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빕용 캐릭터 키운다고 다시 1회차 하려니까 좀 지루해서 게임을 묵혀놨는데....
덤으로 세키로 때문에 손이 도로 굳은 느낌도 들어서 굉장히 오래 묵혀놨었죠. 그러다가 재활치료 하겠답시고 익숙한 본캐를 들어간 겁니다.
세키로도 그렇지만 다크 소울도 부캐를 본캐 하는 감각으로 하면 어렵더군요. 맨날 삑살나면 중갑 떡칠해도 한 방에 죽다보니 잊고 있었는데, 부캐들을 하다가 본캐를 들어가니 본캐가 굉장히 강력하다는걸 깨닫게 되더군요. 철가호+3으로 감소율을 최소 40%는 맞춰놓고 하는 방어력 빌런인 탓도 크지만....
여하튼 재활치료를 위해 가볍게 회화세계와 꼭대기로 소풍을 갔습니다. 원래 요양이라는건 경치 이쁜 곳에서 하는 법이죠.
가볍게 갔던 회화세계는 까마귀 기사들의 폭딜로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죠. DLC가 출시 당시 본편 끝내고 할 일이 없는 망자들 대상이었음을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이어서 만난 죄송기사 빌헬름도 드럽게 아프게 때리더군요. 두 방에 반피....
그러거나 말거나 소울의 세계에서 벼락 바른 쌍도끼에 오래 버틸 생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인간형 중간보스에 불과한 죄송기사야 뭐....
교회누나가 아랫층에서 버젓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그림 그리겠다고 파닥대는 화가찡.... 세키로하다 와서 만나니까 뭔가 변약의 계승자 보는 느낌도 드네요. 커여움으론 좀 뒤쳐지지만....
리쉐이드를 해도 얘 주변 조명은 거기서 거기라 크게 변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가까이서 보니 커엽군요.
우리의 화가찡을 변약의 계승자로 만들어주기 위해 교회누나를 패러 갔습니다. 레벨이 255인데도 보스방 앞에 사인이 있더군요. 순간 사람이 고파지는 망자의 본능이 용솟음쳤지만, 코옵으로 편안하게 패는 것은 재활치료에 어긋나니 눈물을 머금고 외면했죠.
프리데는 늘 그렇듯 뒤잡호구였습니다. 특히 회복 시전할때 뒤를 털어주기 딱 좋죠.
흑염을 터뜨리며 3페이즈에 돌입하는 프리데를 보며, 저도 굳은 맹세와 검은 검을 바르며 3페이즈에 돌입해줬습니다. 중2병 흑염 vs 중2병 어둠이죠.
활공 패턴들은 그냥 뒤잡타이밍에 불과했고, 연타 패턴들은 원래도 그냥 뒤로 물러나서 피했기 때문에 크게 얻어맞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멍 때릴때 달려들어서 평타 스팸하면 강인도 호구 아니랄까봐 윽윽댑니다.
3페이즈도 어김없는 뒤잡 파티입니다. 아직도 심연의 감시자는 뒤잡을 잘 못하는데, 이상하게 프리데는 뒤잡이 굉장히 쉽더군요.
리쉐이드의 힘으로 흑염의 간지가 굉장히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저 간지나는 공격을 맞아주질 않으니 의미는 없었지만....
오히려 은신 패턴 추격하다가 얻어맞은게 더 많았죠. 결국 에스트 한 병 마시고 격파했습니다. 검은 검 바른 참수도끼로 신나게 패니 순식간이더군요. 이거 은근 치트무기 아닌가 싶을 정도....
프리데를 격파하고 제사장에 돌아와서 화방녀와 오붓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프리데랑 화방녀랑 뭔가 둘이 색반전 캐릭터들 같은 느낌도 드네요.... 어찌됐든 어여쁜 여캐들과 은근히 많이 엮이는 재의 빌런이었습니다.
