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룬
"쇼마......쇼마!"
가오
"이봐, 이거 위험한거아냐"
쿠로다
"...그렇게 떠들지 말아줘.
문제없어, 계속하기로 하지
쿄우
"하지만, 쿠로다!"
쿠로다
"걱정끼쳐서 미안하군.
이제 아품도 가셨고 정말 문제 없어."
......라고는 했지만.아아, 이건 끝까지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쿠로다는 억지로 일어서며
자신의 위기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입에서 호흡할 때마다 새어나오는 외풍 소리,
그리고 내뿜은 붉은 액체.
알 기어스의 몸에 폐를 관통당한 것은 우선 틀림없다.
적절한 응급처치를 실시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는 없고, 하물며 지금은 전투중이다.
무엇보다 루인 시스템을 발동해 적귀를 흡수한 청귀는
이제 완전체가 됐다.
엘 기어스와 알기어스가 합체된 모습,
데몬 데스기어스는 유쾌한 듯 엘기어스의 목소리로 웃었다.
데스기어스
"친숙해져야 하는데..... 음, 역시 어렵군
여기선 빨리 네놈들이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
이 자리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야."
과연, 하고 아픈 가슴을 누르면서
쿠로다는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바탕이 된 에픽 기가마키나 캔사이퍼와 고 클라우드는
서로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게다가 최고의 궁합으로 트윈 크로스업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기체이긴 했다.
그러나 그 관계성이라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쿠로다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
그래서 데스기어스가 되지 않고
두체로 나타났다는 말인가.
이 흐름은 엘 기어스가 짜낸 것이군."
데스기어스
"카카카, 그말대로야"
엘기어스의 뜻대로 혈기 넘치고 기분파인 알 기어스가
가장 먼저 포른과 가오에게 쓰러졌다.
상대방의 기능이 정지된 곳에서 합체하면
의식의 공존이라는 놀라운 짓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데스기어스
"자, 알 기어스와의 싸움으로 너희들의 몸도 따뜻해졌을 거야.
이번에는 거침없이 이쪽이 가주지.
데스기어스가 네개 팔을 흔들며 유유히 걷기 시작한다.
그것을 막으려고 폴룬이
다시 중력을 전개했지만
폴룬
"「멈추지 않아......!?"
적의 걸음이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이 광경을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쿠로다만이 예견하고 있었다.
쿠로다가 설계한 대로의 기체라면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합체를 허용해 버린 이 상황은
최악이라고 분명히 단언할 수 있다.
쿠로다
"폴룬 지오기어스, 소용없어.
갈레오 스트라이커와 함께 거리를 둬라."
폴룬
"크윽.."
전투에 있어서 성능이 높음은 물론이지만
그뿐이라면 폴룬과 가오의 연계로
문제 없이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데스기어스에 관해서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인 것이다.
쿠로다
"역시 폭스로어, 모든 사양 개발에
성공......하고 있었는가...."
데스기어스
"카카카, 그런 거야.
특별히 너희들에게 설명해 주지"
적의 입에서 그가 가진 능력이 드러난다.
데몬 데스기어스
데몬......귀신이면서도, 그 모티브에는
이름 그대로 「저승사자(데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저승사자, 즉 아니마기어를 사냥하는 자.
이를 위한 능력으로서 데스기어스의 닉카울에는
특수한 기능이 갖추어져 있다.
그것은 물리공격 이외에서의
데스기어스와의 교전을 불가능하게 하는 절대적인 방어기구.
이름은 안티 디스턴스 베리어
-단적으로 말하면 접촉을 수반하지 않는 공격을 무효화할 수 있는 것이다.
중력을 조종함으로써 적의 움직임을
원거리에서 컨트롤하는 폴룬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천적이다.
데스기어스
"자, 마음껏 이 몸과 주먹다짐을하자. 이번에야말로 잔재주는 없다."
데스기어스가 앞으로 뛴다.
돌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돌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격렬하다.
바닥을 도려내는 한 발에
적은 이쪽과의 간격을 순식간에 좁혀 보였다.
폴룬
"크앗"
가오
"폴룬!!"
화살이 향한 것은 역시 폴룬이다.
데스기어스의 주먹이 폴룬의 배를 꿰뚫고 있다.
