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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66
천사와 악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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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뼈갑옷을 입은 용이 날개를 펄럭이며 눈빛을 반짝였다. 섬뜩한 빛깔이 어두운 하늘에서 호롤 반짝이고 있었다.
한스 라이너는 자신의 용과 대조되는 새하얀 날개를 펼친 체로 입을 열었다.
"묘지에서 [팬텀 나이츠 래기드글로브]를 제외하고 효과 발동."
"부츠에 이어서 그놈도 묘지 발동 효과가 있는거냐!"
"덱에서 [팬텀 나이츠 더스티로브]를 묘지로 보낸다."
한스는 묘지에 있던 카드를 꺼내 제외시키고는 새로운 카드를 묘지에 보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그 카드를 다시 묘지에서 빼어냈다.
"[팬텀 나이츠 더스티로브]를 제외하고 효과 발동."
"!?"
"덱에서 [팬텀 나이츠 래기드글로브]를 서치한다."
"뭐야 이 효과 사이클은!"
묘지에서 효과를 발동해 덱에 있는 카드들을 가져온다. 이번 턴에만 벌써 세번째. 기괴하기 짝이 없는 효과 순환을 보며 세라가 기겁했다.
"패에 넣은 [팬텀 나이츠 래기드글로브]( LV 3 / ATK 1000 )를 소환하지."
용의 날개에서 새파란 불빛이 반짝였다. 불빛은 선명하게 타오르는 불꽃이 되었다. 그런 다음에는 차갑게 식어서 형태가 고정된 금속처럼 단단한 형상을 갖게 되었다.
"큭. 공격력 합계 4000인가!"
[초전자 터틀]의 효과를 사용해 배틀 페이즈를 송두리째 날려보내는 것으로 지켜낸 라이프 4000이건만, 한스는 가볍게 그 수치를 따라잡았다.
"배틀."
레퀴엠과 래기드글로브. 한스의 두 마리 몬스터가 세라를 향해 동시에 달려들었다. 용은 날개를 펼쳐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지게 했고, 래기드글로브는 문짝만큼 커다란 두 손바닥으로 세라를 덮어버리려고 했다.
- 세라!
"알고있어. 지속 함정 [빛의 봉인영검] 발동! ( LP : 4000 → 3000 → 2000 )"
세라가 손을 움직이자, 그 앞에 샛노란 검 여럿이 떨어졌다. 검은 바닥에 깊숙히 박혔다. 노란 검들은 울타리치듯 세라를 중심으로 빈틈없이 쌓였으며, 검의 손잡이에서 방대한 전류가 뿜어져 나와 세라를 공격하려던 몬스터들을 차단했다.
"이걸로 네 몬스터들의 공격은 무효다."
"메인 페이즈2."
공격이 막히자 한스는 다음 행동을 취했다. 묘지에서 한 장, 필드에서 한 장을 손으로 집고 선언했다.
"묘지에서 [셔플 리본]을 제외하고 효과 발동. 래기드글로브를 덱으로 되돌리고 카드를 하나 드로한다."
- 쓸모 없어진 몬스터는 바로 치워버리는 건가. 얍삽하게 굴고있어 아주!
"카드를 하나 세트. 턴 엔드다."
--- 한스 라이너 ( LP : 1100 ) ---
몬스터 : □[다크 레퀴엠 엑시즈 드래곤]
마법 / 함정 : ■
패
--
--- 세라 밀리언스 ( LP : 2000 ) ---
몬스터 :
마법 / 함정 : □[빛의 봉인영검]
패 ■■■
--- --- ---
"내 턴. 드로!"
그녀가 드로한 카드는 주황색 카드. 새빨간 불꽃이 휘몰아치듯 뜨겁게 타오르는 주황색 카드였다.
"묘지에서 [인페르노이드 릴리스]를 제외하고 패에서 [인페르노이드 아스타로스]( LV 4 / ATK 1900 )를 특수 소환!"
세라를 보호하는 황금빛 검들이 박힌 지면 아래, 뜨겁게 타오르는 붉은 늪에서 악마가 한 마리 기어 올라왔다. 그의 주먹이 땅을 부수고 오르자, 새파란 불꽃이 점화되었다. 불꽃은 이글이글 타오르며 악마의 몸에 묻은 먼지를 씻겨냈다. 땅속에서 오랜 세월 더럽게 썩은 악마의 몸에서 새까만 검댕이가 지워졌다. 새파란 화염으로 말끔히 정리된 악마의 몸은 구리색과 은색이 교차되는 겉껍질을 둘렀고, 내부에는 피와 장기 대신에 복잡하게 얽힌 기계장치들이 빼곡했다.
