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러브라이브! - https://bbs.ruliweb.com/family/3094/board/181035/read/9487963
“그걸 우리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나? 그렇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일이 터져야 시끄러워지고, 그러다가 다시 조용해졌다가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지겹도록 보지 않았나. 어느 동네나 마찬가지야. 크게 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결정적으로 지배층이 위험을 느끼거나 물갈이가 안 되면 쉽지 않아. 그렇게 해서 바뀌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세대가 갈아치워지지 않으면 안 되는 법이야. 우리나라가 불과 50여 년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 되었다고 쉬워 보이지? 남들은 거의 300년 이상이 걸린 걸 단축해서 한 거야. 아무나 하는 건줄 아나? 솔직히 나도 일단 승인은 해 주었지만 솔직히 불안해. 그때 가서 봤던 UTX 학원 애들 봤지 않나?”
“뭐……, 봤습니다.”
“애들만 거기 들어가본 게 아니네. 그 학교는 매점을 개방하고 있거든. 나도 명색이 학교 선생이라 다른 나라 학교는 어떤가 싶어서 자주 들어가 보거든. 마침 그쪽에 아는 선생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그쪽 애들은 사실상 준프로라고. 그리고 그 학교 이사장은 예전에 연예기획사까지 하면서 연예계에서 상당히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사람이라고 들었어. 적어도 스쿨아이돌을 하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해. 근데 2학년 1반의 그 애들, 그리고 같이 합류한 애들이 그런 애들이라고 생각하나?”
다시 침묵에 빠졌다. 그 때 구석에서 손을 들어올린 사람이 보였다.
“선생님, 저 스쿨아이돌부 ‘플레이아데스’에 가입하겠습니다.”
“뭐?”
“야, 화영아. 넌 그저 수현이라든가, 그 친구들을 도와주는 입장에 머무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일단 선생님들께 먼저 말씀드릴게. 그러면 될 거야.”
“너도 스쿨아이돌에 가입하려고 들어온 거였니? 의외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놀라운 일이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박선생?”
“전에 상담을 하러 왔을 때 나에게 이야기해 준 것 중에서, 발레를 하려다가 이래저래 그만두고 인문계열 고등학교로 들어왔다고 이야기했었거든. 그리고 자신은 남을 도와주는 것에 익숙하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불안하다고 한 것이 기억나네. 그런 사람이 먼저 나설 줄은 몰랐거든. 자 정화영, 순수하게 내가 하고 싶다, 그래서 들어가려고 한 건 아니지?”
“네? 그게 저…….”
“그런 모양이네. 말해 봐. 아니면 옆에 미소가 대신 말해 주든가.”
“사실 가입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미소입니다. 스쿨아이돌부에 가입하고 싶어했었지만 성적에서 자신없어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성적에 신경을 별로 안 썼었지만 얼마 전부터 신경을 쓰기 시작했거든요.”
“그건 말하지 마라고!”
“가만 있어봐. 선생님들을 설득해야 되니까.”
화영이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미소하고 제가 같이 가입하고자 합니다. 미소뿐만 아니라, 제가 같은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럼 일단 둘 다 가입하는 것을 허락해 주겠다. 대신”
3학년 주임교사가 말을 이었다.
“3월 하순에 시행하는 서울시교육청 학력평가에서, 450점 만점에 400점 이상은 나와야 한다. 만일 그 이하로 나오게 된다면 다음 시험에서 점수를 올릴 때까지는 활동을 연기해야 할 거다. 물론 탈퇴하라고는 안 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성적을 올려 놓기를 바란다. 성적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한 건 아니겠지만,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주는 것이 맞지 않겠니. 그리고 학부모들 중에도 닥치고 공부만 하라는 꼰대들이 있으니 말야……. 선생들 중에도 그런 사람은 한둘이 아니고.”
“그럼 저와, 미소 둘 다 가입을 허가해 주시는 건가요?”
“일단은. 그리고 전미소!”
“네, 네엣!”
