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름대로 우마무스메에 관해 공부하면서 생각해본 내용입니다. 혹시 운영 방침과 맞지 않는다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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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게임이 다운로드 수 800만을 돌파했다. 서비스 개시 후 약 4개월만의 쾌거이다. 다른 IP기반 게임과 비교하자면,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서비스 개시 후 약 6개월이 지나고 800만 DL를 달성한 바 있다. 무려 '페이트'보다도 빠른속도로 같은 흥행 지표를 달성한 것이다. '페그오'가 이미 많았던 기존 팬덤을 다수 확보한 IP였던 점을 생각하면 이 성적은 더욱 놀랍다. 애니메이션 BD 판매량은 역대 최고로 '에반게리온'을 앞섰다.―BD 판매량에는 게임과 연계된 상업적 설계가 돋보인 영향도 물론 있다.―
<우마무스메>의 성공 요인에는 여러 것들이 꼽힌다. 업계인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기술력과 독특한 컨셉, 기존 RPG나 수집형 게임과는 상이한 게임방식의 신선함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최근 이 '말딸'을 공부 하면서 이러한 요인들과 함께 왜 <우마무스메>가 이렇게 뜨거운지 생각하게된 바가 있어 조금 풀어보고자 한다.
말딸은 이미 유명했다
<우마무스메>는 2016년에 이미 발표된 타이틀이었다. 이미 시작부터 경마에 아이돌이 합쳐진 지나치게 독특한 컨셉은 어느 정도 주목받기에 충분했고, 연기, 또 연기를 거듭하고 애니메이션이 먼저 나와버리는 등 IP의 행보 자체도 범상치않았다. 지금은 모두 현실이 된 '말딸게임vs밀리애니vs월희리메이크'의 '밈' 또한 서서히 퍼져나갔다. '우마무스메'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신규 IP였지만 '이미 유명했다'.
물론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인상적으로 꼽는 우마무스메의 사전 마케팅은, 사이게임즈가 한국으로의 상표 출원에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많은 이름들 중 압도적으로 눈길을 끄는 '말딸'이 섞여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상표출원이 우마무스메의 국내 인지도를 크게 높였던 것 같다. 물론, 아직 국내 출시는 되기도 전이지만 이미 많은 한국 유저들이 존재하는 점에서는 아마 의도치 않은 이 상표출원이 조금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게..모바일게임?
<우마무스메>의 첫 공개, '고대말딸' 때는 지금처럼 빼어난 퀄리티를 보여주며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치는 게임은 아니었다. 레이스라기보다는 달리기 경주같았고, 라이브 씬도 제작사의 기존 작품인 <데레스테>와 크게 다를 것 없었다. 물론 해당 시기는 16년-17년이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퀄리티를 당시에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도 같다.
연기, 또 연기가 이어지며 그 어느 쯤에서 사이게임즈가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출시 전 새롭게 일신된 우마무스메의 영상은 관계자를 포함한 모든 팬들을 놀라게 했다. 어떻게 하면 그래픽이 세련되게 보일 수 있는지, '빛'을 어떻게 쓰고 연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던 것처럼도 보여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그래픽이 모바일에서 무리없이 실현되고 있다는 점이 굉장한 점이다.
퀄리티가 좋은 게임은 눈길을 확 끈다. '이미' 유명했던 말딸은 새로워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단지 주목을 끌기만 했던게 아니라 많은 유저들이 어렵지 않게 말딸을 접하게 되고, 또 깊이 빠져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너도 처음, 나도 처음, 같은 출발선
우마무스메 이전, 유사 장르에서는 <아이돌마스터>, <러브라이브>, <뱅드림>의 '3강' IP가 번갈아 출시되며 새로운 IP들은 영 힘을 못쓰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지금도 물론 강하지만, <22/7>, , <덴온부> 등 유사 장르 신규 IP들이 아무리 새롭게 등장해도 '끄떡 없던' 3강은 <우마무스메>가 나오고 '한 풀 꺾였다'.