강한 충격을 받은 폴룬의 파츠가 튀도록 빠져 나왔다.
네오기어스의 파츠로 보수된 부분이 손실되었다.
일격에 본 프레임의 접합을 파괴할 정도의 역력.
저승사자에 걸맞은 성능이다.
순식간에 기능을 정지시킨 폴룬의 몸이
쿠로다의 발밑까지 굴러가고 있었다.
데스기어스
"어라 벌써 끝인가.황제기의 이름이 울겠어"
가오
"네놈...."
쿄우
"안돼, 기다려 가오!"
격앙된 백사자가 상대방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저승사자에게 달려든다.
그러자 데스기어스의 뒤쪽 팔이 가오의 양 옆구리를 잡았다.
데스기어스
"그렇다면 남은거 이 백색 사자......그것도 이제 끝인가,
씹는 맛이 없어. 소꿉놀이나 다름없어."
가오
"으아아아아!!"
빠직빠직 하고 가오의 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데스기어스는 이대로 악력만으로 가오의 신체를 파괴할 작정이다.
쿄우
"가오!"
사자를 돕고 연계를 하는 아군은 이제 없다.
남은 것은 너무나도 무력한 소년과 죽음에 임하는 남자뿐.
자신들은 이미 어쩔 수 없이 패배했다.
그렇다면.
쿠로다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인가)
쿠로다는 일어서 있는 것도 겨우겨우 버티며
데스기어스의 곁으로 걷기 시작했다.
쿠로다
"데스기어스, 너의 목적은 알고 있어"
쿄우
"어이! 움직여도 괜찮은거야!?"
쿄우가 놀라는 목소리가 쿠로다의 등에 울리지만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착실하게 다가간다.
쿠로다
"어때. 폭스로어의 일이야, 목적을 완수함과 동시에......
신속한 귀투를 명령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데스기어스
"호......?"
데스기어스의 악력이 약간 느슨해지다.
하지만 가오를 놓치지 않고 적은 이쪽으로 돌아섰다.
그 반응이 쿠로다의 물음이 옳음을 보여준다.
생각대로다.
폭스로어=넘버라이트는
쿠로다 자신의 인격 카피(알터 에고)이다.
때문에 적이 받고 있는 명령은 상상하기 쉽다.
쿠로다
"폴룬 지오기어스와 네오 기어스의 파츠.
너 이거 회수하러 왔지?"
데스기어스
"호호! 약사빠르구나! 네놈, 꽤 머리를 굴리는데"
쿠로다
"역시, 그렇구나"
결코 "열쇠"를 잃을 수는 없다.
이 싸움의 승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쿄우와 여러 차례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가오ㄹㄹ 지금 잃어버리는 것,
그것은 이퀄에서 열쇠를 잃게 된다.
구로다
"교섭이다, 데스기어스"
....미안하다, 폴룬. 네오기어스
속으로 참회의 말을 외치며
쿠로다는 조금 전 주워든 폴룬을
데스기어스에게 내밀었다.
쇳맛이 나는 입안을 성가시게 여기며
숨도 쉴 새 없이 말을 내뱉는다.
쿠로다
"폴룬 지오기어스와 피닉스 네오 기어스의 파츠를 주지.
그러니 그 아니마기어와 이 소년을 봐줬으면 좋겠어"
데스기어스
"호흐......과연 그렇게 나왔나.
동료를 위해 그 몸을 내밀다니 재미있어."
쿄우 "무, 무슨 말을 꺼내는 거야 쿠로다!"
쿠로다
"지금 여기서 세계는 너희를 잃을 순 없어......쿄우군,
그러기 위해서라면 나는 수단을 선택할 생각이 없다."
예전의 나로서는 이 결론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신뢰할 기회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쿠로다 쇼마가 미워하던 세계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자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완고한 자신을 바꾼 것은 틀림없이
눈앞의 소년이다.
아마쿠사 쿄우와 가오라는 존재는
미래를 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쿠로다는 과거 싸움을 통해 알게되었다.
데스기어스,
"그러나 이 몸이 손을 놓는 순간에
사자가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이 녀석을 파괴하는 것이 훨씬 더 이 몸에게 안전한 것일세."
쿠로다
"황제기도 아닌 일개 아니마기어에게 위기를 느낀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가?"
데스기아스 "흠......"
