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소울 3은 다른 게임을 하다가도 할게 떨어지거나 질리면 다시 돌아오는 고향과도 같은 게임이 될 만큼 다크 소울3에 매료되어 있고,
세키로는 액션만 두고 평가하면 제 탑3에 들 만큼 즐겁게 즐겼지만,
다크 소울 2편은 거지같은 뇌절(에스트 음미, 상호작용 모션에 무적시간 없음, 데스 패널티 큼) 때문에 꼬접한 전적이 있는지라,
다크 소울 1편이 과연 나에게 잘 맞을지 걱정이 좀 많았고, 그만큼 직접 플레이하기 까지 고민이 길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결국 플레이 후 엔딩을 보게 되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게 즐겼던거 같습니다.
+ 이 소감글을 1편 게시판에 쓸지, 3편 게시판에 쓸지 고민을 했는데, 저처럼 3편으로 입문한 사람들이 꽤 많고, 그런 분들 중에서 1편을 구입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3편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대부분의 글 내용이 3편을 기준으로 비교하게 될거기도 하구요.
1. 맵
맵의 완성도는 정말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정말 개쩔었습니다.
다크소울 3편도, 세키로도 웬만한 게임은 와서 비비지도 못할 맵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지만 다크 소울 1편은 그보다도 한단계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편의 맵으로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죄의 도시에서 숨겨진 길을 찾아 올라가면 불사자의 거리로 이어지는 수준이에요.
오밀조밀하게 층층히 쌓여있는 각각의 구역들이 정말 촘촘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3편을 처음 했을 때 느꼈던 '와?! 이게 여기로 이어져?' 하는 감상을 보다 더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다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숏컷을 개방한 뒤 화톳불과 보스방까지의 거리가 평균적으로 3편보다는 긴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시작부터 중후반지역인 물난리 론도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는 점도 아직 프롬의 연륜이 부족했던 단계구나 싶기는 합니다.
3편이라면 작은 론도 유적에 들어가는 엘리베이터 열쇠를 아노르 론도 쯤에서 획득하게 설정했겠죠.
2. 탐험
필드를 돌파하고 길을 찾고 나아가는 경험도 즐거웠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여길 가면 뭐가 나올까?' '저 아이템은 뭘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3편보다도 독기가 가득한 함정(센의 테마파크라던가...)이나 몹의 잠복 등이 많아 그런걸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히며 터득하고, 그 와중에도 다시 길을 찾고 하는 과정은 분명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극복했을 때의 쾌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1편에서는 게다가 초반에는 화톳불 전송이 아예 불가능하고, 전송이 개방 된 이후에도 제한적인 장소만 갈 수 있게 되어있다보니, 3편을 처음할 때 이상으로 탐험의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거칠고 드넓은 세계 속에 나혼자 떨어진 고립감이 더 크게 와닿았고, 그러니 그와중에 솔라를 만나는 게 생각 이상으로 반갑고, 많이 걷고 뛰어다녀야하는 만큼 유기적인 맵 구조가 더더욱 와닿았습니다.
3편은 한번 세팅한걸 끝까지 하나도 바꾸지 않고 회차를 전부 다 돌 수 있지만, 1편은 상황에 따라 반지나 무기를 필수적으로 바꿔주어야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을 불편함으로 느낀다면 그다지 추천할 수 없겠으나, 3편에서 처음 느꼈던 탐험의 재미를 다시금 원하신다면 추천할만 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단점을 언급해보자면, 병자의 마을 같이 그냥 걸어가는 것 만으로 3d 멀미를 유발하는 곳이나, 이자리스와 잿빛 호수같이 만들다 만 필드들이 정말 아쉬운 것 같습니다.
3. 전투
몹의 기습, 함정이 많고 길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해야하는 만큼 죽기야 많이 죽었지만 전투 자체만 봤을 땐 3편과 비교하면 정말 쉬웠습니다.
일단 시작부터 에스트가 5개부터 시작을 하고, 인간성을 꾸준히 투자하면 초반부터 에스트 10개를 가지고 있다보니 에스트가 떨어져서 죽어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몹의 패턴도 기본적으로 단순하고, AI도 3편과 비교하면 정말 멍청한 수준이라 너무 쉬웠습니다.
그 강력한 흑기사도 중형방패로 가드 올리고 뺑뺑이만 돌면 자동으로 뒤가 잡히는데다가, 3편의 기사몹과 같은 연계적인 패턴이 없으니 압도적으로 상대하기 편했습니다.
보스의 경우 온슈타인, 마누스, 그윈처럼 3편 못지 않은 템포를 가진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패턴이 정말 단순한 편이라서 구르기 한번 안쓰고 걸어서 피하며 깬 보스도 꽤 있었습니다.
에스트가 워낙 많다보니, 특대무기를 쓰지 않았는데도 거의 맞딜로 깬 경우도 있었어요.
반대로 공격 판정(히트박스)의 경우에는 좀 불합리하지 않나? 싶은 판정도 더러 있었습니다. 3편만큼의 섬세함은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전투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은 솔직히 그다지 없었습니다.
다만 그만큼 전투에서 피로감이 쌓이지 않기는 했으니 그만큼 탐험의 몰입감에 집중할 수 있었던 장점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건 다크 소울 1편의 거지같이 느린 템포와 4방향 구르기, 조작감을 극복한 뒤의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모든 모션이 상상 이상으로 느리고 묵직하고, 3편처럼 대각선 구르기로 파고들려 하면 정면 구르기가 나가 두들겨 맞기 십상이고, 횡베기 한번 잘못썻다가 벽에 튕기면 그대로 유다이 각이 뜹니다.
그래서 제가 유일하게 10트 이상 했던 보스가 초반이라 25퍼센트 빠른 구르기를 하지 못했던 시점에서 조우한 종의 가고일이었습니다.
총평하자면,
간지 폭팔 보스들과의 장엄한 혈투를 원한다 > 비추
다크 소울 세계관이 너무나 좋고, 3편 이전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 > 추천
드넓은 세상을 탐험하고, 거대한 시련을 극복하는 재미를 다시 느끼고 싶다 > 추천
라고 하겠습니다.
탐험의 측면에서는 3편을 처음할 때 이상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시스템적인 불편함 마저도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로 생각될 만큼이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3편과 비교했을 때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탐험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전체적인 개임의 만듦새에 있어서는 당연히 1편보다는 3편의 손을 들어줄거고,
1편도 앞으로 회차 몇번 더 돌아보며 이벤트나 놓친 아이템들 꼼꼼히 찾아볼 거지만, 확실히 3편만큼 꾸준히 잡을 것 같지는 않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울 시리즈의 근본을 완성하여 다졌고, 경우에 따라서는 후속작보다도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확실하게 느낀 것 같습니다.
2주 전의 저처럼 로스릭에 마실 나가는 것에 지루함을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기분 전환 삼아 로드란을 한번 찾아가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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