"공격력이 높은 몬스터를 제외하고 일부러 약한 몬스터를 소환했다. 무얼 노리는거지?"
"바로 이거지. 아스타로스 효과 발동!"
거대한 악마 아스타로스는 왼팔을 내질렀다. 기다란 팔이 곧게 뻗자, 은색으로 뾰족하게 벼려진 그의 손톱이 순식간에 한스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네 세트 카드를 파괴한다!"
"체인이다."
"앗."
"[팬텀 윙] 발동. [다크 레퀴엠 엑시즈 드래곤]( Rank 5 / ATK 3000 → 3500 )의 공격력을 500 올린다."
"프리체인 카드였나!"
한스는 날개를 펄럭이며 아스타로스의 손톱에서 빠져나갔다. 그가 서있던 자리에 악마의 손톱이 박히며, 묵직한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세트 카드를 치웠으니, 이제 남은 건 공격력 3500짜리 바닐라 몬스터 뿐이겠지!"
"쓰러트릴 방법이 있다는 건가? 나의 용을."
"눈 크게 뜨고 잘 보라고."
세라는 이번 턴에 드로했던 주황빛 카드를 들었다.
"아스타로스를 릴리스!"
그녀의 손에 새빨간 불이 붙었다. 화염은 점점 더 커다랗게 변하며 고작 몇 초만에 세라의 전신을 삼킬만큼 거대해졌다. 불꽃은 곳곳에 자신의 끝자락을 흩뿌렸고, 구릿빛 악마의 몸조차 새빨갛게 타들어갔다.
"설한을 녹이는 바람. 어둠을 몰아내는 불꽃. 새파랗게 타올라라!"
화염은 회오리치며 점점 더 강렬해졌다. 붉은색으로 시작했던 빛이 어느덧 파랗게 되었다. 발 아래에 있는 지면은 뜯겨진 지각 아래에 붉은 늪이 끓어 넘치고 있었으며, 하늘은 뇌운이 잔뜩 깔려 어둡기만 했다. 용암이 솟구치는 듯한 붉은 파도와 보라빛 낙뢰가 종말이 다가온 듯한 느낌이 감돌게 했다.
더이상 지면 위에 발을 붙이고 있을 수 없었다. 한스 라이너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라, 몇 미터 상공에서 지상을 내려다 보았다. 펄펄 끓는 용암이 하얀 눈밭을 덮쳤다. 너무나도 뜨거운 열기에 세라는 이미 먹혀버린 듯 했다.
"나의 화염! (#)[염열의 스트로리]( LV 6 / ATK 2000 )"
화염의 중심에서 커다란 돌풍이 일어났다. 그것은 몇 겹이나 쌓인 화염의 장막을 가르고, 용암바다를 까맣게 굳혔다. 그 현상이 일어난 중심지에서 새까만 머리의 자그마한 소녀가 나타났다. 소녀는 어린 모습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가려야 할 곳만 겨우 가렸을 뿐인, 외투가 아닌 속옷만 입은 듯한 이상한 복장. 체격으로 보아 10살 조금 넘었을 그 소녀가 입을 만한 옷은 아니었다.
- 피히!
스트로리가 숨을 길게 뱉어냈다. 그녀는 남자아이처럼 개구진 표정을 지었으나, 부드러운 볼살하며 어린 여자아이다움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게 네 링커로군."
그녀의 팔꿈치 아래로, 무릎 아래로는 화염이 타오르고 있었다. 타오르는 것은 팔과 다리 뿐만이 아니었다. 소녀의 까만 머리카락은 끝에 불꽃이 엉겨붙어 타올라, 두 가지 색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장발로 보이게 했다. 그리고 허리 아래로는 불꽃이 동물의 꼬리처럼 흔들리며 그녀의 몸에서 방출되었다.
"공격력 2000. 뭔가 숨기고 있는 모양이지."
- 그래 정답이다 날파리.
스트로리는 한스를 향해 실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한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내려보았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도록."
- 주둥아릴 함부로 놀리긴. 듀얼 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날파리잖아?
"후회하게 될 거다."
- 오호?
스트로리가 주먹을 쥐었다. 가느다란 어린 아이의 손목에 굵은 핏줄이 돋아났다.