쿠로다
"아니, 농담이야.
얘기했더니 네가 지나치게 신중한 성격이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안심해 줘.
여기 아마쿠사 쿄우는, 네가 상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총명한 소년이다.
역량의 차이는 지금의 일격으로 이해했을 거야
보장할게, 석방 후에
그들이 너에게 손을 대지는 않을 거야."
이건 공격하라는 시늉도 아니다.
쿠로다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파트너를 지은
쿄우에게 공격을 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쿠로다
"좋아, 쿄우군"
그래서 다짐을 한다.
납득이 가지 않은 표정이긴 했지만
이쪽 마음이 전해졌는지 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쿄우
"....알았어.가오. 풀리면 내게로 돌아와 줘."
가오
"오오...."
데스기어스는 이 주고받음에 만족했는지
말없이 가오를 내려놓았다.
순간 가오가 부스터를 뿜으며 쿄우의 품으로 돌아간다.
상황이 종료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쿠로다는 선언대로 폴룬과 네오기아스의 파츠를
데스기어스에게 전달한다.
쿠로다
"가져가"
데스기어스
"확실히. 이 몸이 받았다.
다시는 만날 일도 없겠지만", 쿠로다 쇼마 라고 했던가?"
그 이름은 기억하기로 하지
그렇게 고한 저승사자는
쿠로다로부터 건네받은 파츠를 손에 들고 도약.
알 기어스들이 떨어진 천장 구멍 안으로 사라졌다.
쿄우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쿠로다
"패한 이상,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어.
너도 알겠지......그것이....."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실감하다.
아아, 내 운명은 지금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
쿠로다
"....이야기를 계속할까?"
쿄우
"...."
적이 내습하기 전의 이야기를 재개하다.
나의 마지막 말이다, 전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아쉽다.
그래서 쿠로다는 힘을 다해 말을 꺼냈다.
구로다
"다시 한번 말하지.
나는 내가 한 일을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
그래서 아마쿠사 쿄우에게
용서받으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미지 사쿠라에게, 모미지 야마토에게
그리고..
모미지 아카네에게 허락받으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쿠로다
"이 세상은...... 생명은..
너무나도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사랑하려고 생각하게 되었다.
쿠로다
"그 계기는 너야, 아마쿠사 쿄우군"
마기아 계획에서 폴룬 지오기아스와
오메가 레오기어스의 최종 결전.
그 광경을 드론을 통해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어 블라스트의 빛에 휩싸이는
친구(폴른)의 모습을 이 눈에 본 것이다.
자신이 요구한 완전이라고는 도저히 말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쓸린 채로 기능(마음)을 닫는 그런 모습을.
쿠로다
"그때 쿠로다 쇼마, 라고 하는 남자도 불완정하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불완전함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정도를 벗어난 인간은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자기 자신이야말로
완벽할 수 없다는 부조리를 들이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외면했을 뿐 계속 곁에 있었던 진실이다.
그리고 그 진실이 있기에 자신을 둘러싼
사람과의 관계가 생겨나고 있었던 것이라고.
쿠로다
"......혹은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옳았어"
옳은 실수를 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에 절망한 후에 -
남과의 관계를 거절한 후에
아마쿠사 쿄우라는 얻기 힘든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쿠로다
"......가라, 쿄우군"
가오와 함께 살아서
쿠로다 쇼마라는 인간의 실수를 계속 증명해 줘.
폭스로어=넘버라이트라는 왜곡을 바로잡아줘.
생명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쿠로다
"...."열쇠"는, 너에게, 맡긴다"
지금은 결코 열리지 않는
열쇠가 든 작은 상자를 다시 쿄우에게 맡겼다.
쿄우
"......알았어...."
쿠로다
"아, 미안하군.....
이젠 정말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 거기에 있을 뿐이다.
쿄우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청순한 것일까.
아니, 그는 상냥하니까,
아마 또 괴로운 듯이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있을 것이다.
적이어야 할 자신에게 인정을 베풀 필요는 없는데.
쿠로다
"...안녕. 아마쿠사 쿄우군"
아, 아카네.
난 지옥에 떨어질 테니까 그쪽을 만나러 갈 수는 없겠지만.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네가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다시 한번 나를 친구라고 불러줄까?
정말 궁금해지는데
한번만 더 실수 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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