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는 몬스터 꼬리/뿔/내장(?) 99개를 다 못 모아서...ㅠㅠ
하드모드 엔딩에는 아주아주 소소한 재미가 더 숨어있더군요.. 훈훈하게 미소짓게 만드는..
다들 난이도에 대한 아쉬움이 많으신데 저도 신포1의 향수를 듬뿍 느끼며 만족스럽게 플레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던전 길이들이 전반적으로 좀 짧지 않았나..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아무래도 젤다 올드팬들에겐 젤다의 트릭 패턴이 익숙하다보니 지나가다 뭔가 수상한게 보이면 '어?'하는 순간에 이미 머릿속에서 해법이 착착 계산되어버리기에 더더욱 쉽다고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전투 난이도 면에선 최근의 다른 젤다 시리즈들 보다는 약간 높다고 생각됩니다. 젤다 시리즈의 전투는 약간의 조작능력과 '해당 몹에 걸맞는 공략법'의 숙지로 이뤄진다고 보는데요, 전투 자체도 퍼즐성이 있다보니 그 공략법(혹은 공략 아이템)만 알아내면 정말 쉽게 쉽게 이기는게 가능하죠. 그러기에 최근 젤다 시리즈들은 그러한 '공략법 알아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전투에서 유저의 조작능력보다 퍼즐풀이 능력을 더 중시하는 식으로요.(개인적으론 스카이워드 소드가 그 적절한 밸런스를 맞췄다고 봅니다. 다만 그 '조작능력'이 모션센서를 이용해 실제 팔을 이리저리 휘둘러야 하는 것이란 점에서 호불호가 갈렸지만요ㅠㅠ)
이번 신포2에서는 간만에 유저의 조작능력이 매우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이점이 전투 난이도를 좀 높여줬다고 생각하네요. 여전히 특정 몹들은 해당되는 상성 아이템이 아니면 정말정말 잡기 힘든 녀석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몹들은 딱 어떤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야 한다기 보다 유저가 얼마나 이리저리 잘 피하고 빈틈을 파고드느냐 하는 조작능력을 가지고 승부해야 합니다. 잡몹들 한 둘 조차도 최근의 여타 젤다시리즈 처럼 막무가내 칼질만 휘둘러서는 쉽게 잡아낼 수가 없죠. 탑뷰의 장점을 살려 정말 애매한 각도로 파고드는 몹들도 많고, 공중에 떠서 내 공격을 다 피하다가 순간적으로 내려와 치고 빠지는 몹도 있습니다. 무기나 방패로 제 공격을 다 막아내면서 긴 리치로 돌진해오는 난감한 적도 많습니다. 이에 대응하려면 방패로 적절한 시점에 방어를 하거나 좌우로 돌거나 스턴 무기를 쓰거나 유인을 하거나 하는 식으로 꽤 많은 조작을 해야하죠. 이런 점이 전투 난이도를 높여주고 결과적으로 전투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1회차 노멀모드에서야 한두대 맞으면서 때리고 말지..하지만 하드모드에서 최약체 몹 한방에 하트 둘이 날아가고 로우랄 잡몹들한테 한방에 하트 4~8개씩 날아가는 경험을 해보면 심장이 쫄깃해지죠..ㄷㄷㄷ) 다른 작품에서 정말 하찮은 잡몹 취급이었던 박쥐떼가 본작에서는 엄청나게 성가시고 어려운 몹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전투 난이도가 상향되어 나름 흥미있게 구성된 것에 비해 던전 난이도는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물론 던전의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퍼즐 구성이야 젤다 시리즈 답게 기발하고 참신한, 풀어나가기 즐거운 것들로 이뤄져있지만 길이가 좀 짧다는 느낌이 듭니다. 벽화로 들어가는 트릭을 이용한 새로운 퍼즐들이 몇가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퍼즐들은 이미 기존 젤다팬들에게 익숙한 것들이라 쉽게 쉽게 풀려버리죠. 3D입체 효과가 주는 깊이감과 깔끔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그래픽(특히나 불을 껐을때만 보이는 투명 사물들의 신비로운 느낌들은 정말 한동안 게임 손놓고 멍하니 바라보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퍼즐들도 훌륭하게 어레인지되어 있긴 하지만.. 익숙하기에 난이도가 쭉 떨어지는 점은 피할 수가 없네요ㅠㅠ 그래도 최소한 많은분들이 본작에서 최고 난이도로 꼽는 얼음유적만큼이라도 다른 던전들 길이와 난이도를 높여줬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가뜩이나 젤다식 퍼즐에 익숙한 기존 팬들에게 신포의 직접 후계작이라 신포 퍼즐들을 그대로 오마쥬해버린게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네요. 묘햔 향수와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익숙함으로 인한 난이도 하락도 동반되니까요.
그래픽은.. 솔직히 발매전에 봤을때는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썩 들지 않았는데(고양이 링크의 귀여움도, 황혼/스카이워드 식 실제비율 링크의 멋짐도 아닌 애매한 느낌이어서요..)플레이 하면서 보니까 신포1 당시의 느낌이 나서 만족스럽네요. 캐릭터 이외의 다른 부분들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신포1 당시의 그리운 그 느낌을 3D로 매우 훌륭하게 되살려 냈습니다. 직관적이고 아름답고.. 아무리 칭찬을 해도 모자라네요.
음악도 최고였습니다. 기존 젤다의 빼어난 음악들이 적절히 수정해 사용되었는데요, 신포1 음악을 베이스로 젤다에서 이 장소에서라면 역시 이 음악이지! 싶은 바로 그 음악들이 상당히 고퀄로 다시 만들어져 흘러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둠숲과 어둠의 던전에서 그냥 플레이를 멈추고 음악만 한참 들었을 정도입니다..
플레이 전반적으로 신포1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신포1을 너무 좋아해서 몇년에 한번씩 꼬박꼬박 재 플레이를 하는편인데 이젠 아예 맵 구석구석을 어느정도 외우고 있을 정도죠.. 신포2를 하며 느낀 점은 1편의 맵을 그대로 가져온듯 여기저기 그저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향수가 느껴져 아련한 느낌을 받다가도 몇몇 부분에선 교묘하게 그걸 뒤틀어 놓은 점 또한 즐거웠습니다. 아오누마씨가 1편의 후속작이자 리메이크작이라고 했다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상으로는 후속작이면서 실제 플레이는 리메이크작인, 그런 느낌이요. 이 점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이후 다른 고전 명작 게임들이 리메이크된다면 신포2를 벤치마킹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생각이 드네요.
정말 잘 만든 게임이자 젤다 시리즈 최고 명작 중 하나인 신포1에 대한 존경과 향수가 가득한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왕 신포1을 리메이크 할 거였으면 난이도를 좀 더 올렸으면 어땠을까.. 최소한 던전 길이들이라도 조금씩 더 길게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살짝 남기는 합니다. 뭐 이것도 제가 워낙 즐겁게 플레이 했다보니 플레이 타임 좀 더 길었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지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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