 아버지가 자신을 보호하려 하고 훈련시키려 하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죠.
끊임없이 아버지와 대립하고 반목하던 그는 홀로 요르문간드를 만나고 프레이야를 찾는 등 독단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러다가 꿈을 통해 철의 숲으로 이동하여 앙그르보다를 만나고 크레토스에 관한 벽화를 보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트릭이 있는데요.
이 벽화는 라그나로크의 결과에 대한 예언이 아니라 아트레우스가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는 과정에 대한 벽화라는 것입니다.
(오른쪽에 헤임달과 싸우는 로키도 있네요. 화살 다 튕겨나는 것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ㅋㅋㅋ)
이 당시 연출이 강렬해 우리도 모두 속아넘어갔지만 이 벽화는 '크레토스가 토르에게 죽고 아트레우스는 오딘과 손을 잡는다'가 아닙니다.
실제로 아트레우스는 이 벽화를 본 후에 아스가르드로 직접 찾아갔고 헤임달에게 발리고 오딘과 손을 잡죠.
이 모든 일들이 토르에 의해 아버지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했던 행동들입니다.
그 뒤로는 모두가 아시듯 가름이 풀려나고 펜리르가 빙의하고 헤임달이 죽고 티르의 비밀이 밝혀지고 라그나로크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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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저는 크레토스 부자가 예언을 거부하고 미래를 바꾸었다고 보기 보다는 정해진 미래 안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만들어갔다고 봅니다.
예언대로 결국 로키는 요툰의 전사가 되어 거인들의 영혼을 찾고 구원하며 크레토스는 모든이들에게 칭송받는 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크레토스는 토르에게 한번 죽기도 합니다.
초반에 연출처럼 지나갔지만 사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크레토스는 자신이 정말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자기 실현적 예언은 갓 오브 워 전반에서 계속 드러납니다.
프레이야가 발두르에게 했던 일들도 결국 예언대로 발두르의 죽음을 초래했고
노르니르들도 일부러 크레토스에게 '헤임달이 아들을 죽이려 해서 네가 그를 죽인다'는 예언을 전해주어 크레토스가 헤임달을 죽이게 만듭니다.
(이 장면을 보면 노르니르가 크레토스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한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신화에서 예언은 대개 모호하게 기록되거나 단편적인 부분만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을 아주 재미있게 잘 활용한 스토리텔링인 것 같습니다.
연말까지 즐길 줄 알았는데 너무 빠져서 5일만에 단물까지 다 빼먹어버렸네요.... 남은 한달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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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와우... 그럼 50시간은 더 하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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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와우... 그럼 50시간은 더 하겠는데요..?! | 22.11.15 1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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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 22.11.15 12: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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