등이 <우마무스메>처엄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미리 쌓아놓기 어려운 인지도나 퀄리티, 그리고 아래에서 후술할 이유들도 있겠지만, <우마무스메>가 '3강'을 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미리 쌓아놓은 인지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도 처음, 나도 처음'인 신규 IP였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이마스>는 15살이 되었고, <러브라이브>도 10년이 넘은 IP이다. <뱅드림>은 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IP지만 애니메이션도 이미 3기, 극장판도 개봉하고 또 발표되면서 '어느 정도 고였다'. 기존 IP들에는 반드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많은 이들이 <건담>을 알고 있어도 선뜻 건담에 손을 대지 못하는 것도, <아이마스>는 알지만 어디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유저들을 따라잡아야할지 생각만해도 피곤해지는 것은 똑같이 '진입장벽'이 된다. 완전히 새로운 <러브라이브>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시작하기에 '기존작품'들이 가진 인지도나 브랜드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어 선뜻 발을 들여놓기 어렵게 된다.
<뱅드림>이 이전 지금의 <우마무스메>와 같은 서브컬쳐 팬덤을 확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에도 '신규 IP'라는 장점이 어느 정도 영향했을 것도 같다. 그런 점에서 점점 더 '소비 패턴'이 빨라지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여러 요건을 두루 갖춘 '신규 IP'로 말딸이 급부상할 수 있게 된 것에는 시작하기 좋은 '타이밍'인 것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우마무스메가 이 '타이밍'을 적절히 잡은 것이 조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이게 실화라고?
새로운 것으로 '시작하기 좋았던' 말딸은 그렇게 소비자들의 눈에 한번 들었다. 그리고 '그래픽'말고 많은 사람들이 왜 말딸에 열광 할 수 있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물론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에도 있겠지만, 우마무스메를 직접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덕질'의 '깊이'도 크게 영향이 있는 것 같았다.
우마무스메들은 모두 실재하는 경주마들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그 말들의 실제 경력이나 일화, 행동들을 바탕으로 아주 꼼꼼하게 캐릭터로 구현된 것이 '우마무스메'들이며,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깊이' 우마무스메를 이해하고 '덕질'하기 위해 실제 경마와 실존했던 경주마들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된다.
'덕질'은 심취하는 것이다.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인물(말)과 실화를 바탕으로 그것을 철저하게 반영하여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고, 그들이 주요 타겟층으로 노리는 소비자들은 그런 것들에 심취하는 것을 매우 즐긴다. <우마무스메>는 덕질의 깊이가 깊고, 그것을 하기 좋도록 아주 잘 만들어져 있으며 보기좋게 화면(그래픽)으로도 아주 화려하게 잘 구성해놓았다. 우마무스메는 신규 IP이지만 이미 실존하는 일화들을 바탕으로 소비할 수 있는 '덕질'의 깊이가 이미 깊게 만들어져 있다. 그것을 제작사 측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에도 기똥차게 잘 반영해 놓았기 때문에 '경력 있는 신입'처럼 소비할 콘텐츠가 풍부한 것이다. 자연히 몰입감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설계대로'
<우마무스메>를 포함하여 사이게임즈의 타이틀은 퀄리티도 물론 그렇지만 게임의 설계가 굉장히 탄탄한 기업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프리코네>가 가늘고 길게 즐길 수 있고 타 게임들에서 중요한 콘텐츠로 여겨지는 경쟁 요소에 있어서도 비교적 자유로우며, 무엇보다 UI의 설계에까지 확실하게 '유저 편의성'을 깊이 고려하고 만들어진 점이 그렇다. <우마무스메>는 어떨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되도록 깊이 몰입' 시키는 것에 방향성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덕질이라는 재료, 그것을 적절하게 살릴 수 있도록 첫 공개때에서 완전히 업그레이드 한 비주얼 퀄리티, '경마'를 주제로한만큼, 인게임에서도 그 몰입을 높일 수 있고 제대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된 레이스. 무엇보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위닝라이브'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빼어나게 제작된 점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러 몰입 가능하고 소비 가능한 니즈들을 균형있게 조합하여 설계한 점이 다른 무엇보다 <우마무스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우마무스메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 지금까지의 내용들을 토대로 '꼭 라이브가 있어야하나?'라는 의문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레이스의 결과로서, 음악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위닝 라이브는 이미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과 '공연'은 판매자 입장으로서도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상품이기에 판매자와 소비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
단지 이런 몰입감 있는 설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른 여러 '수집형 RPG'나 '리듬게임'의 틀에 갇혀 있던 유사 장르의 IP들에서 탈피하여 <아이돌마스터>에 참여해왔던 '다레1' PD가 우마무스메를 진두지휘하며 '프로듀스'와 유사한 형식으로 게임이 구현된 것도 이러한 '몰입'의 컨셉에 달 맞아떨어짐과 동시에 '그게 그거인' 게임들에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으로는 <아이돌마스터 샤이니 컬러즈>가 기존에 이미 존재했지만, 앞서 이야기한 여러 요소들 중 '말딸'에는 있고, '샤니마스'에는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 역시, 여러 요소들이 제대로 '설계'되었는지 아닌지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말딸은 무적일까?
