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이 게임 때문에 큐브를 샀었고
리마스터 발표 직전까지 Wii 버전을 즐기다 팔았었지요.
팔고 나니 딱 이틀 후에 리마스터 발표가 나서 기분 좋긴 했는데...
어쨌든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우선 리마스터니까 그래픽이 깔끔해진 건 좋은데,
배경이 좀 실망스러운 게 문제죠.
몇몇 장면에선 헉 소리 나올 정도로 퀄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자글자글한 노이즈는 기본이고요.
캐릭터도 깔끔해진 건 좋은데 쉐이딩 처리를 어떻게 한 건지 마대캡3처럼 코믹스 느낌이 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큐브판의 (해상도는 낮아도) 현실적인 느낌의 그래픽을 좋아했던 분이라면 꽤 적응 안 될지도 몰라요.
(제가 그랬습니다.)
질의 얼굴 모델링이 약간 변한 것 같은데 지금 Wii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확인이 안 되네요.
꽤 위화감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와이드 화면은 개인적으로 비추천.
조작 시에야 상하 스크롤이 되니까 상관 없을 수도 있지만
정작 컷신에서는 잘려나간 부분을 볼 수가 없으니까요.
원작을 즐겼던 분이라면 좀 답답하게 느낄지도 몰라요.
30프레임인 건 별로 상관 없는데
원작에서 프레임이 떨어지는 장면(초반 베리와 식당 조사할 때 베리가 좀비를 공격하는 장면 등)에선
여전히 프레임 떨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일본어 음성은 꽤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원래 이 시리즈가 시작부터 영어 음성 뿐이었던지라...
성우들 연기도 괜찮아요. 다만 개인적으로 웨스커의 목소리와 말투가 좀 부담스러움.
문제는 같은 일본어인데 자막하고 음성의 대사가 달라요.
일본어를 못한다면 아예 상관 없겠지만 저처럼 어정쩡하게 한다면 좀 헷갈릴 듯.
대사 자체는 음성 쪽이 더 자연스러운 느낌입니다.
아, 캐릭터 이름이 브랏또, 바리 등등이 되는 것도 꽤 거슬리는 문제.
조작계가 바뀌어서 기본 설정이 L1으로 조준, R1으로 사격하는 슈터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물론 프리셋이 여러 가지 준비되어 있고(진짜 많습니다) 기존 조작체계도 있지만
정작 R1 조준, 네모 사격/조사의 배치가 없어요.
플스1 시절에 시리즈를 즐기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원래 바하 오리지널이죠.
물론 큐브판이 B 조준, A 사격/조사가 기본이었으니 이걸 가져온 것이겠지만
큐브패드와는 달리 듀얼쇼크는 X 눌러서 달리다가 ○ 눌러서 문을 여는 조작이 꽤 부담스럽습니다.
귀무자3처럼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여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는데
팬이라면 거의 의미 없을 옵션이지만 전투 시에 급하게 도망가야 할 때는 꽤 편리합니다.
4에서 시작된 조준+달리기의 재장전 조작이 추가되었는데
그냥 잡몹 정리하고 탄 채울 땐 메뉴를 안 열어도 되니 편합니다.
전투 중에야 쓸 일 없겠죠.
메뉴에서 조합으로 재장전하는 게 사라진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지금 캡콤 수준을 고려하면 납득할 만한 정도의 리마스터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평가로는 큐브/Wii판을 돌릴 수 있는 분이라면 굳이 살 필요 없을 것 같고
4 이전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아직 못 해 본 분이라면 싸게 나오는 PC판으로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 그냥 Wii판 다시 사고 싶네요(…).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