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억측이므로 그냥 재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FF7 리메이크, 그러니까 지금 발매한 1부 내용만을 가지고 보면
FF7 전체 세계관은 별의 윤회 전생으로 무한루프를 그리고 있다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뭐.... 모든 사실은 노무라만이 알고 있을 것입나다만...
사실 아주 근거 없는 말도 아닌게
FF7 세계관에서 이런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딱 두 개가 있습니다.
FF7 동료 중 하나인 빈센트 발렌타인과 DC에서 나오는 오메가 웨폰입니다.
정확하게는 빈센트 안에 숨겨진 카오스가 그렇습니다.
모 사건으로 인해서 다 죽어가는 빈센트를 살리기 위해 루크레치아가 카오스를 이식했지요.
카오스와 오메가 웨폰은 DC에서 추가된 설정인데
제가 올린 게시글 중 하나인 제노바 프로젝트에서 살짝 언급을 했었습니다만,
카오스와 오메가는 각각 별이 종말을 고할 때 카오스를 소환하여
모든 생명체를 라이프 스트림으로 환원한 뒤 오메가가 라이프 스트림을 거둬들여
새롭게 정착할 행성을 탐사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 정착지에 오메가는 라이프 스트림을 방출하여
별의 기억과 함께 소위 말하는 테라포밍을 실시하는 것인데
어째 어디서 많이 본 설정 같지요?
태초에 한 자루의 검이 있었으니...
네. 창세기전과 매우 흡사한 설정입니다.
그래서 여기세 빗대서 생각을 해보면
필러의 존재가 마치 창세기전의 시즈와 역할군이 비슷하죠.
창세기전의 시즈와 살짝 다른게 있다면
시즈는 뫼비우스의 우주를 구성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지정된 노선으로 유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면
필러는 등장인물들이 설령 노선을 이탈했어도 종착지에 강제로 이어주는 노선을 새로 깔아버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파판7 리메이크의 스토리 라인은 원작과 큰 흐름에서는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왜 원작과 세부적으로 차이가 날까인데..
창세기전 4의 스토리 흐름은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우주에 조금씩 오차가 발생하게 됨으로써 벌어지는
사건들을 본래의 흐름을 돌리기 위해 플레이어가 작중의 인물들과 모험을 하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리메이크도 큰 맥락에서 창세기전 4와 비슷하게 오차가 발생해서 원작과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럼 오차를 일으킨 요소가 무엇인고 하니...
이 3명입니다.
클라우드는 솔직히 에어리스와 세피로스에 비하면
아직까지 우리가 아는 원작의 그 클라우드에 가깝다고 보면 되지만
문제는 클라우드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요소가
이번 리메이크에서 너무나 많이 원작의 특정 장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요소란 바로 제노바 세포입니다.
제노바 세포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익히 아시는 상대방이 가진 기억의 일부를
구체화 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상당히 많이 표현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챕터 9에서 클라우드가 에어리스 집을 나온 뒤 그녀와 다시 재회하는 그 장면,
이렇게 가는 에어리스의 뒷 모습을 보면서
클라우드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다 아시다시피
원작의 크쟛타 소환 마테리아를 얻을 수 있는 잠의 숲에서
에어리스가 사라지는 모습을 오마쥬한 것입니다만,
오마쥬로 그쳤으면 됐을 것을 원작에서 에어리스가 사망했을 때
클라우드가 느꼈던 고통을 리메이크에서 느꼈다는 묘사를 했다는 사실이 무척 중요합니다.
- 눈이 뜨거워! 손 끝이 찌릿찌릿해!
실제 리메이크에서 이런 표현이 있었죠.
그렇다는 것은 클라우드의 제노바 세포는 이 뒷 모습의 에어리스를 통해서
에어리스가 내면에 품은(혹은 그녀 스스로는 뿌옇게 인지만 하고 있을) 기억을 읽어 들여
클라우드가 그것을 직접적으로 느꼈다는 것입니다.
세피로스의 경우,
한 번 짚고 가야 하는 것은
리메이크에서 등장하는 세피로스의 본체는 여전이 라이프 스트림 속에 동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종종 클라우드 앞에 등장하는 세피로스는 뭐냐라는 말인데 크게 2가지입니다.
클라우드에게만 보이는 세피로스
검은 망토에 빙의하여 등장하는 세피로스.