"스트로리 효과 발동. 묘지에 있는 [인페르노이드 아스타로스]를 장착한다."
스트로리가 나타나며 불탔던 악마가 그녀의 손에 모여들었다. 한 층 더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을 쥐고 스트로리는 도약했다.
"(#)[염열의 스트로리]( LV 6 / ATK 2000 → 3900 )의 공격력은 아스타로스의 공격력만큼 상승!"
"!!"
"배틀이다. 부숴버려!"
높게 뛰어오른 스트로리가 주먹을 들었다. 다크 레퀴엠과의 거리는 불과 몇 미터. 그녀의 등 뒤에 불이 붙어, 그녀를 더 높게까지 쏘아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한 걸음 거리를 사이에 두고, 용이 움직였다. 다크 레퀴엠의 입장에서 스트로리는 날벌레 정도의 크기, 피할 이유라고는 전혀 없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것을 알고서도 피하지 않았다. 도리어 반격을 할 셈으로 두 팔을 빠르게 움직였다.
- 멍청한 놈!
좋아라 덤벼드는 용을 향해 소녀가 주먹을 내질렀다. 용은 그것을 두 주먹으로 막아내고 역으로 꺾어버릴 셈이었으나, 그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진행되었다. 소녀의 주먹이 용의 주먹에 닿자, 드릴처럼 날카롭게 파고들더니 새빨간 폭발을 일으켰다. 화약 냄새가 짙게 깔리며, 용과 소녀를 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폭연이 눈을 가렸다.
충격의 범위는 용과 소녀가 격돌한 곳에서 끝나지 않았다. 강렬한 폭발은 대기를 빠르게 밀쳐내, 폭풍을 일으켰다. 한참 멀리 떨어져있던 한스 라이너는 급한 물살처럼 빠르게 다가오는 바람에 밀려났다. 그의 어깨와 다리까지 칼날같은 뜨거운 바람에 잘려나갔다.
"커헉! ( LP : 1100 → 700 )"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한스는 오른팔을 새롭게 만들어낼 때 그러했듯이, 유리처럼 투명한 것으로 팔과 다리를 새롭게 만들어냈다.
"[팬텀 윙]의 효과!"
"효과가 남아있었나!"
"레퀴엠은 이 턴에 한 번만 파괴되지 않는다!"
"!!!"
스트로리의 주먹에 직격당한 용은 얼굴이 반쯤 무너지고, 가슴을 가리던 뼈갑옷이 으스러졌다. 팔과 날개는 반쯤 뜯겨서 제대로 비행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건만, 그의 몸에서 매스꺼운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더니 그의 무너져내린 신체를 대체하는 듯 했다.
- 칫.
스트로리는 비행 한계를 느끼고, 지상에 다시 내려갔다.
"한 걸음 부족했구나. 스탠다드."
"라이프 700밖에 안 남은 주제에 입만 살아있긴. 공격력은 스트로리가 더 높아!"
세라가 말한대로다. 다크 레퀴엠의 공격력은 3500이나 되지만, 스트로리에게 살짝 뒤쳐진다. 그리고 오버레이 유닛이 없기떄문에 효과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우둔하긴."
세라는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음에도. 한스가 자신의 몬스터를 원래 쓰는 몬스터보다 두 단계나 랭크 업을 시켰음에도 마치 뒤에 뭔가가 더 있다는 듯이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그래도……설마 3번째 랭크 업은 아니겠지?'
이것보다 더 랭크 업을 거듭해야 도착하는 경지가 있다면, 그건 무척이나 비효율적인 일일 것이다.
"턴……엔드!"
--- 한스 라이너 ( LP : 700 ) ---
몬스터 : □[다크 레퀴엠 엑시즈 드래곤]
마법 / 함정 :
패
--
--- 세라 밀리언스 ( LP : 2000 ) ---
몬스터 : □(#)[염열의 스트로리]
마법 / 함정 : □[빛의 봉인영검] + □[인페르노이드 아스타로스]
패 ■■
--- --- ---
"후후. 후하하!"
세라가 힘없이 턴을 끝내자 한스는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뭘 웃고 있어. 카드나 뽑아!"
"카드를 뽑는다. 그래. 그래야지."
한스는 오른손을 올려 듀얼디스크에 가까이 가져가 카드를 뽑았다. 그러나 그가 카드를 뽑은 장소는 덱이 아닌 묘지였다.
