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스팀 게임평가란 걸 처음으로 작성해 봤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라 반말체로 편하게 썼습니다. 부디 양해 부탁드려요 :) |
스팀으로만 약 2100시간 ... 플스로 즐긴 시간까지 합하면 2400시간은 너끈히 될 듯 하다.
여지껏 겜창인생으로 살면서 가장 오랜시간 플레이한 게임이 아닌가 싶다.
2015년에 아케이드로 첫 출시 했으니 벌써 햇수로만 8년이 넘은,
시리즈 가운데서도 최장수 넘버링 타이틀인 철권7 되시겠다.
이번작은 시리즈 최초로 스팀에 출시되면서 온라인 대전이 전에 없이 쾌적해졌다.
콘솔로 오프라인 플레이하는 것 보다 스팀 쪽이 핑이 좋을 정도니 뭐 ... 말 다했다.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대전을 지원했던 PS3 5DR 시절.
뚝뚝 끊어지는 연결에, 버튼을 눌러도 한참 뒤에 기술이 나가던 걸 떠올려보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그래도 당시로선 철권이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유일한 메인스트림 격투게임이었기에
오락실에 가지 않고도 얼굴도이름도 모르는 낯선이와 밤 새 맘껏 대전할 수 있단 사실 자체가 감격이었다.
이후 6와 6 BR, 태그2를 거치며 많이 개선되었다곤 하지만,
아무리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연결 상태가 양호해도, 미세한 렉은 항상 존재했었다.
그랬던게, 7 와서는 렉 자체가 아예 없어지다시피 한 거다.
프레임 단위로 싸움을 해야 하는 격투게임에서
렉은 플레이 경험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이렇게 쾌적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오랜 세월 넷코드를 개선하며 고군분투해 온 개발팀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고싶다.
개발진이 머리 싸매고 열심히 만들어준 덕에
나 같은 나이든 철찌도 여전히 방구석에 앉아
세상 온갖 사람들과 주먹과 발길질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이젠 일상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렇게나 쾌적한 온라인 환경은
한 사람의 철권 팬으로서 정말 오래 염원해 왔던 꿈이 마침내 실현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철권7이 전체 시리즈에 있어 어떤 기념비적 초석을 세운 게 있다면
마침내 온라인 플레이를 완성해냈다는 부분이 아닐까.
본인이 PS1판 철권2로 시리즈에 입문했던 게 97년이니
벌써 철권이란 게임을 26년째 해오고 있는 셈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기술집을 외워가며
오락실이며 집에서 아옹다옹 왁자지껄 플레이했던 기억부터 해서
마흔 인생 절반 이상을 함께 보낸 게임인 만큼 얽힌 추억들도 참 많다.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니.
이게 인생겜이 아니라면 뭐겠는가.
어느새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철권이란 게임.
그렇게 푹 빠져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한다는 얘기다.
캐릭터 하나 둘 씩 연습하고 키우면서 푸진 계급 이상 찍은 캐릭터만 20개가 넘었다.
스팀으로 옮겨오고 새로운 플레이어층이 유입되며 계급이 많이 풀린 덕이지만,
주캐로 염원했던 텍켄갓도 달아 볼 정도로 꾸준히 열심히 즐겼다.
질릴 법 하면 새 캐릭터 하나씩 붙들고서 주력기와 콤보 익히고 키워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건 나 같은 썩은물 숙련자의 경우고 ...
뉴비들에게는 49명 캐릭터에 저마다 가진 100개 전후의 기술들이
엄청난 진입장벽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끊임없는 수련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즐겁다는 건 확실하다.
날먹 패턴을 쓰는 사람에게 쓰디쓴 연패를 당하다가도,
치열하게 상대의 주력 패턴을 분석하고 나름의 공략점을 찾아 마침내 승리를 따 냈을 때.
그 순간 터져나오는 도파민의 홍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배틀패스니 확률형 아이템이니 무지막지한 BM이 판치는 현 게임 산업에서
가끔 신캐릭터 포함된 DLC정도 구입해주기만 하면 되니
이렇게 알뜰하게 오랜기간 꾸준하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도 없는 거 같다.
이번에 8 네트워크 테스트를 경험해보니
이전작들에 비해 화려한 이펙트가 더 풍성해지고 그래픽도 여러모로 정교해진 탓인지
개인 간 컴퓨터 사양 차이로 인한 느려짐 현상이 눈에 띄었다.
부디 정식판에선 7처럼 말끔하게 개선된 쾌적한 상태를 선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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