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마에다. 여기서 뭐하는거야? "
" ... 히나타군.나 소원이 있는데. "
멍하니 바닷가를 바라보던 코마에다에게 먼저 다가온것은 히나타였다.간만에 다가온 히나타를 보고 웃음짓다 살짝 정색짓고 소원이있다고 말하는 코마에다.살짝 당황하거나 어이없는 법도 있었지만 히나타는 잠시 망설이다가 코마에다 옆 자리에 앉았다.
철썩 - 거리는 파도와 함께 흰 모래 사장에 두개의 그림자가 비춰져 보였다.서서히 붉은 자국을 남기며 져가는 노을을 빤히 보는 코마에다의 얼굴을 도리어 빤히 보는 히나타.그의 눈에는 코마에다의 옆얼굴이 비쳐지며 눈동자안이 가득채워졌다.
뭔가 어색한 감이 느껴져서 넥타이를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떼웠다.말하지 않는 코마에다를 보며 이상한 감도 있었지만 더 기분나쁜건 히나타가 없는 마냥 바닷가만 본다는 것.진짜로 화가난 히나타가 결국에는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의 손목을 끌어당기며 다시 자리에 앉히는 코마에다의 행동.
" 기..기다려..!! 아..아직 가지마...히나타군.. "
" 너, 진짜 정신병자냐? 말할꺼 있음 빨리하라고. "
" ..미안해... "
진심으로 미안한듯 표정을 지으며 눈빛을 피하는 코마에다를 보며 히나타는 한숨을 푹 쉬었다.며칠전 부터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 지나치리만큼 사소한것 까지 - 그는 그의 행동만 봐도 대충 알 수 있었다.다만 이번건 파악할 도리가 없는듯 했다.
이 섬에 수학여행이란 명으로 - 아니, 그 망할 곰탱이 때문에 이 섬에 갇힌 뒤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처음 죽은 토가미를 비롯하여서 토가미를 죽인 하나무라 ,코이즈미,코이즈미를 죽인 페코야마,사이온지,사이온지를 죽인 츠미키 .. - 지금까지 셀 수없을 정도의 사람이 죽었다. 페코야마의 처형에서는 쿠즈류가 눈 부상을 입었다.
이제는 더 누가 다칠지 죽을지 모른다.정말 아무도 모른다.
" 너 .. 살인 같은 걸 저지를 생각은 아니겠지?! "
" ... 아니야 .. 다만 .. 부탁 ... 아니 소원이있어.. "
" 소원 ? 하. 뭔지 모르지만 들어줄 수 있으면 들어줄께 . "
코마에다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다 다시 어두워 졌다.점점 속이 막혀오는 듯 답답해지는 것을 느낀 히나타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그런 히나타의 눈치를 보며 코마에다는 양팔로 무릎을 감싸안았다.어느새 져 버린 노을.하늘은 우중충하게 변했다.
" 빨리 말해. "
" .. 같이 살아서 나가자.. 살수 있을지는 몰라.. 하지만... 살아서 나가고 싶어...초교고급이란...거창한 이름과..명예를 받고...친구를 얻고..모두를 만난건 좋은일이야...내가 죽어서 초고교급 희망인 모두가 사는 것도 괜찮아.. "
" 살고 싶다는 거야.죽고싶다는 거야.. 알아듣게 말해.. "
" 내 소원은 생사가 중요한게 아냐... 히나타만...내가 살든 죽든...살아서 나가줘... "
" .... "
" 나같은 쓰레기는 죽어도 괜찮으니까...히나타만 ..히나타군만 살아서 나가...앗...! "
짜증이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 못한 히나타가 코마에다의 어깨를 잡고 모래사장에 넘어졌다.코마에다를 살벌하게 내려다 보던 히나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꼭 안아 그와 강하고도 달콤하게 몸을 밀착시켰다.
" 가만히 있어 . 그딴 소리하지마. 비록 이런 상황이여도 우리 모두가 살아서 나갈꺼야... "
" ...나같은 쓰레기를 챙겨주어서... 정말 고마워 ... "
" ..어 "
히나타를 꼭 끌어안은 코마에다가 그의 가슴팍에 고개를 부볐다.그런 코마에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히나타는 애써 웃었다.
물론 그의 속도 말이 아니였다.
