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있습니다. 아마 2000년도에 했으면 더 재밋게 했을 거 같아요. 그런데 리메이크 작 나온 건 불과 몇 년 전인데 그 시절 게임 퀄리티에서
그래픽만 바꿔서 낸 수준이네요. 한 마디로 단점이 굉장히 커요.
1. 자유롭게 조작이 되지 않는 불편한 시점: 평소엔 약간 불편한 정도인데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어서 잊을만 하면 화를 돋움.
2. 길 찾기의 불편함: 안내 기능이 거상을 바로 가리키지 않고 방향만 막연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쓸데없이 헤매게 만들긴 하는데 그냥저냥 감내할
수준이긴 함. 어차피 맵에 상호 작용할 거리가 거의 없고 초회차에는 이동에 제약이 크기 때문에 약간만 헤매면 결국은 목적지에 도달함. 친절한
가이드 기능에 익숙한 유저라면 극혐할 요소인데 과도한 ui에 질린, 맨몸으로 모험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하는 유저라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을 듯...
3. xxxxxxx같은 조작감!!!
목표지점을 정확히 가격할 수 없어서 여러 번 휘둘러야 하는 멍청한 평지 칼질, 내가 원하는 방향과 속도로 바로바로 조작이 안 되는 승마 모드,
점프 중 오브젝트에 부딪혔을 때 발동하는 흐느적거리는 모션, 점프나 구르기 후 쓸데없이 비틀거리는 모션, 조작에 바로바로 반응하지 않고
굼뜬 등반 동작, 그나마 올라갈 때는 괜찮은데 내려갈 때는 움찔움찔 안 떨어지려는 모션 발동 후 뻣뻣하게 내려가는 동작 등등...정말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는 형편없는 모션과 그에 따른 굼뜨고 부정확한 조작감이 전투의 재미를 망치고 게임에 몰입하는 걸 방해합
니다. 조작감이 안 좋은 게임은 도저히 못 하겠다는 유저는 절대 이 게임을 해선 안 됨...게임을 하는 내내 화가 치밀어 오를 거에요.
4. 상호작용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작동이 안 되는 오브젝트가 대부분임
그냥 맵을 이동할 때는 올라갈 수 있는 곳 같은데 못 간다거나 하는 수준의 가벼운 불편함 수준인데, 거상을 공략하는 상황이 되면
이런 페이크 오브젝트 때문에 진짜로 환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횃불을 사용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 있는데 짜증나게도 이 횃불을 주는 오브젝트
가 딱 한 번만 횃불을 생산하고 그 횃불이 버그로 사라지거나 다른 장소로 떨어져 버리면 다시는 그 오브젝트가 안 나와요ㅋㅋㅋㅋ
그러면 리플레이 하기 위해서 죽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여기서 몰입감이 딱 끊기고 화가 날 수 밖에 없음.
또는 높이 올라가서 거상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인데 주변에 눈으로 보기엔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렇게 작동해도 개연성에
아무 문제가 없는 오브젝트인데도 전혀 올라갈 수 없는 경우가 99%에요. 딱 정해진 한 군데의 오브젝트만 붙잡아서 등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순간
몰입감이 왕창 깨집니다. 그냥 데이터 쪼가리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걸 적나라하게 느끼게 되어버리는깐...
5. 오직 딱 하나의 공략 방법만을 찾아야 함.
4번하고도 관련되는 문제인데, 이 게임의 재미의 핵심인 거상을 공략하는 방식 자체가 굉장히 편협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거상을 a라는 방법으로
공략해야 한다면, 그 a라는 방법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그 공략에 사용가능한 오브젝트나 각도, 상황조차도 여러가지가 아니라 거의 하나 뿐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그래서 a라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실천해도 제작자가 만든 그 상황 자체에 딱 맞게 움직이지 않으면 공략법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서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어서 유튜브 공략을 찾아봤는데 방법 자체는 그게 맞
는데 1방향이 아니라 2방향으로만 거상이 움직여서 거기에 내 움직임을 맞춰야 한다던가...이런 경우가 많아요. 2000년대 원작이야 기술력 부족
으로 한 가지 모션, 한 가지 상황만 구현 가능했다 이해를 할 수 있는데 왜 리메이크 작에서조차 이 따위인지....
리메이크 작 평점이 90몇 점이고...이런 건 확실히 말해서 추억 보정 효과입니다. 물론 구작을 해보셨던 분들이야 충분히 만족하시겠죠.
하지만 리메이크 판을 처음 접하는, 요즘 액션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에겐 절대 그 정도 게임은 아니니까 충동 구매는 피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단,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이 있는 유저라면 꼭 한 번 해보세요. 한 마디로 악마의 게임입니다.
화가 치밀어오르고 불편하지만 말랑말랑한(?) 요즘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습니다.
(IP보기클릭)175.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