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새로운 IP 게임이 나오면 발매 전에 홍보 겸으로 만화로 연재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 만화도 그 유형 중 하나였음. (발매 이틀 전에 연재가 시작됨.)
국내에는 로크맨 X 라는 이름으로 오역돼서 정발됐는데
그래도 명색에 로봇 나오는 만화라 국민학교 다닌 아재들 사이에선 제법 인기를 끌었음.
다만 작가 화풍이 90년대 초에 유행했던 극화체 풍이라
지금 기준으론 순정만화 같아서 진입장벽이 좀 있다는 게 흠임.
근데 의외로 메카닉 작화나 전투씬이 꽤 잘 뽑혔고
당시엔 기술력 부족으로 원작에선 설명서로 대충 때웠던 작중 묘사를 보완하고
작가의 재해석을 보스들에게 드라마가 부여됐는데 이게 은근 볼만 함.
대표적인 사례가 바바라는 악역으로
원작에선 그냥 싸움에 미친 전투광 A정도였던 녀석이었는데
만화판에선 이렇게 최강을 갈구하는 하드보일드 사나이이자
주인공이 넘어서야 하는 강적으로 탈바꿈함.
그 밖에도 원작에선 어느 사기꾼 때문에 페이크 주인공이 된 엑스는
만화판에선 '원조 록맨의 후계자'라는 설정을 생겼는데
이 덕분에 주인공 대접도 제대로 받고 동시에
원조 록맨의 위대함 또한 어필할 수 있어서 클래식 팬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음.
이런 묘사가 당시 제작진들에게 인상 깊었는지 후속작이 나올수록 작품 내 드라마 요소가 더욱 강화되었고
훗날 록맨 X의 리메이크 작품인 이레귤러 헌터 X에선 만화판의 설정이 역수입 되기까지 함.
이 밖에도 원작의 설정오류를 개연성 있게 수정하거나
소홀히 묘사했던 주제 의식을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여들게끔 구상하는 등
원작자보다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팬들 사이에선
만화판을 원작 내지 완전판으로 여길만큼 고평가 받음.
이러한 요소들로 꽤 인기를 끌었지만 X4 스토리 진행 중에 잡지사가 노선 변경한다고 연중시켜버림.
그 결과 X4 편은 이야기가 60% 남은 상황에서 소드마스터 야마토 식으로 전개돼서 불완전하게 완결나버림...
덧붙여 이렇게 노선 변경한 잡지사는 얼마 안 가 망했단 후문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30주년을 맞이한 현 시점에도 팬들은 지금도 연재 재개를 바라고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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