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인 2003년에 짧고 굵게 프라생활을 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ㅎㅎ
그때 MG제품들을 주로 구매했었는데, 인터넷에 여러 도색 작품들을 보고 저도 흉내내보고 싶어서 이런저런 시도를 했었죠.
결과는 정말 엉망진창이라 그때 만들었던 제품들 모두 박스에다가 쳐박아두고 오랜 세월 꺼내보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꼈던 시기....
그중에서도 끝판왕은 바로 MG 건담 4호기입니다 ㅎㅎ;;;
건담4호기는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인 '기동전사 건담 - 해후의 우주'에서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소개된 기체입니다.
게임과 함께 MG등급으로 4,5호기가 2003년 7월에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멋진 디자인과 좋은 품질 그리고 디자인을 잘 살린 훌륭한 색분할로 호평을 받은 킷이었습니다.
발매 시기가 제가 한창 건프라를 모으던 시기라서 저도 4호기를 구입했었죠.
그리고 제가 완성한 건담 4호기의 흉측한 몰골....
아마 완성하자마자 박스행이었던 것은 이 녀석이 유일했던것 같습니다 ㅎㅎㅎ....
최대한 그 당시 기억을 되살려서 왜 이렇게 만들었나 설명해보자면.... 제가 그 당시에 프라모델 외에도 여러 완성품 제품(그중에서도 건담픽스)의 명도가 높고 채도가 낮은 파스텔톤의 색감을 굉장히 좋아했답니다.
그 느낌을 내보려고 이렇게 만행을 저지른것 같아요 ㅜㅜ
물론 그 당시 저의 시선에도 결과물이 너무 실망스러워서 그냥 박스에다가 집어 넣은 것이고요.
그나마 바로 박스로 넣어버려서 먼지는 다른 녀석들에 비해선 덜 쌓여있네요 ㅎㅎ...
그래도 무려 20년 가까이 박스에 있으면서 은근히 먼지가 소복합니다.
일단 하얀색 파츠가 누런 색인데 이건 황변탓도 있겠지만 제가 살짝 베이지 톤으로 해보겠답시고 노란색과 하얀색을 섞어서 칠했던 탓이 큽니다....
나중에 아무래도 너무 누런색이라 그 위에 하얀색을 덧칠했지만 표면만 얼룩덜룩해지고 딱히 하얀색으로 보이지도 않았던....
그리고 하얀색 파츠 모서리에는 하늘색 파스텔을 이용해서 명암도 줬었습니다.
누런색과 하늘색이 서로 어울리지 않아서 들뜬 느낌이죠.
하얀색 파츠보다 더 심각한건 파란색 파츠인데요.
저건 맨 처음에 파스텔톤으로 해보겠다고 파란색에 하얀색을 너무 많이 섞어서 하늘색으로 만들어버린후에 도색했다가 그 색감이 너무 이상해서 나중에 파란색 마카와 에나멜로 덕지 덕지 칠한겁니다...
방패를 보면 정말 상태가 심각한데... 이미 건식 데칼까지 부착한 상태라 그부분만 빼고 칠해서 무슨 오래된 고물상 간판과도 같은 느낌이에요 ㅎㅎㅎ
정말 그 당시에 저를 이해할수가 없네요.
>
상자 바닥에 닿은채 20년이 흘러서인지 백팩은 굉장히 낡아있습니다.
아무래도 먼지와 바로 닿아있었기 때문에 누렇게 변색된 상태도 훨씬 심각하고요.
나중에 파란색으로 덧칠할때 하얀색 파츠로 다 삐져나가서 아주 지저분합니다 ㅎㅎㅎ
노란색 파츠도 자세히 보니 뽀얗게 칠해놨네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나름 풀도색을 감행한 제품입니다.
색분할도 훌륭한 이 제품을 굳이 풀도색까지 해가면서 망쳐놨던 ㅋㅋㅋㅋ
4호기의 대표 무장인 메가 빔런처입니다.
이건 파츠 분실까지 있어서 이 박스 저 박스 다 뒤져보다가 어느정도 찾긴 했는데 조준경같은 작은 파츠 하나는 끝내 못찾았습니다.
그건 어쩔수 없는 ㅜㅜ
아무튼 20년의 세월을 제대로 빛도 못보고 박스안에 갇혀있던 이 녀석을 한번 재도색 해보려고 합니다.
