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바빠져서 한 주 동안 컴퓨터도 못 켜는 상황이 빈번하기도 했고, 그간 같이 하던 분이 도전과제 올패스하시더니 급 잠적하셔서 살짝 현타가 오더군요.
사실 한 게임을 1년 3개월쯤 꾸준히 붙든 것만으로도 제게는 기묘한 일이었지만....
마술사라던지 신더모드라던지 PVP라던지 하튼 여러모로 딴 짓을 하느라 본캐는 엄청 미뤄졌었죠. 워낙 게임을 하루에 띄엄띄엄 한 탓에 플레이타임이 320시간을 겨우 넘겼는데, 그 와중에 본캐는 이제야 4회차 화신을 때려잡고 있었습니다. 참수도끼에 벼락검 바르고 정신없이 패니 어느샌가 잡혀 있더군요. 4회차에서 참수도끼는 너무 밸붕무기였나 봅니다....
그 외에 늙은 늑대의 곡검+법왕의 우안으로 휠윈드를 돌며 데미지 테스트를 해보기도 했죠. 뭐 이래저래 또 즐겼지만 지인분의 갑작스런 잠적과 얼마간 못했더니 현타가 오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한동안 다크 소울을 접어두고 다른 게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다시 그리워져서 돌아오는 패턴이었거든요. 헌데 접어두고 새로 구입해서 시작했던 게임이 어째......
두둥. 다크 소울 2 스꼴라였습니다. 1-3편 유저들에겐 스캇라라는 멸칭으로까지 불리는 그 게임이죠. 셀프 어린이날 선물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실상은 8200원이란 할인가에 혹한 탓도 컸습니다. 시리즈 중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라 해서 딱히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긴 1편도 전혀 해볼 생각이 없었다가 구입했으니 똑같은 패턴이군요.
다크 소울 접어두고 새로 시작한게 또 다크 소울이라니 저도 어지간히 소울뽕에 절여졌나 봅니다. 만약 플스가 있었다면 이미 블러드본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유난히 길고 말도 많고 이상하게 화려한 오프닝을 지나고 시작하니 무진장 미려한 배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다크 소울이 썩은맛이긴 해도 배경 하나는 이쁜게 시리즈 전통이더군요. 뭐 여기까진 좋았는데 조작키 배치가 개판 5분 전 그 자체라 키 설정에만 10분 가까이 잡아먹었죠. 키 설정이 아니라 그냥 공사를 했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동화 속 집 같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할머니 세 분이 컷씬으로 나오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면서 비꼬고 웃어대는데 제사장 할매가 셋으로 늘어난 듯한 광경이었습니다. 비꼬아대긴 해도 게임의 전반적인 핵심 키워드를 간략하게 전달해주는 컷씬이더군요. 다크 소울치곤 말이 많아서 의외였지만 스토리 전달은 잘 됐습니다.
길 따라 가는데 뭔놈의 혈흔이 드럽게 많아서 살짝 긴장하면서 갔습니다. 전통의 낚시 같기도 했지만 뭐가 나올지 모르니.... 혈흔을 만져보니 뭔 요상한 무기로 할복하는 모션도 있고 기묘하더군요. 나중에 들어보니 이게 뉴비들 낚는 겸 환영식으로 남겨놓은 거라고..... 1, 3편을 거치고 온 경력직 뉴비도 살짝 긴장타게 만들었으니 나름 성공적인 환영식이라 할 수 있겠군요.
그렇게 도착한 본작의 거점인 매듀라는 시작하자마자 아노르 론도에 간 것 같은 시각적 감동을 선사해줬습니다. 그래픽이야 투박했지만 배경 하나는 끝내주게 아름답더군요. 마을 자체는 전부 폐가에 거주민들도 오락가락이지만, 특유의 아름다운 배경 덕에 전작과 후속작의 제사장보다는 암울한 느낌이 덜합니다.
마음이 꺾인 소단의 조언에 따라 화톳불 너머가 어디지... 하면서 갔던 길. 웬 푸르딩딩한 대검 든 아재가 앉아 있고 독 무기를 든 배불뚝이들이 공격해오더군요. 통에 구르니 터지면서 배불뚝이 세마리가 우수수 떨어지는데 살짝 드러웠습니다. 한놈당 직검 다섯방은 패야 죽는 걸 보니 길을 잘못 들었단 생각이 들더군요. 뭐가 됐든 하나씩 유인해서 장판파로 몰살시키고 길이 막혔다는 걸 확인 후 물러났습니다. 공속들이 느려서 한 대도 안 맞고 쓸어담았지만 조작감은 여전히 애매모호했죠.....
비주얼적으로는 1편과 3편에 비해 뭔가 밝고 화려하더군요. 아직 초반부밖에 못했지만 이번 과거 여행도 인상깊고 더러운 모험이 될 듯합니다.
사실 다른 게임이나 전작들을 하다보면 다시 3편이 그리워지기 때문에, 어찌보면 메인인 3편을 더 즐겁게 만드려는 큰 그림이라고도 할 수 있겠읍니다......
2편은 1편이랑 다르게 3편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이걸 또 어떻게 엮어서 이야기해야하나 고민되는군요.
(IP보기클릭)223.38.***.***
(IP보기클릭)223.38.***.***
메듀라 브금이 의외로 인상적이죠ㅎㅎ | 20.05.10 02:59 | |
(IP보기클릭)223.39.***.***
얼핏 보기엔 3보다도 그래픽이 좋아보일때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투박하더군요... ㅋㅋㅋㅋ | 20.05.10 16:52 | |
(IP보기클릭)175.214.***.***
(IP보기클릭)223.39.***.***
아무래도 3편 게시판이라 어떤 식으로 엮어서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ㅋㅋㅋㅋㅋ | 20.05.11 00: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