“긴장하고 있군. 화영이한테 고마워해라. 미소가 아이돌 공부에만 골몰해 있는 것에 어느 정도 완급을 조절해 줄 거라고 생각해서 두 사람을 동시에 가입하라고 한 거니까. 그러면 이제 여덟 명이 되는 건가……."
“어쩐지 아홉 명을 채워버릴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 그리고 아마 ‘열 번째 멤버는 바로 저희를 성원해주시는 여러분들입니다!’라고 외칠 거 같기도 하고.”
“교감 선생님,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척 보면 모르나? 딱히 내가 이 쪽을 잘 아는 건 아니라고! 근데 전에 말했듯이 UTX 학원 애들은 준프로나 다름없는 애들인데, 이도저도 안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리고 내가 본 애들 중 백에 구십구는 공부가 제일 무난한 길이더라고. 공부 이외의 다른 일로 성공할 수 있는 애들은 일개 사단까지 털어야 한두 명 정도 나온다고 생각하라고. 특히 예체능이라면.”
“아닙니다. 의외로 평범한 애들도 많이 시작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생겼다 없어지는 스쿨아이돌 그룹도 많긴 하지만. 그렇지만 옆에 있는 그냥 소박하게 생긴 고등학교를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오토노키자카 학원이라고 말입니다.”
“봤지. 다른 학교들은 도심에 있다 외곽으로 빠져나갔지만 저 학교는 건물 자체가 오래되어서 문화재로 지정되었던 걸로 들었거든. 도심에 묶이는 바람에 학생 수가 줄어서 폐교되니 마니 소리가 나온다고 들었어.”
“그쪽 학교 애들이 스쿨아이돌을 시작했던데요? 게다가 저희가 보기에도, 딱히 우리 정화여고 애들하고 달라 보이지 않는 평범한 애들이었더라고요.”
“그 친구들은 어떻게 안 건가? 김민수 선생, 담임에 이어서 스쿨아이돌부 고문교사까지 하려고? 그거 한다고 교사 평점이 극적으로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그리고 폐교를 앞두고 있는 학교에서 스쿨아이돌이라고?”
“저희 애들이 만든 동영상 사이트 채널에 들어가 봤는데 무슨 일본어로 써 놓은 댓글이 세 개나 보이더라고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학예의 여신들의 이름을 따서 ‘뮤즈(μ’s)'라고 이름을 붙였더라고요. 아직 아홉 명을 채울 단계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들어가 봤는데 그냥 고등학생들 치고는 엄청 퀄리티가 우수하더군요. 그 아이들을 보니까, 저희 아이들이 눈에 밟혔거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근데 폐교되니 마니 하는 학교라고 했었잖습니까.”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선생이 입을 열었다.
“그것 때문이죠. 자신의 학교가 폐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시작했다는 것 같아요. 거의 세워진 지 8, 90년이 넘어가는 학교라서 건물 자체가 문화재가 되어버려서 말씀드린 대로 학생이 줄어버렸고, 학생들도 그걸 고민하던 중에 누군가가 스쿨아이돌을 시작해서 학교의 이름을 알리자고 했다고 들었어요. 뭔가 터무니없으면서도 과감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애들을 떠올렸죠. 물론 저희 애들은 ‘스쿨아이돌이 저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어요!’라는 정말 어디 만화에나 나올 이유로 시작했으니 오십보 백보인지, 아니면 그 애들이 더 철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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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아홉 명이 전부 모였습니다. 물론 진짜 첫 공연, 즉 입학 축하 공연 말고 진짜 외부 공연이 순탄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니지동 단편 1차는 전부 올렸고, 보신 바와 같이 본편으로 돌아왔습니다. 2차에서는 누구의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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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이야기는 아이쨩과 리나쨩을 동호회에 끌어들이는 이야기로 쓸 수 있겠군요. 이전에 썼던 이야기는 주인공을 여성으로 고쳐서 다시 올리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시는지요? | 19.10.06 13:3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