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즈, 소울시리즈, 블러드본까지 계속 해오면서 이런 게임에 목말라 흔히 소울류를 벤치마킹했다는 게임들을 찾아서 하는 편이었는데요. 로드 오브 폴른 같은 작품에 실망도 해봐서 인왕은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알파때 똥겜...그러다가 베타때 괜찮은데?로 생각이 바뀌고 마지막 데모때는 생각보다 재밌다로 점점 느끼는게 달라지더니 직접 정식발매로 나오니까 역시 재미있다로 생각이 굳었네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울시리즈의 아류작으로 불릴 게임이 아닌 본인의 색을 확실히 잡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몬스터헌터와 갓이터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지만 인왕은 거기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있는 느낌. 전투자체는 개인적으로 시스템을 가져왔다고 밝힌 다크소울과 블러드본보다 한층 더 나아가있다고 느낍니다. 스킬을 전부 활용할수있는 인왕의 후반가니까 더욱 그렇게 느꼈네요. 전투자체마다 다른 자세를 써야할 필요성을 유저 스스로가 느끼고 세개의 다른자세에서 파생되는 각자 다른 스킬들... 그리고 모션들. 반격기나 흘리기같은 기술을 쓰면 마치 진짜 사무라이가 된것 같습니다. 소울시리즈처럼 점점 자신이 게임안에서 일보 나아간걸 느껴요. 순수히 전투로만 치자면 제일 재밌었지않았나 싶었네요.
그리고 세계관과 인물들이 매력적입니다. 세계관은 실제역사를 상상해서 각색한것이고 등장인물들 역시 실제 있었던 역사인물들을 많이 미화해서 가져다 놓은것이지만 그럼에도 수호령과 함께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중후한 죠죠의 기묘한 모험....아니 안진의 기묘한 모험 보는것같아서 서양사람도 아닌데 제가 괜히 마음 찡하게 하더라구요. 게임 하면서 '아 서양애들이 좋아할만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서양애들 입장에서 치면 요즘 이고깽(이세계로 고딩이 가서 깽판치는) 같은건데 안그래도 좋아죽는 사무라이, 닌자들 나와서 부대끼고 있으니 안좋아할래야 안좋아할수가 없겠더라구요. 저도 새벽에 엔딩보고 일뽕 차올라서 안중근의사 일대기 읽고 잤습니다. 구로다 나가마사가 우미보즈 보면서 무서워할때 그 대머리 아저씨가 귀여워보일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정신나간줄.
등장인물마다 그에 어울리는 수호령스탠드가 있는데 수호령의 모습과 그게 상징하는 바를 되돌아보면서 등장인물들의 특색에 맞다는 점을 비교해보면 이게 또 인왕의 묘미중 하나인것같습니다. 이게 가장 큰 감동으로 작용한 인물로 이에야스 휘하의 도리이가 있는데 도리이라는 이 할배, 수호령도 짹짹거리는 없어보이는 참새고 윌리엄을 보면서 말까지 더듬으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모습이 처음엔 참으로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나중가서 불사신의 불꽃의 미션에서 그와 등을 맞대며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하다 윌리엄을 먼저보내고 적들과 싸우며 불타는 성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그의 모습을 뒤로 하며 참새로만 알았던 수호령이 불타는 성과 함께 타올라 죽지 않는다는 불사조의 모습으로 변하여 윌리엄을 향해 날아와 분령하는 그 모습은 가히 간지폭풍이란 표현이 손색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참 수호령이라는 시스템을 여러모로 연출에서도 멋지게 보여주는구나 하고 생각했네요. 게임도 재밌고 스토리도 나름 흥미있고 멋지고... 물론 이렇게만 나갔다면 갓겜중의 갓겜이었겠지만....
전투가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몹이 적습니다!!! 몹이 너무너무 적어요!!! 재탕도 한두번이어야지 무슨 모바일게임도 아니고... 아니 모바일게임도 이렇게까지 재탕은 안할꺼에요. 빨갱이들 소굴입니다. 어버이연합이나 박사모같은 넘들이 인왕을 했다면 분명 제작진들을 빨갱이로 몰았을겁니다. 도대체 빨간요괴가 무기 바꿔서 등짝에 수정달고, 무기 속성바꿔서 몇번이나 나오는거죠? 대표적인 재탕의 예가 빨갱이인거지 곡괭이 든 좀비들에 해골병사들도 진짜 질리도록 나옵니다. 끝판에 가서는 조금이라도 다른 몹이 나오겠지 했는데 결국 빨갱이와 해골병사들이더군요. 아니 싸이클롭스와 오뉴도같은 넘들도 또다시 재탕... 대체 온천여관에 곡괭이 몹은 왜 나오는건지... 맵의 설정과 분위기에 맞게라도 몹들이 나와줬으면 했는데 그것조차도 아니었습니다. 제작진 마음이 급했던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잡몹의 다양성이 너무너무 적고 그로인해서 재탕된 몹들이 많다는게 눈에 너무 크게 보였네요. 만약 인왕2를 만들때는 부디 몹들 좀 많이 만들어주길... 그리고 보스전의 퀄리티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게임이랑 비교하면 뭐 그럭저럭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소울시리즈랑 블러드본을 하셨던 분이라면 그 미친듯한 웅장함과 2페이즈때 무슨 다른 보스상대하는것처럼 바뀌는 패턴과 음악을 기억하실겁니다. 전 솔직히 인왕에도 그런면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니더군요. 이건 영화보기전에 괜히 혼자 기대 많이하다가 실망한 케이스라서 단점이라 적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런 류의 게임에서 기대하는 보스전의 느낌이란게 있는데 그게 적어서 좀 실망했었네요.
결론은 겁나 재밌었습니다. 인왕2가 꼭 나와줬으면 하네요. 실제역사에서는 윌리엄이 엔딩에서의 이에야스 말처럼 영지를 받아서 정식 사무라이가 됬다고 하는데 아닌것처럼 하면서 실제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려고 하는 인왕의 세계관에서 윌리엄이 안진으로서 영지를 받아 정식 사무라이가 되는 이야기를 다루는 인왕2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IP보기클릭)2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