보통 이런 정크급의 물건은 그냥 웨더링하는게 마음 편한데, 제가 워낙 이런저런 도색으로 망쳐놓은지라 모두 분해한 후에 다시 도색하는 과정이 필요할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는 엄청난 퀄리티로 대변신 같은 결과를 원하지 않고요.
적어도 장식장에 넣어둘만하게 회복만 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먼지때를 벗기기위해 분해부터 시작.
오래된 프라모델인 만큼 분해도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혹시나 부러질까 걱정되서 말이죠 ㅎㅎ
파츠 오프너로 분해를 하는데, 역시나... 제가 그 당시에 했던 개념없는 행동이 다시 떠오르는 ㅋㅋㅋ
무어냐 하면 저렇게 에나멜 물감으로 도색을 하고 완전 건조도 안한 상태에서 조립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파츠 사이로 스며들어간 에나멜이 마치 접착제처럼 엉겨 붙어있어요.
열때도 바사삭하면서 굳은 에나멜이 떨어지는게 참 아찔합니다..
이렇게 모든 부품을 해체하고 나니 에나멜을 건조하지 않고 조립했다는 흔적이 많이 남아있죠 ㅎㅎㅎ
저 굳은 것들은 대충 칼로 긁어내긴 했는데 어차피 나중에 조립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그렇게 세심하게 닦아내진 않았습니다...
날씨 좋은 날 옥상에 가서 스프레이 도색 ~!
하얀색 스프레이로는 역시나 모두 가려지진 않네요.
서페이서도 없고 그냥 여러번 덧뿌리는 식으로 누런색을 조금씩 하얗게는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노랗던 애들이 황변왔구나 싶은 정도로는 회복됐어요 ㅎㅎ
뽀얀색으로 되돌리는건 무리..
스프레이를 뿌린 애들을 재조립 하는중.
파일럿도 이번엔 도색해봅니다 ㅎ
이제 막 재도색 시작이지만 뭔가 깔끔해진 느낌?!
메카닉적인 묘사도 해주고요 ㅎㅎ
노란색은 일부러 더 오렌지 톤으로 칠했어요.
그래야 하얀색의 누런 느낌이 어느정도 대비되면서 하얗게 보일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건담 4,5호기 습식 데칼도 주문.
데칼빨로 어느정도 눈속임도 해줄수 있죠.
백팩 작업중.
파란색 파츠는 펄블루로 뿌렸는데요.
역시나 당시에 칠했던 하늘색바탕에 파란색 마카/에나멜 덧칠 느낌이 모두 가려지지는 않습니다.
그냥 마블링 도색 느낌이다라고 레드썬 ㅋㅋ
은근히 내부프레임도 있었네요 ㅎㅎ
2주 정도 재도색을 하고 드디어 완료한 모습.
제 고등학생때 칠했던 흔적도 조금 남아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나 빛보게 하니 뿌듯합니다.
오래된 제품이라 굳이 힘들게 액션포즈는 취하지 않고 이렇게 피규어처럼만 사진을 찍었어요.
그래도 많이 안만진거라 관절들은 튼튼하긴 했습니다.
다양한 각도.
백팩쪽은 누런 느낌이 어쩔수 없는 ㅋㅋ...
그래도 재도색 이전의 모습과 비교하면 완전 환골탈태입니다.
4호기 노멀 모습.
예전의 얼룩덜룩한 흔적이 남아있지만 파란색 색감도 마음에 들어요.
데칼들로 좀 더 화려하게 만들어줌으로써 4호기에 대한 속죄를... ㅎㅎ
무장인 빔 라이플.
파츠 하나가 분실되서 안타까운 메가 빔 런처
>백팩도 깔끔하게 만들어졌어요.
>
쉴드 안쪽은 모두 메탈릭 그레이로 칠했습니다.
먼지 얼룩이 져있던 곳을 에나멜 물감으로 가릴때 희열이 은근히 큽니다 ㅋㅋ
멋지게 장식장 한켠을 차지하게 된 건담 4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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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은 힘들지만 뿌듯함니다 ㅎㄹ | 23.01.22 1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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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전생시킬 아이들이 한가득이에요 ㅎㅎ 즐겁게 해보렵니다 | 23.01.22 17: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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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감사합니다^^ | 23.01.22 2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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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3.01.24 00:4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