"무슨!"
"드로 페이즈. 드로를 스킵하는 것으로 나는 묘지에 있는 이 카드를 패에 가져올 수 있다."
"뭐라고?"
"[RUM-아스트랄 포스]를 가져와 발동하겠다."
"그런 카드가 언제 묘지에!"
"잘 생각해봐라. 한 순간 있었을 거다."
"한 순간……아앗!"
세라가 두번째 [연옥의 허몽]을 발동했던 그 때, 한스는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트윈트위스터]를 발동했다.
"트트의 코스트였나!"
"랭크5 다크 레퀴엠을 더블 랭크 업!"
"더블 랭크 업!?"
안개가 낀 용의 몸에 보라빛 전광이 반짝였다. 용은 턱을 열어 우렁찬 포효를 내질렀다. 그의 울음 소리에 대기가 떨렸으며, 그의 피부 위를 덮은 새하얀 뼈가 새빨간 피빛으로 물들었다. 진득한 어둠 속에서 용의 몸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상처입은 부위와 약한 부위가 자연스럽게 잘려나가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됐다. 그러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자, 용의 전신에서 탕이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며 핏물이 자꾸만 터져나왔다.
"내 발 아래에 있는 모든 것에게 벌을 내리도록."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떨어졌다. 강렬한 빛이 지나간 자리에, 극적인 흑색만이 남아 용의 윤곽이 두드러지게 했다. 용의 날카로운 턱은 두 개로 나뉘어 원래보다도 더욱 강골차게 변했다.
"멸하라. [패왕흑룡 오드아이즈 리벨리온 드래곤]( Rank 7 / ATK 3000 )"
용이 지상을 향해 하강했다. 그의 날개는 원래보다도 2배는 더 커졌으며, 속도또한 원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 짧은 순간동안, 용은 하늘에서 지면위로 도착했다.
"오드아이즈 리벨리온의 효과. 네 몬스터를 모두 파괴하고 그 수에 1000배만큼 데미지를 주겠다."
엑시즈 몬스터를 오버레이 유닛으로 해서 엑시즈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상대 필드의 레벨 7 이하인 몬스터를 모두 파괴한다.
급하강한 용이 지상에 안착하자, 두 개로 나뉜 용의 턱이 바닥에 박혔다. 그러나 용은 딱딱한 대지를 무 자르듯 가볍게 갈라버리며 앞으로 달려갔다. 스트로리는 주먹에 불을 켜고 그에 대항하려 했으나, 번개같이 날아든 용의 턱에 가슴을 관통당했다.
- 칵!
"크윽! ( LP : 2000 → 1000 )"
강렬한 반동이 세라를 저 멀리로 튕겨보냈다.
"너의 라이프는 고작 1000. 봉인영검의 효과를 사용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겠지."
"으윽."
"끝내버리도록."
용의 턱이 이번에는 세라를 노렸다.
"묘지에서……효과 발동!"
"뭣이?"
용의 턱을 무엇인가가 가로막았다. 그것의 정체는 다름아닌 새빨간 사과 하나. 사과에서 흘러나오는 독이 용의 턱을 타고 혀를 마비시켰다.
"[연옥의 소화]로 묻었던 카드는 [초전자 터틀] 하나만이 아니였거든."
"무슨 수작을 부린거지?"
"카드 일곱을 제외하고, 묘지에서 이 카드 효과를 쓴거야."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걸린 것은 [페어리테일-백설]. 그것 외에도 세라는 일곱 장의 카드를 빼어들었다. 묘지에서는 [연옥의 소화]와 2장의 [연옥의 허몽], [인페르노이드 아스타로스]와 (#)[염열의 스트로리]를. 필드에서는 [빛의 봉인영검]을. 그리고 패에 들고있던 카드를 1장 제외시켰다.
일곱 카드가 그녀의 손에서 빠져나가자, 새하얀 피부를 가진 어린 공주가 나타났다.
"백설의 효과. [패왕흑룡 오드아이즈 리벨리온 드래곤]( Rank 7 / ATK 3000 → DEF 2500 )을 뒷면 수비로 만든다."
"큭!"
"자. 어서 턴을 넘기시지 그래!"
"턴 엔드다."
--- 한스 라이너 ( LP : 700 ) ---
몬스터 : □[패왕흑룡 오드아이즈 리벨리온 드래곤]
마법 / 함정 :
패
--
--- 세라 밀리언스 ( LP : 1000 ) ---
몬스터 : □[페어리테일-백설]
마법 / 함정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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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게 마지막 턴.'
