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넋두리가 긴 소감입니다. 표현에 따라 불쾌함을 느끼실 수 있음을 미리 아룁니다.
저마다 다크소울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다양할 겁니다.
그리고 이유는 더 다양하겠죠.
찾아보면 성기사 호드릭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또한 호드릭이 멋있어 보여서 2회차 컨셉플레이로 '호드릭의 큰 형' 흉내를 낼 정도입니다.
그런데, 컨셉플을 하면서, 대체 호드릭은 왜 매력적인가를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호드릭의 방어구 '황혼 세트'는 원래 황금이었으나 현재는 바래진 것이라고 합니다>
호드릭의 황혼 세트는 원래 '금빛'이라고 합니다.
즉, 꼬깔콘을 연상케하는 원뿔형 투구에 금박의 반짝반짝이는 모습이었다는 거죠...
우리의 머리와 마음 속 호드릭의 심상을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원래 모습을 떠올린다면...
'꼬깔콘 금삐까 할배'라고 놀려댔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호드릭보고 '꼬깔콘의 미X놈'이라고 욕하기보단,
산제물의 길에서 등장하는 미친 영체 상태의 모습을 두고서
'과연 소문대로다' 내지 '그렇게 센거 같진 않은데', '특대무기로는 금방 눕던데'라는 식으로
주로 강함에 대해 회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어질 긴 글의 요지를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호드릭의 매력은 입체적인 인물상과 '강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하의 소소한 모험길을 통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지요.
이 호드릭을 암령이나 영체가 아닌 멀쩡한(?)다크소울에 멀쩡한 캐릭이 어딨어... 상태에서 만나기 위해...
<볼드 빳다 치고 가고일 익스프레스고속버스 타러 홀로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편안하고 빠르게 모셔다 드리는 가고일 익스프레스" - 어깨 빠질거 같아요!>
<독침 쏘아대는 꼬맹이들 쓸어버리고 구석진 곳에서 힌트를 얻은 다음>
<겨우 만난 호드릭에 반가움을 표하는 '호드릭의 큰형' 재의 귀인>
<드디어 우리의 강한 할배 호드릭 옹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상냥한 미X버린 할배 호드릭 옹>
물론, 간신히 찾아간 망자의 동굴에서 만났을때는,
"미쳤냐?" "예/아니오" "알면 됐어 ㅎㅎ/미친 애들이 꼭 그런식으로 말하더라ㅎㅎ" 식으로 제정신 아닌 이야기를
제정신인것마냥 흘려보내곤, "너도 언젠가는 오게 되있어"라는 식으로 '쌓아올리는 자의 서약'으아악 사슬의 척추뼈 노가다아앍
그리고, 귀환의 뼈를 주며 "돌아가라"고 순순히 보내줍니다.
암령으로만 처음 만난분들에게는 이상하게 느껴질정도인 호드릭 할배의 자상함... 할배 상냥해!
덕분에 더욱 인물이 단지 '척추뼈 찾아다니는 미친 암령/영체'에서 뭔가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4차원의 전사라는 느낌이 물씬 났죠.
그런데... 아니, 이랬던 양반이 그런데 갑자기...똭!
<정신줄 놓은 오프라인 노가다의 피땀어린 따스한 불꽃!>
암령으로 처들어왔다가 털렸으면서도,
다시 찾아가보면 아무일 없었던 듯 처음 만났을때 했던 말을 되풀이하는
철면피같은 뻔뻔함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ㅎㅎ
마치 다크소울 1의 우라실에서 쳐들어와놓고 뻔뻔스럽게 구는 '체스터' 처럼도 느껴지기도 하죠...
하긴, 방어구인 황혼 세트에도 나와 있듯, 호드릭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나 빼고 모두가 적인 쌓아올리는 자의 계약 서약자'였었죠.
그냥 미쳤다가 아니라, 미쳐도 단단히 미치긴 했네라는 식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언젠가 또 쳐들어와서 한 바탕 할 것 같은, 여유만만인 악당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랬던 캐릭터는...
<"호드릭이... 호드릭이 죽었어...!! 부랄나무에ㅠㅠ" - 동생의 죽음을 보고 비통해하는 재의 귀인 >
신기하게도 거목에 깔려 최후를 맞이하고 맙니다.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서약에 따라 덤벼든 광전사치고 아쉬운 최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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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었던 재의 귀인은
그렇습니다. 다크소울의 시간은 꼬이고 또 꼬여서,
산제물의 길에서 다시 조우하게 됩니다.