츠미키가 죽자 다른 사람들도 살인을 저지를까 불안했다.그래서 더 불안하고,초조했다.자신의 재능도 모르겠고,왜 여깄는지 조차 모르는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할수 있는 없었기에 - 모두를 도우며 , 의지하는 수 밖에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이 아이만은 - 우정이 아닌 다른 감정이 들끓어 넘친탓에 -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 뿐이였다. 절망병에 자기비하발언도 서슴없이 하는 병을 가지고 있지만 밝게 웃는것과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이 좋았다.바람에 휘날려지는 부드러운 하얀 머리가 좋았다.비슷한 키에, 얇은 허리와 다리.갸름한 얼굴 선...- 이유를 대라면 수십가지는 댈 정도로 그가 좋았다.
그 마음은 물론 코마에다쪽이 일방적인듯 했으나 히나타쪽 역시 그를 좋아했다.
코마에다는 그저 히나타가 끌렸을뿐이였다.수 많은 사람들중 가장 끌렸으니까.이유가 없었다.그는 이유가 없이 좋아했다.히나타와는 반대였다.
" 그러니까.. 살아줘 ... "
살아달라했다.부탁했다.그러고는 어느 순간 죽어버렸다.
곳곳에 튀어있는 피.퍼져있는 독약.그의 배를 꽤뚫은 창과 신음을 막았을 테이프.괴로웠을껀데 신음하나 못 질렀다.그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든 상관하지않고 잡아야한다.잡아다 없애야한다.반드시.
그리고 나나미가 범인으로 지목됬다.처형받으러 가며 히나타에게 조용히 말해주는 그녀.
" 나키토는 스스로 죽었어. 다만 그가 나한테 부탁한게 있기때문에 죽는거야. 히나타. 살아야해. 널 위해 죽은 사람은 매우 많으니까 - "
그리고 모노미와 처형장으로 끌려가고, 거대한 테트리스 벽돌에 깔려 죽어버렸다.피조차 나지않았지만 죽었다.죽어버렸다.다 떠나버렸다.새 친구였던 나나미라던가 - 한밤을 같이 잔 츠미키 - 응원자였던 토가미 -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그 -. 다 떠나버리고, 죽어버렸다.
" 난 널 사랑해.코마에다.하지만 넌 죽어버렸지.어째서야.왜 죽었지 ? "
" 우뿌뿌뿌!! - 히나타군. 시체는 내가 치워줄께. 계속 냅두면 더러워지니까아 - "
손으로 눈을 감겨준지는 시간이 좀 지났다.보라색의 피가 어느새 그의 손에 매말라있었다.그 손을 힘있게 꽉 쥐어보였다.부들부들 떨리는 손과 그에 비해 룰루랄라 - 노래를 부르며 코마에다의 시체를 처리하는 모노쿠마.그의 얼굴에서 맑은 눈물이 떨어지며 바닥에 천천히 사그라 들었다.
비틀 거리면서 해안가로 나왔다.노을이 천천히 지고 있었다.그런 노을이 야속했다.빨리 져버리면 그의 생각을 들 할텐데 천천히 지는 통에 그의 생각이 더 깊어졌다.항상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고, 옆을 바라봤다.어느 순간 코마에다가 나와있었다.
" 왜.. 이제야 왔어 ... "
' 기다렸어. 히나타군. '
" ... 가지마 코마에다 .. "
' .. 가야해. 난 이미 이세상에 존재치 않고.. 게다가 모두는 절망처럼 되버렸어..히나타도 그렇게 됬을 .. '
" 아니야. 너가 있는한.너라는 존재가 있었다는것을 기억하는 한. 난 영원히 희망이야. "
' 어째서...나 같은 쓰레기를.... 그리고... 말이 안되...이거.. '
점점 표정을 바꿔가는 코마에다를 보며 결심한듯한 히나타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리고 그의 손을 집었다.따뜻했다.현실이 아님에도 따뜻하고 그의 체온이 전달되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 사랑해. 코마에다. "
' .... '
" 대답해줘. 코마에다.코마에다 나키토. 너의 모든것을 사랑해. "
' .. 나도 사랑해. 히나타군. '
싱긋 웃는 그를 보며 히나타역시 웃음지었다.그리고 그에 입에 입을 맞추었다.현실이 아님에도 그의 입술의 감촉은 부드럽고도 새로웠다.그리고 입술을 떼고 그의 눈을 바라봤다.머리칼을 쓰다듬어주자 느껴오는 건 그의 보드라운 머리카락 -
' 아주 많이... - '
그리고 바람에 그는 날라갔다.조용히 그의 머리카락색깔과 같은 하얀 백 모래사장에 사그라 들었다.
그의 빈자리가 커서.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히나타의 마음에도 빈자리가 생겼다.그의 자리가. 그가 매일 머무르던 히나타의 마음과 해변의 그 자리가. 공허하게 남아서 모래바람을 일으켰다.
출처 : http://blog.naver.com/jnayoung0328/40200904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