<우마무스메>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여 새롭게 태어난 것까지 계획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우마무스메는 긴 시간을 들여 개발된 만큼 현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누구도 이들의 질주를 막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말딸은 무적일까? 물론 누구나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말딸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게 된 배경이 곧 한계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같이 들기도 했다.
우마무스메는 철저한 고증과 꼼꼼한 캐릭터성의 확립이 매력적인 게임이자 애니메이션이고, 이처럼 '긴 개발기간'을 효과적으로 잘 이용했기에 말딸의 현재 흥행이 있었던 것도 같다.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한 이상, 대대적인 업데이트에는 그만한 리소스가 필요하게 되고, '실존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우마무스메에는 현실적인 '어른들의 사정'이 다른 '허구'를 바탕으로 한 게임들보다 많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존하는 경주마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경주마들 중 우마무스메에 출연이 불발된 말들도 이미 존재하며, 우마무스메가 지금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더라도, 농장과 마주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경주마가 우마무스메에 출연하기를 원치 않는 이들도 존재할 것이다. 이는 우마무스메가 이어지는 것을 생각했을 때 '신규 캐릭터'의 업데이트에 큰 걸림돌이 된다. 이미 존재하기는 하나, '가상의 말(오리지널 우마무스메)'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유저들의 반응이나 캐릭터의 깊이 등 우려되는 사항이 있다.
기존 캐릭터에 관해서도 모르긴 몰라도 어떠한 상품 제작이나 미디어믹스 등, 실존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어떠한 과정이나 캐릭터의 이용에 있어 제약이 되는 사항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이는 다른 가상 아이돌의 이용보다도 더욱 많은 커뮤니케이션이나 비용 등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리소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우마무스메'가 된 말들이 실존하는 말들을 바탕으로는 하되, 별도의 개성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런 실재하는 요소들이 큰 매력중 하나로 작용하는만큼 캐릭터에게서 더욱 새로운 모습과 매력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그리고 점점 빨라지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맞추어―다른 IP보다 여러 과정을 거쳐야하는 상태에서 그것을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서비스가 오래 지속될 경우 우려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물론 사이게임즈에서 직접 말을 구매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를 통해 좀 더 이용하기 편리한 캐릭터의 제작을 위한 움직임도 이미 보인다. 위의 우려되는 사항들이 너무 때이른 고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우마무스메가 기존의 장점들을 유지하고 다르게 살려나가며,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한다.
위 내용들을 바탕으로 '말딸' 게임의 BM이 한집 식구인 프리코네보다 악랄해 보이는 것도, '말딸'의 설계와 방향성에 부합하는 상업적으로는 올바른 BM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우마무스메>에 공부하면서 왜 말딸이 이렇게 흥행할 수 있었는지 생각하며 다시금 보통 게임, 아니 보통 IP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하며 사이게임즈가 IP에 따른 컨셉이 무척 치밀하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아직 국내 서비스도 하기 전이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흥행하며 잠재력을 가진 우마무스메를 '카카오게임즈'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도 무척 기대됩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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