종잡을 수 없는 나머지, 재의 귀인은 얽혀오는 시간에 살포시 손을 내밀어봅니다.
불사자의 거리에서 만난 호드릭과는 다릅니다.
호드릭의 진정한 힘이 재의 귀인을 죄어올 겁니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호드릭의 진정한 강력함을 느끼며
처절한 싸움이 시작됩니다.
레벨이고 뭐고 자존심도 던져버리고...
개싸움을 벌입니다.
<내면의 힘도 써가며 10강 숙련 플랑베르주 양잡도 해보고>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에스트가 4병 있었습니다.
호드릭도 똑같이 딜뻥을 위한 내면의 힘까지 쓰게됩니다.
그 전까지 재의 귀인은 1회차 대서고 노가다로 쌓아올린 402렙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에스트는 겨우 한 병 남았습니다.
<"내 칼이 들어가면 아플 것이오" by 햄릿 中 햄릿 왕자>
산제물의 길을 오만데 헤집고 다니며 뒤도 잡아보며...에스트 오링
따스한 불꽃과 에스트까지 다 써가며 피터지는 싸움을 통해 겨우 쓰러뜨렸습니다.
비록 재의 귀인의 세계에선 부랄나무에 깔려죽었으나,
다른 세계선의 자신은 아직 죽지 않았으며 기어코 재의 귀인을 쓰러뜨릴 힘이 있노라는 것마냥...
이후 '시리스' 이벤트 에서 귀신같이 다시 한번 등장해서 강함을 뽐내게 되지만...
그 전까지 이벤트 주인공으로서 호드릭의 등장은... 여기서 일단 마무리를 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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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소울을 위해 2회차 대서고 레벨을 돌며 402렙까지 쌓고,
호드릭 큰 형 컨셉으로 신나게 쓸어버리며 해피소울을 하겠다는 야심이...
이 미친 영체 호드릭이랑 붙고나서는 계승의 불꽃마냥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리고 호드릭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단지 강력한 미친 영체가 아닌,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왔습니다.
때로는 자상함, 때로는 허망함,
그리고 극적으로 우연히 재회한 모습은 강함...
필자는 컨셉플레이를 통해 더욱 캐릭터를 깊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가 걸친 황혼세트의 꼬깔콘 투구가 우스꽝스럽지 않고,
오히려 투구에 걸쳐묶여진 헝겊과 빛바랜 갑옷에 헤진 서코트, 보기 힘든 플랑베르주는
온 세상을 적으로 돌리고도 여유로운 성기사 호드릭을 떠올리게 되었죠.
정작 직접 필자가 사용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와 동시에 컨셉플레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달았습니다.
자기 만족이라고 하더라도, 방어구와 무기, 기술만으로 '강함'을 흉내내기란 무척 힘들다는 것을...
겨우 2회차 접어들면서 뉴비가 깨달은 것이겠죠.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가 가득한 게임을 만들어준 제작자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 게임을 함께 즐기며 풍성한 즐길 거리와 프롬뇌를 제공해주는 플레이어들도...
출시된지 10년을 향해 달려가는 게임이어도 여전히 함께 즐길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도 감사합니다.
조만간 도전과제 100퍼센트 달성하고 나면 PvP에도 도전해보고 싶네요.
다른 분도 말씀하셨던 것 같지만,
다시 한번, 우리가 같은 세상에서 같은 게임으로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감사하며...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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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글 감사합니다!!!! 호드릭 너무 강하죠!!!!!! 시리스랑 다구리 쳐도 못 잡을 때가 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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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호드릭의 강함은... 2회차인데도 이 정도인데, 8회차면 어떤 경지일지 무섭습니다. 2회차 시리스 이벤트 하면서 실피 남겨놓고 기사회생 한게 몇번이었는지 세는 걸 포기하고 겨우 잡았습니다 ㅎㄷㄷㄷ | 23.09.28 2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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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라고 칭해주시니 부끄럽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3.09.28 2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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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글이라고 말씀해주시니 쑥쓰럽습니다.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3.10.21 23: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