리쉐이드는 색감만 살려주는 옵션에 세피아톤의 따뜻한 색감을 입혀주는 옵션도 켰습니다. 원 색감보다는 좀 달라지지만, 이게 은근히 색감만 살려준 것보다 보기는 좋더군요.
덤으로 텍스처 질감을 선명하게 바꿔주는 옵션도 있는데, 이건 겉으론 그럴 듯한데 가까이서 보면 오히려 게임의 낡은 그래픽을 더 티나게 만듭니다. 차라리 원판의 약간 뿌연 느낌이 낫더군요. 원판보다 원색톤으로 변해서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저는 이게 좋습니다.
리쉐이드를 한다면 대부분 시네마틱급으로 휘황찬란하게 바꾸는걸 선호하는데, 개인 취향의 영역이지만 사실 눈에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게임을 오래 하려면 화려한 화면 효과보다 중요한게 가시성인데, 가시성이 떨어지고 눈을 피로하게 한다면 잠깐은 즐겁지만 오래하긴 어렵게 되죠. 솔직히 저는 잠깐 눈 즐거운 것보다 오래 즐기는게 낫다고 봅니다.
다음 재활치료 요양지인 고룡의 꼭대기입니다. 여기도 푸른 하늘이 더욱 푸르게 보이면서 휴양지에 온 기분이 다 들더군요.
맑고 푸른 꼭대기 끝에서 무띵왕 센세에게 문안인사를 올립니다. 모든 태양의 빌런들의 수장이시죠. 보스! 당신의 태양이 돌아왔소!
비가 와도 멋진 곳입니다. 종을 울리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고 협박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죠.
도끼가 너무 사기적인 탓에 삐삐가 죽기도 전에 그로기에 걸리더군요. 결국 앞잡 후에 한번 더 패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정 펫을 썰어버린 부하를 보며 부들부들하시는 무띵왕님.... 태양의 수장임에도 수많은 태양 신도들에게 갈려나가시는 슬픔이 느껴집니다.
룩 때문인지 묘하게 제 캐릭터도 보스 같네요. 덩치로 넘어가면 아니올시다지만....
색감 때문인지 뭔가 더워보이는 보스룸에서 간지나게 자세를 잡으시는 무띵왕님.... 이번에 스샷 찍으면서 유심히 보다보니 느끼는 거지만, 무띵왕의 갑옷이 여러모로 그윈과 굉장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그윈의 장남이니 의도한 디자인이겠지만 자세히 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둠 바르고 줘패다보니 금방 그로기에 걸리더군요. 3페이즈 패턴들을 굉장히 급박하게 시전하시는 등 예전같지 않았습니다.
프리데를 겪고 와서 그런지 몰라도 무띵왕도 에스트 한 병 마시고 격파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패턴이 다 기억난 것은 PTSD 탓일 겁니다. 거기에 참수도끼의 치트키같은 딜량 때문에 금방 죽어버린 탓도 있고....
보스 둘 잡고 꾸역꾸역 모은 소울로 1업을 해냈습니다. 드디어 양잡 엔드컷인 근력 66을 찍었죠. 정작 대부분의 주력무기는 숙련 변질이라는게 문제지만....
재활치료 차원에서 간만에 프리데와 무명왕을 격파했더니 확실히 손이 풀리긴 하더군요. 물론 본캐가 워낙 강력한 탓도 있겠지만, 저 보스들이 나름 빡겜을 유도하는 애들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남은 코스는 미디르와 게일 뿐인데 미디르가 좀 걱정됩니다. 다회차를 돌면서 가장 껄끄러워하는 보스가 미디르다보니....
여하튼 아직 손이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니 흐뭇하더군요. 법왕 기사나 영웅 군다한테 줘터질 때는 조금 우울했는데, 역시 하던 손은 금방 돌아옵니다.
재활치료 끝나면 바로 멀티용 캐릭터나 천천히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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