그녀의 묘지에는 이제 카드가 없다. 아까는 기적적으로 방어했지만, 백설이 파괴되고나면 이제 더이상 그녀의 방패가 되어줄 카드라고는 없다.
'이거에 모든 걸 걸어야지.'
"내 턴이야. 드로!"
그녀의 손에 들어온 것은 초록색 카드 한 장이었다.
"속공 마법 [대욕의 항아리] 발동! 제외된 몬스터 셋을 덱으로 되돌리고 한 장 드로한다."
세라가 선택한 카드는 [인페르노이드 릴리스]와 [인페르노이드 네헤모스] 그리고 (#)[염열의 스트로리]. 그 세 장의 카드가 덱으로 되돌아가자, 덱은 자동으로 셔플되었다.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하나!'
그녀는 카드를 드로했다.
'나와라!'
새빨갛게 타오르며, 붉은 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들어왔다.
"백설을 릴리스!"
"큭. 뽑은건가!"
그녀의 손이 새파랗게 타올랐다. 뜨거운 화염이 새하얀 피부의 가녀린 공주를 잡아 먹고서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나의 화염! (#)[염열의 스트로리]( LV 6 / ATK 2000 )"
화염의 중심에서 빠져나와 유성처럼 떨어진 것은 자그마한 소녀 스트로리였다.
- 푸하. 죽는 줄 알았어!
"스트로리의 효과 발동. [페어리테일-백설]을 장착한다!"
- 오케이!
세라의 지시를 들은 스트로리는 대기중에 퍼진 불꽃을 삼켰다. 그녀의 주먹이 붉게 타올랐고, 등 뒤로 새파란 불꽃이 나방의 날개 같은 모습을 취하며 타올랐다.
"공격력 3850인가. 그렇다고 해도……."
"멍청이. 넌 끝이야!"
세라는 또 한 장의 카드를 필드에 강타했다. 그러자 개구리처럼 생긴 잿빛 꼬마가 나타났다. 꼬마는 네 발을 바닥에 붙이고서 커다란 주둥이를 활짝 열었다.
"엑스트라 덱 다섯 장을 뒷면으로 제외하고 [백만먹기의 그랏톤]( LV 1 / ATK ? → 500 ) 특수 소환!"
"뭐냐., 그 몬스터는."
"널 끝장낼 카드지. 배틀 페이즈! 그랏톤으로 용가리를 공격!"
"!?"
꼬마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저 입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이였건만, 상상도 못 할 엄청난 흡입력으로 대기를 들이켰다. 그리고는 마침내, 백설의 사과독에 취한 용마저 빨아들였다.
"그랏톤은 전투하는 몬스터를 데미지 스탭 개시시에 뒷면으로 제외시킬 수 있지!"
"그런 효과가!"
"있는 법이지. 이런 효과가!"
당혹해하는 한스에게 큰소리를 치는 세라. 그녀는 스트로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신호를 보냈다.
- 그럼 맘껏 두들겨 보실까나!
화염의 날개를 펼친 소녀가 하늘높게 날아올랐다. 한스의 시야에서 소녀가 사라지자, 한스는 당황하며 옆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반대쪽에서 소녀의 뜨거운 손바닥이 한스의 어깨를 붙잡았다.
- 여기다.
"!!"
소녀의 뜨거운 주먹이 한스의 미간에 정확히 들어갔다. 한 번으로 멈추지 않고, 몇 번이고 반복했다. 셀 수 없는 연타가 그에게 들이닥치고서 한스는 소리조차 내지 못 한 채로 지면에 빠르게 떨어졌다. 그가 떨어진 땅바닥에서 새빨간 용암의 파도가 그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갔다.
- 휴유. 끝났구만.
스트로리는 손을 툴툴 털어내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
염열의 스트로리
LV 6 / 화염 속성 / 악마족 / ATK 2000 / DEF 1400
① : 이 카드가 어드밴스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에 자신 묘지의 몬스터 1장을 선택하고 발동할 수 있다. 그 몬스터를 장착 카드로 취급하고 이 카드에 장착한다
② : 이 카드의 공격력은 이 카드의 효과로 장착한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상승한다.
승패와 상관없이 그 누구도 예상 못 했을 3연속 한스 더 엔젤 라이너 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