형태는 다르지만 라이프 스트림에 동화되어 있는 세피로스가 자신의 사념을
클라우드 안에 있는 제노바 세포화 세피로스 인자에 직접적으로 간섭해서
시각적으로 등장합니다. 조건만 맞으면(제노바가 최근접해 있다거나) 검은 망토를 직접 본인으로 변화시켜
일행에게 보이게 할 수도 있고요.
여튼, 이야기가 샜습니다만,
세피로스는 라이프 스트림과 항시 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별의 기억을 접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메이크 중 이상하게도 이 세피로스는 모든 전말을 다 알고 있는 듯하며
클라우드에는 시도 때도 없이 "또 지키지 못했구나." "넌 아무도 지킬 수 없다" 라는 말을 반본적으로 하며
클라우드 스스로도 모르는 것을 억지로 주입시키려는 연출이 많이 보입니다.
사실 클라우드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생판 아무것도 모른채
에어리스와 세피로스에게 끌려다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에어리스와 세피로스의 차이점은
에어리스는 클라우드를 흐름 속에서 인도를 하고 있으며
세피로스는 클라우드를 흐름 속에서 끌고 가려고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필러에게는 이게 꽤 신경 쓰일 법 합니다.
에어리스는 고대종의 특성 때문에 라이프 스트림을 인지할 수 있으며
만약 별의 종말과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알아 버리는 것은 엄밀히 말 하면
그녀 의지와는 관계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리메이크 초반 클라우드와 에어리스가 만나는 부분에서 클라우드가 필러를 처음 인지할 시점까지는
아직 에어리스 그녀 스스로 별의 종말 같은 부분은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챕터 8에서 에어리스는 꽃밭에서 꽃과 대화하는 장면은
뭐.. 라이프 스트림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쉽게 유추할 수 있는데
이때도 그녀는 클라우드의 물음에 대해 어차피 안 믿을 것이라며 얼버무리는 장면에서
그녀는 어떤 식으로든 별의 종말에 대해 조금씩 인지하고 있고
필러에게 있어서 그런 그녀가 도중에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에어리스와 접촉을 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유는 에어리스의 기억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대사 전에 길을 잃은 것 같다라고 하는데
이는 필러와 접촉을 하면서 에어리스의 기억의 일부가 점차 수정이 되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럼 왜 필러에게 저항을 하지 않나 싶으실텐데..
아시잖아요? 이때 에어리스의 레벨은 15 정도 됐나?.....
세피로스 처럼 만렙은 아니잖아요?
반은 농담이긴 합니다만 여튼 에어리스는 별을 구하고 싶다는 일념을 클라우드 일행과 이루기 위해
필러와 대적하고 나서서 결국 필러 프라이코를 처치하였지만
그녀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하늘 아래에서 모험을 떠납니다.
반면 세피로스는 전면적으로 필러를 거부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축이 되는 존재가 클라우드임을 그는 과거로부터 몸으로(?) 겪은 바 있으며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에 별의 종말이라는 운명으로부터 저항하고자
강제로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공작을 펼칩니다.
클라우드에게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뭔고 하니
멘탈을 뒤흔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메이크 시점의 클라우드는 스스로 겪어 보지도 않는 것을
철천지 원수인 세피로스가 마치 다 알고 있는 것 마냥 떠들어 재끼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지요.
더구나 그토록 잔인무도 했던 놈이 네가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상냥하기 그지 없는 말까지 하다니 뭔 소린가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게 있어서 세피로스는 고향을 파괴하고
티파에게 치명상까지 입혀버린 원수 중의 원수라서 세피로스를 거절합니다만
세피로스는 마치 그럴 줄 알았다며 마지막 조언까지 아끼지 않습니다.
뭐.. 세피로스에게 있어서 일단 1차적인 목적은 달성한 셈입니다.
왜냐하면 클라우드가 필러 프라이코를 처치함으로써
이미 정해진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죠.
사실 에어리스도 필러를 처치했다는 점에서 세피로스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단지 같이 싸웠느냐, 싸우게 했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필러는 결국 이 에어리스와 세피로스 영향을 받은 클라우드로 인해
자신의 역할을 방해 받다 못해 사라진 셈입니다만 그게 제작진이 담은 메시지이기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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